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귀나무
2022. 8. 14. 13:10ㆍ日記
[정충신의 꽃·나무카페] '자귀나무'..공작새 꽁지 닮은 부부금슬 상징
자귀나무의 또 다른 별칭은 소찰밥나무라고도 한다.
이는 자귀나무의 잎을 소가 제일 좋아해서 사람이 찰밥을 좋아하듯이 좋아한다고 해서 ‘소찰밥나무’라고도 한다.
꽃카페 자귀나무 서울역 1 : 서울역 서울역 광장 ‘문화역 서울284’(옛 서울역) 옆에 피어있는 자귀나무 꽃. 지난 11일 촬영했다. 6∼7월에 피는 자귀나무 꽃이 8월 중순에 피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꽃카페 자귀나무 꽃 수술 모음 전쟁기념관 2022년 6월21일(분홍 명주실이 부챗살처럼 퍼지고 공작새 꽁지를 닮은 화려한 자귀나무 꽃. 붉게 보이는 것은 꽃잎이 아니고 주로 수술이다. 수술 가운데 흰 암술이 섞여 있다. 용산 전쟁기념관 6·25참전용사 명비가 있는 인공연못 끝자락에 6월 중순에서 7월 중순까지 자귀나무 꽃이 핀다.)
꽃카페 자귀나무 길상사 2022년 7월7일(서울 성북동 길상사 돌담과 기와 담장 너머 피어있는 자귀나무 꽃이 멋스럽다. 지난 7월7일 촬영)
꽃카페 자귀나무 명품 전쟁기념관(용산전쟁기념관 햇살 받아 하얗게 빛나는 수련이 피어있는 인공연못 위로 고운 자태를 드리운 자귀나무 꽃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다. 2021년 6월25일 촬영)
밤만 되면 잎이 합해져 합환수(合歡樹),야합수(夜合樹)
분홍 명주실 부챗살처럼 퍼진 듯, 공작새 꽁지 닮은 美色
중국에선 원한을 해소하고 화해시킨다는 상서로운 나무
글·사진 =정충신 선임기자
자귀나무는 꽃도 아름답고 밤이 되면 잎이 접히는 것도 특이하다. 개화시기가 봄꽃이 다 지고 난 6∼7월 초여름인데 지난 11일 서울역 광장 ‘문화역 서울284’(옛 서울역) 옆에는 자귀나무 분홍 꽃이 활짝 피어 오가는 시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용산 전쟁기념관은 6월 중순에서 7월 초까지 6·25 참전용사 명비가 늘어선 회랑 너머 자귀나무 꽃이 분홍빛 고운 자태를 드러낸다. 햇살에 반짝이는 수련 잎으로 장식된 인공연못 위로 드리운 곱디고운 자귀나무 꽃이 환상적 풍경을 연출한다.
자귀나무의 이국적 미색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배롱나무 무궁화 꽃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여름꽃인 자귀나무 꽃의 이국적 풍취와 화려한 미색(美色)은 그 어느 꽃과 견줘도 절대 뒤지지 않는다. 흰색과 어우러진 분홍실을 부챗살처럼 펼쳐 놓은 듯한 자귀나무 꽃은 공작새의 화려한 꽁지를 닮았다. 향기도 좋아 정원수나 가로수 등 관상수로 인기 높다. 붉게 보이는 것은 꽃잎이 아니고 주로 수술이다. 수술 가운데 흰 암술이 섞여 있다. 잘 보이지는 않지만 긴 꽃술 아래 녹색인 꽃받침과 짧은 꽃잎이 있으며 5개로 갈라지는 5기수이다. 열매는 9∼15㎝읜 긴 꼬투리형이고 8∼10월에 성숙한다. 녹색의 꽃받침과 5개로 갈라진 꽃잎. 흰 선은 수술과 암술이다.
자귀나무의 영어 이름은 ‘Persian silk tree’로 명주실처럼 고운 실타래를 풀어놓은 듯 , ‘비단 같은 꽃’으로 불린다. 햇볕을 좋아하고 건조하고 척박한 땅에서는 잘 자라지만 물이 고인 지역에서는 잘 자라지 못한다.
자귀나무 어원을 두고 설만 난무할 뿐 아무도 정답을 모르는 수수께끼 같은 나무다.
자귀나무 하면 옛 시조 속 ‘자귀’ 또는 ‘자규’를 일컫는 소쩍새, 두견새를 연상하게 되기 싶지만 자귀와 소쩍새는 아무 관련이 없다. ‘자귀’의 어원을 두고 5가지 정도 설이 나도는데 대략 2가지가 유력하다. 자귀 즉 도끼를 닮은 공구의 손잡이를 만드는 나무로 많이 사용됐다고 자귀대나무에서 자귀나무가 됐다는 설과, 자는 모습이 귀신같이 보인다거나 귀신이 잠자는 모습같이 보인다고 자귀나무가 됐다는 주장이다. 낮에 멀쩡하던 나뭇잎이 밤이 되자 갑자기 오그라들어 축 처지면 처음 보는 사람은 귀신에 홀린 듯 놀랄 법도 하다.
자귀나무는 밤이 되면 자는 ‘잠자는 나무’다.
자귀나무는 특이하게 밤이 되면 서로 마주 보는 잎이 모여서 합해진다. 이같은 잎의 개폐 현상을 ‘수면운동’이라고 한다. 수면운동을 하는 식물은 자귀나무 외에 자귀풀, 미모사, 차풀 등 콩과 식물들이다. 자귀나무와 잎이 흡사한 미모사는 야간뿐만 아니라 낮에도 사람이 건드리면 잎이 접혀서 아래로 처져 자귀나무와 매우 흡사한 초본 식물이다. 이 식물의 중국 이름이 함수초(含羞草)인데, 부끄러워하는 풀이란 뜻. 밤에 잠을 잔다고 ‘잠풀’이라는 이명이 있다. 실험 결과 주위 조명의 명암보다는 자귀나무 체내 시계에 의한 일주기 생체 리듬에 따라서 개폐하는 것이다. 체내 시계에 의해 통제되는 자귀나무는 낮의 태양 광선과 야간의 빛 즉 근적외선 양의 차이에 의해 밤낮을 구분한다고 하니 신통방통이다.
자귀나무는 부부금슬의 상징이다.
자귀나무 잎이 밤이 되면 서로 마주해 합쳐지기 때문에 합환수(合歡樹)로도 불린다. 합환이란 모여서 기쁨을 함께 함이라는 뜻과 남녀가 함께 자면서 즐긴다는 합금(合禽) 또는 합궁(合宮)이라는 뜻도 있다. 합혼수(合昏樹), 야합수(夜合樹), 유정수(有情樹) 등으로 불린다. 마치 혼인한 것처럼 보인다는 뜻이다.
자귀나무는 화해의 상징인 상서로운 나무다.
중국에서는 ‘합환’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자귀나무를 상서로운 나무로, 원한을 해소하고 화해시키는 나무라며 가정의 정원에 많이 심었다고 한다. 합환을 부부간의 화목과 가족의 단결 그리고 이웃과 평화롭고 우애롭게 지낼 수 있게 하는 나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꽃을 본 사람들은 누구나 화를 풀고 기뻐하게 되며 울음을 멈추고 웃게 된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합환화를 부부 싸움한 가정에 선물하거나 , 합환화를 그들의 베개 밑에 둬서 화목하고 행복하며 생활이 더욱 원만하기를 기원한다. 친구 사이에 오해가 생기면 합환화를 보내는 데 원한을 풀고 화해하자는 의미가 담겼다.
자귀나무 꽃말은 ‘환희’와 ‘가슴의 두근거림’. 꿈의 나무이자 정열의 나무다. 한방에서는 나무껍질을 신경쇠약·불면증에 약용한다. 자귀나무 꽃은 10월이면 열매가 달린다. 콩과식물이기에 열매는 콩깍지처럼 긴 주머니에 담겨 있고, 잎이 다 떨어진 겨울에도 남아있어 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에는 마치 악기 연주하듯 바스락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정충신 기자 입력 2022. 08. 14. 08:05 수정 2022. 08. 1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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