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ELS·ELW

2010. 5. 9. 17:58經濟

파생상품 수상한 삼형제 ETF·ELS·ELW

◆ 파생상품, 수상한 삼형제 ◆

증권가에 ‘수상한(?) 삼형제’가 떴다. 일명 ‘E-트리오(trio)’로 불리는 ETF(상장지수펀드), ELS(주가연계증권), ELW(주식워런트증권)다. 비슷한 영문 약자에 내용도 복잡해 투자자들이 선뜻 접근하기 어려운 상품이다. 그러나 연초부터 주가가 오락가락하면서 대안투자상품으로 인기가 높다.

ETF는 맏형 격이다. 2002년 10월 국내에 처음 4개의 ETF가 상장된 뒤 시장규모가 10배 이상 뛰었다. 올 1분기 기준 57개의 ETF가 시장에 나왔다. 순자산총액이 4조8000억원을 돌파했다. 현재로선 삼형제 중 덩치가 가장 크다.

ELS 성장세도 돋보인다. 2008년 말 1000억 원대로 줄었던 ELS 발행규모는 지난해 6월 1조 원대를 회복했다. 올해 3월 1조7000억 원을 기록했고 올해 말 2조원을 바라본다.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치다.

ELW는 최근 각광받는 상품이다. 일일 평균 거래대금이 1조원을 넘어 주식시장의 25%를 차지할 정도다. 주식시장에 밝은 ‘선수’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윤선영 메릴린치 주식파생부 과장은 “주식시장이 뚜렷한 상승방향을 보이지 않아 대안상품을 찾는 투자자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몇몇 글로벌 금융사들이 한국 진출을 준비하는 등 파생상품시장이 더 뜨거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보통 주식 투자자는 기업의 재무상태·성장성 등 기초체력(펀더멘털)을 정확하게 읽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ETF, ELS, ELW 같은 파생상품은 특징을 정확히 파악하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 이름이 비슷해 보여도 성격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세 가지 상품의 정의는 이렇다. 상장지수펀드로 불리는 ETF(Exchange Traded Fund)는 증권선물거래소(Exchange)에 상장돼 일반주식처럼 거래되는(Traded) 인덱스펀드(Index Fund)라는 뜻이다. 정체성은 펀드지만, 일반 주식종목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사고팔 수 있다. 발행사는 자산운용회사다.

ELS(Equity Linked Security)는 증권사가 발행하는 투자상품이다. 특정 주식(Equity)의 가격이나 코스피200 등 지수에 연동해 만기 수익률을 결정한다. ETF와 달리 주식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다.

ELW(Equity Linked Warrant)는 옵션과 주식의 결합으로 보면 된다. 주식과 지수 등 기초자산을 사전에 정한 미래의 시점(만기일)에 미리 정한 가격(행사가격)으로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다. 만기까지 보유할 필요도 없다. 주식시장에 상장돼 매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다면 만기가 도래하기 전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팔아버리면 그만이다.

위험순위는? ELW>ELS>ETF

세 가지 상품 모두 대안투자처로 뜨고 있지만 성격이 매우 다르다. 때문에 투자성향, 주가 예측 수준 등에 따라 투자상품을 결정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가장 위험도가 높은 상품을 꼽으라면 ELW다.

장내파생상품인 선물과 옵션은 기본 투자금액이 수천만 원에 달해 개인투자자들 접근이 어려웠다. ELW는 소액으로도 옵션 상품에 투자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위험도가 높은 이유는 ELW가 옵션처럼 레버리지(차입효과)를 활용한 상품이기 때문이다.

기초자산 가격 대비 3~7배 움직일 만큼 변동성이 크다. 주가 방향을 맞추면 ‘대박’이지만 틀리면 투자금액을 전부 잃을 수도 있다. 실제로 투자자의 절반 이상이 만기 도래 때 투자금을 날렸다.

심상범 대우증권 파생상품 담당 애널리스트는 “오르든 내리든 주가의 향방을 정말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면 ELW의 수익률이 가장 좋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큰 상품”이라며 “주식시장에 매우 밝은 개인투자자가 선택할 만한 상품”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ELS는 ‘일정 정도’ 밑으로, 또는 위로 가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다면 투자해볼 만하다. 발행사가 제시한 조건을 벗어나지 않으면 원금보장과 추가 수익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하한선만 맞추면 되기 때문에 ELW보다 위험도가 낮다. 최근엔 원금보장형 상품이 여럿 선보여 위험을 줄였다. 물론 이 경우 수익률은 떨어진다.

ETF는 안정적이다. 반대로 말해 별로 재미도 없다. 그래서 투기성향이 짙은 한국인들에게는 맞지 않는 상품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코스피200지수를 따르는 ETF는 거의 인덱스펀드와 성격이 같다. 장점은 펀드 수수료가 매우 낮고 주식시장에서 거래해 언제든 처분할 수 있다는 것. 또 소액으로 주식에 투자하는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한 주를 사려면 80만원 넘게 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관련 ETF를 사면 이보다 적은 금액을 투자해도 삼성전자 주식을 산 효과가 생긴다. 똑같은 액수를 삼성전자와 ETF에 투자한다고 가정하면 ETF 수익률이 더 높다. ETF 역시 주가 방향성에 따라 선택의 폭이 있다. 인버스(inverse) ETF는 주가가 떨어질 때 도리어 수익률이 좋아진다.

비용 아끼려면? ETF>ELW>ELS

글로벌 위기 이후 펀드 수익률이 곤두박질쳤다. 최근 수익률을 많이 회복했지만 펀드런이 생겼을 만큼 불신의 골도 깊어졌다. 투자자가 손실을 봐도 꼬박꼬박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에 대해 볼멘소리도 터져 나왔다. 그러면서 인기를 끈 게 ETF다. ETF는 투자비용 측면에서는 가장 유리하다. 펀드지만 중도환매 수수료가 없다. 운용보수도 낮다. 일반 주식형펀드의 경우 운용보수가 적게는 2% 미만에서 많게는 3.5%에 이른다. 하지만 ETF는 0.5% 이하다. 낮은 것은 0.2%대다. 최대 10분의 1까지 차이가 난다. 운용보수가 1% 전후인 인덱스펀드보다도 낮다. 게다가 매도 때는 거래세조차 내지 않는다. 낮은 수수료는 수익률 증가로 이어져 수수료 1.5%포인트 차이가 난다고 할 때 10년간 투자하면 14.3%의 누적수익률이 생긴다.

ELW도 비용 관점에서 나쁠 게 없다. 거래세만 내면 될 뿐 다른 비용은 없다. 오히려 운용 수수료가 없다는 점에서 ETF보다 나은 면도 있다. 그러나 국내 ELW 평균 거래세는 낮지 않다.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할 만큼 거래가 빈번하다. 실제 주식거래량의 25%가 ELW다. 전균 삼성증권 파생상품 담당 애널리스트는 “거래세를 제외하면 소득세가 없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지만 ELW는 주가 향방을 예의주시하고 매매를 해야 하기 때문에 거래세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펀드 성격이 짙은 ELS는 소득세를 내야 한다는 점에서 불리하다. 배당소득세가 15.4%다. 때문에 종합소득세 대상자는 ELS를 꺼리거나 투자해도 4000만원 이하로 투자한다. 중도환매 때도 높은 수수료를 각오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대안상품은 어디까지나 대안상품이라고 지적한다. 심상범 애널리스트는 “자신의 금융자산 투자포트폴리오에서 20% 미만이 적당하다”고 말했다. http://news.mk.co.kr/v2/view.php?sc=30000001&cm=헤드라인&year=2010&no=236547&selFlag=&relatedcode=&wonNo=&sID=301 명순영 기자 msy@mk.co.kr 2010.05.08 18:22:10 입력, 최종수정 2010.05.08 18:23:04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55호(10.05.1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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