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본관 터

2009. 12. 13. 12:11風水

[Why] 청와대 비서관이 풍수전문가에 전화한 까닭은?

자문해 준 김성수 소장, "지금의 청와대 본관 터는 생기가 없어… 옛터만 못해"

 

지난 4월 말 김성수(金聖洙·74·사진) 영목풍수지리연구소장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뜻밖에도 청와대 총무비서관실이었다. 비서관은 "청와대 비서실 건물을 새로 짓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의견을 듣고 싶다"고 했다. 노무현(盧武鉉)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3주 전쯤의 일이다.

김 소장은 대표적인 풍수지리 연구가다. 전매청과 건설부 공무원 출신인 그는 사업을 하면서 명당(明堂)을 찾아다녔다. 선친의 묘를 일곱 번 옮긴 뒤 스스로 풍수를 연구하게 됐다고 한다. 동양학자 조용헌씨는 그를 "여러 집안의 명당도(明堂圖)에 대한 풍부한 자료를 소장한 사람"이라고 평했다. 청와대에 자문을 해 주며 터를 돌아보던 김 소장에게 이상한 장면이 목격됐다. 바로 청와대 본관이었다. 그의 입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아무래도… 옛날만 못하군요!"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본관은 노태우(盧泰愚) 전 대통령 시절인 1989년 7월에 착공해 1991년 9월 완공한 것이다. 당시 청와대는 본관을 북악산정~경복궁~광화문~관악산을 잇는 축 선에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옛 기맥(氣脈)을 되살린다는 의미가 있었다고 한다.

 

▲ 청와대 본관 건물.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91년 완공한 새 건물이다. / 조선일보DB

 

김 소장은 "예전의 청와대 본관 자리는 지금보다 동쪽이었으며 지금처럼 동서로 긴 건물이 아니라 남북으로 긴 건물이었다."고 했다. 당시 그 자리는 기(氣)가 생겨나는 생기처(生氣處)였다는 게 김 소장의 주장이다. 신관을 짓고 있던 1990년 2월에는 뒤편 바위에서 '천하제일복지(天下第一福地)'라는 조선 중기의 글씨가 새겨진 것이 발견되기도 했다.

"집터나 묘터나 모두 사람 얼굴 중에서 코와 윗입술 사이에 해당하는 인중(人中) 자리가 명당이에요. 그 자리가 인중에 해당됐어요. 바로 뒤에 코 형상으로 벌어진 산자락이 있고 앞쪽에는 입술에 해당하는 물, 청계천이 있지요. 그 사이 남북으로 옴폭 파인 자리에 옛 본관이 있었던 겁니다."

그는 지금의 청와대 본관에 대해 조심스럽게 말했다. "생기(生氣)가 없고 허공이나 마찬가지인 자리예요. 명당이라 할 수 없습니다. 옛 본관 시절의 이승만(李承晩), 박정희(朴正熙),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들이 그래도 제왕다운 권위를 갖춘 분들이었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는 "지금 비어 있는 옛터에 건물을 복원해서 휴게실 같은 용도로라도 쓰는 게 좋겠다고 청와대에 건의했다"고 했다.

김 소장은 2007년 1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은 인연도 말했다. 당시 그곳은 노 전 대통령이 퇴임 후에 살 집을 짓는 착공식을 앞두고 있었다. 김 소장은 그 자리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 생가를 보니 안방에서 강한 기가 나오고 있었어요. 생가가 명당 중 명당이었고 인근 증조부 묘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새집은 산 가운데 능선의 수맥(水脈)을 걸치고 있어서 좋지 않았어요. 그때 봉하마을 관계자를 만나 이 얘기를 했었는데…. 결국 그 집에 살게 됐던 거지요."

김 소장은 서울에서 최고의 명당이 청와대 지척에 있다고 했다. "북악에서 흘러온 용맥(龍脈·산의 정기가 흐르는 산줄기)이 창덕궁으로 들어와 세 갈래로 갈라지죠. 그중에서 두 갈래가 규장각과 영화당입니다. 나머지 한 줄기는 창경궁으로 넘어가는데 여기가 바로 천하명당입니다."

바로 지금의 통명전 오른쪽 축으로, 옛날 일제가 동물원을 만들면서 박제표본을 전시하는 일본식 건물을 지었던 자리라는 것이다. 그 자리는 공터지만 기를 측정할 수 있을 정도로 수련을 쌓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생기를 발견할 수 있을 정도라고 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6/26/2009062601145.html 유석재 기자 karma@chosun.com 입력 : 2009.06.27 03:17 / 수정 : 2009.06.28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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