2010. 7. 2. 18:42ㆍ一般
윤상은 아시나요?
▲ 윤상은이 사용했던 도장들. 사진제공=부산근대역사관
우리나라 최초의 지방은행인 구포은행을 설립했고, 젊은이들에게 신학문을 가르치기 위해 구포구명학교를 세운 청운 윤상은(1887~1984). 광복 후 재무부 초대 전매국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인물이다.
구포 토박이인 그는 은행 경영가로 주로 알려져 있지만, 농업 임업 양잠업 등 1차 산업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1915년엔 전 재산을 털어 맥도(麥島·현재 부산 강서구 대저동) 개간에 힘을 쏟았다. 맥도는 낙동강 지류인 맥도강과 낙동강 사이에 있는 섬이었는데, 원래 갈대밭이었던 이곳 35만 평을 개간해 4년 만에 2천 석의 수확한 큰 농장으로 발전시켰다.
구포은행 설립한 부산의 근대 자본가, 금고, 모자 등 유물 200여 점 전시
윤상은 집안은 구포의 명문가였다. 부친 윤흥석은 사천현감과 동래부사를 지냈고, 장인 박기종은 부산 근대철도의 개척자였다. 윤상은의 장남은 부산대학교 초대 총장이었던 윤인구. 1901년 결혼한 윤상은은 100세까지 살았던 부인과 함께 80년 넘게 해로할 정도로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그런 집안이지만 씀씀이가 헤프지는 않았다. 습자지 하나도 버리지 않고 독특하게 재활용한 종이 방석을 만들기도 했고, 붓통도 조각도로 직접 만들어 썼다. 6·25 한국전쟁 때 피난 온 지인들을 위해 지팡이를 직접 깎아주기도 했다. 윤상은의 꼼꼼한 성격은 그가 남긴 유품에서도 확인된다. 신문 기사를 사설, 법령 등으로 구분해 종류별로 스크랩하기도 했다. 임종을 앞둔 두 달 전까지 97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금전출납부에 입출금 내역을 자세히 정리하기도 했다.
그랬기에 윤상은을 조망하는 전시도 가능했다. 지난 2003년 부산근대역사관 개관 당시 윤상은의 셋째 딸인 윤학자(90) 씨로부터 70여 점의 근대 유물을 빌려온 것을 계기로 지난해 600여 점의 기증 유물과 지난 4월 120여 점의 대여 유물까지 많은 자료가 확보된 것.
‘나의 회고록'이란 제목의 자서전과 초대 전매국장 임명장, 지방 최초의 은행인 구포은행의 정관 및 영업보고서, 직접 사용했던 금고, 30년대 모자와 복식, 가족이 함께 가지고 놀았던 30년대의 시조놀이 카드 등 200여 점의 유물이 전시된다.
▶ 부산의 근대 자본가, 청운 윤상은의 일생. 3일부터 8월 29일까지 부산근대역사관 기획전시실. 051-253-3845. http://news20.busan.com/news/newsController.jsp?newsId=20100701000200 이상헌 기자 ttong@ | 19면 | 입력시간: 2010-07-02 [09: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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