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력(力)'의 시대… 밥상 매너도 당신의 경쟁력!

2009. 12. 3. 23:29受持

'식사력(力)'의 시대… 밥상 매너도 당신의 경쟁력!

작은 에티켓 하나에 사람 인상 달라져… 대화는 가벼운 주제로, 禍를 부르는 회식매너… "이런 동료는 정말 꼴불견"

남들은 체면 차리고 있는데 혼자만 게걸스럽게 먹기, 쩝쩝 소리내기, 혼자만 빨리 먹기, 반찬 자기 앞으로 몰아 먹기…. 당신은 잘 인식하지 못했던 식사 중 버릇에 상대는 눈살을 찌푸릴 수 있다. 평소에 품행이 단정하고 일을 잘하던 만능 사원이라도 식사 자리의 '그 태도' 때문에 상사와 동료에게 '밉상'이 될 수도 있다. 업무상으로 만나는 '비즈니스 미팅'이라면 문제는 더 커질 수도 있다. 무한 경쟁 시대, 식사 중 태도도 당신의 경쟁력 중 하나다. 이젠 '식사력(食事力)'의 시대다.

◆ 업무 능력의 최소 30%는 '식사력'이 좌우한다

취업 정보 업체인 잡코리아 김화수 사장은 "하루 10시간을 회사에서 소모한다고 했을 때 30%는 혼자 컴퓨터와 대화하면서 보내고, 30%는 회사 내 직원들과 미팅이나 식사를 통해 각종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나머지 30%는 외부사람들과의 의사소통으로 시간을 보내게 된다"며 "특히 외부 사람과의 식사 자리에선 '회사 대 회사'를 넘어 '사람 대 사람'으로 접근하게 되는 여지가 많아지기 때문에 작은 매너 하나로 사람에 대한 인상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출간된 '지루한 남자와는 밥먹지 마라'(사과나무)의 저자 시부야 쇼조는 그의 책에서 "음식 하나하나 불평하는 사람은 불평이 몸에 배어 있는 사람이고, 생선구이에 혼자 레몬 뿌려 놓는 사람은 남 생각 안 하는 뻔뻔한 사람이며, 중국 요리 원탁을 빙글빙글 돌려 맛있는 거 골라 먹는 사람은 친구의 애인이라도 뺏을 사람"이라며 "먹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걸 가늠하는 중요한 사회적 행동"이라고 분석했다.

◆ 사과할 땐 '살라미 소시지'처럼 조금씩

식사 방법뿐만 아니라 대화를 이끌어가는 방식이나 주제 역시 식사 에티켓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취업 포털 사이트 사람인의 임민욱 팀장은 "2~3년 전부터 '식사 면접' 방식이 크게 유행했는데, 식사 중 보이는 행동이 실제와 가장 유사할 것이라는 판단에서 다양한 회사에서 채택했었다."며 "식사할 때는 논쟁을 유발할 수 있는 정치적인 이슈나 입맛과 분위기를 해칠 수 있는 신종플루 같은 질병 이야기보다는 스포츠나 여행같이 모두 공감하면서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주 편한 친구들끼리 먹을 때처럼 식사 뒤 화장을 고친다거나 너무 진한 향수를 뿌리는 등 매너 없는 행동은 특히 외국인과의 미팅 때는 더욱 삼가야 할 일이다.

식사 때 좋지 않은 매너나 대화로 인해 안 좋은 인상을 남겼고, 그로 인해 업무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한국협상아카데미 김성형 원장은 "일단 실수했다고 판단되는 경우 한꺼번에 모든 걸 풀려고 하지 말고 살라미(얇게 썰어 먹는 이탈리아식 소시지) 자르듯 조금씩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밥 먹는 습관만으로 눈 밖에 났다기보다는, 밥 먹는 습관이 평소 그에 대한 불만에 불을 붙인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가 내놓은 해법은 이렇다. ①먼저 식사를 같이하면서 '내가 어릴 적부터 이런저런 문제가 있었다. 요즘에 나는 뭐가 문제다'라고 자기반성을 풀어 놓는다. ②헤어질 참에 '저번에 잘못한 거 용서해 달라'고 살짝 건넨다. ③그 뒤에 이메일을 보내 용서해 달라고 다시 말한다. ④그다음에 밥 샀으면 좋겠다고 기회를 달라고 말한다. 김 원장은 "협상에서 결국 중요한 건 시간과 인내"라며 "살라미 소시지 자르듯 하나씩 풀어내 상대와의 관계를 되돌리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burbuck@chosun.com

▲ 눈치 없는 식탐파

― 5명 앞에 나온 피자 4조각. 냉큼 하나 집어 자기 입에 넣기

― '돈가스로 통일' 분위기, 혼자만 '프리미엄 치즈 돈가스!'

― 부장이 공들여 굽고 있는 고기 한 점, 냉큼 집어 먹는 사람

― 된장찌개 한 그릇 나눠 먹는데, 건더기 다 떠서 말아먹는 사람

― "이 식당, 별로야, 누가 골랐어?"라며 혼자 다 먹는 사람

― 생등심야채불고기 시켰더니 고기만 다 골라 먹는 사람

―젓가락 한 번에 회 한 줄 집는 통 큰 인간

― 이 음식 저 음식에 젓가락 푹푹 넣어 헤집는 사람

― 이사님 연설하는 동안 혼자 다 먹어버리는 사람

― 이것저것 다 시키기, 음식 남기기, 돈은 한 푼도 안 내기

▲ 분비물 과다 배출파

― 발 냄새가 심각한데, 앉아서 다리를 내 쪽으로 뻗는 너!

― 먹을 땐 '쩝쩝, 후룩후룩', 먹고 나선 '츱츱'(이 사이 오물 제거)

― 밥에 김치, 반찬 쌓아 비비고, 볶아 개밥처럼 만드는 사람

― 물수건으로 얼굴, 손 닦은 후 발까지 닦아 걸레 만들기

― 크게 트림하는 사람! 거기에 물로 가글까지!

▲ 나 홀로 공주파

― 삼겹살 먹자고 할 때 '오늘은 생등심이 땅긴다.'는 철없는 당신

― 숟가락도 안 놓고, 고기도 안 굽고, 묵묵히 드시기만 하는 분

― 자기 혼자 배부르다고 '그만 일어나자' 재촉하는 사람

― 동료들 앞 고기 집어 상사한테만 바치는 사원

▲ 얌체 호르몬 다량 분비파

― 과장님 낼 땐 "(고기)구우러 가죠!", 자기 차례엔 "자장면 어때?"

― 술, 담배를 회비에서 해결하려는 사람

― 상사 욕 함께 해놓고는, 회식에선 혼자만 아부하기

― 자기 잘났단 얘기를 하고 또 하는 사람

― 통화하다, 문자 보내다, 또 통화…. 휴대폰과 회식하기

― 회식비 낼 때 지갑 두고 왔다는 사람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9/08/2009090801987.html?Dep0=chosunmain&Dep1=news&Dep2=headline1&Dep3=h1_07 최보윤 기자 spica@chosun.com 입력 : 2009.09.09 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