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의 다양한 이름

2017. 3. 29. 12:57言語

국민생선 명태, 이름이 무려 1000가지?

강원도 인제군 용대리의 황태 덕장 풍경. [사진 국립민속박물관]

금태라는 말을 들어 보았는가. ()처럼 귀한 물고기를 뜻한다. 서민의 대표적 물고기인 명태를 부르는 말이다. 예전에는 흔하디 흔한 명태였지만 요즘 우리 바다에서는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다. 현재 우리가 먹고 있는 명태는 대부분 러시아산이다. ‘금태는 본래 어느 부분 하나 버릴 것 없이 귀중한 재산과 같다는 의미로 사용됐다. 이처럼 명태는 시대에 따라 명칭이 새롭게 생성돼왔다.

직장인들이 큰 부담 없이 점심을 때우곤 하는 동태찌개. 저녁 호프집 안주로는 노가리가 인기다. 짝태·먹태도 있다. 이름은 들어봤는데 그 뜻은 무엇일까. 명태는 무려 1000여 가지가 넘는 이름을 갖고 있다. 명사·형용사·부사 등 어떤 품사 뒤에도 '' 한 글자만 붙이면 된다. 명태를 백성의 물고기, 혹은 국민생선으로 부르는 배경이다. 명칭 가짓수를 놓고 볼 때 우리나라 물고기 중 가장 많다. ‘서해 조기, 남해 멸치, 동해 명태'라는 말이 생길 정도였다.

동태, 황태, 북어, 코다리는 알겠는데, 짝태, 먹태, 백태 등은 무슨 의미일까, 조업, 건조방식 등에 따라 명칭 다양

예컨대 얼린 것은 동태(凍太), 말린 것은 북어(北魚). 북어는 원래 추운 지방에서 잡는 물고기라는 뜻으로 사용됐다. 명태는 그만큼 조업 방식, 덕장 내 건조 정도, 가공·포장 방식, 지역 등에 따라 수많은 이름으로 불렸다. 한국 문화의 다양성을 들여다보는 창과 같다.

1980년대 강원도 고성군 대진항의 명태 어선. 만선의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다 [사진 국립민속박물관, 남동환 제공]

.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이 지난 세월 우리 밥상의 단골손님이자 수산업의 효자상품이었던 명태에 대한 종합 보고서를 냈다.명태와 황태덕장이다. 201512월부터 201612월까지 약 13개월 동안 강원도 고성과 속초, 인제와 평창, 그리고 경북 예천 지역을 현지 조사했다.

이번 보고서에 나타난 명태의 다양한 이름을 정리했다. 참고로 짝태는 소금을 살짝 뿌려 약간 짠맛이 나도록 깡 말린 북어를, ‘먹태는 건조 과정에서 겉껍질이 검게 마른 북어를 말한다. 이 정도쯤은 평소 알아야 하지 않을까. 호프집의 또 다른 안줏거리가 되기에 충분하다. 보고서는 국립민속 박물관 누리집(www.nfm.go.kr)에서 찾아볼 수 있다. 출처: 중앙일보 http://news.joins.com/article/21417129 박정호 문화전문기자 jhlogos@joongan.co.kr 입력 2017.03.29 11:42

<명태의 다양한 이름>

조업에 따른 분류

어획 시기

-은어받이(바지): 음력 10월 은어를 잡아먹으려고 몰려오는 명태 떼

-동지받이(바지): 동지를 전후하여 몰려오는 명태 떼. 알 밴 명태

-섣달받이(바지): 음력 12월 초 열흘부터 몰려오는 명태 떼

-막물태: 마지막 끝물에 잡은 명태

-춘태(春太): 음력 1월과 2월에 잡은 명태

-하태(夏太): 음력 6~7월 삼중망 그물로 잡은 명태

-추태(秋太): 음력 9월에 잡은 명태

-동태(冬太): 음력 10~12월 겨울에 잡은 명태

-꺽태: 산란하고 나서 잡힌 명태

-난태: 산란 전에 알을 밴 상태에서 잡힌 명태

어획 장소

-강태(江太): 강원도 바다에서 잡히는 명태

-간태(杆太): 강원도 간성(杆城, 현 고성) 바다에서 나는 북어

-북태(北太): 일본 북해도(北海島)에서 수입하여 말린 명태

-지방태(地方太): 지방에서 잡은 명태

-원양태(遠洋太): 우리나라 선박이 알래스카 등지에서 잡아온 명태

-수입태(輸入太): 일본, 러시아 등에서 수입한 명태

-진태(眞太): 원양 명태와 동해안 명태를 구분하기 위해 붙여진 이름

어획 방법

-망태(網太): 그물(刺網·擧網·水底網) 잡은 명태

-그물태: 그물로 잡은 명태

-조태(釣太): 주낙으로 잡은 명태.

-낚시태: 낚시로 잡은 명태. 망태보다 비쌈

-분태(粉太): 날씨가 나빠 그물을 못 건져 핏기가 없이 하얗게 변한 명태

명태 크기

-애태·애기태: 명태 새끼

-앵노가리: 명태 새끼의 다른 이름. 20이내의 명태

노가리: 명태 새끼의 다른 이름. 2025사이의 명태

-아익태(兒翼太): 소형 명태

-소태(小太): 30내외의 작은 명태

-중태(中太): 40내외의 중간 명태

-대태(大太): 50내외의 큰 명태

-왜태: 성체지만 크기가 작은 명태

-왕태(王太): 큰 명태

덕장 건조 정도에 따른 분류

-황태: 얼고 녹기를 반복하며 속살이 노랗게 마른 명태

-노랑태: 황태의 다른 이름

-백태: 기온 차가 커서 하얗게 마른 명태

-깡태: 건조 중 수분이 빨리 증발하여 딱딱하게 마른 명태

-짝태: 소금을 살짝 뿌려 약간 짠맛이 나도록 깡 말린 북어

-골태: , 비를 맞아 속살이 녹아 뼈만 앙상하게 남은 북어

-먹태: 건조 과정에서 겉껍질이 검게 마른 북어

-묵태(墨太): 먹태의 다른 이름

-백태(白太): 건조과정에 눈, 비를 맞아 겉껍질이 흰색으로 변한 명태

-낙태(落太): 건조과정에서 눈, 비를 맞고 떨어진 명태

-무두태(無頭太): 건조과정에서 머리가 떨어져 나간 명태

-바람태: 추운 바람에 수분이 빨리 증발하여 뻣뻣하게 마른 명태

-간태(干太): 말린 명태

-건태(乾太): 말린 명태

-건명태: 말린 명태

-북어(北魚): 말린 명태

-북고어(北藁魚): 바짝 말린 명태

-더덕북어(北魚): 최상품 말린 북어. 명태보푸라기 원료로 활용

-매가리: 서울, 강원도에서 길이 25내외의 생명태 또는 건명태

-코다리: 반쯤 말린 명태

가공 방법에 따른 분류

냉동 여부

-동태(凍太): 얼린 명태

-생태(生太): 얼리거나 말리지 아니한 잡은 그대로의 명태

-태어(?): 서유구가 쓴 명태어(?)’에서 축약된 생명태어

-생명태(生明太): 날 명태

-선태(鮮太): 갓 잡은 싱싱한 명태

포장 방식

-관태(貫太): 한 두릅(북어 20마리)을 싸리대로 꿰어 한 쾌를 만든 북어

-짝태: 30(600마리)를 한 짝으로 묶은 상태의 북어

가공 방식

-무두패: 머리를 잘라내고 몸통만을 걸어 건조시킨 것

-명태채: 명태 살을 채처럼 떼어 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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