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래부사 왜관 행차

2012. 1. 28. 12:42故鄕

동래부사 왜관 행찻길 찾았다

'동래부사접왜사도' 10폭 병풍… 日사신 접대행차 사실적 묘사

- 본지, 30리 옛길 답사 통해 밝혀

조선시대 왜관을 두었던 부산에는 다른 지역에 없는 보물 같은 조선 후기 풍속화가 있다. '동래부사접왜사도(東萊府使接倭使圖)'라는 10폭 병풍 그림이다. 동래부의 연례 행사인 일본(倭) 사신 접대 행차를 가로 세로 81.5×460cm 크기로 표현했는데, 내용이 드라마처럼 흥미롭다.

그림 속에서 100여 명의 행렬을 거느린 동래부사는 동래읍성 남문을 나와 광제교(세병교)에서 부산진성(자성대)을 비켜 개운포, 두모포를 거쳐 초량왜관(현 용두산 부근)까지 간다. 그림 속에는 어렴풋하게 길 표시도 돼 있다.

이 그림 속 옛길의 실제 루트가 처음으로 밝혀졌다. 본지 '영남대로가 깨어난다.' 취재팀과 자문단은 지난 연말 연구 자료와 답사를 통해 베일에 가려져 있던 루트를 찾아냈다.

루트는, 동래읍성 남문~세병교~교대역 앞~남문구 앞~하마정~송공삼거리~서면~광무교~부산진시장 앞~정공단 앞(좌천동)~ 고관 입구~상해거리 홍성방 신관 앞(설문)~봉래초등학교(객사)~광일초등학교(연향대청)까지 약 30리다.

부산대 한국민족문화연구소 양흥숙(41) 전임연구원은 "이 길은 조선 후기 통신사가 오간 길이며, 동래부의 간선도로였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2008년 부산시와 함께 '부산 고지도'를 펴낸 부산대 김기혁(지리교육과) 교수는 "1872년 동래부 군현지도에 나타난 길을 참고하면 부산진성(지금의 자성대)을 비켜서 행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고지도나 그림에 나타난 길이 추상적인 데다 도시 변화가 극심해 정확한 옛길을 짚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동래부사가 일본 사신을 부르지 않고 왜 직접 행차했을까. 부경역사연구소 한정훈 사무국장(한국교통사 전공)은 "왜관 거주자는 물론 사신조차 왜관 울타리 밖으로 나올 수 없어 동래부사가 직접 갔던 것"이라며 "이 행찻길을 스토리텔링으로 엮으면 좋은 교육·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key=20120110.22001213829 박창희 기자 chpark@kookje.co.kr 2012-01-09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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