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2. 28. 05:27ㆍ健康
현직에 있을 때는 은퇴하면 여유를 즐기면서 자유롭게 살기를 갈구하였다.
은퇴하여 시골에 정착하여 살아보니 막상 교통이나 의료시설의 불편이 많이 있음에도 처음에는 어찌 이리 좋은 세상이 있는가 싶어 황홀하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나와 같이 대도시에서 살다온 이웃사람 모씨는 너무 자기중심적이고, 무엇보다 자동차를 마치 자신의 무료함을 달래주는 큰 장남감이나 위안거리로 생각하는지 명절이고, 휴일이고를 가리지 않고 보통 하루에도 두세 차례는 자동차를 타고 어디를 돌고 오는지 한두 시간 간격으로 다니고는 한다. 괜히 아침에 나갔다 들어갔다가 또 잠시 후 나갔다를 반복한다. 이럴 때 자동차가 뿜어내는 매연과 소음으로 인해 안 해도 되는 짓거리로 환경을 오염시켜 사람을 답답하게 한다. 주차도 점점 자기 집 쪽으로 붙이지 않고, 점점 우리 집 쪽으로만 갖다 붙여서 주차하여 딱 거슬리게 한다.
이제 집에서 가꾸는 텃밭 작업도 닭장 정리도 무료해지고 성가심을 느낀다. 마을 운영에 관여하거나 면 주민자치위원회 활동도 하지 않는다. 시골 농촌사람들과도 어느 정도 간극이 느껴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청력에 문제가 느껴질 때부터이다. 이제는 부산에서 많이 하지 못한 등산이나 걷기도 한다. 그러나 걷기 동호회의 운영이 사리에 맞지 않은 것 같아 그만 두고 이제는 그냥 혼자서 해보기도 한다. 요즘 시골 사람들은 예전의 그 순박함이 잘 느껴지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도시 사람들보다 더 이기적인 것 같이 생각되기도 한다. 농촌사회의 변화 때문이리라.
세월이 흐르는 것이 물보다 아니 바람보다 빨라 세월의 허무함이 절실하게 느껴진다. 모든 면에서 나태하고 무기력해지기 시작하였다. 무언가를 꾸준히 해보고 싶은 마음이 일었다.
그래서 작년에 밀양시니어클럽 노인일자리사업에 참가하여 우체국에 배정되었다. 처음에는 서류작업이라든가 컴퓨터를 이용한 우체국 업무에 참여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들떠 출근하였다. 그러나 막상 나에게 맡겨진 일은 우체국 택배 집하차량에 택배물품 상차라든가 주변 청소, 국제소포(EMS) 재포장 작업에서 배출되는 상당량의 포장상자 해체 및 정리였다.
하지만 근로시간은 하루에 3시간이고, 비록 최저임금이지만 근로의 대가를 지급받는 것이 너무나 좋았고, 무엇보다 매일 의무감으로 출근할 수 있다는 것이 생의 의욕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이것은 10개월은 한 단위로 하는 한시적인 사업이다.
금년에도 시니어클럽에 일자리를 신청하였지만 홍보가 많이 되어서인지 일을 하려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인지 이번에 나는 대기 순번으로 밀려버렸다.
그래서 무료하기도 했지만 근로의 대가는 물론 아직도 일을 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시청홈페이지를 매일 검색하던 중에 비록 몇 개월짜리지만 단기 기간제근로자를 모집한다는 채용공고를 보고 이력서라든가 자기소개서, 기타 구비서류 10여건을 준비하여 응모하였다.


채용과정으로 면접이란 과정이 있었다. 면접에 참가하니 그만큼 세상이 팍팍해진 것인지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아서인지 예상외로 늙수그레한 중장년 층 노인들이 상당히 많이 참가하였다. 처음에는 그래도 나는 교직경력도 있고, 무엇보다 등산과 걷기로 다져진 체력이 있었기에 그래도 ‘내가 누구인데’ 하는 우월감으로 자신만만하게 생각하였다. 더구나 면접자나 담당 공무원보다 내가 우월하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마저 있었다.
그러나 막상 면접에 임하고 보니 현실적인 장벽이 너무 크게 나에게 다가 왔다. 눈도 그렇지만 몇 년부터 멀쩡하던 귀에 난청이 찾아온 것이 나에게는 무엇보다 큰 핸디캡이었다. 대화에서는 상대방의 소리가 뭉개지고 깨져서 전달되어 음가의 자질을 변별할 수 없었다. 더구나 왼쪽보다 오른쪽의 청력이 덜하다. 더구나 나의 귀에 들리는 나의 소리가 발음의 음색마저 왜곡되어 내 귀에 전해지고 발음마저 어눌해짐을 느낀다. 면접을 세 번 보았지만 볼 때마다 항상 면접 장소는 하나같이 광활하였고, 면접자까지의 거리는 어떻게 한결같이 멀리 배치하여 놓았는지, 더구나 면접자는 소리를 속삭이는 듯이 나지막하게 말한다. 좀 크게 말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하고, 잘 안 들린다고 다시 말해달라고 요청하면 다시 크게 말해주지만 그래도 잘 안 들려서 두세 번씩 말하게 한다. 이렇게 해서 의사소통의 불편함의 두려움이 다가오고, 따라서 제대로 된 답을 하지 못하게 된다. 이런데 신경을 쓰다보면 말을 하다가 말이 꼬이게 되기도 한다.
만약에 선정을 해서 근무지에 배치해서 업무 중에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따른다면 누가 이런 피면접자를 선정을 하겠는가?
이번 일을 통해서 너무나 크게 느낀 것이 있다.
이런 말이 있다.
“눈이 멀면 사물들과 멀어지지만, 귀가 멀면 사람과 멀어진다.”
참 가슴에 와 닿는 말이다. 그 난청으로 인한 불소통의 대화가 사람을 더욱 위축시킨다.
이제 사람과의 대화가 두렵고, 사람을 만나는 것조차 두렵다.
정년이 보장된 공무원이나 월급쟁이도 좋지만 그래도 보통사람이 노년을 활기차게 보내려면 사회가 필요로 하는 기술이 있거나, 근로현장에서 쓰임새가 있는 자격증을 가지고 있거나, 일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미리 갖추어 놓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본다.
이제는 그렇게 자신하고 믿었던 눈도 작년부터 침침해진 것은 자연적인 노화의 한 과정이라 생각하지만, 귀는 자연스러운 노화가 아닐 것이라고 추측해본다. 왜 이렇게 일찍부터 난청이 찾아와서 사람을 괴롭히는지?
한편 채용 심사에 이런 규정이 있다.
현재 경상남도 내 지자체 기간제근로자 채용 시 적용되는 ‘전(前) 단계(서류) 결과 불합산’ 방식과 ‘면접 100% 선발’ 구조의 불합리성을 지적하며, 개선을 건의합니다.
※ 전(前)단계 심사에 합격하지 아니하면 다음 단계 시험에 응시할 수 없음.
※ 전(前)단계 심사 결과는 다음 단계 심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음.
전(前)단계 심사란 제출서류 검토이고, 다음 단계 심사란 면접 심사를 말한다.
1. 현행 채용 방식의 문제점: "서류는 통과 의례, 결정은 면접뿐"
현재 체용과정은 서류 심사를 단순 적격 여부만 판단하는 통과 의례로 치부하여 거의 모두가 통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출된 서류(이력서 및 자기소개서)는 후보자의 축적된 경험과 성실도를 보여주는 중요한 정량/정성적 지표입니다.
1)변별력 상실: 누구나 통과하는 서류 심사라면, 굳이 상세한 이력과 자기소개서를 요구할 이유가 없습니다.
2)깜깜이 채용 우려: 단 3분 내외의 구술 면접만으로 채용을 결정하는 것은 정실이 개입할 여지가 있고, 후보자의 실질적인 업무 능력을 검증하기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2. 면접 만능주의가 초래하는 불합리성
면접은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큰 '정성평가'입니다. 오로지 면접 점수만으로 당락을 결정하는 현 구조는 다음과 같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습니다.
1)교언영색(巧言令色)의 오류: 화려한 말솜씨를 가진 사람이 실제 묵묵히 일하는 숙련자보다 높은 점수를 받는 불공정이 발생합니다. '말 많은 집 장맛 쓰다'는 속담처럼, 언변(말만 무성하고)과 실무 능력(실행)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말하는 것이 실제 능력이나 사실보다 지나치다는 언과기실(言過其實)이란 말도 있고, ‘빈 수레가 더 요란하다.’ 하여 실력이 없고 속이 빈 사람이 겉으로 더 큰소리를 친다는 말도 있습니다.
2)정실 개입의 여지: 객관적 수치(서류 점수)가 배제된 채 면접관의 주관적 판단에만 의존하는 방식은 정실 개입의 여지가 있어서 채용의 투명성을 저해하고 외부의 부정적 시선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3. 개선 요구사항
지자체 행정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다음과 같은 채용 혁신을 요구합니다.
1)[종합합산 방식 도입] 서류 심사 점수와 면접 점수를 일정 비율로 합산하여, 후보자의 과거 이력(성실성)과 현재 역량(면접)을 고루 반영해 주십시오.
2)[검증 도구의 다양화] 필요한 경우 해당 분야의 최소 실무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간이 필기시험이나 가능하면 실기 테스트라도 도입하여 변별력을 확보해 주십시오.
3)[소급 검토 및 시정] 2026년 초부터 진행된 채용 과정 전반을 점검하여, 단기 면접에만 치중된 평가 시스템이 공정했는지 재검토하고 향후 합리적인 종합평가 체계로 즉각 전환해 주십시오.
4. 결론
"힘 들여 제출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는 장식품이 아닙니다. 말 잘하는 사람보다 일 잘하는 사람이 뽑히는 공정한 경남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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