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순간, 마음 비우면 오류 적다

2009. 11. 29. 17:58受持

생각 깊을수록 편견 심해져 정보판단 잘못 가능성 높아

복잡하고 중요한 선택에선 한숨 돌리고 나서 결정하면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나왔다.

▲ 사진은 추석선물을 고르고 있는 모습

'왜 이런 결정을 했지!'재테크에 관심 높은 40대 중반의 A씨는 최근 자신이 의아스럽기 그지없다. 평소 아파트라면 '대단지에 남향', 주식이라면 '저평가된 가치주'가 최고라고 생각해왔는데 그러지 못했기 때문이다. 편리한 교통과 멋진 전망에 '눈이 멀어' 동북향 아파트를 덥석 계약하고 말았다. 이뿐 아니다. '대박' 기대감에 장래가 불투명한 벤처기업의 주식을 샀다가 낭패를 보기도 했다. A씨는 왜 잘못된 선택을 했을까? 우리의 삶은 결정의 연속이다. 눈을 뜨면 옷차림에서부터 점심 메뉴 선택까지,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후회 없는 선택을 하는데 도움이 되는 연구를 소개한다.

· 쇼핑 때나 아파트나 자동차를 구입할 때

백화점에서 구매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안절부절 못할 때가 있다. 요리조리 살펴보아도 결정하긴 어렵다. 행복한 고민이면서 선택의 두통거리(?)이다.

이럴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네덜란드 틸부르흐대 연구팀은 잠시 다른 생각을 하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를 내놓아 관심을 끈다. 예를 들면 '백화점 내 고객 중 가장 키가 큰 사람을 찾아 키를 추정해보는 식이다. 특히 특정 제품을 막연히 갖고 싶을 때 도움이 된다.

또 무의식을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 대학원생 352명을 3개 그룹으로 나눠 4개의 축구 경기를 잠깐 보고 경기결과를 예측하도록 실험을 했다. 첫 번째 그룹은 이전 경기를 보고 20초 내 예상 답을 내도록 했다. 두 번째 그룹은 2분간 생각할 시간을 주었다. 마지막 그룹은 경기를 본 후 낱말퍼즐과 같은 게임을 한 후 예측하도록 했다. 실험 결과 마지막 그룹이 가장 정확한 예측 결과를 내놓았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2006년 암스테르담대학 심리학 연구팀은 아파트나 자동차 구입과 같은 중요한 결정 때는 하룻밤 자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는 연구를 내놓았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 무엇을 선택을 할 때 우리는 정보의 파편을 바탕으로 결정을 한다. 생각하면 할수록 자신의 편견이 개입돼 정보의 중요성이나 적절성을 잘못 평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영국 뱅고대 연구팀은 최근 복잡한 선택 상황과 같은 스트레스 아래서는 균형적인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는 연구를 내놓기도 했다.

복잡하고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할 때 잠시 마음을 비운 후 결정을 내리면 도움이 된다는 연구들이다.

· '여친' 혹은 '남친'을 만들 때

영국의 더럼대, 케임브리지대 프랑스의 몽펠리에대 공동연구팀은 중앙아프리카 가봉에 서식하는 맨드릴개코원숭이 200마리를 대상으로 짝짓기 성향을 조사한 결과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자신과 유전적 특성이 다른 파트너를 선택하는 경향이 높았다는 것이다.

혈액 분석결과 '주요 조직 적합 유전자 복합체(HMC·체내 면역체계 안의 단백질 생성을 돕는다)'가 다른 배우자를 선택한다는 것. HMC가 서로 다른 원숭이가 만나면 질병에 강한 후손을 낳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연구팀의 설명이다. "수컷 원숭이는 가슴에 있는 향기 샘을 나무에 문지른다. 이런 행동을 지켜본 암컷은 냄새를 맡아보고 자신과 다른지 알아본다."

이 연구는 인류에게도 적용될까. 혹시 남녀 간에 첫눈에 반했다는 게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은 아닐까. 여성은 키스 때 남성의 유전적 자질을 살펴본다는 연구(미국 올브라이트대학 연구팀), 땀 냄새로 남자의 흑심을 파악한다는 연구(미국 라이스대 연구팀)는 이를 뒷받침한다.

여기서 여성들이 주의해야할 게 있다. 신종 플루 및 계절 감기에 걸리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 절대 만남의 장소에 가면 안 된다. 이럴 때 남성의 유전적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임 때도 마찬가지다. 피임약 때문에 나쁜(?)남자에 매료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 골프나 축구 스포츠 경기에서

골프나 축구, 야구경기를 보면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다 갑자기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선수가 있다. 이른바 슬럼프다. 경기 순간순간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하거나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일이 잦게 된다. 왜 그럴까. 이럴 때 도움이 되는 연구는 없을까. 골프 역사를 살펴보면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다 어느 날 갑자기 추락하는 선수들이 많다.

하버드대 연구팀에 따르면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무의식적 영역에 의식의 개입이다. 예를 들면 큰 대회에 우승한 다음 TV에 출연해 자신의 골프 자세를 설명하거나 골프 책을 저술하다 보면 어느새 '감'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슬럼프에선 무엇보다 충분한 연습을 통해 자신의 몸이 선택하고 결정하게 해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심리적으로 흔들림 없이 자신의 신체가 조건반사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평소 피나는 훈련을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http://news20.busan.com/news/newsController.jsp?newsId=20091127000158 |11면| 입력시간: 2009-11-28 [16:34:00] 임원철 기자 wcl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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