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5. 31. 04:58ㆍ交通
폐차장에서 대기하고 있는 마르샤, 밤새 낯선 곳에서 얼마나 무섭고 긴장되었을까? (2019.05.31.)
어제(2019년 05월 30일, 목) 그동안 고락을 함께 하던 현대자동차의 마르샤를 폐차하였다.
금년 초봄에 말썽을 부리던 유리 기어를 갈고, 잠금장치가 고장이나 문이 열리지 않아 안에서 차문을 풀어서 잠금장치를 해제하여 수리하였고, 지난주에 배터리가 방전되어 몇 년 더 타기 위해 델코 배터리를 구매하여 직접 장착하였다. 그런데 어제 아침에 시동을 거니 또 배터리가 방전되어 시동을 걸 수가 없었다. 아쉽지만 폐차하기로 작정하니 시원섭섭하였다.
돌이켜보건대 마르샤는 그동안 사용하던 기아자동차 프라이드 대신에 친구 정증식이 지점장으로 있던 현대자동차 부산 중앙동지점에서 1997년 9월 초에 구입하였다.
아내와 함께 현대자동차 양산하치장에 즐겁고 뿌듯한 기분으로 셔틀버스를 타고 가서 자동차를 인수하여 아내가 직접 운전하여 금곡동 쪽으로 내려왔다. 신차라서 처음에 60km/h를 넘기지 않으려고 노력하였다. 직접 운전한 아내의 평은 역시 비싸고 좋은 차가 운전하기도 편하고, 부드럽게 나간다고 칭찬이 자자하였다. 나도 흐뭇하였다.
1997년 09월 05일 자동차를 등록(부산 28다 9375)하였다. 처음에 대신동 골목시장에 위치한 우리집에서 마땅한 주차장소가 없어서 직장인 학교에 주차해놓고, 필요할 때 가지러 가서 사용하였다. 이때는 아내가 주로 부산과학고에 재학하던 아들을 태우고 다녔다.
아들이 학교를 집단중퇴하고 다니던 동래관악학원으로 괴정동 삼익아파트에서 매일 조석으로 태우고 다녔다. 당시는 외환위기로 인하여 IMF의 구제 금융을 받던 시절이라 유가도 매일 치솟았다.
그리고 큰딸이 다니던 성일여고와 작은딸이 다니던 디자인고등학교로도 매일 등하교 시켰다. 작은딸이 하교가 늦을 때는 내가 몇번 가기도 하였다.
이후 아들이 서울의 대학교에 입학하고 이삿짐을 실어 나르거나, 사법연수원으로 이삿짐을 실어 나르기도 했지만, 큰딸이 서울로 취직하여 갔을 때에는 이삿짐을 실어 나르고, 얻어놓은 셋집이 마음에 들지 않아 저녁내 도배하던 것을 팽개치고 밤에 대림동에서 신림동으로 이삿짐을 세 차례나 왕복하기도 했다.
그리고 아내가 어머님을 태우고 병원에 갈 때는 어머님께서는 자랑처럼 굉장히 흐뭇하게 여기셨다. 양산병원을 진찰받으러 갈 때에도 마르샤를 이용하였다.
이후 자녀들이 성장하여 자동차의 쓰임이 별로 없어지자, 직장 생활하는 작은 딸에게 이전(64노 1244)하였다가, 아들이 부산에서 변호사로 있었던 한 2년간 사용하다가, 서울로 직장을 옮기면서 연식이 노후하여 걱정이 많이 되어 더 이상 맡기지 못하고, 아들이 더 좋은 차를 구입하기를 기대하면서 도로 가져왔다. 차령이 백수를 넘긴 22년이 되었지만 주행거리는 고작 110,000km에서 9km 정도밖에 모자라지 않는다. 그러나 연식이 오래되어 크고 작은 잔고장이 자주 발생하여 어제에 이르게 되었다.
폐차하기 위한 견인기사에게 부타하였다. 잘 데려가라고. 그리고 폐차할 때 무지막지하게 하여 아프게 하지 말라고 당부하면서, 갈 때 몇 번이나 쓰다듬으면서 어루만지고 토닥이면서 잘 가라고 작별 인사를 하였다. 눈물이 나고 가슴 한쪽이 아련하면서 더 같이 하지 못함이 못내 아쉬웠다. 우리 부부 청춘의 황금기 20여 년 동안 고락을 같이하며 우리 가족과 궤적을 같이 하면서 세월을 보냈다. 자질구레한 사고도 몇 번 났지만 참 무던히도 애지중지 관리하면서 아끼고 소중하게 다루었다. 어제 폐차 대금 35만원이 입금되었다. 눈물이 핑돌았다. 무사하게 우리 가족을 태워준 것이 너무 고맙고 감사하였다.
마르샤! 그동안 고마웠다. 더 인간사회에 도움이 되는 소중한 존재로 재생하기를 바란다.
명복을 빈다.
2019년 05월 31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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