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1. 19. 13:40ㆍ一般
阿 식량난 최대 희생자는 여성
ㆍ아이·남편에게 음식 양보… “엄마는 굶어도 배고프다 말할 수 없어요.”
"아이들이 먹을거리를 찾으면, 우리 몫을 줄 수밖에 없어요. 우리는 엄마들이니까요."
아프리카의 부르키나파소에 사는 주부 판타 링가니는 요즘 하루에 점심 한 끼만 먹는다. 그나마 25명의 대가족이 식사를 마친 뒤 마지막 남는 게 그의 몫이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배고프지 않다고 말한다.
식량·석유 값 급등이 아프리카와 아시아, 남미의 1억3000만 명 이상을 극심한 빈곤으로 몰아넣는 가운데, 여성이 식량 위기의 최대 희생자가 되고 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 전했다. 부르키나파소와 같은 가난한 서부 아프리카 국가에서 여성들은 곡물 재배부터 물 긷기, 장보기, 요리까지 모두 맡는다. 그러나 정작 식사시간이 되면 음식은 남성과 아이들에게 먼저 돌아간다. 여성은 가장 마지막에, 가장 조금 먹는다. 부르키나파소에서 사회 정의·인권 향상을 위한 단체를 이끌고 있는 에르베 코네는 "아이들은 배고프면 아빠가 아니라 엄마에게 간다. 그리고 음식이 모자라면 여성은 가장 먼저 자기 몫을 줄인다."고 말했다.
링가니는 매주 두 번씩 새벽 4시에 일어나 길을 나선다. 30분가량 걸어가 시 차원의 빈민구제 프로그램 '녹색 여단'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여기서 청소를 하면 1달러 20센트(약 1200원) 정도의 일당을 받을 수 있다.
청소를 마치면 다시 30분간 걸어 집으로 온다. 이번에는 시장에 갈 시간이다. 일부다처제가 흔한 이 나라에서 링가니의 집 역시 부인이 셋이다. 링가니는 '동료 아내' 2명 중 아세타 자그레와 매일 번갈아가며 장을 본다. 가장인 아마도 조로메는 은퇴한 경찰 공무원으로 연금을 받고 있지만, 가족의 끼니는 대부분 링가니와 자그레가 청소를 통해 버는 돈으로 충당한다.
링가니는 "여자는 가족을 먹여 살리는 의무를 갖고 태어난다."면서 "남자는 그의 몫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또 아이들도 자기 몫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남자들은 아무것도 안 한다. 도움이 안 된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식품 값이 얼마나 올랐는지 계산하던 그는 "예전에는 돈이 들어오면 한 달 내내 썼고, 좀 남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돈이 들어오면 바로 다시 나간다"고 했다. 장보기가 끝난 뒤 기온은 섭씨 32도를 넘었다. 염천 더위에 링가니와 자그레는 2시간에 걸쳐 요리를 했다. 식사 시간이 끝날 때쯤 링가니는 옥수수죽을 다 먹으려는 아이들을 말렸다. "아이들이 몇 시간 후면 (배고프다고) 울어댈 테니 지금 아껴놔야죠." http://media.daum.net/foreign/africa/view.html?cateid=1045&newsid=20080721001907031&cp=khan&RIGHT_COMM=R10 경향신문 김민아기자 기사입력 2008.07.21 0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