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1. 5. 15:23ㆍ政治
대통령의 글쓰기
"자네 글이 아닌 내 글을 써주게. 나만의 표현방식이 있네. 그걸 존중해주게."
"반복은 좋지만 중복은 안 되네."
"책임질 수 없는 말은 넣지 말게."
"단 한 줄로 표현할 수 있는 주제가 생각나지 않으면 그 글은 써서는 안 되는 글이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청와대 연설비서관에게 내린 글쓰기 지침입니다.
이 지침을 받은 연설비서관은 대통령의 생각을 읽기 위해 온종일 대통령이 한 말을 녹음해 듣고 밤새 대통령과 연설문을 주고받으며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배운 '대통령의 글쓰기' 비법이 2014년 2월에 책으로 나왔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8년 동안 두 대통령의 연설문을 쓴 강원국 전 연설비서관의 책입니다.
출간된 지 3년이 되어가는 이 책이 요즘 서점가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대통령의 연설문을 직접 고쳤다는 의혹이 불거진 뒤, 새삼 대통령의 연설문은 누가, 어떻게 쓰는지 궁금해하는 독자들이 많아진 겁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최 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받아봤다는 언론 보도가 나간 지난달 24일을 기점으로 지난 2일까지 열흘 동안 이 책의 판매량은 이전 열흘에 비해 무려 76배 넘게 늘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주면 25.5배 증가한 수치입니다.
급기야 11월 첫째 주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지난주보다 30계단 뛰어오르며 5위를 차지했습니다.
온라인 서점 YES24에서는 역대 최장기 베스트셀러 '미움받을 용기'를 제치고 인문 분야 1위에 올랐습니다.
누가 많이 읽었을까요?
교보문고가 최근 열흘간 구매 독자를 분석해보니 40대 남성, 30대 남성, 30대 여성 순으로 골고루 분포해 있었습니다.
특히 20대가 10% 가까운 수요로 50대 독자보다 많았는데, 이번 파문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을 반영하고 있죠.
출판사 측은 비선 실세 파문 이후, 전체 판매량이 10만 부를 돌파했고 최근 1주일 동안 2만 부를 더 찍었다고 하는데요.
'최순실 사태' 이후, 충격에 빠진 국민들이 급기야 전직 대통령의 글쓰기까지 찾아보게 되는 그야말로 '씁쓸한 대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출처] http://www.ytn.co.kr/_ln/0106_201611041831458804 나연수 ysna@ytn.co.kr Posted: 2016-11-0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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