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처방

2010. 2. 19. 11:34常識

'장희빈 사약'은 담에 즉효라는데…

서양화가 고영훈씨가 상상해 그린 장희빈 초상화.

구전되는 전통 생물자원정부가 발굴·조사 시작

1701년 조선조 숙종 때 장희빈(張禧嬪)이 마신 사약(賜藥)의 재료는 산골짜기 습지에서 잘 자라는 '천남성'이라는 독초였다. 그러나 우리 조상들은 이 풀을 약으로 쓰기도 했다. 전북 장수군 일대에선 "담이 결릴 때 천남성 뿌리를 빻아 밀가루 반죽에 섞어 수제비로 만들어 먹으면 효험이 있고 독성도 중화된다."는 말이 아직도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민간에 구전(口傳)되는 전통 생물자원 지식에 대한 본격적인 발굴·조사 작업이 시작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은 "약 4000종의 토종 식물들을 우리 조상들이 생활 속에서 어떻게 활용했는지에 대해 구전 중심으로 사례를 수집 중"이라고 밝히고, 전북에서 조사된 일부 사례를 18일 공개했다.

톡 쏘는 향을 가진 초피나무는 물고기잡이에 유용하게 쓰였다. 생물자원관 유호 고등식물연구과장은 "초피나무 즙을 물에 풀면 물고기가 일시적으로 기절한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덩굴식물인 하늘타리는 소가 설사하거나 힘이 빠졌을 때 찧어 먹이는 소의 위장약으로 활용됐고, 강낭콩은 잎과 뿌리를 된장·고추장 등에 덮어두면 구더기가 생기지 않는 등 천연 방충제로 쓰였다고 한다.

유호 과장은 "국내 문헌에 없는 이런 전통 지식을 신약 개발 등에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2/18/2010021801831.html 박은호 기자 unopark@chosun.com 입력 : 2010.02.19 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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