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의 세계

2022. 12. 17. 17:51LEISURE

현직에 있을 때 한때 여름방학 중에 탐석한답시고 매일이다시피 배낭 짊어지고 일광, 주전, 태종대, 해양대, 감지해변, 몰운대 해변을 누빈 적이 있었다. 그리고 수석원에 들러서 구입도 하였다.

한두 해 정말 수석에 빠져 있었다그러나 지금은 그랬던 흔적으로 사진만 남고, 실물은 몇 개 안 남았지만 수석에 대한 관심만은 그때 못지 않구나.

수석(壽石)의 세계(世界)

수석(壽石)은 무생물(無生物)인 돌에 생명(生命)을 불어넣어 자연(自然)과 일체(一體)가 되는 것이다.

 <차례>

1. 수석(壽石)의 개념(槪念)
2. 수석(壽石)의 역사
3. 수석(壽石)의 개념(槪念)
4. 수석(壽石)의 조건
1) 수석(壽石)의 4대 조건
가) 형(形)에 대한 인식(認識)
나) 질(質)에 대한 인식(認識)
다) 색(色)에 대한 인식(認識)
라) 수석(壽石)의 고태미(古態美)
마) 기타 요건
2) 미원장(米元章)의 상석법(相石法)
5. 수석(壽石)의 분류(分類)
1) 산수경석(山水景石)
가) 단봉형(單峰形)
나) 쌍봉형(雙峰形)
다) 연봉형(連峰形)
라) 단층석(斷層石)
마) 절벽형(絶壁形)
바) 평원석(平原石)
사) 토파석(土坡石)
아) 단폭형 폭포석(單暴形 瀑布石)
자) 쌍폭형 폭포석(雙暴形 瀑布石)
차) 계류형 폭포석(溪流形 瀑布石)
카) 건폭형 폭포석(乾瀑形 瀑布石)
타) 호수석(湖水石)
파) 수문형(水門形, 海灣石)
하) 섬형(島形石)
거) 바위형
2) 형상석(形象石)
가) 탑석(塔石)
나) 인물석(人物石)
다) 초가석(草家石)
3) 문양석(紋樣石, 紋石)
가) 문자석(文字石)
나) 화문석(꽃돌, 花紋石)
다) 만문석(滿文石)
라) 월석(月石)
마) 운석(隕石)
바) 조류석(鳥類石)
4) 색채석(色彩石)
5) 추상석(抽象石)
6) 기타
가) 전래석(傳來石)
나) 미석(美石)
다) 정원석(庭園石)
6. 수석(壽石)의 탐석(探石)
1) 유의사항(留意事項)
2) 수석(壽石)의 탐석요령(探石要領)
가) 산지(産地)
나) 탐석준비물(探石準備物)
3) 탐석계획(探石計劃)
4) 탐석현장(探石現場)에서 탐석(探石)의 행태(行態)
가) 밭에서 김매듯이
나) 느낌이 좋은 곳으로
5) 탐석(探石)의 지혜(智慧)
6) 강돌 탐석(探石)의 비결(秘訣)
7) 산돌 탐석(探石)의 비결(秘訣)
7. 수석(壽石)의 양석법(養石法)
1) 기초양석(基礎養石)
2) 세부양석(細部養石)
가) 이끼 양석(養石)
나) 물때 양석(養石)
다) 애무(愛撫)로써의 양석(養石)
8. 수석(壽石)의 관리(管理)
9. 수석연출법(壽石演出法)
1) 좌대(座臺)
2) 좌대(座臺) 만들기 1
가) 좌대목에 대하여
나) 좌대제작에 필요한 도구
다) 좌대제작의 기본 이론
라) 좌대제작의 실제
3) 좌대(座臺) 만들기 2
가) 좌대목의 선택
나) 좌대 만들기에 필요한 준비물
다) 기본적인 환경
4) 수반(水盤)
10. 수석(壽石)의 감상(鑑賞)
<부록(附錄)>

1. 수석(壽石)의 개념(槪念)

자연의 아름다움과 축경(縮景)의 오묘(奧妙)함을 야외에 나가지 않고 실내에서 일목요연하게 감상(鑑賞)할 수 있는 작은 돌. 이 자그마한 돌은 한 개의 자연석(自然石)으로서, 첫째 산수(山水)의 온갖 풍경을 연상시키며, 둘째 형상(形象)의 기묘(奇妙)함을 나타내고, 셋째 회화적(繪畵的)인 색채(色彩)와 무늬의 아름다움이 조화되고, 넷째 환상적(幻想的)인 미감(美感)을 발산한다.

수석(壽石)은 인공이 전혀 가해지지 않은 자연의 모습이어야 하고, 두 손으로 들고 볼 수 있는 작은 돌로서 작을수록 좋다. 기석(奇石)은 중국풍의 수석으로 중국 사람들은 수석(壽石)을 기석(奇石)이라 부르고 있다.

2. 수석(壽石)의 역사

오랜 역사를 가진 수석(壽石)에 대해 고전(古典)에서 대략 줄거리를 살펴 볼 때 돌을 아끼고 사랑하는 인간의 마음은 옛날이나 오늘날이나 다름이 없다.

우리나라의 애석생활(愛石生活)의 기록을 문헌에서 찾아보면 西紀 200年 경 가락국시대(駕洺國時代)로부터 시작(始作)하여 삼국시대(三國時代, 西紀 553年) 高句麗의 건축물(建築物)인 안학궁(安鶴宮) 유적(遺跡)에서 경석(景石)이 발견(發見)되었으며 西紀 612年 백제(百濟)의 무왕시대(武王時代)에는 일본국(日本國)에 조산(造山)을 전(傳)해 주었다는 기록(記錄)이 있다. 또한 西紀 750年에는 신라(新羅) 경덕왕(景德王) 때 만불산(萬佛山)이라는 가산(假山)을 만들어 당(唐)나라 태종(太宗)에게 선물(膳物)하기도 하였다.<삼국유사(三國遺事)>

대자연(大自然)의 풍경(風景)을 뜰 안에 조성하는 축경조원(縮景造園)을 일본에 가르친 사람이 백제사람 노자공(路子工)이며, 이로써 일본에서도 분경(盆景)과 수석(壽石)의 시초가 싹트게 되었다. 한 개의 작은 자연석을 애완(愛玩)해 온 태초(太初)의 기록은 약 3000년 전에 펴냈다는 중국 최고(最古)의 지리서인 《서경(書經)》의 우공편(禹貢篇)이나, 주대(周代 : BC 1121)의 《시경(詩經)》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또 중국 당(唐)·송(宋)·명대(明代)에도 열렬(熱烈)히 애석(愛石)해 온 기록이 풍부하게 전해지고 있다.

한국은 신라 때에 승전법사(勝詮法師)가 괴이한 돌의 무리들을 모아놓고 불경(佛經)을 논의하고 강연(講演)했다는 기록을 비롯하여 조선 전기 강희안(姜希顔)의 저술인 《양화소록(養花小錄)》에 수석(壽石)을 누리는 경지가 소상히 기록되어 있다. 겨레그림[民畵]이나 고서화(古書畵)에도 수석(壽石)을 누려온 기록이 가끔 나타나고, 특히 추사(秋史)·다산(茶山)이 돌을 완상(玩賞)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창덕궁(昌德宮) 비원(秘苑)에 정석(庭石) 수십 점이 배열되어 있으며, 운현궁(雲峴宮)에서도 그러한 광경을 볼 수 있다. 이 정석(庭石)들에 대한 내력과 연대는 밝혀지지 않았다. 궁궐과 호사가들의 정석(庭石)과 괴석(怪石)들을 살펴보면 유별나게 길쭉하게 치솟은 큰 모습을 보이는 것들이 많은데 이것들은 음양(陰陽)의 이치를 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단조롭게 비쭉 치솟은 형태는 양(陽)이면서, 골이 패인 양상(樣相)은 산수미(山水美)를 나타낸다. 아래쪽에 깊이 팬 구멍은 음(陰)을 상징하여 전체적인 음양(陰陽)의 조화(調和)를 결속시켰다. 이러한 전래적인 애석기풍(愛石氣風)은 한국 특유의 전통(傳統)이다.

또한 조선조(朝鮮朝) 세조(世祖) 때 인재(仁齋) 강희안(姜希顔, 서화가(書畵家), 1417-1464)의 말과 함께 사람이 자연의 돌을 사랑하는 마음이 계승되어 기록으로 많이 전(傳)해져 오고 있다.

괴석도(怪石圖)는 방안을 장식하는 병풍으로 많이 전래되었고 퇴계(退溪) 이황(李晃, 1501-1570), 다산(茶山) 정약용(丁若用, 1762-1836),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1786-1856), 대원군(大院君) 등 선인(先人)들이 즐겨왔던 우리나라 수석(壽石)의 역사를 대표하고 있으며 중국에는 백낙천(白樂天), 소동파(蘇東波) 미원장(米元章) 등이 수석(壽石)을 사랑하였다고 전해진다.

우리나라에서는 1960년대 중반에 일본(日本)에서 가까운 부산에서 먼저 전래(傳來)되어 왔으며(65년-70년) 부산과 서울에 수석회(壽石會)가 조직되어 전시회(展示會)를 계기로 일반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당시만 해도 수석인구가 매우 적은 편이었고, 그 후 장준근(張俊根)선생께서 수석(壽石)에 관한 여러 책자를 발간한 계기로 여러 사람들이 수석(壽石)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더욱 분재(盆栽) 수석(壽石) 격월간지(隔月刊紙)는『월간수석(月刊壽石』)과 함께 수석인구의 저변확대의 계기를 마련하였다. 요즈음은『수석문화(壽石文化)』와『월간애석(月刊愛石)』이 수석인의 교양지(敎養紙)로서 많이 보급되어 어느 집이건 수석(壽石) 한 점이 없는 집이 없을 정도로 자리 매김이 되어가고 있다.

1980년도 경 당시 수석인구가 매우 급격하게 늘어나서 여러가지 문제점이 많이 야기되기도 하였고, 더욱 충주댐 수몰 이후 질 좋은 오석(烏石), 청석(靑石) 초코석 산지(産地)가 고갈(枯渴)됨에 따라 애석인(愛石人)들은 나름대로 지방의 돌의 특성(特性)을 살려서 이를 발전시키고 있다.

요즈음은 산지가 많은 해석(海石)이 각광(脚光)을 받고 있으며 동호인(同好人)들은 나름대로 애석생활을 즐기고, 또한 지방마다 자주 열리는 전시회(展示會)는 그 지방과 다른 지방의 애석인의 가교역할(架橋役割)을 하고 있다.

3. 수석(壽石)의 개념(槪念)

산수경석(山水景石)의 약자며 자연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대자연(大自然)의 경치(景致)를 축소(縮小)한 돌이나 어떤 형상과 닮은 돌, 또는 돌에 박힌 문양(紋樣)과 색깔이 아름다운 것, 그리고 무엇이라 표현하긴 힘들지만 친밀(親密)함과 오묘(奧妙)한 상상(想像)을 불러일으키는 추상적(抽象的)인 돌 등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서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돌중에서 질이 좋고 특정(特定)한 모양을 가지고 있으며 가공(加工)되지 않은 순수(純粹)한 자연석(自然石)은 수석(壽石)이 될 수 있다.

‘水石(수석)’은 물과 돌, 또는 물과 돌로 이루어진 산수(山水) 자연(自然)의 경치를 말하며, 그래서 산수동양화(山水東洋畵)를 감상할 때 ‘수석(水石)’이 좋다고 평(評)한다. 또는 천석(泉石)을 말하기도 한다. 작은 자연석을 완상(玩賞)할 때 그 돌을 이 외의 다른 뜻으로 ‘수석(水石)’이라 표현한 고문(古文)은 한 군데도 없다. 다만 일본인들의 고서(古書)에 ‘수석(水石)’이라는 용어가 흔히 보이는데 잘못 인용하고 있다.

한국에는 옛날부터 수석(壽石)을 완상(玩賞)하는 데에서 노태수석(老苔壽石)·수석노불(壽石老佛)·석수만년(石壽萬年)이라는 기록이 있으며, 그래서 우리는 ‘수석(水石)’이라 하지 않고 ‘수석(壽石)’으로 표기한다. 일본에서는 ‘수석(水石)’의 의미(意味)를 산수경석(山水景石)의 약자라고만 풀이할 뿐 다른 뜻을 부여(賦與)하지 못하고 있다. 타이완에서는 수석을 대개 기석(奇石)이라 부르며, 예부터 기석(奇石)·괴석(怪石)의 용어를 사용해왔다.

수석(水石)돌의 외면적인 면을 강조하는 의미로 산수경석(山水景石)을 줄여 말하는 것이다. 물과 돌로 이루어진 대자연의 경치를 일컫는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두 가지 표현이 다 쓰이고 있다.

수석(壽石)이란 수석(壽石)돌 자체의 내면적(內面的)인 요소(要素)를 강조하며 돌이 살아있다는 것에 비유(比喩)해 쓰는 이름이다. 오랜 세월 속에 자연의 신공(神工)으로 창조(創造)된 정신위주(精神爲主)의 수석(壽石)을 말한다.

4. 수석(壽石)의 조건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표정(表情)이 살아 있고 개성(個性)이 강한 모습이어야 하며, 그래야 공감(共感)을 일으킨다. 하나의 돌이 수석(壽石)으로써 감상(鑑賞)의 가치를 갖기 위해서는 몇 가지 갖추어야할 조건(條件)이 있다. 여기에 소개하는 내용은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1) 수석(壽石)의 4대 조건

가) 형(形)에 대한 인식(認識)

모양이 좋아야 한다. 앞에 말한 수석(壽石)으로서의 형태적(形態的)인 축경미(縮景美)와 자연미(自然美)의 조건이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

수석(壽石) 중에서 가장 어려운 분야가 형(形)을 보는 안목(眼目)이다. 지구상의 모든 돌들은 그 하나하나가 생김을 달리한다. 따라서 수석(壽石)의 이상형(理想型)은 있어도 정해 놓고 대상 수석(壽石)을 대비(對比)할 수 없으므로 보는 능력이 요구된다. 그리고 이 능력은 수많은 탐석(探石)의 끝에 조금씩 얻어질 뿐이다.

일반적으로 질이 좋은 돌은 형(形)이 단조(單調)롭고 질이 나쁜 경우에는 그 형(形)이 복잡(複雜)하다. 그래서 단단한 돌에 깊은 주름이나 굴곡(屈曲), 관통(貫通)이 되어 있으면 그 형(形)이 과히 좋지 않아도 능히 애석(愛石)할 수가 있는 것이다.

수석(壽石)을 시작하는 초심자들에게 있어서는 첫눈에 와 닿는 물형석(物形石)이 그의 애석생활(愛石生活) 초반에 가장 관심의 대상이 되나 나중에 시일이 지날수록 경석류(景石類)나 그 이상(以上)으로 가는 것이 일반적(一般的)인 경향(傾向)이다.

나) 질(質)에 대한 인식(認識)

질(質)이란 석질(石質)을 의미하는 것으로써 석질(石質)이 좋아야 한다. 석질(石質)이 약하면 영구적(永久的)이고 불변(不變)하다는 돌의 기본적(基本的)인 이미지가 사라지고 만다. 석질(石質)이 견고(堅固)함으로써 영구(永久)히 변하지 않는다는 성질이 강하게 나타나야만 진정한 수석(壽石)의 참된 가치가 높아진다. 석질(石質)이 좋지 못한 것은 몇 해가 흐르면서 색(色)이 바래버리는 경우가 많으며 또 자연적으로 표면이 쉽게 상한다. 게다가 조금만 부딪쳐도 흠집이 생긴다면 수석(壽石)에서 그것처럼 치명적(致命的)인 것이 없다.

그러므로 어쨌든 뛰어난 수석(壽石)이 되려면 석질(石質)이 좋아야 한다. 석질(石質)은 모오스경도로 말하여 4.5도에서 6도 사이를 헤아리는 경도(硬度)의 돌이 좋다.

다) 색(色)에 대한 인식(認識)

짙은 색이어야 한다. 주밀(周密)한 진흙이나 무게 있고 점잖은 청색(靑色)·갈색(褐色) 등 색조(色調)의 중후감(重厚感)이 있어야 한다. 질이 좋지 못한데 색(色)이 좋은 경우(境遇)는 드문 일이므로 질(質)과 색(色)은 상호보완관계(相互補完關係)가 있다.

색(色)은 빛을 발(發)하는 색과 흡수(吸收)하는 색이 있는데 전자(前者)는 흰색 계통이며, 후자(後者)는 검은색 계통이다. 돌에 있어서도 위 설명이 적용(適用)된다. 일반적으로 상급색은 검은색, 청색류(靑色類)이다. 그런데 그 이외의 색을 가진 돌도 그 질이 단단하면 능히 좋은 돌이 될 수 있다.

모암(母巖)의 색이 결정되는 것은 생성과정(生成過程)에 있어서 열(熱)과 압력(壓力)의 양(量)에 따라 달라진다. 또한 암석(巖石)의 구성성분(構成成分)에 따라서 색이 달라지는데 규소(硅素)의 함유량(含有量)이 많을수록 흰색 계통이 되고, 철, 마그네슘이 많을수록 검은색 계통(系統)이 된다, 위에서 형(形), 질(質) 그리고 색(色)을 설명하였는데 이 세 가지의 관계를 보다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자면 몸매는 훌륭한데 피부에 버짐이 핀 여성을 돌이 비유하면 형(形)은 좋은데 질(質)이 나쁜 수석(壽石)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질(質)이 좋으면 거의 100% 색(色)은 좋게 되어있다, 피부가 곱고 몸매는 처진다면 질(質)은 좋고 형(形)은 뒤지는 수석(壽石)에 비유할 수 있겠다.

라) 수석(壽石)의 고태미(古態美)

고태(古態)를 풍겨야 한다. 기나긴 세월에 걸쳐 만고풍상(萬古風霜)을 겪어온 내력이 돋보이는 정적한 고태(古態)의 멋이 살아 있을수록 좋다. 고태(古態)란 예스럽고 아취(雅趣)있는 모습, 즉 퍽이나 오랜 세월이 흐른 태고(太古)의 유묘(幼苗) 한 여운(餘韻)이 저절로 드러나 보이는 고담(古談)한 품위가 있어야 하는 것, 단적으로 말하면 고색창연(古色蒼然)한 것이 있어야 한다. 이에 대한 옛 글의 표현을 보면 노태수석(老苔壽石), 수석만년(萬年壽石), 수석노불(壽石老佛)이라 했다.

고태미(古態美)는 수석(壽石)의 궁극적(窮極的)인 멋이고 가장 깊은 경지(境地)이다. 이러한 경지를 발전적으로 표현한다면 세월감(歲月感)이다. 기나긴 오랜 세월을 흘러오는 동안 돌 가장자리에 칙칙한 때깔이나 이끼가 저절로 생겨나 있는 것, 동수반(銅水盤)에 짙푸른 녹이 끼어있는 칙칙한 고색(古色), 긴긴 세월의 풍파(風波)를 겪어온 고적감(高寂感), 옛 고답지(高踏地)를 두루 살펴볼 적에 가슴을 후미는 숙연(肅然)한 기풍, 이러한 깊은 감회(感懷)가 감도는 기운(氣運)이 돌에 잠겨 있어야 한다.

마) 기타 요건

(1) 선(繕)과 굴곡(屈曲)

산돌이나 토중석(土中石)에서 볼 수 있는 날카롭고 거친 선은 살기어린 기운이 풍긴다. 모암에서 떨어져 나온 지 얼마 안 되어 깨어진 흔적이 거칠게 나타나 있는 것, 또는 그와 비슷하게 날카로운 날을 세워 험상궂은 인상(印象)마저 풍기는 것은 반갑지 않다. 이런 것을 생돌이라고 한다.

항상 부드럽게 흐르는 선과 그 굴곡, 예리(銳利)한 맛이 없이 휘어져 내리는 유연(柔軟)한 선이 좋다. 표면의 굴곡(屈曲) 역시 부드러운 것이 좋다. 오목 볼록한 굴곡(屈曲)이나 푹 팬 골, 좁쌀알 같은 표피(表皮), 할머니의 구김살처럼 된 표면(表面) 같은 것들이 모두 부드러움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굴곡(屈曲)과 선(線)이 험상궂게 거칠지 않은 유연(柔軟)한 맵시를 갖추려면 세찬 물살에 오래오래 씻겨서 날카로운 부분이 자연스럽게 마멸(磨滅)되어야 한다. 일하듯 물살에 의하여 닦이고 씻기는 것을 물 씻김(水磨)이라고 한다. 단단한 돌이 부드럽게 닳아지려면 물살이 모래를 운반(運搬)하여 돌에 자꾸자꾸 부딪치게 함으로써 이뤄지는 것이다.

(2) 균형(均衡)과 규격(規格)

한 개의 돌이 전체적으로 균형(均衡)을 잘 이루었는가하는 문제에 안목(眼目)을 가져야 한다. 문양석(紋樣石)의 경우 무늬가 아무리 잘 생겼더라도 면(面)의 공간(空間) 구성적(構成的)인 조화(調和)와 균형(均衡)이 불충분(不充分)하면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또 무늬를 담고 있는 돌의 전체의 윤곽(輪廓)과 균형(均衡) 즉 구도상(構圖上)의 짜임새 있는 형태(形態)를 가져야만이 기품이 있다. 다시 말하면 나타난 무늬 형상(形象)에 알맞은 형태적(形態的) 윤곽(輪廓)을 가져야 훌륭한 체모(體貌)가 있게 된다는 것이다. 색채(色彩) 역시 아무리 호화롭더라도 돌 형태(形態)의 균형(均衡)이 조화(調和)를 이루지 못하면 그 호화로움이 반감(半減)된다.

수석(壽石)으로서의 일반적인 미(美)를 따지려면 무리가 가지 않은 테두리 안에서 규격(規格)을 말하게 된다. 정원석(庭園石)은 클수록 좋으나, 수석(壽石)은 항상 우리 몸 가까이 실내(室內)에 두고 즐기는 것이므로 크기에 제약(制約)이 있다. 그러나 산수석(山水石)을 위시하여 대개의 수석(壽石)의 크기는 한 자(尺)(30cm) 내외가 알맞다는 등의 규격치(規格値)에 너무 구애(拘碍)받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수치적(數値的)인 규격기준(規格基準)을 정하여 그에 부합(符合)시키다 보면 얽매이는 듯 한 위축(萎縮)을 받게 되어 수석(壽石) 취미(趣味)의 자유로움에 억제력(抑制力)이 발생되므로, 구속감(拘束感)을 안겨주는 규격치(規格値)를 정해 놓은 것은 진정(眞正)한 수석(壽石)의 취지(趣旨)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수석(壽石)의 크기에 대해서는 개인의 취향(趣向)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개 한 자(尺)(30cm) 이내의 크기에 규격(規格)의 기준(基準)을 두는가 하면 두자(尺)(60cm) 정도까지의 크기를 허용(許容)하는 사람도 있다. 밤알만한 크기부터 베개만한 크기까지, 그 크고 작음에 따라 감상(鑑賞)의 맛이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 하지만 여하튼 실내에 두고 볼 수 있는 크기, 이런 정도로 범위(範圍)를 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3) 돌 갗과 주름

돌의 살갗이나 주름이 독특(獨特)할수록 좋다. 돌의 피부(皮膚) 즉 돌의 살갗의 독특한 개성미(個性美)는 수석(壽石)의 아름다움을 평가(評價)하는데 큰 구실을 한다.

형태(形態)가 별로 잘생기지 않았음에 돌 갗이 보기 드문 독특성(獨特性)을 나타내어 신비스러움이 풍겨날 때, 또 돌 갗의 때깔과 맵시가 아름다움을 자아낼 때, 이것 하나 만으로서도 훌륭한 수석 감으로 귀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좁쌀알들이 수다하게 모여 붙은 듯한 살갗을 가진 돌이 있고 물 씻김(水磨)이 안 된 채로의 거친 피부(皮膚), 구김살 같은 것, 자잘한 주름으로 이뤄진 것 등등 여러가지의 양상(樣相)이 돌 표면에 나타난다.

돌 표면(表面)에 이루어진 주름의 양상(樣相)도 여러가지이다. 깊게, 옅게, 크고 작게 패이며 잡혀진 주름은 수석(壽石)의 개성미(個性美)를 평가(評價)하는데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이 주름의 양상(樣相)을 크게 나누면 왕 주름, 주름, 곰보주름 등이며 그 외에도 갖가지의 특이(特異)한 형상(形象)이 많다. 돌 갗과 주름은 고태미(古態美)를 나타내는 데에도 큰 구실을 한다. 돌 갗과 주름을 바라보면 기나긴 세월 동안 자연(自然)의 섭리(攝理)에 의해 이뤄진 수석(壽石)의 만고풍상(萬古風霜)을 느끼게 된다.

2) 미원장(米元章)의 상석법(相石法)

중국 송(宋)나라 시절 유명한 서화가(書畵家)이자 석광(石狂)으로 돌 사랑(愛石)에 탐닉(耽溺)하였던 애석가(愛石家) 미원장(米元章)이 돌을 보며 절하는 모습을 그린 돌 그림은 허허로운 강변에 외로이 선 나무와 주위의 경관(景觀)으로 보아서는 있을법하지 않은 진귀(珍貴)한 괴석(怪石)이 독특하게 조화(調和)되어 있어 좀 어색하다는 느낌과 함께 돌과 미원장(米元章)의 모습에 눈길이 이끌리게 되는 구도(構圖)를 가졌다.

미원장(米元章)은 배석신앙(拜石信仰)을 부각시키기 위해 나무나 강 주변의 환경(環境)보다 돌과 사람에 비중(比重)을 둔 것으로 보여지는데. 돌의 위치나 모양새로 보아 이 돌의 내력(來歷)은 마을 어귀에서 마을을 지키는 신령(神靈)스런 바위덩어리 같고, 이 돌 앞에서 마을의 안녕(安寧)이나 미원장(米元章) 개인의 바람을 갈망(渴望)하고 있는 품이 무척 엄숙(嚴肅)하다, 이 그림은 당시의 애석기풍(愛石氣風)과 돌의 취향(趣向)을 동시에 나타내고 있기도 하다. 그는 1051년에 태어나서 1107년까지 살다간 사람으로서 돌을 보는 관점(觀點)에 대해서 네 가지의 원칙(原則)을 내세웠다.

첫째, 파리하게 말라야하고 둘째, 빼어난 기품(氣品)이 돋보여야 하며 셋째, 호두 껍데기처럼 주름이 잡혀야하고 넷째, 구멍이 뚫려 있어야 한다. 위에 예시한 미원장(米元章)의 상석법(相石法)을 살펴볼 때 파리하게 말라야 한다는 것은 살이 찐 돌이어서는 좋지 못하다는 뜻이고 두 번째의 것과 세 번째의 것은 역시 당연하게 우리들이 중요시 하는 것이다. 네 번째 구멍이 뚫려있어야 한다는 것은 모든 수석(壽石)에 다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동문(洞門)이나 굴 구멍 등 여러가지 형상(形象)에서 우리들도 몹시 좋아하고 있는 것이다.

위에서 첫 번째 조건에 이의(異意)를 다는 사람이 있다. 사람들은 미원이나 청천에서 나오는 소위 뼈돌을 좋아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돌이 너무 말라서 후덕(厚德)함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초심자(初心者)에게는 미원장(米元章)의 상석법(相石法)을 먼저 머릿속에 깊이 담고 난 다음에 오늘날의 수석탐구(壽石探究)에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할 것이다.

수석을 보는 관점(觀點)에 대하여 그 형식(形式)과 내용(內容)을 다 터득(攄得)하였다면 다음은 수석(壽石)이 갖추어야 할 요소(要素)를 따져보고 다음에 결함(缺陷)을 지닌 부분을 가늠하여 종합(綜合)해본다. 이 종합(綜合)에 의하여 좋은 점이 50% 이상 갖추어져 있다면, 좋은 수석(壽石)이라 여기고 충분히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어느 한두 군데가 아주 특출(特出)나게 빼어났다면 결함(缺陷)이 많아도 50% 이상의 장점(長點)을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또는 결함(缺陷)이 많아 못생긴 수석(壽石)이라 할지라도 어느 한 부분이 썩 마음에 들어 몹시 아끼고 싶을 때 이 역시 배제(排除)할 수 없다.

일본(日本) 수석계(壽石界)에서는 삼면법(三面法)이라고 해서 산수경석(山水景石)의 경우에 돌의 전후, 좌우, 상하의 관계를 비례(比例) 비율(比率)로 수식화(數式化) 하여 틀에 박힌, 한마디로 말해서 수석(壽石)을 너무 도식화(圖式化) 했다. 그러나 자연의 돌에는 인간의 정형화(定型化)된, 이상화(理想化)된 형태의 수석(壽石)은 별로 존재(存在)하지 않을 것이다.

5. 수석(壽石)의 분류(分類)

산수경석(山水景石)은 원산석[遠山石 : 단봉형(單峰形), 쌍봉형(雙峰形), 연봉형(連峰形)], 단석[斷石 : 단층석(單層石), 절벽형(絶壁形], 평원석(平原石), 토파석(土坡石), 폭포석[瀑布石 : 단폭형(單瀑形), 쌍폭형(雙幅形), 계류형(溪流形), 건폭형(乾瀑形)], 설산석[雪山石 : 잔설형(殘雪形), 빙하형(氷河形), 만년설형(萬年雪形)], 호수석[湖水石 : 호수형(湖水形), 천지형(天池形). 지형(池形)], 해만석[海灣石 : 수문형(水門形)], 도형석(島形石 : 섬형), 바위형, 동굴석(洞窟石)이 있다.

1) 산수경석(山水景石)

자연의 산명수려(山名秀麗)한 온갖 풍경(風景)의 어떤 요소가 작은 돌에 축소(縮小)되어 나타나 있는 것을 일컫는다. 산형석(山形石)·폭포석(瀑布石)·호수석(湖水石)·단층석(斷層石)·평원석(平原石)·도형석(島形石, 섬)·바위형·잔설형(殘雪形) 등 여러 가지로 구분(區分)한다.

자연(自然)의 수려(秀麗)한 산수(山水)의 경치(景致)가 한 개의 작은 돌에 축소(縮小)되어 나타나 있는 것을 일컫는다. 즉 한 개의 작은 돌이 산세(山勢)를 닮아서, 멀리 바라보이는 대자연경(大自然景)을 앉아서 감상(鑑賞)할 수 있는 경우의 돌이다. 산수경석(山水景石)을 줄여서 산수석(山水石) 또는 경석(景石)이라 부른다.

가) 단봉형(單峰形)

한 개의 산봉우리로만 이루어진 산용(山容)의 형태(形態) 좌우로 능선(稜線)의 흐름이 있어야 하고 전체에 산세(山勢)의 기운(氣運)이 잠겨 있어야 한다.

나) 쌍봉형(雙峰形)

두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산용(山容)의 형태로 놓은 것을 주봉(主峰)이라 하고 낮은 것을 부봉(副峰)이라 하며 주봉(主峰)과 부봉(副峰)의 조화(調和)가 중요하다.

다) 연봉형(連峰形)

주봉(主峰)이 뚜렷한 자태를 세우고 그 한쪽으로 또는 좌우로나 앞으로 두세 개 이상의 작은 봉우리들이 솟아 있는 것을 말한다. 봉우리가 서로 이어져 가는 산맥(山脈)의 형세(形勢)가 이루어 져야 그 변화에 심원(深遠)한 묘미(妙味)가 있다.

라) 단층석(斷層石)

두세 개의 단층(斷層)과 그 층계(層階)마다 평면(平面)이 형성된 돌이 단층석(斷層石)이다. 깎아지른 벼랑과 한 쪽 어귀에 펼쳐진 평원, 중복(重複)된 상태의 자연현상(自然現象) 우리나라의 제주도(濟州道)나 남해(南海) 동해(東海)에 많이 산재(散在)해 있으며 나름대로 묘미(妙味)를 느끼며 애착(愛着)이 가는 수석(壽石)이다. 벼랑에 동굴이 있으며 관토석(貫土石)이 있고 더욱 아름다운 그 자태(姿態)를 우리는 그 축경미(縮景美)를 좁은 공간(空間)에서 감상(鑑賞)하게 됨은 무한(無限)의 즐거움으로 여겨진다.

마) 절벽형(絶壁形)

깎아지른 까마득한 절벽(絶壁)의 경치만이 독특하게 형성(形成)된 돌이다. 절벽(絶壁)의 상태에는 주름이 잡힌 굴곡(屈曲)이 있어야 좋으며 그냥 미끈하기만 하면 별로 아름다움이 없다.

바) 평원석(平原石)

한 쪽에 산봉우리가 솟고 언덕이 있으며 그 옆이나 앞으로 넓은 평지(平地)가 전개 되어 있는 돌로 마치 넓디넓은 평원(平原)을 연상(聯想)하게 하는 돌이다.

한 쪽에 산봉우리가 서 있으며 작은 언덕이나, 산이 드넓은 평야(平野)에 솟아있어 마치 광활(廣闊)한 평원(平原)을 연상케 하는 축경미(縮景美)로서 고차원(高次元)의 안목(眼目)으로 원근(遠近)에 대한 감각(感覺)과 느낌을 곧바로 느낄 수 있어야만 감상(鑑賞)의 묘미(妙味)가 돈독(敦篤)해진다. 그로인해 마음은 한 없이 넓어지며 모든 잡념(雜念)을 씻을 수 있는 좋은 계기(契機)가 된다.

사) 토파석(土坡石)

평원석(平原石)과는 달리 산이 크고 그에 따라 평원(平原)이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토파(土坡)란 산간(山間)의 작은 언덕에 평탄(平坦)하게 이루어진 형상(形象)을 말한다.

아) 단폭형 폭포석(單暴形 瀑布石)

폭포(瀑布)의 흰 줄기가 하나인 돌 폭포석(瀑布石)은 한 계곡 여러 계곡(溪谷)에서 흘러 내려오는 폭포(瀑布) 모양의 형상석(形象石)으로 오석(烏石) 청석(靑石), 초코석 등에서는 거의 찾을 수 없을 정도의 희귀석(稀貴石)이다.

수석(湖水石)은 수석(壽石)의 일부 또는 전체가 패어져서 물이 고이는 형상석(形象石)이며 드넓은 평원(平原)에 원산석(遠山石)에서도 호수경(湖水景)을 느끼게 할 때가 많아. 이러한 축경미(縮景美)가 사람의 마음을 부드럽게 하고 고향(故鄕)의 정취(情趣)를 느끼게 한다.

자) 쌍폭형 폭포석(雙暴形 瀑布石)

폭포(瀑布)의 흰 줄기가 둘인 돌이다.

차) 계류형 폭포석(溪流形 瀑布石)

폭포(瀑布)의 물줄기가 마치 계곡(溪谷)의 흐르는 물 같은 형상(形象)을 한 돌이다.

카) 건폭형 폭포석(乾瀑形 瀑布石)

폭포(瀑布)의 물줄기의 흔적만 있는 것으로 가뭄에 말라붙은 폭포(瀑布)를 연상(聯想)할 수 있다.

타) 호수석(湖水石)

한라산(漢拏山) 백록담(白鹿潭)처럼 맨 정상(頂上)에 호수(湖水)의 경치(景致)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나 산악(山岳) 중턱의 깊은 골에 웅숭깊은 호수경(湖水景)을 이루고 있는 것 또는 평지(平地)에 호수(湖水)의 경치가 이루어져 있는 돌이다.

파) 수문형(水門形, 海灣石)

마치 바닷가에 있는 커다란 바위에 구멍이 뚫려 그 사이로 배가 드나들 수 있는 경(景)을 보여주는 돌이다.

하) 섬형(島形石)

바다로 나가면 아득한 섬들이 보이는데 도형석(島形石)은 산악(山岳)의 경(景)보다 퍽 작은 것이며 흔히 산형석(山形石)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바다에는 많은 여러 섬들이 산재(散在)해 있으며 이들은 여러 산(山)줄기와 수중(水中)으로 이어져 있어 우리는 이들을 개체(個體) 모양으로 한 개의 형상(形象)을 나타내어 그 오묘(奧妙)한 자태(姿態)를 뽐내고 있어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우리나라는 삼면(三面)이 바다로 이루어 져서 여러 형태(形態)의 암형석(巖形石)이 산재(散在)하고 있다. 그러므로 형상석(形象石)이 바다의 이름 있는 바위형의 돌을 닮을 수 있으며 나름대로 감상(鑑賞)하는데 다르게 볼 수가 많이 있음.(망부석, 부처바위, 곰바위, 용두암 등)

거) 바위형

억세게 생긴 바위의 모양, 바닷가에 우뚝 솟아 파도(波濤)에 시달리는 제주(濟州)의 용두암(龍頭巖) 같은 바위, 산악(山岳) 가운데에 기차게 치솟은 입암(入岩)모양, 한 숲속에 기이(奇異)한 모양을 들어낸 괴석(怪石), 어떤 사연(事緣)이나 전설(傳說)이 담긴 바위나 망부석(望夫石) 등등 이러한 형상(形象)을 닮은 돌이 바위형이다.

2) 형상석(形象石)

물형석(物形石)이라고도 하며 이는 사람이나 새, 들짐승, 탑이나 초가 옛 유물 등 정감(情感)이 넘치는 어떤 형상(形象)을 특색 있게 닮은 돌로서 우스꽝스런 유머가 풍기고, 아름다운 동경(憧憬)과 옛 애환(哀歡)이 담겨 있는 아취(雅趣)가 있어야 한다. 작을수록 묘미(妙味)가 있다. 산수경석(山水景石)은 대자연(大自然)의 온갖 산수(山水)의 경치(景致)를 주제(主題)로 삼는 반면에 물형석(物形石)은 그 산수미(山水美)를 제외한 여타(餘他)의 다른 삼라만상(森羅萬象)의 무수한 형상(形象)들을 대상으로 닮은 돌이다.[단, 현대 문명(文明)의 이기(利器)는 수석(壽石)이 아님]

가) 탑석(塔石)

절에 가면 탑(塔)이 있다. 사리탑보다는 불국사(佛國寺)의 석가탑(釋迦塔) 모양으로 층층(層層)의 형(形)을 하고 있는 돌이다.

나) 인물석(人物石)

사람의 얼굴 형상(形象)을 닮은 돌이다.

다) 초가석(草家石)

초가집의 모양을 한 돌로서 지은 지 오래되어서 기둥이 휘어 금방이라도 넘어 갈 듯한 형상(形象)이 더욱 좋다.

3) 문양석(紋樣石, 紋石)

무늬석이라고도 하며 석면(石面)에 꽃, 구름. 나비, 짐승, 문자 나무, 곤충, 사람, 새, 짐승, 꽃, 산과 수풀, 별과 달 등 온갖 자연만상의 모양 등이 천연적으로 나타나는 무늬로 새겨진 돌이며, 그 무늬의 빛깔은 색채를 가질수록 좋다. 되도록 회화적(繪畵的)이며 시정(詩情)이 넘치는 우아(優雅)한 빛깔을 띤 것이 더 품위(品位)를 높인다. 이 무늬석에서 추상석을 추구하기도 한다.

가) 문자석(文字石)

돌의 표면(表面)에 문자(文字)가 새겨져 있는 돌이다.

나) 화문석(꽃돌, 花紋石)

돌의 표면(表面)에 꽃무늬가 있는 돌이다.(해바라기석, 국화석, 목단석, 장미석, 매화석 등)

다) 만문석(滿文石)

라) 월석(月石)

마) 운석(隕石)

바) 조류석(鳥類石)

4) 색채석(色彩石)

빛깔의 화려(華麗)하고 우아한 아름다움을 주로 감상(鑑賞)하는 돌이다. 특히 색채가 천박(淺薄)하거나 부옇게 불분명(不分明)해서는 안 되며, 될수록 기품(氣稟) 있는 고귀(高貴)한 멋을 풍겨야 한다. 이 색채석(色彩石)에 기묘(奇妙)한 문양(紋樣)이 담겨져 있다면 색채(色彩)와 무늬를 겸비(兼備)한 수석(壽石)이 된다.

5) 추상석(抽象石)

우리의 오랜 관념(觀念)에 박힌 전형적(典型的)인 어떤 무엇을 닮았다 하는 실상(實像)의 분야를 떠난 돌로서 무어라 표현 못할, 무엇을 닮지도 않은, 우리 주변의 사물과 동 떨어진, 그러면서도 강렬(强烈)한 인상(印象)과 깊은 감동(感動)을 불러 일으켜 마음속에 흡족감(洽足感)을 안겨주는 돌이 다 이에 속한다. 또 옛 선인(先人)들이 애완(愛玩)하여 오랜 세월에 걸쳐 전래(傳來)되어온 돌을 전래석(傳來石 : 由來石)이라 하는데, 이는 명인(名人)의 손길을 거쳐 온 확실한 근거(根據)가 있어야 한다.

6) 기타

가) 전래석(傳來石)

예로부터 내려오는 쉽게 말해서 대물림된 돌이라고 할 수 있으며 창경궁(昌慶宮)의 돌들이 전래석(傳來石)이라고 할 수 있다.

나) 미석(美石)

색깔이나 무늬가 영롱(玲瓏)하게 돋아나온 커다란 모암을 깨뜨려서 가공(加工)을 해서 만든 돌인데 이는 수석(壽石)이 자연미(自然美)를 추구하는 것에 반하는 인공(人工)이 가해진 것인데 사람들은 이런 것은 수석이 아닌 공예품(工藝品) 정도로 취급하기도 한다. 미석(美石)은 특이한 색채와 무늬를 품고 있는 모암(母岩)을 깨뜨려 연마기와 사포(砂布)로 갈고 닦아서 속에 숨어 있는 무늬와 색채를 돋보여 완상(玩賞)하는 돌로서, 수석(壽石)의 장르에서 벗어난 인공석(人工石)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수석(壽石)을 즐기는 가운데 이러한 미석(美石)을 흔히 아끼는데, 그 이유는 다채로운 색채와 꽃무늬 등 갖가지 기이(奇異)한 형상(形象)들이 신비롭게 돋보이기 때문이며, 관상석(觀賞石)으로 이용한다.

다) 정원석(庭園石)

수석(壽石)보다 한 단계 규모(規模)가 커서 실내에 놓고 보기에는 어려우나 정원(庭園)이나 뜰에 놓고 감상(鑑賞)할 수 있는 돌이다.

6. 수석(壽石)의 탐석(探石)

1) 유의사항(留意事項)

수석(壽石)이 나오는 곳은 정해져 있으며 아무데서나 산출(産出)되지 않으므로 수석(壽石)의 산지(産地)를 알아내어 탐석(探石)해야 한다. 주로 강기슭에서 많이 탐석(探石)되고 다음에 바닷가에서 탐석(探石)되며, 토중(土中)에서 기품(氣稟) 있는 수석감이 나온다.

한국 수석 산지는 100여 곳에 산재해 있는데 ① 남한강(南漢江) 일대 ② 문경(聞慶)·점촌(店村)의 농암천((農巖川) ③ 보성(輔成)의 제석산(帝釋山) 토중석(土中石) ④ 고성(固城)의 토중석(土中石) ⑤ 울산(蔚山) 일대와 경주(慶州)의 강줄기 등 기타 좋은 산지가 많다. 그리고 앞으로 남해(南海)·서해안(西海岸) 일대의 섬들에서 좋은 수석산지(壽石産地)가 개발될 가능성이 많다.

아래의 사항은 애석인(愛石人)이 꼭 지켜야 할 사항(事項)이다.

가) 천연기념물(天然記念物)에 영향을 주는 돌은 절대 탐석(探石)하지 않는다.

나) 물줄기가 달라질 정도의 위치에 놓여 있는 큰 돌은 탐석(探石)하지 않는다.

다) 지나치게 여러 사람이 몰려가 그 지역 주민(住民)들을 자극(刺戟)하고 폐(弊)가 되게 하지 않는다. 단체 탐석(探石)을 갈 경우에는 사전(事前)에 그 지역의 주민(住民)들과 연락(連絡)을 취하여 양해(諒解)를 받아야 한다.

라) 되도록 배낭에 넣을 정도로 탐석(探石)하고, 인부를 사거나 차에 싣거나 하여 부산을 떨지 말아야 한다.

마) 남의 집 돌담에 손대지 말아야 한다.

바) 공공적(公共的)인 강둑의 돌 등은 절대로 빼내지 않는다.

사) 산석(山石)을 채석(採石)하는 경우 그곳이 만약 개인(個人)의 사유지(私有地)라면 반드시 허락(許諾)을 받는다.

아) 함부로 나무를 상하게 하거나 나무뿌리 가까이를 캐거나 하지 않는다.

자) 큰 바위 등을 마구 캐지 않는다.

카) 탐석(探石)했다가 버린 돌은 되도록 원 상태로 해 놓는다.

타) 요즈음은 거의 대부분 수석(壽石)의 탐석(探石)을 제한(制限)하고 있는 실정이다.

2) 수석(壽石)의 탐석요령(探石要領)

가) 산지(産地)

세상 어디를 가든 돌이야 있지만 그 돌이 수석 감으로서의 자질(資質)이 있다고는 할 수가 없다. 돌도 나는 데가 따로 있는 것이다. 돌은 수석산지(壽石産地)에 가야 수석을 찾을 수가 있는 것이다. 마치 인삼밭에 가야 인삼을 찾을 수 있고 포도밭에 가야 포도를 따먹을 수 있는 이치와 같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간혹 가다가 산삼이 발견되고 야생포도가 발견되듯이 인삼밭이 아니고 포도밭이 아닌 곳에서도 삼이 나고 포도가 나듯이 수석도 산지가 아닌 곳에서 가끔씩 나기도 하지만 그런 곳을 산지(産地)라고 일컫기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

나) 탐석준비물(探石準備物)

수석인(壽石人)이 탐석을 나갈 때는 몇 가지 준비물(準備物)이 필요하다. 몇 가지 필수적(必須的)인 준비물은 수중(水中) 탐석(探石)을 하는 수준의 준비물이 아니라 보통의 탐석(探石) 시에 필요한 것들이다.

(1) 강돌 탐석(探石)

(가) 고무장화나 고무신(냇가 또는 물속을 찾을 때 편리하다)

(나) 끝이 넓적한 쇠갈고리, 피켈 등(물속에 있는 돌을 파낼 때 사용한다)

(다) 수중안경(물속의 돌을 찾을 때 쓴다)

(라) 작은 판자(板子)(물의 안정도를 본다.)

(마) 장갑(모래를 헤칠 때 쓴다.)

(바) 헝겊이나 신문 그리고 시멘트 포장지(둘을 포장할 때 필요하다.)

(2) 산돌 탐석(探石)

특히 필요한 것은 휴대용(携帶用) 삽과 지렛대이며, 흙을 털어낼 수 있을 정도의 쇠솔, 그리고 등산화 등이다. 또한 어떤 경우에도 갈아입을 속옷, 비옷, 물통, 플래시, 구급약(救急藥) 그리고 비상식량(非常食量) 등을 지참(持參)하여야 안전하다. 또한 배낭은 필수품으로, 돌을 넣어 짊어질 때에는 등이 아프지 않게 안쪽에 판자나 스펀지를 대면 좋다.

3) 탐석계획(探石計劃)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 어떤 경로로 탐석을 할 것인가를 미리 정하고 간다면 효율적(效率的)인 탐석(探石)이 될 것이다.

4) 탐석현장(探石現場)에서 탐석(探石)의 행태(行態)

좋은 돌을 얻기 위해서는 많은 수석사진(壽石寫眞)이나 전시회(展示會)를 찾아다니면서 보는 눈을 키우고 자기보다 먼저 입문(入門)한 선배(先輩)나 동호회(同好會)에 가입해서 활동하는 것이 보다 좋은 방법이다.

가) 밭에서 김매듯이

울산(蔚山) 주전(注田)이나 기장(機長) 일광(日光)같은 바닷가의 해석(海石)을 탐석(探石)하러 간 경우에는 김매듯이 뒤지는 방법이 효율적(效率的)이다. 김매듯 뒤지다 보면 수석(壽石) 감의 자질(資質)을 갖춘 돌을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다.

나) 느낌이 좋은 곳으로

탐석(探石)을 많이 하다 보면 느낌이 좋은 곳이 있다. 남한강(南漢江)과 같은 넓은 탐석지에서 탐석(探石)을 할 경우 위에서처럼 김매듯이 한다면 다 돌아 볼 수 없을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포인트라 생각이 되는 곳을 집중공략(集中攻略)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탐석(探石)은 고도(高度)의 인지(認知)에너지를 요(要)하는 것이기 때문에 탐석(探石) 후에는 정말로 피로함을 느낄 것이다. 하나의 돌을 탐석하여 그 돌의 연출(演出)을 생각하면서 탐석(探石)을 하는 것이 좋다. 물론 좋은 돌은 느낌이 있지만 어중간한 돌은 수반(水盤)이나 좌대(座臺)에 올려놓았을 때를 생각하면서 탐석(探石)을 한다면 그 많은 돌중에서 취사선택(取捨選擇) 하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배낭의 무게도 줄일 수 있는 방법도 될 것이다.

5) 탐석(探石)의 지혜(智慧)

가) 형(形)을 자세히 보고 다음에 석질(石質)을 보아야 하는데, 초심자(初心者)는 돌의 색깔에만 신경을 쓰기가 일쑤이다. 한쪽 면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면, 즉 전후좌우(前後左右) 상하(上下)의 여러 면으로 보아야 한다.

나) 여울에서 탐석(探石)할 때는 무릎 이상의 수심(水深)에서는 조심해야 한다.

다) 물길을 가로질러 갈 때에는 수면(水面)에 돌이 나와 있거나 수포(水泡)가 하얗게 일고 있는 곳을 택(擇)해야 한다. 물 밑의 돌은 빛의 굴절효과(屈折效果)로 실제(實際)와 다르게 매우 얕게 보일 때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라) 물길이 굴절(屈折)하고 있는 곳이라든가 고목(枯木) 밑, 또는 잡초(雜草)가 무성(茂盛)한 곳에서 의외(意外)로 좋은 돌이 나온다. 탐석(探石)에 가장 좋은 시기로는 이른 봄과 늦가을이 사계절(四季節) 중 가장 좋은 시기(時期)라고 할 수 있겠다. 여름에 삼복(三伏)더위의 폭염(暴炎) 아래서나 엄동설한(嚴冬雪寒)에서는 삼가는 것이 좋다. 냇가나 강에서의 탐석(探石)인 경우 수량(水量)이 그다지 많지 않고 춥지도 덮지도 않은 봄과 가을이 좋다. 산석(山石)인 경우에는 잡초(雜抄)가 무성(茂盛)한 계절(季節)을 피하고, 단풍(丹楓)이 끝날 무렵 즉, 풀잎이 시들어 지면(地面)이 잘 보이는 늦가을과 나무의 새싹이 돋기 시작하는 이른 봄이 가장 좋은 계절(季節)이라고 할 수 있겠다.

6) 강돌 탐석(探石)의 비결(秘訣)

강돌은 상류(上流)로 올라갈수록 거칠거나 모가 진 것이 많다. 반면 중류로 내려오면서 점차(漸次)로 돌은 패이고 씻겨 마멸(磨滅)된 상태(狀態)가 되고, 중류에서 하류로 내려감에 따라 차츰 둥글어 지고, 마침내는 자갈이 되고 만다. 그렇기 때문에 수석(壽石)으로써 적당한 물 씻김을 나타내는 것은 강의 발원지(發源地)에서 10km 정도 아래쪽이 좋다. 그러나 강에 따라서는 중류에서 오히려 좋은 돌이 나오는데 이것은 석질(石質)과 수질(水質)과의 관계인 듯하다. 주로 곰보석류의 돌은 상류에서, 경도(硬度)가 높은 돌은 중류에서 명석(明石)이 발견되곤 한다. 냇가의 돌은 대개 모래나 흙에 쌓여있고, 물속의 돌은 물때나 이끼풀 등에 싸여 있으므로, 수세미로 씻어보아 그 본래의 돌 갗을 확인해 보아야 한다.

돌이 발견되는 곳은 냇가, 강기슭의 풀 그늘, 물속 등인데 물줄기가 구부러진 지점 합수(合水)되는 지점 등에 비교적 여러가지 석질(石質)의 돌이 체적(滯積)되어 있는 수가 많다. 채집(採集)한 돌은 한군데 모아 표시를 해 두었다가, 나중에 취사선택(取捨選擇)하는 방법이 시간과 노력의 낭비가 없으며 현명(賢明)한 탐석방법(探石方法)이라고 할 수 있겠다.

7) 산돌 탐석(探石)의 비결(秘訣)

산에서 토중석(土中石)을 찾아내는데 있어 초심자(初心者)가 낮선 고장에 불쑥 찾아가 탐석(探石)한다는 것은 퍽 어려운 일이다. 되도록 현지사정(現地事情)에 밝은 동호인(同好人)이나 지역(地域) 애석인(愛石人)의 안내를 받는 것이 좋을 것이다.

대개의 경우 강기슭 경사면(傾斜面)의 뿌리 밑이나 판암대(板岩帶)가 무너진 곳에서 좋은 돌들이 모여 있는 것을 종종 발견하기도 한다. 가느다란 철봉 같은 물체를 이용 육감적(肉感的)으로 짐작이 가는 곳에 삽입해 그 끝의 감촉(感觸) 또는 원석(原石)에 붙어있는 회토(灰土)의 부착 등으로 미루어 찾아지는 것이다.

토중석(土中石)의 형상(形象)의 변화(變化)는 빗물이나 지하수의 작용 또는 식물의 뿌리에서 나오는 구연산의 침식(浸蝕)으로 인한 것이므로, 고목의 뿌리 아래에서는 형태가 재미있는 돌이 나올 가능성이 많다. 또한 토중석(土中石)은 회토(灰土)에 싸여 있으므로 망치로 가볍게 두드리고 솔로 털어 형(形)의 윤곽(輪廓)을 확인한 다음, 쓸 만하면 가지고 오도록 잘 선정(選定)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탐석(探石)할 때 흔히 쓰는 말로써 운(運)과 끈기 그리고 육감(六感)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 어느 원로(元老) 애석인(愛石人)은 탐석(探石)이란 노력과 육감이 각각이 30%씩 나머지는 40%는 운(運)이라고 말한다. 분명히 탐석(探石)에는 어느 정도 운(運)이 있다. 우연히 명석(明石)을 발견하였다는 예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보물찾기의 매력(魅力)이 있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운(運)만으로는 안 되고 노력(努力)이라고 할까. 찾아내려는 끈기와 인내(忍耐)가 필요하다. 어떤 이는 탐석(探石)을 가면 성급하게 마구 돌아다니지 않고 한군데 눌러 앉아 차분하고 끈기 있게 돌을 찾아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그리고 탐석(探石)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육감(六感)을 터득한다는 점이다.

수석(壽石)의 기본을 깨우친 다음 탐석(探石)을 거듭하여 몇 번의 체험(體驗)을 쌓으면, 육감(六感)은 자연히 몸에 익게 될 것이다. 어쩌면 그 육감(六感)이 훌륭한 명석(明石)을 찾아 줄는지도 모른다.

7. 수석(壽石)의 양석법(養石法)

애석생활(愛石生活)의 가장 깊은 경지(境地)라고 할 수 있다. 돌은 본래 생명(生命)이 없지만 수석(壽石)은 살아 있는 것으로 느끼는 정신으로써 행하는 것이 양석(養石)이다. 최근에 만들어진 도자기와 고려의 자기를 비교해 보면 그 풍기는 맛엔 현격(懸隔)한 차이가 있다. 형태(形態)는 비슷하여 외형의 아름다움엔 별 차이가 없다손 치더라도, 그 내용면에서 풍겨 나오는 맛은 아주 다르다. 즉 옛 도자기의 고색(古色) 고태미(古態美)란 요사이 도자기에서는 도저히 느낄 수가 없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새로 탐석(探石)해온 돌과 오래 묵은 돌을 비교해보면 역시 그 맛이 다르다.

새 돌은 한 맛이 나지만 오래 묵은 돌은 성숙(成熟)된 무르익은 기운(氣運)을 띠고 있다. 이것은 오랜 세월이 흐르는 사이에 고태미(古態美)를 품었기 때문이다. 주름살이 깊고 백발이 성성한 노인의 얼굴에서 인생의 깊이와 온후(溫厚)함과 완숙(完熟)한 인간미를 느낄 수 있듯이 수석(壽石)에서도 그러한 경지(境地)에 이르도록 하려면 오랜 세월의 양석(養石)이 필요하다. 이러한 양석과정(養石過程)을 체험함으로써 진정한 애석(愛石)이 이뤄진다. 양석(養石)이야말로 돌의 품격(品格)을 돋우어 감상가치(鑑賞價値)를 드높이는 종국(終局)이므로, 양석(養石)의 체험(體驗)없이 수석(壽石)을 다 안다고 말 할 수가 없다. 좋은 돌도 양석(養石)의 과정(過程)이 없으면 절대로 명석(明石)이 될 수가 없다.

1) 기초양석(基礎養石)

가) 햇볕이 잘 들고 통풍(通風)이 잘 드는 장소로 되도록 돌을 거꾸로 놓고 밑바닥을 일광욕(日光浴) 시킨다. 밑에는 나무 조각 등을 놓아 돌을 띄워둔다. 3개월 정도 햇볕에 쬐면 이번에는 뒤집어서 윗면에 햇볕이 쬐게 한다. 이렇게 돌을 말리고 그 다음에 물을 축인다.

나) 정원(庭園)의 선반(旋盤) 같은 곳에 놓고 밑에 나무젓가락 등을 깔아 준다. 물이 잘 스미는 모래땅이 있으면 그 위에 놓아도 되며 여기에서는 적절히 말리고 적당히 적신다. 즉 적어도 하루에 두 세 번은 흡족히 물을 주며 이렇게 하면 자연히 돌피부에 “애석(愛石)으로 인한 기품(氣稟)과 아취(雅趣)”가 풍기게 된다.

다) 어느 정도 풍화(風化)의 상태가 나타나면 다음에는 밑 부분을 위로 하여 양석(養石)한다. 역시 적당히 말리고 적시면 된다.

라) 양석(養石)의 효과가 있을 때 비로소 수반(水盤)에 넣고 관수(灌水)하여 양석(養石)한다. 이 때 이끼가 끼어 있는 정원석(庭園石)이나 고목(枯木) 옆에 놓으면 비교적 빨리 이끼가 낀다. 이상이 양석(養石)에 있어서의 대체적인 순서인데. 반드시 그대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다만 일단의 순서로 우선 일광(日光)과 통풍(通風)으로 말리고 그 다음 살수(撒水)함으로서 기품(氣稟)과 아취(雅趣)가 풍기도록 한다는 점에 유의 하여야 한다. 양석(養石)의 기간은 물론 석질에 따라 다르지만, 5년 정도는 걸리며 경질(硬質)의 돌일수록 오래 걸린다.

마) 해석(海石)인 경우에는 탐석(探石)이후 약간의 빙초산(氷醋酸)을 가미한 물에 하루 정도 담가서 돌의 표면(表面)에 붙어있는 불순물을 제거한다. 다음은 세제(洗劑) 즉 주방세제(廚房洗劑) 또는 세탁물세제(洗濯物洗劑)를 풀어놓은 물로 옮겨서 돌의 염분(鹽分)과 때를 완전히 제거(除去)하여야 양석(養石)의 효과를 제고(提高)할 수 있다.

2) 세부양석(細部養石)

가) 이끼 양석(養石)

이끼 양석(養石)을 하는 돌은 보통 석질(石質)이 떨어지는 수석(壽石)을 사용한다. 수반(水盤)에 돌을 놓고 하루에 몇 번씩 감상(鑑賞)하고 싶을 때마다 물을 부어가노라면 이윽고 자잘한 밀가루처럼 부드러운 이끼가 돌 표면에 돋아나온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오랜 세월에 걸친 시간의 영속성(永續性)이 필요하다. 사용하는 물은 지하수(地下水)나 깨끗한 냇물이 좋으며, 수돗물을 사용하려면 미리 다른 그릇에 담아 하루쯤 묵혀서, 소독약(消毒藥) 기운이 사라진 다음에 돌에 부어주도록 해야 한다. 수돗물의 소독약(消毒藥) 기운은 이끼의 생장(生長)에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쌀을 씻고 난 뒤의 쌀뜨물을 잘 사용하면 이끼가 잘 생장하여 이끼 생장(生長)의 촉진제(促進劑) 역할을 한다.

돌 놓은 수반(水盤)에 물을 계속 담아 놓으면 어느 세월(歲月) 사이에 물이 항상 닿아 있는 돌 부위에 흰 줄무늬가 생겨 보기 싫은 얼룩무늬가 생긴다. 그러므로 모래를 수반(水盤)에 깔고 계속 물이 잠기지 않은 상태로 양석(養石)하는 것이 좋다. 모래는 습기(濕氣)를 머금고 있기 때문에 이끼의 생장(生長)을 돕게 된다.

돌은 딱딱하여 이끼가 붙어 살아나기에 너무 긴 시간이 필요하여 모래에서부터 이끼가 생겨나도록 하면 이끼 양석이 빨라진다. 이끼가 양생(養生)되려면 물과 햇볕이 있어야 하며 바람이 잘 통하는 장소(場所)라야 한다. 이끼는 산 이끼나 물이끼처럼 굵은 것이어서는 안 된다. 밀가루처럼 가는 포자로 된 것 이어야 하며, 육안(肉眼)으로 보면 단순히 푸르스름하게 보일 뿐 이끼 알갱이가 구분되지 않는 미세(微細)한 것이어야 한다. 즉 수도가의 담벼락에 푸르스름한 것이 끼어있는, 그런 이끼 종류가 적당하다. 양석(養石)이 된 돌은 다른 장소로 자주 옮기는 것을 삼가는 것이 좋다. 급작스런 환경변화(環境變化)에 의하여 이끼 포자(胞子)의 발육(發育)이 불량해질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나) 물때 양석(養石)

수반(水盤)에 돌을 놓고 오랜 세월 물을 계속 뿌려주노라면 돌 갗의 색깔이 무척 고색창연(古色蒼然)한 모습으로 변해간다. 푸르스름한 이끼가 전혀 입혀지지 않았다하더라도 물때에 의해 고태(古態)스러운 색깔 변화가 있으므로 손길 조심이 필요하다. 비록 이끼가 입혀지지 않았더라도 고무호스로 물을 세게 뿌려준다든지 하면 입혀진 물때가 씻길 수도 있으니, 이끼양석(養石)을 행한 돌에 물을 가볍게 뿌려 주듯이 조심스레 물을 주어야 한다. 특히 이끼양석(養石)을 하고 있는 돌에 물을 마구 뿌려주어 이끼 포자가 떨어져 나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물때를 입히는 양석(養石)에 있어서도 물을 가볍게 주어야 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이끼가 조금 생기다가 소멸(消滅)된 것이 그냥 돌 표면에 남아 있어갖고 물때와 더불어 고색(古色)을 돋우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물때를 입힌다 하여 더러운 물이나 찌꺼기가 있는 물을 주어서는 안 된다. 이런 불결한 물을 계속 줄 것 같으면 돌 표면이 지저분해 진다. 항상 깨끗한 물을 주어야 한다. 물때양석(養石)은 이끼양석(養石)보다 오랜 시간이 걸린다.

다) 애무(愛撫)로써의 양석(養石)

애무(愛撫)로 하는 돌은 좌대(座臺)에 올린 돌로써 손으로 어루만진다든가 헝겊으로 닦아주는 과정(過程)을 거쳐 양석(養石)이 된다. 즉 고태(古態)의 때깔을 점점 입어가는 것이다. 양석(養石)을 빨리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기름칠을 마구 해대어 고색(古色)을 돋우어보려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러한 행위는 삼가야 한다. 인공(人工)에 의해서 고태(古態)를 나타냈다는 냄새가 풍겨서는 안 된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모습으로서의 고태미(古態美)가 우러나와야 한다. 즉 인공(人工)을 가하지 않은 양석(養石)이란 사실이 나타나야 한다. 굳이 기름칠을 해서 색깔이 돋보이려 한다면 결코 지나치지 않도록 인공(人工)이 가미(加味)되었다는 흔적(痕迹)이 보이지 않도록, 자연스러운 모습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연에의 신뢰(信賴), 이것이 수석(壽石)에서의 아주 중요한 정신(情神)이다. 경박(輕薄)스런 인공(人工)이 가해졌다는 자취가 물씬 풍긴다면 자연에의 신뢰(信賴)를 감퇴(減退)시킨다. 마구 기름칠을 해서 고태미(古態美)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참된 고태(古態)는 긴긴 세월(歲月)이 자연스럽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8. 수석(壽石)의 관리(管理)

손질을 잘못하게 되면 돌의 피부(皮膚)를 상하게 되므로 세심(細心)한 주의(注意)가 필요하다.

처음부터 와이어 브러시를 사용하려 하지 말고 우선 부드러운 솔로 때를 제거(除去)하여야 한다. 그러나 부드러운 솔로 때가 잘 지어지지 않을 경우에는 쇠솔(와이어브러시)을 쓰게 되는데 이때는 돌의 질(質)을 잘 살펴야 한다. 즉. 돌의 질(質)이 쇠보다 강할 경우에는 사용하여도 무방(無妨)하지만 약한 경우에는 돌의 피부(皮膚)가 상(傷)하므로 이런 방법은 쓰지 말아야 한다. 강(强)한 질(質)의 돌이라도 주름 굴곡이나 변화(變化)가 심한 돌, 또는 곰보피부석 등은 자칫 파손의 우려가 있으므로 가급적 쇠솔을 사용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또, 수산(蓚酸)이나 염산(鹽酸) 등 약품(藥品)을 사용하거나, 물에 삶는 사람도 있는데, 이런 방법은 피하는 것이 좋다.

돌의 색(色)이 퇴색(退色)되거나 심지어 녹는 경우(석회석질 등)등 변질(變質)이 되거나. 돌의 생기(生氣 - 이런 기운은 돌을 많이 다루다 보면 느끼게 됨)가 죽게 되는 경우(境遇)가 있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공기(空氣)가 잘 통하는 집밖에 내다 놓고, 하루에도 몇 번씩 물을 뿌려 주고 햇볕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햇볕양석(養石)이라 하는데. 시일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지만, 풍화작용(風化作用)에 의해 깨끗이 때가 제거된다.

수반(水盤)에 앉히는 돌은 이렇게 깨끗하게 닦는 것만으로도 모든 손질이 끝나게 되지만, 좌대(座臺)에 앉히는 돌은 물기가 마른 상태에서는 희끄무레해지므로 색감(色感)이 돋아나는 방법(方法)을 강구하게 된다.

원칙은 돌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오랜 세월동안 하염없이 쓰다듬다 보면 손때가 묻어 저절로 색감(色感)이 살아나지만 바쁜 현대인의 생활습성상(生活習性上) 급히 감상(鑑賞)하고 싶은 마음에 기름칠이나 왁스칠을 하게 된다.

현재 수석계(壽石界)에서는 기름칠 등을 하는 정도는 손질의 범주(範疇)로 허용(許容)되는 경향(傾向)이지만, 고집스레 거부(拒否)하는 분들도 있다.

기름칠을 하더라도 기름에 집어넣었다가 꺼내 놓듯이 많이 하지 말고, 손바닥에 조금 묻혀서, 돌을 쓰다듬듯이 하는 정도로 끝내야 한다. 좋은 질(質)의 돌은 한번만 칠해 놓아도 항상 그래도 있기 마련이다.

기름도 아무 기름이나 마구잡이로 사용하면 안 된다. 들기름 등 일부 기름은 칠을 하면 돌에 코팅이 되는 것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요즈음은 어린이들이 목욕 후 몸에 발라주는 베이비오일(baby oil)을 많이 사용하며, 제일 좋은 방법은 호두나 잣씨를 까서 그것으로 돌의 표면(表面)을 문지르는 것이다.

사포(砂布)로 돌의 표면을 갈아 내거나. 못생긴 부분을 조아 내거나, 약품(藥品)으로 변형(變形) 시키든지 하는 것은 손질의 한계(限界)를 벗어난 것이므로 절대 허용(許容)되지 않음을 명심(銘心)하여야 한다.

보기 좋은 부분만 잘라낸 절단석(切斷石)도 일부 수석인이 소장(所藏)은 하고 있지만 옛날 수석(壽石)의 정의(定義)가 정립(定立)되기 전에 이뤄진 것들이며 이제는 거의 대부분의 수석인들이 이를 피하고 있다. 밑을 잘라내지 않았으면 명석(明石) 소리를 들을 돌들이 절단(切斷)되는 바람에 못쓰게 된 우(遇)를 범한 것은 일본수석을 잘못 받아들인 결과였으며, 지금은 대부분의 수석인들이 기피(忌避)하기 때문에 보기가 힘들어졌으니 다행스런 일이다. 또 돌에 물감을 들이거나. 니스 칠을 하는 것은 절대 허용(許容)되지 않는 일이다.

기름이나 왁스칠을 한 돌을 오랜 동안 햇볕에 내다 놓으면 원상복구(原狀復舊)가 되는 점과 비교(比較)가 될 것이다.

9. 수석연출법(壽石演出法)

1) 좌대(座臺)

나무받침을 만들어 수석(壽石)을 오려 놓는 방법도 있으나 좌대(座臺)는 단순히 돌을 그냥 앉을 만하게 조각(彫刻)하는 것이 아니라 수석미를 돋보이게 하는 작품으로 만들어야 한다. 좌대(座臺)는 안정감이 있어야하며 돌의 크기에 견주어 좌대(座臺)가 너무 작다거나 너무 얄팍하면 불안해 보인다. 좌대(座臺)를 조각(組閣)할 때 주의할 점은 돌의 가장자리에 결함(缺陷)이 있으면 이를 감추기 위해 나무를 돋우어 주고, 좋은 가장자리를 살리려면 그 부분에 홈을 내려 파낸다. 곧 좋은 무늬가 밑 부분에 박혀 있어 일직선으로 조각(組閣)하면 그 무늬가 절반쯤 파묻힐 경우, 그 부분만을 더 파내려가 무늬가 다 드러나도록 한다.

좌대(座臺) 재료(材料)에는 흔히 값싸고 칼질이 쉬운 나왕목, 마티카, 피나무 따위가 쓰인다. 이 나무들은 물러서 갖가지 형태를 마음대로 조각(彫刻)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실제로 좌대(座臺)에 썩 좋은 재료는 아니다. 좌대(座臺)로 좋은 나무는 단단하고 윤기(潤氣)가 나며 품격(品格)이 돋아나는 나무이다. 건조(乾燥)된 후에 비틀리지 않고 터지지 않으며 부딪쳐서 흠집이 생기지 않아야 한다. 문지르면 윤택(潤澤)이 흐르고 결의 무늬도 도와야 한다. 가장 좋은 재료는 대추나무, 참죽나무, 괴목(槐木) 따위이며 그 다음으로 벚나무, 감나무, 밤나무가 좋다, 좌대(座臺)의 모양은 우선 소박하고 자연스러우며 품위(品位)가 있어야 한다. 너무 야단스럽게 꿈틀거리는 모양이나 요란한 무늬를 새겨 넣으면 돌의 운치(韻致)가 감소된다.

2) 좌대(座臺) 만들기 1(최동은)

수석 연출물이라 하면 좌대와 수반을 우선적으로 꼽는다. 그 어떤 수석도 좌대나 수반 위에 올려놓아야 비로소 온전한 멋과 품위를 지니게 된다. 일반적으로 수석좌대를 깎으려면 몇 가지 작업에 필요한 도구도 갖추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만만찮은 솜씨가 있어야 하므로 전문가가 아닌 사람으로서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수석취미의 경륜이 쌓여 좌대에 대한 안목이 트이고 또 좌대 값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입장이 되면 한번쯤 좌대를 직접 깎아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또 남의 솜씨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내 솜씨도 한번 자랑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수석 경륜이 쌓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수석좌대 만들기에 필요한 도구 : 좌대목, 톱, 샌드페이퍼, 조각도, 락카

가) 좌대목에 대하여

(1) 좌대목의 종류

수석좌대에 쓰이는 중저가 좌대목 중 소나무 종류로는 국내산 육송, 인도네시아산 스프르스, 캐나다산 다그라스 등이 있다. 이들 소나무 종류의 나무는 수석좌대로서 크기가 큰 대작용(大作用)으로 많이 사용된다. 국내산 육송은 무늬의 변화가 많고 색감이 좋아 장점이 많지만 대작(大作)을 제작할 만한 굵은 것이 드물어 대작(大作)에 활용할 수 없는 것이 단점이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대작좌대를 만들 일이 별로 없으므로 걱정할 일은 없다. 인도네시아산 스프르스는 무늬가 잘고 단순하여 국내산 육송보다는 미적으로 질이 떨어지지만 굵은 나무가 많아 중품이나 대작 좌대 제작에 흔히 쓰이고 있다. 캐나다 산 다그라스의 경우 나이테는 강도가 높고 다른 부분은 약질이어서 불로 태우면 나이테 무늬가 아주 선명하게 드러난다. 중대 작에 흔히 이용되며 비교적 값이 비싼 재료에 속한다.

고급 좌대목으로는 흔히 느티나무(괴목 혹은 귀목으로 불린다), 참죽, 대추나무, 향나무, 흑단 등이 있는데 이 밖에 느릅나무, 단풍나무, 호두나무, 살구나무 돌배나무 등도 쓰인다. 이들 나무는 일반적으로 강질이고 색상이 고운 반면에 귀한 재료이고 조각하기에 쉽지 않다.

느티나무는 좌대목으로 최상급에 속하는 재료인데 전국 각지에서 생산되며 특히 충청도와 전북 지역에서 많이 생산되고 있다. 느티나무는 수령이 수십 년에서 수백 년에 이르는 고목이 대부분이고 보호수로 지정되어 법적으로 보호받는 나무들이지만 댐 건설로 인한 수몰지역, 도로공사 현장 등 개발지역에서 제한적으로 생산되고 있다. 느티나무는 재질이 매우 단단하여 은은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색감과 고태미 흐르는 문양이 특징이다. 표면을 곱게 문지르면 칠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광택이 난다. 고급 좌대목으로 최상이지만 재질이 단단하여 일반인들이 조각하기에는 쉽지 않으며 고급인 만큼 값이 비싸 일반인들이 사용하기에는 적당하지 않을 수도 있다.

참죽나무는 전라북도 지역에서는 울타리 목으로 흔히 심어져 있는데 화사한 붉은색 물결무늬가 무척 아름다운 재료목이다. 느티나무보다 강도가 약하지만 다루기가 쉽고 조각도가 잘 먹어 목공예에 있어 좋은 재료목이다.

흑단나무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생산된 것을 주로 수입하여 사용하고 있는데 까만색으로 색감이 좋고 아주 단단하여 소품 수석좌대로 일찍부터 각광받아 온 좌대목이다. 이 흑단나무는 해석의 좌대로 가장 잘 어울리며 아주 단단하여 문지르면 은은한 윤택이 난다.

대추나무는 박달나무와 함께 강도가 아주 높은 단단한 나무다. 붉은 기가 도는 대추나무 특유의 색상은 보는 이로 하여금 환상에 빠져들게 한다. 그래서 고급 가구에 가끔 사용되어 그 진가를 보여주기도 한다. 가공할 때 표면을 잘 문질러 주면 칠을 할 필요가 없을 만큼 고운 색상과 광택이 난다. 그러나 원목에서 재료목이 되기까지 장기간 건조가 필요한데 자칫 건조 상태가 불량하면 뒤틀리고 갈리지는 단점도 있다. 또 강도가 높은 만큼 가공하기가 그만큼 쉽지 않다.

향나무는 국내산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외국에서 수입되고 있다. 국내산 향나무는 질기고 탄성이 높으며 색상이 매우 곱지만 흔하지 않아 구입하기가 쉽지 않다. 반면에 외국산 향나무(대부분 미국산)는 연한 붉은 색이 돌고 재질이 약하지만 가공하기가 쉬어 좌대목으로 가장 많이 사용된다.

마디카는 일찍부터 좌대목으로 각광받아 온 가장 흔하고 가장 많이 사용되는 좌대목이다. 재질이 부드럽고 색상이 단순하여 일반적으로 칠을 하여 사용하고 있다. 가장 흔히 이용되고 구하기 쉬운 만큼 장점도 많지만 재질이 약하고 유색 칠을 하여야 하며 비교적 고급스런 느낌이 덜하여 품위가 떨어지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2) 좌대목의 건조공정

좌대목으로 사용하려면 오랜 건조기간이 소요된다. 이 건조공정은 뒤틀림이나 균열을 방지하고 나무 고유의 색감과 무늬를 아름답게 한다. 일반적으로 고사목이 벌목보다 훨씬 색감과 질감이 뛰어난데 그 까닭은 자연 상태에서 충분히 건조되었기 때문이다. 느티나무와 대추나무 등은 고사목과 벌목한 나무 간의 색감이 엄청난 차이를 보이는데 당연히 고사목이 훨씬 좋다. 느티나무는 3년, 참죽나무는 2~3년 이상을 건조해야 비로소 고유의 색상이 나타난다. 대추나무는 적어도 5년 이상 건조해야 그 특유의 색감이 완전하게 살아난다. 소나무 종류는 벌목한지 적어도 1년 이상 자연 건조를 시켜야 하고 제재를 한 경우는 6개월은 그늘에서 건조를 시켜야 균열과 변형이 발생하지 않는다.

가구용 목재의 경우 증기로 찌고 건조실에 인공건조를 시키는데 이 방법은 한꺼번에 대량의 재료를 조달하는 방법이기는 하지만 나무 고유의 색감이 살아나지 않는 등 자연건조 방법에 비해서 질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자연건조에서 소요되는 시간을 절감하기 때문에 다량 생산을 위해서는 불가피하다고 할 수 있겠다.

건조방법에는 전술한 바와 같이 자연건조와 인공건조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수석좌대목인 경우 자연건조 방법을 통해 건조한 재료를 쓰는 것이 좋다.

(3) 좌대목의 선택

좌대목은 수석에 따라 선택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좌대에 앉힐 수석이 중품(中品)이나 대작(大作)일 경우는 소나무 계열의 좌대목을 쓰는 것이 좋다. 또 수석의 형태와 색감, 그리고 중량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면 해석의 경우는 유려한 선과 살가운 맛의 피부질감을 살려주기 위해서 보일 듯 말 듯 한 작은 크기의 흑단좌대가 제격이고 거북이등 모양의 구갑석인 경우 소나무 계열의 다그라스가 좋다. 또 청송 꽃돌의 경우처럼 화려한 색상과 매끄러운 피부를 가진 돌인 경우 그 품위에 걸맞게 귀목으로 좌대를 깎는 것이 좋다. 물론 고급 좌대목은 재료 구입비도 만만치 않다. 일반적으로 10×15cm 크기의 돌 정도라면 칠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마디카 나무나 향나무도 좋다. 귀목이나 흑단 같은 고급목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이용하고 초보일 때는 향나무나 마디카 나무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할 때가 많다.

왜냐하면 우선 나무가 연질이어서 조각하기가 쉽고 잘못되었을 경우 폐기를 해도 비용 면에서 부담이 덜 되기 때문이다. 느티나무나 흑단나무의 경우 재질이 단단하여 조각하기도 그만큼 어렵고 잘못되어 버리게 되면 그만큼 비용이 많이 드는 셈이 된다. 내손으로 좌대 깎기는 결국 비용절감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나) 좌대제작에 필요한 도구

좌대제작에 필요한 도구로는 일반적으로 목공예에 소용되는 도구들이 필요하다. 나무를 절단하는데 필요한 톱과 칼이 필요하고 파내기 작업에 필요한 끌과 조각도(환도, 평도, 이도, 각도, 환각도 등)와 고무망치가 있어야 한다. 마름질 도구로는 그라인더, 줄칼, 샌드페이퍼 등이 필요하다. 좌대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좌대공장이나 수석가게에는 자동기계를 많이 사용하는데 일반인들은 고가의 기계를 구입할 필요는 없고 기본적인 목공예 도구들만 구입하여 사용하면 된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마티가의 경우 칠을 해야 하는데 이때는 칠을 하기 위한 도구도 필요하다. 수석좌대의 경우 소량의 락카만 있으면 되므로 칠을 하기 위한 도구는 큰 비용을 들이지 않는 수석좌대의 경우 칠감으로는 흔히 락카칠(유광, 무광)을 많이 하는데 느티나무나 대추나무, 흑단 등 고급목은 나무 고유의 색감을 살리기 위해 고운 사포(샌드페이퍼)로 문지른 다음 락카칠을 하는 대신 동백기름이나 베이비오일, 잣기름 등을 발라 광택을 내기도 한다. 고급목인 경우 칠을 하더라도 무광 락카를 칠하여 나무 고유의 색감과 무늬를 살려주는 것이 좋다.

다) 좌대제작의 기본 이론

수석좌대는 말 그대로 수석의 앉음 자리이다. 수석은 좌대에 앉음으로서 일개 돌의 신분을 벗어나 감상의 대상이 되는 수석으로 지위가 격상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하여 좌대가 수석보다 훨씬 돋보이고 눈에 띈다면 이것은 수석을 위한 좌대가 아니라 좌대를 위한 좌대가 되기 때문에 가급적 수석좌대는 수석을 돋보이게 하는 수준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예식장에서 신부보다 들러리가 더 화려하게 치장을 해 예쁘게 보인다면 그건 별로 좋은 일이 아니듯 어디까지나 좌대는 수석을 위한 부대물에 지나지 않는다. 좋은 좌대란 그저 수석을 돋보이게 하는 정도라야 한다. 너무 화려한 색상의 좌대목을 선택하거나 별난 색을 칠하여 수석의 본래 풍류와 멋을 반감시키는 일은 삼가야 한다. 또한 조각에 있어서도 복잡한 문양과 장식은 그 자체로 솜씨자랑은 될 수 있을지언정 수석을 돋보이게 하는 좌대의 기본을 무시하는 처사가 되므로 좌대 제작에 있어 주의할 점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수석좌대의 디자인에 있어서 과연 한국적인 멋과 풍류가 무엇인지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의 오랜 목공예품과 고가구 등을 연구하여 그 디자인을 수석좌대에 접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전통에는 반드시 오랜 국민적 정서와 사상이 배어 있기 마련이고 그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귀감으로 삼아야 할 문화유산이기 때문이다.

라) 좌대제작의 실제

이제 구체적인 좌대제작을 시도해 보자

(1) 본뜨기

좌대에 앉을 수석을 좌대목 위에 올려놓은 다음 4B연필이나 분필 따위로 대강 돌 주위를 따라 형태를 그려 나간다.

(2) 파내기

끌이나 조각도를 이용하여 나뭇결을 따라 파낸다. 돌의 밑자리를 고려하여 얼추 비슷한 깊이로 파들어 가다 돌 밑면에 먹지를 대거나 숯칠을 한 다음 눌러보아 묻어나는 자리를 파들어 간다. 밑자리를 잘 파 좌대와 돌이 꼭 맞아야 하는데 그래야 돌이 흔들리지 않고 안정되며 보기에도 좋다. 공간이 뜨면 서툰 솜씨가 단박에 드러나 보기에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돌이 굴러 떨어져 기물을 파손할 염려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밑자리 파기는 세심한 정성으로 아주 정교하게 진행해야 한다. 대충 20~50회 이상 돌을 앉혔다 들어냈다 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흔들림이 없고 빈틈없는 돌의 앉음 자리를 완성해야 한다.

(3) 테두리 도려내기

수석의 외곽선을 신중히 고려하여 일정한 넓이로 테두리를 딴다. 일반적으로 실톱으로 이 작업을 하는데 요즘은 기계톱으로 하는 경우도 많다. 이 테두리를 도려 낼 때는 반드시 좌대의 발이 있을 위치와 크기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발이 있어야 할 부분을 잘라내면 안되기 때문이다.

(4) 몸통 정하기

좌대의 몸통 정하는 데 있어 우선적으로 돌의 생김새가 고려되어야 한다. 좌대의 높이는 대충 수석의 1/5이 알맞다. 커도 1/4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고 전체 모양이 각진 모양보다는 둥근 선이 되게 하는 것이 좋다. 수석이란 오랜 세월 동안 물에 씻기고 모래와 자갈, 흙 속에서 마모되면서 마지막 남은 부분이기 때문에 각진 부분이 별로 없다. 따라서 좌대도 각이 지거나 모나게 되면 수석과 어울리지 않을 경우가 많다. 전후좌우의 여백은 알맞게 있어야 시원스런 느낌과 함께 안정감이 있어 보여 좋다. 여백미가 없는 한국화를 상상할 수 없듯이 수석의 좌대에 있어서도 알맞은 여백이 있어 수석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여야 한다.

(5) 다리 만들기

다리의 위치는 전후좌우 중 바깥쪽으로 뻗어 나온 곳과 균형상 힘이 쏠리는 부분에 만드는 것이 좋다. 다리의 수가 너무 많지 않도록 해야 하고 생김새도 가급적 단순하면서도 선의 유려한 아름다움이 나타나게 하는 것이 좋다. 다리의 수가 많거나 요란하게 조각하면 수석을 감상하는데 시선이 분산되어 좋지 않다.

(6) 마무리

좌대의 모양이 다 갖추어지면 목공용 줄칼이나 샌드페이퍼 등으로 표면의 거친 부분과 조각칼이 지나간 흔적, 톱자국이 있는 부분을 갈아낸다. 샌드페이퍼의 경우 거친 것을 먼저 사용하고 마지막에 고운 것을 사용한다. 샌드페이퍼로 표면을 갈 때는 먼지가 다량 발생하는 데 환기가 잘 되는 곳에서 이 작업을 하는 것이 좋다.

칠을 할 경우 소나무와 향나무 계열은 락카칠을 하는데 10~13회 이상 조금씩 건조시켜 가면서 반복하여 곱게 칠해야 한다. 괴목이나 질감이 좋은 고급목의 경우 무광의 락카칠을 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개 동백기름이나 베이비오일, 잣기름을 발라 자연스런 나무 고유의 질감과 색감을 살리는 것이 더 좋다.

백문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는 말이 있다. 백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것만 못하다는 말이다. 백견이 불여일행(不如一行)이라는 말이 이 경우에 더 합당하지 않나 싶다. 그렇다. 좌대를 손수 깎을 줄 아는 사람인 경우 필자의 이 글은 약간의 도움은 될지언정 의존할 만큼 그 의미가 크다 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좌대를 전혀 모르는 사람인 경우 무슨 말을 하는지 또한 이해가 되지 않을지 모르겠다. 이럴 경우 백문(百聞), 백견(百見)이 불여일행(不如一行)이라는 말을 정말 옳은 말일 것이다. 좌대 제작에 관하여 전혀 처음인 사람인 경우 실제로 좌대를 제작하는 현장을 한번 구경하기 바란다. 한번만 구경하면 아하! 하면서 이해가 될 것이다. 보고나서 한번 시도해 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이 글은 월간 수석문화 1998년 8월 호에 게재하였던 내용임)

3) 좌대(座臺) 만들기 2(김용한)

수석의 연출에는 몇 가지 방법이 있으나 크게 수반 연출과 좌대 연출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수반 연출은 기본적으로 수반과 모래로서 수석을 연출하여 감상하는 방법인데 연출이 비교적 쉽고 비용이 덜 드는 등 좋은 장점이 있다. 반면에 좌대 연출은 그 돌에 맞는 좌대를 일일이 깎아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든다. 그러나 수반 연출은 수반의 면적이 넓어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문제점이 있다. 세세하게 따지면 수반 연출이나 좌대 연출은 돌의 특성에 따라 나름의 장점과 단점이 다 있지만 좌대 연출의 좋은 점은 돌의 특성에 맞추어 좌대를 깎아 놓으면 진열에 있어 면적도 크게 차지하지 않으면서 장식의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수석좌대를 만드는 데 있어 가장 좋은 방법은 좌대를 전문적으로 깎는 수석가게에 돌을 맡기는 방법인데 이렇게 하면 수공비용이 들기는 하지만 편하고 보기 좋은 좌대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는 소장자의 의도와 다르게 만들어진 좌대를 보고 실망하는 경우도 있고, 많은 돌을 맡기자면 비용도 만만치 않다.

소장자가 직접 좌대를 깎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 소장자가 직접 좌대를 깎을 수 있게 되면 몇 가지 면에서 좋은 점이 있다. 우선 가장 큰 장점은 탐석을 할 때부터 돌을 보는 관점이 달라진다. 그저 좋은 돌이랍시고 줍는 것이 아니라 탐석한 돌의 장점은 무엇이고 어떻게 연출하면 이 돌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겠다는 안목이 생기게 된다. 그리고 비용도 많이 절감할 수 있다. 물론 좌대를 잘 깎으려면 상당한 안목과 숙련된 기술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좌대 깎는 그 자체가 하나의 취미생활로 손색이 없으므로 한번쯤 시도해 보는 것도 나쁠 것이 없다. 또 좌대 깎는 기법도 그리 어렵기만 한 것은 아니다. 수석취미생활이 완전해지자면 어차피 수석의 연출에 있어서도 일가견(一家見)을 지녀야 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도 손수 좌대를 깎아 볼 필요는 있다.

지금 소개하는 내용은 손수 좌대를 깎아 보겠다는 분들이 참고 할 만한 것이다. 이 내용을 소개하는 데 있어 협조해 주신 분은 취미수석회 김용한 회장인데, 소장석의 좌대는 모두 손수 깎는 것으로 유명하다. 많은 연구를 하였고 반복되는 과정을 통해 지금은 전문가가 되었지만 이 분은 좌대 깎는 것 자체를 일종의 취미로 여기며 탐석 이상의 즐거움을 느낀다고 한다.

그러면 손수 수석좌대를 깎으려는 분들을 위해 내용을 소개해 보자

가) 좌대목의 선택

좌대목의 종류는 다양한데 처음 좌대를 깎는 분들은 마디카나 향나무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다른 나무는 재질이 너무 단단해 조각을 하는데 애로점이 많다. 향나무는 돌의 색상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데 필자의 견해로는 향나무보다 마디카가 구하기 쉽고 다루기가 편해 권하고 싶다. 마디카는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대부분 칠을 해야 하는 점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처음 좌대를 깎는 분들에게 있어 칠을 한다는 것은 상당한 주의를 필요로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좌대목은 가까운 목공예 점에서 구할 수 있는데 필자의 경우 한양대학교 근처의 목공예 점에서 마디카 나무와 로즈 나무를 구한 적이 있다. 좌대목을 구할 때는 돌에 따라 밑자리를 깊게 파야 하는 경우도 있고 돌의 높이에 따라 좌대의 높이도 정해지므로 나무의 두께를 다양하게 구입하는 것이 좋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양을 구하면 비용도 비용이려니와 관리에 애로가 생기므로 조금 비싸더라도 조금씩 구해 좌대를 깎아가면서 필요할 때 구입하는 것이 좋다. 좌대목은 반드시 건조한 응달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직사광선이 내려쬐거나 습한 곳에 두면 나무에 변형이 생길 수도 있고 곰팡이가 피거나 썩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 좌대 만들기에 필요한 준비물

조각도, 줄톱
쥐꼬리톱, 고무망치
먹지, 사포

이 외 구두를 만들 때 사용하는 구두칼도 있으면 좋고, 칠을 할 때 필요한 도구가 더 필요하다.

조각도는 이도, 환도, 각도 등이 들어있는 세트를 구입하는 것이 좋다. 문방구에서 학생용으로 판매되는 것은 날이 금방 무뎌지고 약해서 사용할 수 없다. 목공구판매점에는 다양한 종류의 조각도가 있는데 전문 목공인들이 사용하는 것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서울의 경우 을지로나 청계천 일대의 목공구 판매점에 가면 저렴한 값으로 좋을 재질의 조각도를 구입할 수 있다. 가격은 대충 2~3만 원 대이다.  줄 톱과 쥐꼬리톱은 나무를 자를 때 사용하는데 꼭 필요한 도구이다. 이 도구 역시 목공구 점에서 판매한다. 고무망치는 좌대의 밑자리를 파낼 때 먹지를 대고 돌을 가볍게 두들기는데 필요하다. 쇠망치나 너무 단단한 물건을 사용하게 되면 돌에 손상이 생기므로 꼭 필요한 도구라 할 수 있다. 먹지는 밑자리를 파낼 때 꼭 필요한데 문방구에서 판다. 사포는 목공구점이나 사포(샌드페이퍼) 전문 판매점에서 파는데 80번에서 400번 정도의 것을 고루 준비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800번 정도의 사포도 필요한데 조각도가 무뎌졌을 때 숫돌 대신 날을 세우는데 사용할 수 있다.

다) 기본적인 환경

좌대를 깎다보면 많은 먼지와 나무 부스러기가 발생한다. 더구나 사포질을 할 때는 엄청난 양의 먼지가 부유하게 된다. 부득이 실내에서 작업해야 할 경우는 환기가 잘되고 먼지가 앉음으로서 더렵혀지거나 손상되는 물건이 적은 곳을 택해야 한다. 그리고 몇 시간 만에 좌대가 완성되는 것이 아니므로 며칠을 두고 작업을 해도 괜찮은 그런 곳을 택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1) 구상(좌대를 깎기 전에 돌을 찬찬히 살펴보고 깎을 좌대의 모양을 미리 구상해야 한다.)

좌대를 깎기 전에 먼저 돌의 생김에 따라 좌대의 모양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 두어야 한다. 나무를 깎아가면서 좌대를 만들게 되면 전체적인 균형이 일그러지거나 중도에 싫증이 나서 포기하게 되기도 한다. 처음 좌대를 깎는 경우에는 절대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 수년간 숙련된 분들의 솜씨를 한 번에 따라가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처음 좌대를 깎는 분들은 멋을 부리기보다는 단순하면서도 좌대의 기본을 잘 지키는 것이 좋다.
돌의 생김을 면밀히 관찰하는 과정이 우선되어야 하는데 오랜 수석인의 경우 탐석할 때 이미 연출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무리가 없지만 초입자는 그렇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돌의 생김을 잘 살펴보고 석보나 수석잡지를 참고하여 비슷하게 생긴 돌의 좌대가 어떻게 만들어져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머릿속에 좌대의 모양이 완전히 그려지지 않는다면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시작을 해놓고 마무리를 짓지 못하거나 완성을 했다 해도 그리 보기 좋은 좌대가 아닐 경우 실망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때 돌의 높이에 따라 알맞은 두께의 나무를 좌대목으로 사용해야 할 것이다.

(2) 윤곽선 그리기(윤곽선을 그려 나갈 때는 아주 정확하게 그려나가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돌과 좌대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는다.)

구상을 하고 나서 좌대목이 선택되면 나무에다 돌을 올려놓고 윤곽선을 그려 나간다. 윤곽선을 그릴 때는 돌이 앉아 있을 그 모양대로 그려 나가야 한다. 밑자리를 잘못 그리면 나중에 돌과 좌대가 서로 어긋나 틈이 생기게 된다. 돌을 반듯하게 하여 연필을 가급적이면 수직으로 세워 그리는 것이 좋다. 숙련된 분들은 작업을 해나가면서 바로잡을 수 있지만 초입자의 경우는 그것이 어렵다. 따라서 처음부터 아주 정밀하고 정확하게 작업을 해나가는 것이 좋다. 윤곽선이 잘못 되면 나중에 아무리 바로잡으려고 해도 이미 틈이 난 부분을 메울 수 없게 된다.

(3) 윤곽선을 따라 파내기(윤곽선을 따라 조심스럽게 파낸다. 이때 바깥에서 안쪽으로 파들어 가는 것이 좋고, 돌의 밑자리를 생각하여 깊은 곳은 깊게, 얕은 곳은 얕게 파들어 간다.)

윤곽선을 다 그렸으면 조각도로 선을 따라 파내기를 시작한다. 파내기를 할 때는 바깥에서 안쪽으로 파들어 가는 것이 좋다. 조각도는 둥근칼을 사용하는 것이 좋은데 사용하다보면 알맞은 칼이 저절로 선택된다.

조각도를 사용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 무리하게 힘을 가하거나 한꺼번에 너무 많은 양을 파내서는 안 된다. 조금씩 정교하게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파낼 때는 항상 돌의 밑자리의 생김을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깊이 파낼 부분은 깊게, 얕게 파낼 부분을 얕게 파낼 수 있게 된다. 숙련된 분들은 쓱쓱 그냥 파내려가는 것 같아도 항상 돌의 밑자리 모양을 잊지 않고 있다.

(4) 파내기(돌의 밑자리를 생각하며 파들어 간다.)

위에서 말했듯이 파내기를 할 때는 돌의 밑자리를 고려하여 파들어 가야한다. 돌의 밑자리가 깊은 곳은 깊게, 얕은 곳은 얕게 파 들어가야 한다. 조각도는 사용하다 보면 사용하기 좋은 조각도가 정해진다. 주로 환도(둥근칼)가 가장 많이 쓰인다. 돌이 클 경우는 조각도가 큰 것이 유리하지만 소품일 경우는 그리 크지 않아도 상관없을 것이다. 주의할 점은 조각도를 잘못 다루어 윤곽선을 뭉개거나 손상시키면 안 된다는 것이다. 윤곽선이 손상되면 나중에 돌과 좌대 사이가 벌어져 돌이 흔들리게 되고 보기에도 좋지 않게 된다. 또 얕은 곳을 깊게 파내어도 역시 돌이 안정성을 잃어 흔들리게 된다. 좌대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안정성이다. 좌대에 올려놓은 돌이 작은 충격에도 흔들려 굴러 떨어질 정도가 되면 곤란하다. 그렇게 되면 사람이 다칠 수도 있고 돌에 부딪힌 물건이 파손될 염려도 있다. 따라서 좌대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안정성이다.

(5) 먹지를 대고 눌러 돌의 밑자리 고르기(돌의 밑자리를 고르기 위해 먹지를 대고 눌러보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먹이 아무 데나 묻어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먹지를 대고 눌러보아 검게 묻어나는 부분은 다시 파내려 간다. 이 과정에서는 먹지를 대고 그 위에 돌려 올려놓게 되는데 먹지가 이리저리 끌려서 먹이 묻어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 이때 고무망치를 사용하여 돌을 가볍게 두드리기도 한다. 고무망치를 사용할 때도 무리하게 힘을 가하면 돌이 손상될 수 있으므로 가볍게 다루는 것이 좋다. 이 과정은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고 돌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5번에서 50번까지 반복하게 된다. 그래야 돌이 흔들리지 않는 좋은 좌대가 된다.

(6) 먹이 묻어나는 부분을 파내기(이 작업은 아주 정교하게 진행해야 한다. 많게는 50회 이상 이 작업을 반복할 때도 있다.)

먹지를 대고 눌렀을 때 먹이 묻어나는 부분은 파내야 한다. 이렇게 반복해서 작업하다보면 마침내는 돌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위에서 말했듯 대작일 경우는 많게는 50번 이상이 작업을 반복할 때도 있다. 아주 정교하게 진행해야 할 작업이다. 이 작업이 잘 되어야만 좋은 좌대가 된다. 일반적으로 5번 이상 이 작업을 반복하면 좌대가 제대로 자리를 잡게 된다.

(7) 좌대의 외곽선 그리기(외곽선을 그릴 때는 넓거나 좁게 여백을 두어야 할 부분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돌이 자리를 잡고 흔들리지 않게 되면 밑자리 파기는 성공적으로 끝나게 된다. 밑자리 파기에서 중요한 것은 돌과 좌대의 틈이 없어야 하고 돌이 흔들리지 않게 파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밑자리를 완성되면 좌대의 외곽선을 그려나간다. 이 외곽선은 곧 톱질을 해서 잘라낼 부분이 된다. 외곽선은 돌을 위에서 내려다 봤을 때 보이는 윤곽에 따라 일정하게 그려야 하며 그 간격은 돌의 생김과 높이 등을 고려해서 결정하게 된다. 너무 넓게 그리거나 좁게 그리면 안 된다. 또 약간 넓거나 좁게 여백을 만들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도 고려하여 그려야 할 것이다.

(8) 완성된 외곽선

(9) 줄 톱으로 외곽선을 따라 자르기(외곽선을 따라 톱질을 할 때는 기울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무리한 힘을 가해서 톱날이 부러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려진 외곽선을 따라 줄 톱으로 톱질을 하여 잘라내게 된다. 이때 톱은 반드시 수직으로 바로 세워야 하며 무리하게 힘을 가하거나 비뚤어지게 되면 톱날이 부러지게 되고 잘린 부분이 기울어지게 되어 의도한 대로 좌대를 만들 수 없게 될 경우도 있다. 톱질을 할 때는 무리하게 힘을 가하면 안 된다. 특히 나무가 마디카일 때는 톱이 잘 먹는 편인데 톱이 들지 않는 것은 톱날이 비뚤어져 있기 때문이다. 외곽선을 따라 곡선으로 톱질을 한다는 것은 초입자의 경우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하다보면 금방 익숙해 질 수 있다.

(10) 잘라낸 좌대모양 들어내기(톱질이 끝나고 들어 낼 때는 고무망치로 가볍게 두들긴다. 잘 빠지지 않는 경우는 톱질이 기울어진 경우이므로 다시 톱질을 하는 것이 좋다.)

다 자르고 나면 들어내기를 한다. 들어 낼 때는 고무망치로 가볍게 두들기면 쏙 빠진다. 그러나 톱질이 기울어진 경우는 잘 빠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럴 경우는 무리하게 두들기지 말고 톱질을 새로 하는 것이 좋다. 너무 세게 두들기게 되면 나무에 흠집이 생기기도 하고 심한 경우 금이 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너무 많이 기울어진 경우는 쥐꼬리톱으로 잘라내도 된다.

(11) 들어낸 좌대모양에 올려놓은 돌(이렇게 좌대모양을 만든 후 돌을 올려놓고 나면 큰일을 해낸 것이다. 이제 시간을 두고 찬찬히 생각하여 완전한 좌대모양으로 다듬고 칠을 하면 된다.)

이렇게 밑자리를 파내고 외각을 따내고 나면 그럴 듯한 좌대모양이 된다. 여기까지만 작업을 해내도 큰일을 마친 것이다. 이제 남은 일은 좌대의 외모를 다듬는 일과 칠을 하는 일이 남았다. 시간이 있는 경우는 당일 다 해도 되지만 여기까지 작업을 한 다음 며칠을 두고 쉬엄쉬엄 작업을 진행해도 된다.

(12) 좌대모양 깎고 다듬기(이렇게 모양을 다듬을 때는 돌의 생김과 좌대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위에서 만들어진 좌대모형을 지금 이렇게 다듬었다. 좌대모양을 만드는 데는 초입자의 경우 잘 만들어진 좌대를 참고하여 깎아 보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너무 잘 만들려고 하다보면 생각처럼 되지도 않을뿐더러 실망할 경우가 더 많다. 좌대의 문양과 모양은 가급적 단순한 것이 좋다. 좌대문양은 반드시 돌과 잘 어울려야 하는데 복잡하게 조각하다보면 돌의 이미지를 살리기보다는 엉뚱한 문양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모양을 다듬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돌과 좌대가 서로 조화롭게 어울리는 모양이어야 한다. 돌의 선은 유려한 곡선인데 좌대가 모가 나있다든지 돌의 선은 강직한데 좌대는 유려하다든지 하면 서로 조화롭지 않다. 돌의 선과 모양, 좌대의 선과 모양이 서로 어울려야 하고, 돌에 따라 좌대에도 여백의 미가 있어야 한다. 이런 부분에 대한 세심한 연구와 관찰이 있어야 좋은 좌대를 만들 수 있게 된다. 다듬을 때의 조각도는 필요에 따라 선택하면 되지만 마무리 작업을 할 때는 가급적이면 칼자국이 남지 않도록 힘을 잘 조절하면서 조각도를 사용해야 할 것이다.

(13) 사포로 다듬기

지금까지는 조각도로 하는 일이었고 이제 부터는 사포로 조각도가 지나간 흔적을 지우고 면을 매끄럽게 다듬어야 한다. 사포를 표면을 다듬을 때는 먼지가 많이 발생하므로 통풍이 좋고 먼지가 앉아서는 안 될 물건이 적은 곳을 택해 작업을 해야 할 것이다. 사포는 100~200번 정도의 거친 것을 먼저 사용하고 마무리 작업을 할 때는 이보다 보드라운 것을 사용하면 된다. 나무의 재질이 약한 마디카나 향나무인 경우 웬만한 문양과 요철은 조각도가 아니더라도 사포로 갈아 만들어 낼 수 있다. 사포질을 잘하면 훨씬 돋보이는 좌대가 만들어진다.

사용하는 사포는 조그맣게 잘라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렇게 잘라서 사용하면 요철이 있는 부분을 다듬을 때도 좋고, 사포의 소모량도 줄일 수 있다.

(14) 칠하기(스테인칠)

사포질로 좌대를 다듬고 나면 남은 일은 칠하기다. 일반적으로 고급목(괴목이나 대추나무, 흑단 등등)인 경우는 칠을 하지 않거나 칠을 하더라도 투명 락카를 칠하는 정도이지만 마디카나무인 경우 대부분 칠을 하게 된다. 칠을 하면 나무의 고유한 색상은 없어지지만 중후한 색상을 띠게 되어 안정감도 생기고 나무의 변색이나 오염을 방지할 수 있어 좋다. 마디카는 투명 락카를 칠하기 전에 먼저 스테인을 먹이는데 이 스테인의 색상이 곧 칠의 색상이 된다. 물론 칠을 할 때는 주변의 물건이나 옷에 묻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스테인을 칠 할 때는 한 번에 끝내는 것이 아니고 칠을 말려가면서 여러 번 칠을 하게 된다. 급하면 돌아가라는 말처럼 스테인을 칠한 다음은 바짝 말려서 얼룩이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또 붓의 질이 나쁠 경우 털이 빠지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게 되면 얼룩이 지는데 잘 살펴봐야 한다.

(15) 칠하기(투명 락카)(락카칠은 반드시 투명 락카를 선택해야 한다. 락카칠을 한 다음 충분히 건조한 다음 다시 칠하는 작업을 반복하게 된다.)

스테인 칠을 한 후 좌대를 충분히 건조시킨 다음은 락카칠을 하게 된다. 락카칠은 투명 락카를 선택해야 한다. 색상이 있는 락카는 수석좌대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락카칠을 할 때는 가급적 신나로 묽게 하여 여러 번 칠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표면이 매끄럽고 붓 자국도 남지 않는다. 칠이 묽을수록 칠하는 횟수가 많아지는데 많게는 10번 이상 말려가면서 칠하는 경우도 있다. 칠을 할 때도 한 번 칠하고 나서 충분히 마른 다음에 다시 칠해야 한다. 마르지도 않은 것에 덧칠을 하면 락카가 덩어리로 뭉쳐서 보기에 흉하게 된다. 왼쪽 그림의 좌대는 향나무인데 향나무일 경우는 스테인을 칠하지 않고 바로 투명 락카 칠을 하여 나무의 고유 색상을 살려주는 것이 좋다. 칠하기 작업은 조심해야 할 점이 많다. 칠하기는 여인들의 화장에 비유할 수 있는데 화장을 잘하면 미녀는 더욱 돋보이게 되고 혹 추녀도 못난 부분이 감춰져 아름답게 보일지 모른다. 그렇듯 칠하기는 결코 서두를 일이 아니고 급하면 돌아가라는 말처럼 느긋한 마음으로 칠이 마를 때까지 충분히 시간을 두고 반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한번 칠을 해보고 나면 금방 익숙해지리라. 수석좌대 하나 만드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서두르지 않고 인내하면서 배우고 익힌다면 수석취미생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칠하기가 끝나면 이제 완전한 좌대가 만들어진 것이고 그 위에 돌을 앉혀서 감상하는 일만 남았다.

(16) 완성

칠하기 작업을 마무리 하면 하나의 좌대가 완성된다. 돌을 잘 손질하여 좌대에 앉히면 이제 그 돌은 강에서 볼 수 있는 돌에서 품위 있는 수석이 된다. 수석(壽石)이라는 말에는 의인화된 인격과 생명, 그리고 품위 있는 자연애 정신이 모두 깃들어 있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수석의 수자를 물 수(水)로 쓰지 않고 목숨 수(壽) 자를 쓰는 것은 이 땅의 원로 수석인들이 자연애 정신과 생명에 대한 외경심을 두루 표현하기 위해 그렇게 쓰기로 하였다. 얼마나 고상한 수석정신이며 수석전통인가. 수석을 감상하면서 그 속에 담긴 우리의 전통과 원로 수석인들의 수석정신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것은 매우 가치 있는 일이다.

4) 수반(水盤)

수반(水盤)에는 타원형과 직사각형을 기본으로 하여 여러 가지 모양으로 변형한 종류들이 많다. 수반(水盤)은 자질(資質)이 좋아야 오랫동안 사용해도 망가지지 않는다. 또 기품(氣稟)이 있어야 하며 전체적인 선의 흐름이 세련(洗鍊)되어야 한다. 수반(水盤)의 색은 대체로 중후(重厚)하고 무게 있는 것이 좋으며 밤색계통이 가장 흔하게 쓰인다. 흰색 수반도 많이 이용하는데 이것은 깨끗한 맛은 있지만 무게 있는 수석(壽石)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수반(水盤)은 광대(廣大)한 대지라는 상징적(象徵的)인 감각(感覺)을 나타내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가벼운 흰색보다는 점잖은 밤색 계통이 무난하다.

수반(水盤)을 이용하는 돌은 주로 산수경석(山水景石)이다 때로는 물과 인연이 있는 거북 같은 물형석(物形石)을 수반(水盤)에 놓아 별미(別味)를 나타내기도 한다. 수석(壽石)을 수반(水盤)에 놓을 때 먼저 돌의 모양과 크기에 어울리는 수반(水盤)을 선택한다. 대개 둥그스름하고 길쭉한 돌은 각 수반으로, 네모와 비슷하게 해진 것은 타원형의 수반(水盤)으로 받쳐 주면 무난하다, 그리고 돌의 높이에 따라 수반(水盤) 운두(그릇이나 신 따위의 둘레나 둘레의 높이)의 높낮이를 정한다. 치솟은 입석류(立石類)나 육중(肉重)한 감(感)이 있는 돌은 운두가 낮은 수반(水盤)에 놓는 것이 보기가 좋다.

수반(水盤)에 돌을 놓을 때 모래를 깔아 놓기도 하고 모래 없이 맑은 물만 채워 놓기도 한다. 또 모래를 깐 다음에 다시 물을 채워 놓기도 한다. 보통 수반(水盤)에 모래를 깔아 주는 방법을 많이 쓰고 있다. 모래를 깔았을 때와 모래 없이 물만 채웠을 때의 경관(景觀)은 아주 다르게 나타난다. 모래의 굵기는 좁쌀알이나 녹두알만한 것이 좋다. 이 모래는 돌의 크기와 표면의 성질에 따라 그 알갱이의 굵기를 잘 선택해야 한다.

수반(水盤)에 돌을 어떻게 놓느냐 하는 위치선정(位置選定)도 퍽 중요한데 돌의 형태(形態)와 그 풍기는 멋에 따라 자리 잡을 위치가 달라진다. 하나의 돌에도 어느 쪽으로 뻗쳐 나가려는 부분(部分)과 머물려는 기운(氣運)을 띤 부분이 있다. 이렇듯 전진(前進)하려는 기세(氣勢)가 있는 쪽에는 더 많은 여백(餘白)을 두어야 한다. 한쪽에 산봉우리가 치솟았고 그 옆으로 능선(稜線)이 밋밋하게 뻗어내려 갔다면 이 능선(稜線)이 뻗어 내린 쪽에 더 많은 공간(空間)을 남겨야 자연스럽다.

큰 돌을 작은 수반에 올려놓아 수반이 꽉 차면 돌의 품위(品位)가 떨어지고 보기에 답답하다, 동양화(東洋畵)에서 볼 수 있는 시원스런 여백(餘白)처럼 수반에 넓은 공간(空間)의 여유(餘裕)가 있어야 좋다. 그리고 수반(水盤)에 놓는 돌은 물을 떠날 수가 없다. 수반(水盤)에 모래를 깔아서 건조(乾燥)한 상태로 감상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감상(鑑賞)할 때마다 물을 뿜어 주어 빛깔이 뚜렷하게 나타나 생동감(生動感)이 들도록 해야 한다.

10. 수석(壽石)의 감상(鑑賞)

수석(壽石)을 탐석(探石)했으면 때를 벗기고 수반(水盤)에 올리든지 좌대(座臺)를 조각(彫刻)하여 돋보이도록 연출(演出)하고서 감상(鑑賞)한다. 기품(氣稟)있게 좌대(座臺)에 올려서 진열(陳列)하고 이에 곁들여 서화(書畵), 골동품(骨董品) 또는 분재(盆栽)나 난(蘭) 등을 배열(配列)하면 더욱 운치(韻致)가 날 수가 있다. 산수석(山水石)은 수반연출(水盤演出)이 좋고, 물형석(物形石)·무늬석 등은 좌대조각(座臺彫刻) 받침이 무난하다. 탐석(探石)은 자연미(自然美)의 발견(發見)이므로, 감상(鑑賞)을 위한 것은 미(美)의 구성(構成)으로서 어떻게 하면 보다 더 아름다운 수석(壽石)으로 돋보이느냐 하는 깊은 심미안(審美眼)과 창의력(創意力)이 필요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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