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의 경쟁자가 벤츠 C클래스 아닌…

2017. 8. 11. 09:07交通

쏘나타의 경쟁자가 벤츠 C클래스 아닌 SM6라는 건

제원표가 제공하는 숫자 그 이상의 의미

[나윤석의 독차(讀車)법] 자동차 홈페이지나 카탈로그, 그리고 사용자 설명서의 뒷부분에는 항상 기술적 제원(specification)라는 것이 있습니다. 차량의 기술적인 수치들을 정리해 놓은 표 또는 도면입니다. 즉 숫자들의 묶음입니다. 그런데 이 숫자들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숫자들이 말을 합니다. 그리고 제원표 자체도 말을 합니다. 이제 그 말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원표는 크게 세 가지 부분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첫째는 차체의 주요 치수이고 둘째는 엔진의 성능과 주요 치수,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연료 경제성과 관련된 부분입니다. 먼저 차체의 주요 치수는 길이-너비-높이 등 차체의 크기와 연료 탱크 용량이나 차량 중량 등의 중량과 용량 등을 포함합니다. 차체의 크기가 의미하는 것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그 첫 번째는 당연히 실내 공간의 크기입니다. 차체가 클수록 – 특히 길수록 – 실내 공간은 넓어지기 때문입니다. 같은 길이의 차체라면 엔진이 가로로 놓이는 가로 엔진 전륜 구동 방식이 실내 공간을 더 넓게 가질 수 있지만 구동 방식이 같다면 차체의 길이가 긴 편이 넓은 실내 공간을 갖습니다.

그런데 SUV는 같은 세그먼트의 세단보다 길이가 짧은데도 실내가 넓게 느껴집니다. 현대 쏘나타는 차체의 길이가 4855mm인 것에 비하여 싼타페는 4700mm에 불과한데 더 넓게 느껴집니다. 그 이유는 높이입니다. 높이가 1475mm인 쏘나타에 비하여 싼타페의 높이는 20cm나 높은 1680mm입니다. 낮은 의자에 앉아서 다리를 앞으로 뻗는 세단보다는 실내가 높은 SUV는 살짝 높은 의자에 앉으므로 다리를 앞으로 덜 뻗기 때문에 다리 공간이 넉넉합니다. 높은 시야로 시원하고 짧아서 주차하기도 편한데 실내까지 넓으니 SUV.가 많이 팔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차체의 길이가 갖는 두 번째 의미도 실내 공간과 관계가 있는데 신형일수록 차체가 크다는 점입니다. 사람들의 체격이 커지고 유모차도 커지고 스케이트 보드도 커집니다. 드론도 실어야 합니다. 캠핑 장비도 한 가득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에서 차체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차체의 크기가 갖는 세 번째 의미는 모델의 등급입니다. 즉 차체의 크기가 크면 대체로 높은 등급의 모델입니다. 이 원리는 한 브랜드 안 또는 직접 경쟁 관계에 있는 브랜드 사이에서, 그리고 같은 종류, 즉 세단끼리 또는 SUV끼리 비교할 때에는 아주 잘 들어맞습니다. 중형 세단을 예로 들면, 쏘나타와 K5, SM6, 말리부 등의 크기가 거의 같다는 점이 이를 증명합니다. 미국 시장에서는 직접 경쟁 상대인 토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 등도 차체의 크기가 거의 비슷합니다.

하지만 브랜드의 위상이 다를 때는 이 법칙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특히 중형 모델, 즉 유럽 D 세그먼트의 경우는 이 법칙이 거의 무의미합니다. 현대 쏘나타는 차체의 길이-폭-높이가 4855-1865-1475mm인 것에 비하여 메르세데스 벤츠 C 클래스는 4700-1810-1460mm입니다. 길이는 15cm 이상, 폭도 5cm가 넘게 차이가 납니다. 차체의 크기로만 본다면 C 클래스는 아반떼와 쏘나타의 중간 정도에 불과합니다.

이는 브랜드의 위치와 상관이 큽니다. 대중 브랜드의 패밀리 세단인 쏘나타는 넉넉한 실내 공간과 트렁크 공간으로 온 가족이 함께 타고 짐을 가득 실을 수 있는 실용성이 가장 중요한 시장인 반면 럭셔리 세단 시장의 엔트리 모델인 C 클래스는 작지만 럭셔리하고 달리는 즐거움을 강조하는 럭셔리 컴팩트의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입니다. 즉 같은 중형 시장이지만 쏘나타와 C 클래스는 경쟁 상대가 애당초 아니라는 뜻이지요.

엔진의 제원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토크가 나오는 시점입니다. 참고로 일의 단위인 마력은 저항을 이기는 에너지이므로 최고 속도와 관계가 큰 반면 힘의 단위인 토크는 가속성능에 크게 관계가 있습니다. 즉 일상 용도의 차량은 토크가 더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 토크가 낮은 회전수에서 나온다면 굳이 엔진을 열심히 돌리지 않더라도 쭉쭉 앞으로 나아가는 여유 있는 가속감을 만끽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마력=토크*rpm이기 때문에 저회전에서 최대 토크를 발휘하는 엔진은 회전수를 높이더라도 출력이 시원하게 늘어나는 느낌은 상대적으로 덜합니다. 극단적인 예로 요즘의 다운사이징 터보 가솔린 엔진은 디젤 엔진과 매우 비슷한 특성을 갖습니다. 낮을 회전수에서 달리는 것을 좋아한다는 뜻입니다. 심지어는 같은 모델의 가솔린 모델과 디젤 모델이 기어비가 똑 같은 변속기를 사용하는 경우도 종종 발견됩니다. 경제성은 좋은 반면 재미가 덜하다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연료 경제성도 좀 더 세심하게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연비는 복합 연비 이외에도 도심 연비와 고속도로 연비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자신의 주행 패턴에 강한 차량을 골라야 한다는 뜻입니다. 시가지 주행이 많은 분들에게는 하이브리드나 전기차가 특히 매력적일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엔진의 크기가 커진다고 해서 – 또는 출력이 높다고 해서 – 반드시 연비가 낮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큰 차체에 지나치게 작은, 또는 힘이 약한 엔진을 실으면 오히려 연비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족한 힘을 보상하기 위하여 더 높은 회전수로 열심히 돌리도록 기어비가 조정되어 있거나 가속 페달을 더 깊게 밟아야 원하는 가속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차량의 가격 차이만큼 실제 경제성이 있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자동차 회사가 제공하는 제원표의 정보는 매우 단순합니다. 자동차 선진국의 카탈로그에는 엄청나게 많은 제원이 제공됩니다. 실내 공간의 치수를 비롯한 차체의 세부 제원과 보어와 스트로크, 압축비 등의 엔진 세부 제원, 그리고 트레일러 견인 중량이나 지붕 적재량 등 다양한 정보가 많습니다. 보다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는 뜻은 그만큼 소비자들이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이 구매할 차량의 능력 가운데 자기에게 중요한 것을 골라낼 능력이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똑똑해지면 자동차 회사들로부터 더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습니다. http://autoen.entermedia.co.kr/autonews/news_view.html?idx=6829&page=1&bc=&mc=&find=&sch_date= 자동차 칼럼니스트 나윤석 입력: 2017-08-06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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