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0. 18. 10:39ㆍ人文
[만물상] 토플러의 '앞으로 40년' 예측
1898년 뉴욕에서 세계 최초의 도시계획 관련 국제회의가 열렸다. 누군가 런던타임스 기사를 들고 온 게 문제였다. 기사는 50년 뒤 세계가 늘어난 인구 때문에 말(馬)도 엄청나게 증가해 도시마다 말 사료가 산처럼 쌓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뉴욕엔 1950년 600만마리의 말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했다. 기사대로라면 도시 전체가 말 먹이로 뒤덮이는 끔찍한 환경이 될 게 분명했다. 결론이 이렇게 흘러가자 학자들은 서둘러 회의장을 빠져나갔고 회의는 곧 파장이 되고 말았다.
▶ 독일에서 자동차가 발명된 지 12년 된 시점이었다. 그러나 학자들은 문만 열고 나가면 말과 마차, 건초더미가 가득한 현실에 사로잡혀 자동차로 뒤덮일 50년 후의 도시를 상상할 수 없었다. 미래예측이란 게 얼마나 어렵고, 위험한가 얘기할 때 회자되는 일화다.
▶ 앨빈 토플러가 '미래의 충격(Future Shock)'을 출간했던 1970년 미래는 19세기 말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내다보기 힘들었다. 토플러는 인류 역사 5만년을 평균수명 62로 나눈 800회의 생애 가운데 처음 650회 동안 인류는 동굴에서 살았다고 했다. 자동차·가전제품 등 거의 모든 일상용품이 최후의 800회 생애 중 발명됐다. 그는 "800회 생애만큼 변화가 가속화된 적은 없었다."고 했다.
▶ 토플러가 내놓은 예언은 그러나 현실과 놀랍게 맞았다. 디지털혁명으로 정보와 지식이 새로운 권력으로 떠올랐다. 태양열 이용이나 인간복제 가능성은 상식이 됐고 의사소통이 가능한 로봇이나 인조인간 출현도 먼 이야기가 아니게 됐다.
▶ '미래의 충격' 출간 40주년을 맞아 토플러가 앞으로 40년 동안 일어날 40가지 트렌드를 예측했다. 감시 장비 발달로 사생활 침해가 늘고, 기업들이 기민하게 국가들을 들락거리며, 변화 속도가 빨라 못쓰게 되는 지식인 '옵솔리지(obsoledge)'가 폭증할 것이란 내용이 담겼다. 토플러는 전문성이 없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강점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다른 분야의 정보를 모아 더 큰 아이디어를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의 새 예언이 얼마나 맞을지 모르지만 '미래를 읽는 기술'의 저자 피터 슈워츠가 아들에게 쓴 편지는 음미할 만하다. "어떤 미래가 되든 철저한 준비를 해라. 그 상황의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10/17/2010101700939.html?Dep1=news&Dep2=headline1&Dep3=h3_03 김태익 논설위원 tikim@chosun.com 입력 : 2010.10.17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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