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有言實行 一球二無

2010. 10. 22. 14:49名句

-有言實行 一球二無

■ ‘야신’ SK 김성근 감독 일기장 엿보니

‘優勝! 5勝. 有言實行!!(우승, 5승, 유언실행)’

20일 찾은 인천 문학구장 감독실 벽에 걸린 화이트보드 한쪽에는 이 같은 문구가 쓰여 있었다. ‘야신(野神)’ SK 김성근 감독(사진)이 직접 쓴 글이다.

‘우승! 5승’은 우승까지는 5승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7전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에서 4승을 거두고 내달 13일 단판 승부로 펼쳐지는 일본시리즈 챔피언과의 경기까지 이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4전승을 거두고 돌아온 김 감독은 숫자 5를 지우더니 3으로 고쳐 썼다. 한일클럽챔피언십은 물론 11월 4, 5일 대만 타이중에서 열리는 한국-대만 챔피언결정전 2경기까지 모두 쓸어 담겠다는 뜻이었다.

김 감독은 “‘무언실행(無言實行·아무 말 없이 실행함)’이 자신과의 약속이라면 ‘입으로 뱉은 말은 반드시 실행한다’는 뜻의 유언실행은 다른 사람과의 약속이다. 올해 남은 3경기마저 모두 이겨 진정한 아시아 정상에 서겠다”고 말했다.

화이트보드에는 이 밖에 선수와 코치들뿐 아니라 스스로를 채찍질하기 위해 써 놓은 문구가 가득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생활 속에서도 김 감독은 엄청난 양의 책을 읽는다. 그 책들 속에서 인생의 지혜가 될 만한 문구들을 모아 자신의 일기장에 써뒀다가 틈나는 대로 선수들에게 전파한다. 특히 가을 마무리 캠프 때나 스프링 캠프 때는 야간 훈련을 시작하기 직전 1시간씩 직접 강의를 한다. 알토란같은 문구로 가득 찬 일기장이 벌써 여러 권 된다.

김 감독은 이런 정신 교육을 통해 선수들에게 왜 야구를 절실하게 해야 하는지, 모진 훈련을 감내해야 하는지를 가르친다. 투수 송은범은 “처음에는 왜 이런 걸 하나 싶었지만 어느 순간 감독님의 말이 바로 내 얘기라는 느낌이 들었다. 왜 절실하고 치열하게 야구를 해야 하는지 선수들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고 했다.

많은 문구와 올해 SK 선수들이 보여준 모습들이 겹친다.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되 이를 위해 준비하라”는 말처럼 선수들은 한 해 내내 맹훈련을 했고, “어려운 일은 쉽게, 쉬운 일은 깊게, 깊은 일은 재미있게”처럼 훈련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해 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말처럼 앞이 보이지 않는 고된 훈련은 우승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화이트보드에는 없지만 김 감독의 좌우명이자 가장 많이 쓰는 말은 ‘일구이무(一球二無)’다. 공 하나에 두 번째는 없다는 뜻으로 공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우승을 마무리한 에이스 김광현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비로소 일구이무의 의미를 깨달았다”고 했다. SK 선수들은 김 감독의 야구 철학을 체득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SK의 야구는 어지간한 위기 앞에서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 http://news.donga.com/Sports/3/05/20101022/32043761/1 인천=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010-10-22 03:00 2010-10-22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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