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의 정체성

2010. 7. 4. 09:58經濟

[Weekly BIZ] '5가지 환상' 갖고 중국 가면 울고 나온다

■ 5가지 인식의 오류

기업들이 '10년 뒤 중국'을 준비하는 출발점은 중국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일이다. 하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한국 기업들이 잘못된 인식에 갇혀 있다. 기업들이 공통점으로 빠지기 쉬운, 중국 시장에서 실패를 부르는 잘못된 인식은 다음과 같다.

① 중국은 '무늬만 사회주의'이다?

중국 공산당에 스탈린식 계획경제는 사회주의를 고도화시키는 여러 선택 중 하나였을 뿐이다. 연해지역 시장경제의 발전은 웬만한 자본주의 국가보다 화려하지만, 가장 중요한 물적 토대인 토지에 대해 엄격한 공유제를 지키고 있다. 투자나 세수 등에서 국유 기업들은 여전히 40%에 가까운 기여도를 보이고 있으며, 이들을 자회사로 둔 각급 정부 부문은 시장에서 심심찮게 심판 완장을 벗어 던지고 플레이어로 나서곤 한다.

② 소비가 '고도' 성장을 이끌 것이다?

수출의 성장 기여가 약화되는 것은 중국 안팎의 상황으로 볼 때 불가피하다. 수출 대신 내수가 성장을 이끌게 되리라는 것은 합당한 추론이다. 하지만 '고도' 성장이 유지될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다. 소비는 투자나 수출과 달리 매년 꾸준하게 두 자릿수 신장이 어렵기 때문이다. 과거 30년 동안 중국이 연평균 9.8%씩 성장하는 동안 실질 소비 신장세는 8%대에 그쳤던 것이 이를 말해준다.

③ 중국 저임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저임의 원천이었던 농촌 부문의 잉여 인력이 고갈되고 있다. 그나마 남은 잉여 인력도 고령자들이 대부분이라 도시 산업부문으로 전출이 불가능한 형편이다. 중국 정부는 2000년대 초반부터 농업세 폐지 등 각종 농민 시혜책을 강화했다. 도시 3D 부문에 종사하는 농민공들을 붙잡으려면 임금을 높여줄 수밖에 없다. 정부는 아예 임금소득자 분배 몫을 늘리는 노동합동(계약)법까지 발효시켰다.

수출기업들은 위안화 절상까지 감안해야 할 판이다. 중국의 연해지역 중소도시 임금 수준조차 이미 동남아 경쟁국 수준을 넘어섰다는 게 일본 JETRO(일본무역진흥회)의 조사 결과다. 고급 사무직 근로자 임금은 해마다 20% 이상씩 오르고 있다.

④ 진출 업종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30년의 개방사(史)는 중국 전역에서 무주공산(無主空山) 노다지 시장을 없앴다. 13억 인구만큼 많은 경쟁기업을 피하려면, 정부가 까다로운 진입 조건을 붙인 시장을 기웃거려야 한다. 그래도 '될 성 싶은' 업종을 찾는다면, 중국이 반길만한 실력을 검증받아야 한다. 과거 중국은 한국 기업의 기술과 자금력, 선진 경영기법, 해외 마케팅 경험 등을 높이 샀다. 하지만 이제 자금은 중국에도 넘쳐나고, 선진 경영기법은 구미 기업들을 원조로 쳐주는 분위기다. 한국 기업의 강점은 기술, 해외 마케팅 노하우 정도만이 남았다. 이제 중국 시장에서 업종(What)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How)'이다.

⑤ 그래도 내륙에 가면 개방 초기와 같은 환대를 받는다?

절반은 맞는 말이다. 중부 6개성이나 서부내륙의 경우 개방 초기와 비슷한 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 그러나 '2고 1자(고오염·고에너지사용·자원 낭비)' 업종은 내륙에서도 찬밥 신세다. 필자는 지난달 하순 중부 3개성 지방정부의 투자 유치 고위 간부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소상하게 투자 유치 정책과 각종 인센티브를 설명하는 것은 1990년대 연해지역과 같았지만, 그래도 2고1자 업종을 배척하는 데는 예외가 없었다.

2고1자 억제정책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제창해 공산당 당장에도 삽입된 '과학적 발전관'의 산업정책 버전이다. 이 중 에너지는 성장의 물적 토대를 이루는 부분인 만큼 중국이 양보할 수 없다. 같은 맥락에서 중국 정부는 전통 에너지원의 한계를 넘는 재생에너지 분야에 공을 들이고 있다.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7/02/2010070201685.html?Dep1=news&Dep2=headline2&Dep3=h2_06 입력 : 2010.07.03 03:24 / 수정 : 2010.07.03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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