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부’ 유감

2021. 10. 29. 09:38言語

‘깐부’란 말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2021년 공개, 9부작)의 6화 부제목으로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무슨 뜻인가 했더니 ‘깐부’는 어린이들이 구슬치기, 딱지치기를 할 때 자기와 같은 팀으로 편을 함께하던 짝이나 동지를 가리키는 말이 와전된 것이었다.

얼마 전 모 유력 대선 예비후보가 정책토론회에서 이 말을 사용하여 화제가 되기도 하였고, 이제 뉴스에서도 무슨 기발한 느낌을 주는 말인 양 TV 등에서도 아무 생각 없이 함부로 아무렇게나 쓰고 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말이다. 우리가 유소년 시절인 1950~60년대에는 아직 일제의 잔재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여 왜(倭)말이나 왜색이 짙은 표현을 여과 없이 그대로 썼다.

예를 들면 ‘가부’, ‘나가리’, ‘난닝구‘, ‘빳다’, ‘뻰또’, ‘사루마다’, ‘시마이’. 등 수도 없이 많다. 마치 국어처럼 썼다.

그 중에 구슬치기, 딱지치기를 하면서 서로 편을 같이 하는 것을 ‘가부’한다고 한다. 이 ‘가부’란 말은 일본말 ‘가부시끼(かぶしき, 株式)’에서 온 말이다.

주식이 그런 것 아닌가? 주주의 출자로 자본을 모아 주식을 발행하여 설립된 회사로 주주는 서로 같은 편 아닌가?

그러므로 ‘깐부’라는 말은 1950~60년대를 살아보지 못한 사람이 ‘가부’란 말을 귀로만 잘못 얻어 듣고, 제대로 된 검증 없이 함부로 사용한 말이다.

물론 드라마를 맛깔나게 표현하기 위해서 사용한 말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의 일상에서는 엄연히 잘못된 표현이다. 듣기 좋고, 우리 정서에 맞는 표현으로 바로잡아야 할 때다.

 

'깐부'란 말 바로 잡아야 합니다. > 대한민국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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