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6. 17:53ㆍ佛敎
600년 만의 특별한 '귀향'
▲ 일본 가가미신사가 소장하고 있는 고려 수월관음도
▲ 통도사 도량 장엄구 중 하나인 오방번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은 통도사성보박물관이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전에 없던 특별한 전시를 마련했다. '가가미신사 고려 수월관음도' 전시와 '통도사 계단과 도량 장엄 의식구' 전시다. 두 전시 모두 지난달 30일 시작했다.
가가미신사 고려 수월관음도는 대단하다. 현존하는 고려불화 가운데 최고의 명품으로 꼽힌다. 화폭의 크기만 가로 430㎝, 세로 254㎝에 이르는 대작이다. 기록에 의하면 충선왕의 왕비였던 숙비(淑妃)가 8명의 궁정화가를 동원해 1310년에 완성했다. 당대 최고 권력과 최고 예술가의 합작품인 것이다.
통도사 성보박물관… 고려불화 명품 수월관음도 전시, 다양한 도량 장엄구도 공개
내용은 화엄경 설화를 구현했다. 구도의 길에 나선 선재동자가 보타락가산 방문 시 관음보살과 대면하는 장면을 묘사한 것이다. 죽림과 암굴, 청정한 계곡, 산호가 피어오르는 물가에 앉아 황금색 피부에 형형색색의 보석으로 장식하고 자애로운 눈길을 보내는 얇은 베일의 관음보살의 모습은 화려하면서도 경건하다.
이 불화는 1391년 일본의 가가미신사(鏡神社)에 진상됐는데, 이후 일본 내에서도 쉽게 공개되지 않을 정도로 귀하게 대접받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통도사성보박물관에서 6월 7일까지 40일간 전시되게 된 것. 600여년만의 귀향인 셈이다.
8월 30일까지 이어지는 '계단과 도량 장엄 의식구' 전시는 그동안 비장돼왔던 통도사의 도량 장엄구들을 공개하는 행사다.
수계식 등 각종 행사에 동원됐던 다양한 기물들을 소개하는 전시인데, 특히 그동안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던 도량장엄의식 불화인 오계수호신장번, 십이장번 등이 최초로 공개돼 눈길을 끈다.
이와 관련해 통도사성보박물관 신용철 학예연구실장은 "통도사는 금강계단으로 인해 다른 사찰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장엄구가 많이 남아 있다"며 "가가미신사 수월관음도 전시와 함께 이번 도량장엄구 전시는 계율 중심 도량으로서 통도사가 지난 1천300여년을 이어온 한국 불교의 전통과 위상을 드러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055-382-1001. http://news20.busan.com/news/newsController.jsp?newsId=20090501000157(13면) 임광명 기자 입력시간: 2009-05-02 [15:5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