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 19. 09:07ㆍ日記
추석을 앞두고 아들이 손주를 앞세우고 선물과 용돈을 한아름 들고 본가의 부모를 찾아 왔다. 기특하다. 평생 교육자로서 빠듯한 살림에 내 일생을 바쳐서 장남이니까 딸보다 항상 우선권을 두었다. 참 고루하게 키웠다.
아들을 키울 때는 지금 보는 손자처럼 그렇게 귀여운지 미처 몰랐다. 자식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 잘 키우려고 지나치게 간섭하고, 윽박지르고, 다그친 지난날이 너무도 후회된다. 지금 자식들과의 거리감을 태평양만큼이나 느끼고 반감이 들게 한 것이 모두 나의 자업자득인 것만 같다. 박봉의 교직생활을 하면서 덜 먹고, 덜 쓰고, 덜 입으면서 그래도 자식들에게만은 남부럽지 않게 나대로는 다른 부모보다 더 최선의 정성을 다해 물질적으로 편하게 뒷받침하면서도 강하게 키우면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때는 그것이 나의 진심이었다.
그러나 지금 나는 항상 지난날 자녀들이 성장할 때를 생각하면 참 미안한 생각이 많이 든다. 지금 내가 그것을 고스란히 되돌려 받고 있는 것 같다. 자업자득인데 누구를 탓하랴. 자식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반성하면서 살 뿐이다.
그저 '잘돼라.'는 욕심으로, 아들에게는 자신의 우월한 능력에다 남다른 노력을 하면 입신양명하여 집안을 빛내라고, 딸들에게는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서 노력하라고 독려하였다. 그때는 그렇게 교육해야 되는 줄로만 알았다. 그것이 아이들에게는 상처가 되고, 부모에 대하여 반감을 가지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오뉴월 햇볕 한 뼘이 가을철 수확을 좌우한다는 그 일념만으로 그랬다. 그러나 그것이 성장하는 아이들에게는 마음의 상처가 될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그때는 그래야 되는 줄, 그렇게 교육해야만 되는 줄 알았다.
나에게 한 번의 기회가 더 주어진다면...
이승에서 인연이 되어 부모 자식으로 만난 아들과 딸들이여! 그때는 정말 미안했습니다.
옛날 어머님께서 하신 말씀이 불현 듯 생각난다.
『자식은 의무감으로 키워야하지만, 손자에 대한 사랑은 책임 없는 무조건적인 사랑이다.』
그런데 9월 17일이 추석인데 아직도 잔서가 아닌 34, 35도를 오르내리는 한여름 더위가 물러나지 않는다. 참 대단한 이상기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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