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칼린(Kolleen Park)

2010. 7. 12. 13:54文化

박칼린(Kolleen Park)

출생 : 1967년 1967년 5월 1일 미국 태생

학력 : 서울대학교대학원 국악작곡학과

소속 : 킥 뮤지컬, 대표

1991년 ~ 1999년 뮤지컬 극단 에이콤 음악감독

1994년 ~ 1996년 에이콤 뮤지컬 아카데미 강사

2005년 동아방송대학 공연예술계열 뮤지컬전공 전임교수

2006년 제19회 기독교문화대상 뮤지컬부문

작품 : 연극 '가스펠', '스타가 될거야', '여자의 선택', '불의 가면', '맥베스'

1967년 5월 미국에서 한국인 부친과 리투아니아계 모친 사이에서 태어난 박 감독은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첼로 학사, 서울대 대학원에서 국악 석사를 받았다. 킥 뮤지컬 스튜디오에서 소속된 예술 감독이자 호원대학교 뮤지컬과 교수를 맡고 있으며 뮤지컬 '명성황후', '오페라의 유령', '사운드 오브 뮤직', '페임', '렌트', '시카고', '미녀와 야수', '노틀담의 꼽추', '아이다', '한여름 밤의 꿈' 등의 뮤지컬의 음악감독을 맡았다.

뮤지컬 여풍(女風)의 주역 음악감독 박칼린

 

화려한 뮤지컬 무대를 가득 메우는 웅장한 음악, 소리의 근원은 조명도 없는 무대 아래, 그곳에 한국 뮤지컬 음악감독 1호 박칼린(40)씨가 있다. 이국적인 외모와 카리스마 넘치는 그녀는 수십 여명의 오케스트라를 향해 지휘봉을 두른다. 한국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첼로를 전공하고 한국에서 국악을 전공한 박칼린. 스무 살 초반에 뮤지컬 ‘명성왕후’ 음악감독으로 데뷔 후, 10년 사이 박감독이 총 지휘한 뮤지컬은 <명성왕후> 을 비롯하여 <오페라의 유령> <미녀와 야수> <사운드 오브 뮤직> <시카고>… <아이다> 등 50여 편이 넘는데…, 이제 뮤지컬에서 음악감독 박칼린의 이름은 연출가의 이름보다 작품의 보증수표로 통한다. 현재 뮤지컬 <아이다>를 공연 중인 박감독,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그녀다. 대본과 악보를 받는 순간부터 무대 막이 내릴 때까지 모두 그녀의 손을 거치기 때문. 밥 먹을 시간도 없어 끼니를 거르는 일이 더 많다는 그녀에게서 뮤지컬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과 갈망이 느껴지는데…,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자신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하다는 박칼린씨, 자신의 뒤를 이을 후배감독들을 양성하며 자신만의 뮤지컬 인생을 써내려가는 박칼린 감독을 만나본다. http://www.kbs.co.kr/1tv/sisa/people/vod/1384540_1209.html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대극장의 막이 내리고 잠시 암전. 무대와 객석 사이에 자리한 오케스트라석에 스포트라이트가 비친다. 한 여성이 찰랑찰랑한 머리카락과 함께 지휘봉을 흔들자 관객의 박수가 쏟아진다. 여성 지휘자가 대규모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이다. 더욱 이국적인 외모와 카리스마의 박칼린 감독은 관객을 감전시키며 쉽사리 지워지지 않을 공연의 엔딩 신으로 남는다. 바로 뮤지컬 노틀담의 꼽추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박칼린씨(38)다. 그는 한국인 아버지와 리투아니아계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미국에서는 첼로를, 서울대 대학원에서는 국악을 전공한 독특한 문화이력의 소유자. 미국에서 통역 아르바이트로 만난 고 박동진 명창으로부터 한눈에 넌 소리를 해야 쓰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국에 건너온 그는 박카스 병을 들고 박 명창의 소리 방을 드나들었다. 이후 그가 음악감독으로 데뷔한 창작뮤지컬 명성황후가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그 사이 오페라의 유령, 페임, 렌트, 미녀와 야수 등 국내 뮤지컬 사에 획을 긋는 작품들은 모조리 그의 지휘봉을 거쳤다. 뮤지컬은 뮤직(음악)에서 파생된 장르인 만큼 뮤지컬 음악감독은 무대 뒤의 주인공이다. 작사, 작곡 단계에서부터 참여해 배우와 스태프 구성 작업은 물론 무대 위 연주까지 전 과정을 관할해야 하는 만능 엔터테이너다.

전문 인력이 매우 부족한 국내 뮤지컬계의 상황에서도 유독 음악감독 부문은 전문 인력들의 진출이 도드라진다. 음악감독의 전형을 만들어 내며 최고의 자리에 오른 박 감독 덕분이다. 그는 부흥기를 맞고 있는 뮤지컬 산업에서 여성 음악감독여배우의 멘토(스승)가 되며 여풍(女風)의 진원지가 되기도 했다.

엔터테이너로서의 전문성과 역량을 인정받은 박 감독은 아리랑 TV의 토크쇼 아리랑 카페의 진행자로 뽑혔다. 주한미상공회의소 제프리 존스 전 회장과 건축전문가 피터 바돌로뮤, 외교통상부 도영심 문화협력대사 등 3인과 함께 돌아가며 자신의 전문분야에 걸맞은 초대 손님과의 토크쇼를 이끌어 가는 역할이다. 국악 전문방송 진행자, 작사가, 연극배우, 가수, 대학교수 등 그의 이름 앞에 붙었던 직함은 많지만, 관객의 기를 뒤통수로 받으며 지휘봉으로 무대를 움직이는 그의 모습이 보일 때 극장의 사람들은 비로소 안심한다.

“음악을 잘하는 것만으로 되는 건 아닙니다. 음악감독은 사람을 다룰 줄 알아야 해요.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할 줄 아는 사람이죠. 배우와 스태프, 예술성과 기술을 조화시키며 수많은 사람을 조화롭게 이끌어 가는 카리스마가 중요합니다. 어떻게 보면 지휘자가 연주자들로부터 선택받는 사람이 돼야 합니다. 지휘봉을 들어도 사람들의 마음이 떠나면 안 좇아오거든요.”

지휘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검은 남자 바지와 운동화를 신고 매일 밤 지휘대에 오른다는 박칼린씨. 막이 내리는 순간 객석을 향해 뒤돌아서 인사하면 그의 카리스마 넘치는 얼굴은 최고의 무대의상을 걸친 듯 빛이 난다.

한국 최초 음악감독 박칼린. 스무 살 초반의 어린 여자가 남자 스태프들을 진두지휘하는 사령관으로 뛰어들었을 때 왜 억울함과 어려움이 없었을까. 하지만 10여 년 사이 이제 뮤지컬에서 음악감독 박칼린의 이름은 연출가의 이름보다 작품의 보증수표로 통한다. 대본과 악보를 받는 순간부터 무대 막이 내릴 때까지 그는 전천후로 개입한다. 악보를 받아서 오케스트라 선정하고 연습을 시키고, 때로는 노래를 하나하나 따라 부르면서 배우들의 캐릭터에 맞게 편곡하기도 한다. 배우들의 오디션에 참가하고 배우들의 보컬을 지도한다. 음악에 맞춰 안무와 동선을 짜는 일도 나 몰라라 할 수 없다. 그는 한 가지 역할만 잘하면 된다는 개인주의를 모른다.

하지만 그는 제가 음악감독이라는 역할모델에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고 말한다. 브로드웨이에서는 세분화된 음악분야 업무를 1인다역으로 소화해낸 것.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는 이 모든 일을 성의껏 다했기 때문에 어린 여성 감독이 부딪칠 수 있는 관계 문제를 극복할 수 있었다.

고민해서 풀어야 할 퍼즐이 없는 일에는 의욕을 못 느낀다는 박칼린. 뭐든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을 좋아하는 그의 어릴 적 꿈은 발명가였다. 성악을 전공하고 아리랑을 곧잘 불렀던 금발에 푸른 눈의 어머니는 세 딸을 교회로 떠밀었다. 신앙을 키우고 음악을 하라는 이유에서였다. 어머니가 부르던 팔도 민요, 가곡, 이미자 노래에 우쭐하며, 부산에서 버스 안내양들의 오라이 오라이 소리를 듣고 자란 그는 자신이 뮤지컬을 시작한 게 언제인지 모른다.

초등학교 때 미국으로 가서 첼로를 배우면서도 하다못해 학예회나 전시회에도 스스로 음악을 만들어 입혔고, 연주와 연기와 노래를 번갈아 했다. 전 맥도널드 프랜차이즈점을 운영했으면 망했을 겁니다. 뭔가 다르게 만들어보려고 했을 게 뻔하니까요. 그는 배우, 스태프와 무언가를 창조해내는 연습기간이 가장 즐겁다. 반면 관객 앞의 연주는 가장 지루한 시간. 하지만 공연이 시작되면 오로지 음악감독과 무대감독 2인의 지시와 상호작용으로만 이끌어 갈 수 있다는 데 매력을 느낀다. 오늘은 관객을 얼마나 끌어올 수 있을까, 자고 있는 관객을 어떻게 깨울까, 배우와 관객의 상승하는 에너지를 얼마만큼 유지시킬까, 지휘봉을 높이 들었다 낮췄다 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오케스트라석은 무대와 객석의 기가 충돌하는 비무장지대고요, 저는 나체로 서서 양쪽을 대면하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어요.”

6~7개월씩 가는 장기공연에서 매일 연주대에 서는 과정을 그는 장기적으로 섹스를 즐기는 기쁨에 비유한다.

“무엇이든 긴 호흡으로 파도를 타는 게 중요합니다. 빨리 끝내거나, 후반에 지치거나 하지 않도록 호흡을 맞춰 나가는 건 보통 공력이 필요한 게 아니거든요.”

뮤지컬 배우, 가수들의 보컬 선생으로도 유명한 그는 올해 모 대학 뮤지컬학과의 전임교수 제의를 받고 고민 중이다. 올해 장장 10개월 간 공연되는 디즈니 뮤지컬 아이다의 음악감독을 맡기로 했고, 현재 음악감독으로서의 뮤지컬 관련 이야기를 책으로 집필 중이기 때문이다. 또 오는 4월 CJ엔터테인먼트와 LG아트센터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창작뮤지컬 워크숍 쇼케이스 준비하느라 바쁘다. 창작 공모를 통해 선별된 작품을 극작가, 작사가, 작곡가로 구성된 창작그룹이 워크숍으로 가다듬어 투자자들에게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그는 브로드웨이에서 활동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거기는 같은 작품을 10년씩 해요. 대작들만 움직이는 공장 같은 곳이니 얼마나 재미없겠어요. 전 미국이든 한국이든 구애받지 않습니다. 제 아이디어가 활발히 돌아갈 수 있는 통로가 많은 곳이면 어디서든 열심히 할 겁니다. 에너지 철철 넘치는 인재 발굴하고 있죠.”

뮤지컬 명성황후의 음악감독으로 알려져 있는 박칼린. 수많은 작품을 기획하고 연출하던 그녀가 신예 스타 발굴 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기획사, 매니저먼트사를 운영하는 건 절대 아니다. 잠재된 능력을 찾아줄 뿐.

그녀에게 연예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박칼린(36)을 거쳐 간 연예인들은 거침없이 "무섭고 엄격하다는 표현을 쓴다. "넌 실력이 없으니 집에 가라는 말을 안 하고도 스스로 아예 연예계 생활을 접게 만들기도 한다. 흔히 연예인들은 천성적으로 타고난다고 말한다. 하지만 타고난 끼만으로 스타가 되는 건 아니다. 실력 있는 스타로 꾸준히 활동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훈련시킬 조련사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연예계에선 그녀를 찾는 일이 종종 있다. 나름대로 기준에 따라 판단한다.

"에너지가 느껴지는 연예인들이 있어요. 말 그대로 힘을 말합니다. 심장에서 끓어 나오는 듯한 강한 힘이 있거든요.“

에너지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섹시가수 비를 꼽았다. 그녀는 박진영의 소개로 비를 훈련시켰다.

“수줍어하며 조용히 있다가 노래와 춤을 연습할 때면 에너지가 넘쳤으니까요.”

데뷔 초와 달리 실력이 늘어가는 비는 예상한 대로였다. 비의 경우 노래 실력은 약간 부족하지만 비트를 잘 느끼는 가수라고 했다.

6년 전 뮤지컬 명성황후의 새로운 고종 역을 찾고 있을 무렵이었다. 습관처럼 대학로를 다니며 하루에도 두세 편의 연극을 봤다. 의형제라는 공연을 보면서 한눈에 반한 배우를 만났다. 가슴이 쿵쾅 뛰었다. 제대로 이름도 기억하지 못한 채 연출가와 함께 극단을 찾았다. 극단측 소개로 만난 배우가 바로 조승우다.

"조승우씨는 음악이나 연기에 대해 뭔가 요구하면 눈으로 흡수하고 있었어요. 이해력도 빠르고 감성도 풍부해서 앞으로 팬들에게 인정받는 배우가 될거라 믿습니다. 수련 과정이 힘들어 포기하는 듯했던 한 뮤지컬 배우가 어느덧 득음을 하고 자랑스럽게 나타난 것. 한참을 서로 껴안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가수들 사이에서 그녀에 대한 유명세가 높아지면서 황당한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한두 번 작업실을 방문했거나 인사 한 번 나눴을 뿐인데도 박칼린으로 부터 창법을 전수 받았다고 소문을 내고 다니는 여가수들이 종종 있다. 그녀는 이에 대해 "더는 내 이름을 거론하지 않길 바라요. 그와 몇 마디 대화조차 한 적 없거든요라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평생 살면서 진정한 제자가 3명 있다면 스승으로서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거예요. 가수라면 노래는 기본임에도 불구하고 섹시라는 컨셉으로 추함을 연출할 때가 있어요. 배우가 창녀 연기를 하더라도 무대에선 천하거나 추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http://www.armymission.org/2006-4/kalin.htm

"에너지 철철 넘치는 인재 발굴하고 있죠”

뮤지컬 ‘명성황후’의 음악감독으로 알려져 있는 박칼린. 수많은 작품을 기획하고 연출하던 그녀가 신예 스타 발굴 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기획사, 매니저먼트사를 운영하는 건 절대 아니다. 잠재된 능력을 찾아줄 뿐. 그녀에게 연예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박칼린(36)을 거쳐 간 연예인들은 거침없이 "무섭고 엄격하다”는 표현을 쓴다. "넌 실력이 없으니 집에 가라”는 말을 안 하고도 스스로 아예 연예계 생활을 접게 만들기도 한다. 흔히 연예인들은 천성적으로 타고난다고 말한다. 하지만 타고난 ‘끼’만으로 스타가 되는 건 아니다. 실력 있는 스타로 꾸준히 활동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훈련시킬 조련사가 필요하다. 대부분 작곡가, 작사가, 기획사, 매니저들이 교육을 하기도 하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과외 수업’이 절실한 것이다. 이 때문에 연예계에선 그녀를 찾는 일이 종종 있다. 교육받기 원한다고 무조건 받아주진 않는다. 나름대로 기준에 따라 판단한다.

"에너지가 느껴지는 연예인들이 있어요. 말 그대로 힘을 말합니다. 심장에서 끓어 나오는 듯한 강한 힘이 있거든요.”에너지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섹시가수 비를 꼽았다. 그녀는 박진영의 소개로 비를 훈련시켰다. 본인이 직접 교육을 시킨 건 아니지만, 그녀의 작업실로 찾아와 그녀의 후배들과 함께 매일 수많은 시간을 보냈다. 비는 진정한 대중가수라는 말도 했다.

"지인의 소개라고 해도 무조건 신인들을 교육하진 않아요. 비는 처음 대면했을 때 모습과 무대에서는 하늘과 땅 차이였어요. 수줍어하며 조용히 있다가 노래와 춤을 연습할 때면 에너지가 넘쳤으니까요.”데뷔 초와 달리 실력이 늘어가는 비는 예상한 대로였다. 그녀가 강조하는 또 다른 점은 비트를 잘 타야 한다는 것이다. 음의 처음과 끝을 그대로 따라 부르는 것뿐만 아니라 음을 감각적으로 쪼개서 흐름을 타야 한다는 얘기다. 같은 노래를 불러도 맛깔스럽게 들리는 건 비트를 타기 때문이라고. 비의 경우 노래 실력은 약간 부족하지만 비트를 잘 느끼는 가수라고 했다.

가장 주목하는 뮤지컬 배우가 누구냐는 질문에 쏘냐를 지목했다. 19세의 어린 나이에 ‘렌트’라는 큰 무대에서 감정을 폭발적으로 표현하는 쏘냐의 모습을 보고 그녀도 놀랄 정도였다고 했다. 하지만 바쁜 스케줄 때문에 몸을 혹사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별의 경우, 뛰어난 음색을 가지고 있음에도 오락 프로그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 그녀의 매력이 발휘되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고 지적한다. 남몰래 키운 뮤지컬 배우도 있다. 뮤지컬 ‘맘마미아’에 더블 캐스팅된 정선아와 배혜선.

현재 대학 1학년인 정선아와는 고등학생 때 뮤지컬을 배우겠다며 찾아왔는데, 첫눈에 욕심이 생겼다. 그녀가 철저히 지키는 또 하나의 규칙은 키우던 배우를 자신의 인맥을 통해 출연시키지 않는다는 것. 정선아의 경우도 그랬다. 비밀리에 음악 교육을 시키며 ‘때’를 기다렸다. ‘맘마미아’ 공개 오디션에 주연으로 발탁됐다는 소식을 듣고 누구보다 기뻤다고.

"준비성이 강한 학생이었어요. 성숙한 무대 매너도 놀라웠구요. 게다가 상황에 맞게 애드리브를 연출할 줄 아는 재치꾼이지요.”노래 실력은 서툴러도 상관없다. 발전 가능성이 얼마나 존재하느냐, 충분히 노력하고 있느냐에 따라 후한 점수를 매기고 있었다.

명함처럼 변해버린 이름영화배우 조승우와의 인연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6년 전 뮤지컬 ‘명성황후’의 새로운 고종 역을 찾고 있을 무렵이었다. 습관처럼 대학로를 다니며 하루에도 두세 편의 연극을 봤다. ‘의형제’라는 공연을 보면서 한눈에 반한 배우를 만났다. 가슴이 쿵쾅 뛰었다. 제대로 이름도 기억하지 못한 채 연출가와 함께 극단을 찾았다. 극단 측 소개로 만난 배우가 바로 조승우다.

"무대에서 볼 때와는 체구와 얼굴이 좀 달랐다. 진한 분장, 어두운 조명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더블 캐스팅된 다른 주연이더라구요.”

하지만 테스트해본 뒤 오히려 조승우의 인간적인 매력에 푹 빠졌다. 정확한 발음, 다양한 표정 연기에 놀랐다. 고종 역을 그에게 맡기며 대단한 배우가 될 거라 예상했다.

"조승우씨는 음악이나 연기에 대해 뭔가 요구하면 눈으로 흡수하고 있었어요. 이해력도 빠르고 감성도 풍부해서 앞으로 팬들에게 인정받는 배우가 될 거라 믿습니다.”그녀가 ‘사부’로서 보람을 느끼게 하는 진짜 제자들도 적지 않다. 수련 과정이 힘들어 포기하는 듯했던 한 뮤지컬 배우가 어느덧 ‘득음’을 하고 자랑스럽게 나타난 것. 한참을 서로 껴안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가수들 사이에서 그녀에 대한 유명세가 높아지면서 황당한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한두 번 작업실을 방문했거나 인사 한 번 나눴을 뿐인데도 ‘박칼린으로부터 창법을 전수받았다’고 소문을 내고 다니는 여가수들이 종종 있다. 매니저와 함께 찾아온 한 여가수는 바쁜 스케줄 때문에 실제 강습을 받지 못했으면서도 ‘박칼린의 제자’라며 소문을 내고 다닐 정도다. 그녀는 이에 대해 "더는 내 이름을 거론하지 않길 바라요. 그와 몇 마디 대화조차 한 적 없거든요”라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평생 살면서 진정한 제자가 3명 있다면 스승으로서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거예요. 가수라면 노래는 기본임에도 불구하고 섹시라는 콘셉트로 추함을 연출할 때가 있어요. 배우가 창녀 연기를 하더라도 무대에선 천하거나 추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고상함이 배어 있어야 하는데 아예 창녀가 돼버리는 경우가 많죠. 환경에 흔들리면 정체성도 사라지게 되니까요.” http://blog.naver.com/bssuni00/80009338363

“뮤지컬 종사자들이 창의적인 생각을 버려서는 안 된다.”

"먹고사는 문제는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1년에 두어 개 작품은 밥벌이로 출연하더라도 하나쯤은 가슴으로, 열정을 쏟아 부을 수 있는 작품을 해야 한다. 돈만 좇는 것은 예술가가 아니라 월급쟁이이다."

“나도 이런 스승 있었으면”…멘토 찾는 현대인 마음 움직인 박칼린

KBS-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Mnet의 ‘슈퍼스타K’ 속 전문가들이 남긴 것

요즘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웃음을 분비하는 엔도르핀이 아닌가 보다. 최근 화제가 되는 예능 프로그램들은 모두 오락 프로인지 다큐멘터리인지 모르게 진지한 것들이다. 일요일 저녁엔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이 거제 합창대회 출전을 목표로 5개월간 하모니를 연마해온 과정을 방영 중이다. 케이블 채널 Mnet의 ‘슈퍼스타K’는 시즌2에 와서 더 엄정해진 심사로 연일 눈물의 탈락자를 속출시킨다. MBC 대표 예능 ‘무한도전’은 1년여에 걸친 레슬링 도전을 10주간 방송하면서 부상에 대한 우려를 부를 정도로 몸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이들 프로그램 안에는 언제나 쓴소리와 시범을 서슴지 않는 전문가들이 있다.

존재가 곧 권위가 된 전문가들

전문가의 TV 출연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SBS ‘솔로몬의 선택’이나 KBS ‘비타민’처럼 법률ㆍ의학계의 전문가들이 나와서 일반인의 상식을 교정해주는 프로그램은 셀 수도 없을 정도다. 이들은 프로그램의 ‘지식’을 채워주고 시청자에겐 정보 제공 창구 역할을 했다. 아예 ‘엔터테이너형 전문가’로 활약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런데 요즘 예능 프로그램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전문가는 그런 보조적 역할을 넘어선다. 연예인들의 아마추어 야구 도전기를 그리는 KBS ‘천하무적야구단’에서 김성한ㆍ선동열 감독은 웃기러 나온 것도, 해설하러 나온 것도 아니다. 그들은 멤버들에게 현역 시절의 비법을 전수해주며, ‘야구의 전설’로서 ‘명불허전’을 입증한다. 지난해 봅슬레이, 올해 레슬링에 도전한 ‘무한도전’ 7인에게 직접 시범을 보인 선수ㆍ감독들은 지금도 현역에서 승부를 벌이는 이들이다.

상대적으로 방송 노출이 많은 가요 전문가들도 이들 도전프로에서만큼은 ‘예능감’이 아니라 프로페셔널리티를 과시한다. ‘슈퍼스타K’에서 깐깐한 논평으로 진출ㆍ탈락자를 가름하는 윤종신이 대표적이다. MBC ‘라디오스타’나 엠넷 ‘비틀즈코드’에서 깐죽대는 진행자와는 180도 다르다. 온스타일 채널의 디자이너 리얼리티쇼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나 QTV의 서바이벌 요리프로 ‘에드워드 권의 예스! 셰프’가 보여주는 세계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프로이고, 선배이고, 실력자이며, 리더이자, 선생님으로 자리매김한다. 해당 분야에 대한 확신과 열정, 자기만의 스타일로 무장한 실력, 그리고 세상을 먼저 치열하게 산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도도함이 빛난다. 존재가 곧 권위인 셈이다.

칼마에 혹은 박칼라스의 탄생

◀ 실력파 전문가들의 따끔한 한마디가 ‘권위 부재의 시대’ 시청자를 사로잡는다. Mnet ‘슈퍼스타K’의 본선 심사위원들(사진 위)과 KBS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사진 아래)에서 카리스마를 발산중인 박칼린 음악감독(큰 사진)

요즘 가장 화제는 ‘남자의 자격’(이하 ‘남격’) 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박칼린(43) 음악감독이다. 리투아니아계 혼혈의 이국적 외모에 독특한 이름으로 시선을 끄는 그는 원래 뮤지컬계의 입지전적인 음악 감독이다. 1995년 ‘명성황후’ 이후 국내 뮤지컬 1호 음악감독으로서 수십 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핑클’ 출신 옥주현을 뮤지컬계로 발탁한 것도 그다. 그러나 그것은 ‘업계’나 아는 얘기. 시청자의 눈에 낯설기 그지없는 그는 근래 보기 드문 혹독한 조련사의 모습을 보여주며 방송 때마다 검색어 1위를 오르내린다.

일반인ㆍ연예인이 뒤섞인 오디션 때부터 그는 엄정한 청음 능력으로 분위기를 압도했다. 실제 합창단 연습에 들어가선 곡(‘넬라 판타지아’와 만화주제가 메들리)에 대한 거침 없는 해석과 매서운 호통으로 좌중을 리드했다. 34명 중 한 명이라도 음이 처지면 어김없이 “플랫!”(음이 처지지 않게 유지하라는 뜻)을 외친다. 시선 처리가 미숙하고 몸을 자꾸 움직인다며 솔리스트 배다해를 아예 벽에 세워 놓기도 했다.

배다해는 끝내 눈물을 보였지만 누구도 그 눈물에 항의하지 않는다. 제자를 깊이 사랑하는 ‘무서운 선생님의 진심’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불호령과 대비되는(혹은 짝을 이루는) 음악에 대한 무한한 경외감은 또 어떤가. ‘넬라 판타지아’ 가사에 실린 이상향에 대한 갈망을 설명하는 표정은 강력한 흡입력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빨아들였다.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김명민)에 빗대 그가 ‘박마에’ ‘칼마에’로 불리는 이유다. 그러면서 마지막엔 “I love you. 그리고 Thank you.(사랑해요, 그리고 고마워요)” 인사를 잊지 않는 푸근함도 있다. 최근 KBS 음악프로그램 ‘음악창고’에 제자 최재림과 동반 출연해 풍부한 성량을 과시하는 모습에 네티즌들이 ‘박칼라스’라는 애칭을 붙여준 것은 그를 지지하는 대중의 심정을 잘 보여준다.

다큐 같은 예능 속 ‘진짜’의 무게감

이런 현상은 최근 TV 예능이 리얼 버라이어티를 중심으로 ‘장기 다큐’화하는 경향과 맞물린다. 연예인들이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1년씩 한 분야에서 숙련을 거치는 과정을 ‘아마추어의 프로 도전기’로 방송하는 식이다. 일반인의 경우엔 패션 디자이너ㆍ모델ㆍ요리사 등 전문 분야에서 서바이벌 리얼리티쇼를 벌이는 과정이 중계된다. 자칫 주먹구구 인생극장이 될 수 있을 프로그램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힘은 전문가에게서 나온다. 그들의 조언과 집념, 카리스마, 프로의식은 출연자와 시청자를 팽팽하게 긴장시킨다. “음악은 하고 싶으면 할 수 있어요 그렇지만 프로는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절대 아닙니다.”라는 이승철의 TV 광고로 대표되는 메시지다.

그렇기에 프로그램은 아마추어의 아마추어성과 프로들의 전문성ㆍ권위ㆍ정통성을 극단적으로 대비시킨다. ‘슈퍼스타K’에서 심사위원들은 선배 김추자ㆍ윤시내의 가창력과 파워풀한 무대 매너를 회상하며 그들의 권위를 좇아 걸어온 길을 회상한다. 그리고 앞에는 또 그들을 추앙하는 신참들이 서 있다. 무대 위 초짜들과 감정이입된 시청자들은 “아직 우리가 모르는 세계가 많다. 나는 더 배워야 한다”며 심사위원의 꾸짖음을 달게 받아들인다. 몸 개그, 독설, 사회풍자가 아니라 풋내 나는 아마추어들이 혹독하게 조련당하는 모습에, 전문가들의 신랄한 지적에 오히려 위안을 받는다.

그러니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웃음이 아니라 감동인지 모른다. 지도자들이 특혜를 대물림하고, 황우석ㆍ신정아ㆍ민홍규 같은 ‘가짜’ 권위자들이 판을 치는 시대. 리얼 버라이어티, 리얼리티쇼의 ‘리얼한 도전’에서 존중받아 마땅한 ‘진짜 권위’를 보면서 사람들은 새삼 현실을 아쉬워한다. 피땀 어린 각고의 노력으로 쌓아 올린 ‘권위’에 납득당하고 싶은 사람들은 현실에서 이렇게 말할 대상을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I love you. 그리고 Thank you.” http://news.joins.com/article/537/4449537.html?ctg=1700&cloc=home|list|list1 글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2010.09.12 03:14 입력 / 2010.09.12 10:51 수정 사진 KBS· Mnet 제공

배우 박칼린은 조금 긴장했지만 폭발적인 가창력을 보여줬다.‘ 넥스트 투 노멀’제작 발표회에서 삽입곡‘넌 몰라’를 부르고 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7/05/2011070500029.html?news_Head1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입력 : 2011.07.05 03:03 / 수정 : 2011.07.05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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