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 28. 11:50ㆍ經濟
“국민연금 잘못 손댔다가 노후 망쳐”… 매달 25만원 건보료 유탄 맞은 퇴직자 [언제까지 직장인]
반납·추납·연기 등 신청 땐 연금액 살펴야
월 167만원 넘으면 피부양자 자격상실
“재산 매각·소득감소 땐 조정 신청 가능”
최근 경기가 급격하게 얼어붙으면서 고용 불안을 느끼는 직장인들의 모습을 도처에서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어찌하든 자신의 주된 커리어를 접는 시기는 누구에게나 다가오게 마련입니다. 갑자기 다가온 퇴직은 소득 단절뿐 아니라 삶의 정체성마저 집어삼킬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절실합니다. 지금 이 순간, 어떻게 노후를 준비 하느냐에 따라 인생 2막의 무게와 행복감은 확연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은퇴 전에는 부(富)의 확대가 우선이라면 은퇴 후에는 ‘현금흐름’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가장 기본적인 소득 창출 수단은 ‘국민연금테크(국민연금+재테크)’ 입니다. 이에 격주로 연재되고 있는 ‘언제까지 직장인’에서는 몇 회에 걸쳐 국민연금테크에 대해 집중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국민연금 추납·연기제도 신청해서 증액했는데, 매달 25만원의 건보료를 내야 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제가 추납을 잘못 손댄 거 같은데 국민연금 조금 덜 주면 안 되나요.”
위 사례와 같이 불만을 호소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본 기자 메일에도 관련 피해 호소글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는데요,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요.
우리나라 국민이 노후대비 수단으로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게 국민연금 입니다. 소득대체율(소득 대비 수령액 비율)이 40%에 달하고,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받는 연금 수령액은 계속 늘어납니다.
더욱이 추가납부(추납), 수령 연기, 크레디트 등 각종 제도 활용 시 연금액이 최대 2배 가까이 늘어나게 설계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2022년 하반기 건보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에 따라 피부양자 자격 상실자들이 속출하고 있어 유의해야 합니다.
25일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연도별 피부양자 현황을 보면 2021년 1809만 명에서 2022년 1703만9000명으로 감소하더니, 2023년 10월 현재 1690만1829명으로 1600만 명대로 내려앉았습니다.
피부양자의 소득 기준이 소득세법상 연간 합산소득 3400만 원 이하에서 2000만 원 이하로 강화돼 피부양자 요건을 상실, 건강보험 지역가입자 전환이 급증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합산소득에는 금융소득, 사업소득, 근로소득, 공적연금 소득, 기타소득 등이 포함됩니다. 다만,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 등 사적연금 소득은 제외됩니다.
금융소득은 예금 이자, 주식 배당 등(비과세, 분리과세 제외)이 해당되는데, 예금 이자와 주식 배당으로 2001만원을 받았다면 2000만원을 제외한 1만원이 아니라 2001만원 전액에 대해 건강보험료를 매깁니다.
이번 제도 개편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은 공무원연금이나 사학연금, 군인연금,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금소득으로 생계를 꾸리는 생활자들입니다.
공적 연금소득으로 매월 167만 원 이상을 타는 은퇴자의 경우 다른 소득이 없더라도 공적연금으로 연간 2000만원이 초과되면서 피부양자 자격을 상실하게 됩니다.
연금공단 관계자는 “반납과 추납, 연기제도 활용으로 국민연금 수령액이 늘어날 경우 건강보험 피부양자에서 탈락할 수 있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면서 “만약 지역가입자로 전환 후 재산 매각이나 소득이 감소하면 조정 신청도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정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여전히 다른 국가와 견줘서 피부양자가 상당히 많은 수준”이라며 “건보료 부담의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앞으로 피부양자를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연금 손해 보더라도 빨리 탈래요.”
요즘 국민연금에서 특이한 점은 손해를 보더라도 일찍 연금을 수령하는 ‘조기노령연금(일명 손해연금)’ 신청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조기노령연금은 법정 노령연금 수령 시기를 1∼5년 앞당겨서 받는 제도입니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2023년 1~6월 손해연금 누적 신규 수급자는 6만3855명에 달했습니다. 이는 전년 1년간 집계된 누적 신규 조기노령연금 수급자 5만9314명보다도 많은 수치입니다.
조기노령연금은 ‘손해연금’으로 불립니다. 연금을 미리 받는 대신에 1년 일찍 받을 때마다 6%씩 연금액이 깎여 5년 일찍 받으면 30% 감액되기 때문입니다. 가령, 당초 연금액이 월 100만원 수령 예정자가 이 제도를 신청하면 70만원만 받게 되는 셈입니다.
지난해 조기연금 수령자가 급증한 데는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수급 개시 연령이 만 62세에서 63세로 한 살 늦춰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연금공단측 설명입니다.
여기에다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잃을까 봐 조기노령연금을 신청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공적연금을 일찍 받으면 수급액은 감소하지만 건보 피부양자 자격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학계 관계자는 “건강보험 정책이 국민연금 정책과 호응하지 못하면서, 일찍 앞당길수록 유리해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건강보험료 부담 줄이는 팁
매년 오르는 건강보험료이지만 상황에 따라 아낄 수 있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먼저 ‘해촉증명서’를 기억하세요.
간혹 일회성 혹은 단기간에 발생한 비정기적인 수입이 지속적인 소득으로 인식돼 갑자기 건보료가 ‘껑충’ 뛰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해촉증명서란 급여를 지급한 업체와 거래관계가 종료됐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입니다. 건보공단에 해촉증명서를 제출하면 과납한 건보료와 장기요양료를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해촉증명서 양식은 인터넷으로도 다운로드할 수 있는데, 중요한 건 거래한 업체의 직인을 받아 건보공단에 제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거래한 업체가 폐업 했다면 건보공단에 연락해 관련 문제를 해결하면 됩니다.
또 휴직 기간에 회사의 건강보험 담당자를 통해 ‘휴직자 등 직장가입자 보험료 납입고지 유예(해지)’ 신청을 하면 납부를 유예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육아휴직 기간에도 의료기관을 이용하면서 보험급여 혜택을 받기 때문에, 복직한 이후에는 휴직 기간에 내지 않았던 건보료를 내야 합니다.
다만, 육아휴직 기간 건보료는 직장 가입자 최저 수준이니, 크게 부담이 되지는 않습니다. 2023년 말 기준 직장가입자의 보수월액 보험료 하한액은 월 1만9780원, 이를 본인의 휴직 직전과 비교해서 유예 여부를 결정하면 됩니다. https://www.mk.co.kr/news/economy/10928707 류영상 기자 ifyouare@mk.co.kr 입력: 2024-01-25 09:00:00 수정: 2024-01-28 07: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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