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학

2010. 2. 19. 11:17人文

"생긴 대로 산다? 사는 대로 생깁니다"

'인상학' 강의 1만회… 얼굴경영학 첫 학술대회 연 주선희 교수

첫인상 바꾸려면 60번 만나야… 관상에 '경영' 개념 더해 강의

0.3초.

주선희(51) 원광디지털大 얼굴경영학과 학과장이 사람의 인상을 파악할 때 걸리는 시간이라고 한다. 이렇게 0.3초 만에 결정된 '첫인상'을 바꾸려면 적어도 60번은 계속 만나야 한단다. 국내 '인상학' 박사 1호이자 20년간 1만회의 강의를 통해 '사람 읽는 법'을 가르쳐온 그는 질문에 답하면서도 습관처럼 기자의 얼굴 이곳저곳을 살피고 있었다. 지금도 주 교수는 하루에 많게는 다섯 번의 강의를 한다.

"21세기에 웬 인상학이냐고요? 모두가 자신을 포장하는 시대에, 단시간에 상대의 진짜 능력과 성품을 알아채고 적재적소에 쓰는 것이 조직의 운명을 가르기 때문이죠. 그래서 제 강의를 가장 많이 찾는 사람도 기업 CEO들입니다."

▲ 주선희 교수는 사람을 거의 만나지 않는다고 했다. “ 밥 한번 먹자”는 말이 가장 두렵단다. 그는“누굴 만나면 나도 모르게 인상만 읽고 있고, 상대가 여러 명이면 머리가 지끈거린다.”며“밥이 어디로 들어가는지 모를 지경이어서 차라리 집에서 라면 끓여 먹는 편이 낫다”고 했다. /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그는 4년 전 원광디지털大에 얼굴경영학과를 개설했고, 4년 과정을 마친 1기생들이 최근 졸업에 맞춰 연구논문집을 발표했다. 1기생은 성형외과 의사·한의사부터 기업 간부와 교수, 주부까지 다양하다. 주 교수는 이 논문집을 바탕으로 1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학술대회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개인이 세월에 따라, 삶의 굴곡을 거치며 인상이 어떻게 변하는지, 성격이 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의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모두 '생긴 대로 산다.'는 운명론이 아닌 '사는 대로 생긴다.'는 적극적인 메시지로 연결된다. 기존 관상에 '경영'의 개념을 더해 '얼굴경영'이라는 말을 만들어낸 주 교수의 아이디어와 맥락을 같이한다.

"아주 당연한 이치예요. 긍정적·진취적인 사람은 그런 표정으로 살아가기에 관련 얼굴 근육이 단련돼요. 활짝 핀 웃는 낯이라 피부가 팽팽해지고, 혈색도 좋지요. 우울한 표정을 지으면 근육이 처져요. 시간이 오래 지나면 울상이 돼버리지요."

그는 한 남자의 사진을 보여줬다. "이혼 한 달 전·후의 모습이에요. 이혼 후에는 뭔가 빠져나간 표정인 것이 다른 사람 같지요?"

주 교수의 증조부는 조선시대 관상감(觀象監·천문지리학 등의 사무를 보던 관청)에서 일하던 관리였다. 가풍이 이어져 주 교수는 어릴 때부터 관상·손금을 배우고 관상학의 고전인 '달마상법'과 '마의상법'을 베껴 쓰기도 했단다. 1989년 한 대기업 사보에 기고를 한 뒤 문화센터에 초청받았고, 그 강좌가 소문을 타면서 방송 출연과 강의 요청이 쇄도했다. 지금도 연 수억 원을 벌어들이는 초특급 강사다. 기업들은 인사철마다 그를 모셔가기 바쁘다.

"20년 전만 해도 삼성그룹에서는 귀를 많이 봤어요. 귀의 모양은 태아 때 형성됩니다. 임신 당시 어머니 마음이 편안해야 귀 모양이 좋아져요. 한마디로, 안정된 환경에서 자라 조직을 귀하게 여길 줄 아는 인재를 찾은 거지요. 지금은 세분화된 분야에서 다양한 인재상을 찾으니, 한 가지 기준을 들이대긴 힘들죠.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2/18/2010021801865.html?Dep0=chosunmain&Dep1=news&Dep2=headline1&Dep3=h1_02 김남인 기자 kni@chosun.com 입력 : 2010.02.19 02:44

유명인들의 얼굴에는 그들의 인생이 있었다

성형하면 '관상'도 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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