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교산&그너머] <1399> 밀양 천황산~재약산 억새 산행

2024. 10. 24. 07:41LEISURE

[근교산&그너머] <1399> 밀양 천황산~재약산 억새 산행

솨솨 ~ 은빛 파도 소리, 사자평은 지금 끝 모를 억새평원

- 국내 최대… 간월재보다 규모 커
- 사자평만 축구장 100개 넓이
- 한때 자연 훼손돼 40만㎡ 복원
- 얼음골케이블카로 올라가 산행
- 10.8㎞ 원점회귀 5시간 코스

가을을 대표하는 산 하면 부산 근교에서는 영남알프스를 빼놓을 수 없다. 그 이유는 가을의 전령이라는 억새가 지천으로 펴 억새 산행을 즐기려는 등산객이 이맘때 더욱 붐비기 때문이다.

영남알프스에서 대표적인 억새밭은 간월산(1069.2m)과 신불산(1159.3m) 사이 간월재, 신불산과 영축산(1082.2m)을 잇는 능선 가운데 신불평전이 알려졌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면적인 재약산(載藥山·1119.1m) 사자평 억새군락, 천황산(天皇山·1189m)과 재약산 사이 천황재 억새는 간월재와 신불평전의 억새보다 큰 규모지만 접근성이 떨어져 영남알프스 억새 산행에서 많이 평가 절하돼 왔다.

경남 밀양시와 울산 울주군을 경계 짓는 천황산과 재약산은 밀양 남명리에서 출발하는 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를 타면 편하게 억새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천황산 정상에서 천황재를 향해 억새가 춤추는 산길을 내려가면 등산객 앞으로 재약산과 향로산 등이 펼쳐진다.

■케이블카로 1020m 높이 올라

이번에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경남 밀양 산내면 남명리의 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 하부승강장에서 단숨에 천황산과 능동산 사이 능선에 세워진 상부승강장에 올라, 접근성이 떨어져 평가 절하됐던 천황재와 사자평 억새 군락을 찾아가는 산길을 소개한다.

사자평 억새밭은 넓이가 약 413만2000㎡(약 125만 평)에 축구장 100개 넓이에 이른다 한다. 옛날부터 도자기를 굽던 도공의 후손들이, 일제강점기에는 목장을 가꾼 사람들이, 6·25 한국전쟁 때는 피란민이 올라와 화전 생활을 하며 제법 큰 마을이 형성됐다. 그것이 약 750m 높이에 들어섰던 산상 마을인 사자평 마을이다. 사자평 마을 가구는 조금씩 늘어 한때 약 40호에 이르렀고 학교도 생겼다. 1966년 개교해 1996년 폐교한 산동초등학교 사자평분교인데, 고사리분교라는 별칭으로 더 널리 알려졌던 학교다.

산업 발달로 등산객이 몰리면서 등산객을 상대로 음식을 팔다 계곡에 오염 문제가 발생해 1990년 들어 모든 주민을 산 아래로 이주시켰다.

고산습지인 ‘산들늪’으로 불리는 사자평의 억새밭은 2010년 들어 복원을 추진했다. 현재 약 40만㎡ 면적을 복원했고, 덱 쉼터와 억새밭 사이를 걷는 생태탐방로인 사자평 억새길을 조성해 놓았다.

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

얼음골케이블카 상부승강장에서 천황재와 사자평 억새밭으로 가는 길은 둘이다. 천황산과 재약산 산행을 하며 억새 길을 걷거나, 완만한 둘레길로 바뀐 옛 작전도로를 따라 천황재와 사자평 억새밭을 바로 찾아가는 방법이다. 체력에 맞게 산행코스를 택하면 된다.

천황산 등산안내도와 이정표에 표시된 샘물상회는 철거돼 지금은 없다. 옛 샘물상회 명칭이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으니, 혼동하지 않도록 하며 방향만 참고한다. 산행경로는 원점 회귀형이다.

영남알프스 얼음골케이블카 상부승강장~하늘정원~천황산·천황재 갈림길~전망대~천황산·필봉 갈림길~천황산 정상~천황재~주암계곡·옛 고사리분교 갈림길~재약산 정상~덱 전망대~임도(표충사·진불암) 갈림길~진불암 임도~사자평고산습지·고사리분교터 갈림길~송신탑 지나 갈림길~재약산 사자평 억새길~옛 작전도로~잇따른 나무다리~간이매점(재약산·천황재·주암마을 갈림길)~천황재·재약산 갈림길~샘물상회(등산안내도와 이정표에 표시돼 있으나 실제로는 철거되고 없음)·천황재 갈림길~샘물상회·천황산 갈림길~케이블카·능동산 갈림길~케이블카·천황산 갈림길~얼음골케이블카 상부승강장. 산행거리는 약 10.8㎞이며 5시간 안팎 걸린다.

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 하부승강장에서 10분이면 1020m 높이인 상부승강장에 도착한다. 전망 덱에서 천황산 안내도를 보고 덱 계단을 오른다. 여기서 천황산까지는 고도를 169m만 높이면 돼서 산길이 완만하다. 5분이면 벼랑 위 ‘하늘정원’ 덱 전망대에서 펼쳐지는 조망에 전율을 느끼며 천황산(2.4㎞)으로 출발한다. 약 10분이면 샘물상회가 있던 안부 사거리에 내려선다.

천황산과 재약산 사이 천황재의 활짝 핀 억새

■사자평 억새, 우리나라 최대 규모

천황산은 직진형 오른쪽 능선을 탄다. 왼쪽 천황재 방향은 취재팀이 되돌아오는 길이다. 덱 계단을 올라가면 얼음골 갈림길, 천황산은 직진한다. 진달래·철쭉 터널을 통과하면 파란 하늘이 열리며 전망대가 나온다. 능선은 왼쪽으로 휘어져 필봉 갈림길을 거친다. 안부사거리에서 35분이면 천황산 정상석과 만난다. 한때 천황산의 상징처럼 솟아 있던 대형 돌탑은 이제 안 보인다. 오른쪽은 표충사에서 한계암을 거쳐 올라오는 길이다.

정상석 앞 남쪽으로 가야할 재약산에서 시계 방향으로 향로산 정각산 구만산 억산 운문산 가지산 고헌산 능동산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등 영남알프스 8봉과 그를 받치는 높고 낮은 봉우리가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천황재(1.0㎞)·재약산(2.0㎞)으로 덱 계단을 내려간다. 잠시 사자바위를 거쳤다 등산로에 복귀해 약 30분이면 너른 덱이 깔린 천황재 쉼터에 닿는다. 빛을 받은 은빛 억새가 춤춘다. 직진해 재약산(0.8㎞)으로 향한다. 오른쪽은 내원암을 거쳐 표충사로 간다면, 왼쪽은 케이블카로 가는 샘물상회 방향이다. ‘천황~재약’을 찾는 등산객 대부분은 여기서 재약산을 올랐다가 되돌아 내려와 샘물상회로 가는 단축 산행을 주로 한다.

살짝 가파르게 침목 계단을 올라가면 산길은 정상까지 완만해진다. 주암계곡 갈림길을 지나 약 30분이면 촛대같이 뾰쪽한 재약산 정수리에 선다. 정상에는 어디서 날아왔는지 모를 날개미 떼의 공격으로 잠시도 서 있을 수 없었다. 정상 아래 덱 전망대에서 숨을 돌리며 동쪽 영축산 신불산 간월산 조망을 즐긴다. 발아래는 가야 할 사자평 억새밭이 남북으로 길게 비행장 활주로를 연상시킨다.

표충사 방향으로 긴 덱 계단을 20분쯤 내려가면 진불암으로 가는 임도와 만난다. 왼쪽 표충사 방향으로 70m 가면 다시 이정표 갈림길이다. 사자평 고산습지(0.6㎞)로 임도를 직진한다. 오른쪽은 고사리분교 터에서 올라오는 길이다. 5분이면 이동통신 송신탑을 지나자마자 진불암 팻말이 선 갈림길에서 왼쪽 야자매트가 깔린 길로 들어선다. 여기서 직진했다면 옛 작전도로에서 왼쪽으로 꺾어도 된다.

이제부터 재약산 사자평 억새길을 걷는다. 개울의 나무다리를 건너면 재약산 사자평 억새길 안내도가 서 있는 갈림길에 닿는다. 두 길은 억새 군락 중간에서 다시 만난다.

취재팀은 억새밭을 가로질러 가는 직진형 오른쪽 길을 걸었다. 흐드러지게 핀 억새가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일렁이는 파도 같았다. 왼쪽에서 오는 억새 길과 만나 억새밭을 따라 약 25분이면 옛 작전도로에 합류한다. 왼쪽으로 간다.

나무다리를 연이어 네 번 건너 울산과 경남 경계를 넘으면 주암삼거리에 간이매점이 있다. 왼쪽 재약산(1.4㎞)·천황재(2.2㎞)로 꺾는다. 오른쪽은 주암마을에서 올라오는 길. 재약산 갈림길에서 천황재로 직진해 제법 운치 있는 오솔길을 걷는다. 약 30분이면 임도 삼거리에 닿는다. 오른쪽 샘물상회(1.9㎞)로 꺾는다. 왼쪽은 천황재에서 곧장 오는 길이다. 천황산 산허리를 완만하게 돌아간다. 천황산 갈림길 한 곳을 거쳐 물 마른 개울을 건너 옛 목장 터를 통과한다.

약 25분이면 임도 삼거리에 도착한다. 왼쪽 케이블카(0.8㎞)로 향한다. 오른쪽은 능동산 방향이며 배내고개로 가는 임도다. 2, 3분이면 지금은 철거하고 없지만 종주하는 산꾼들의 허기와 목마름을 달래주던 샘물상회 터를 지나 앞서 거쳤던 안부 사거리에 도착한다. 오른쪽 케이블카 방향으로 왔던 길을 되짚어 15분이면 얼음골케이블카 상부승강장에 도착한다.

◆교통편

- 주차장 혼잡… 일찍 서둘러야
- 밀양·언양서 얼음골행 버스, 배차간격 길어 시간 잘 맞춰야

부산과 가까워 버스시간만 잘 맞춘다면 대중교통도 괜찮으며, 원점 회귀 산행이라 승용차 이용도 편리하다. 승용차 이용은 경남 밀양시 산내면 얼음골로 241 ‘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 하부승강장’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하고 가면 된다. 주차비 무료. 억새철인 10월, 11월은 혼잡하므로 되도록 일찍 출발해 빨리 하산한다.

대중교통은 경남 밀양과 울산시 울주군 언양에서 얼음골로 가는 방법이 있다.

부산 사상 서부터미널에서 밀양행 직행버스는 오전 7시 9시 11시 등에 출발한다. 열차는 부산역과 구포역에서 수시로 밀양역으로 간다. 역 앞에서 시내버스로 밀양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한다. 밀양터미널에서 석남사행 직행버스는 오전 8시20분 10시40분 등에 있으며 얼음골정류장에서 내린다. 오전 6시20분 9시35분 오후3시30분에 얼음골행 시내버스도 있다. 부산도시철도 1호선 노포역 동부터미널에서 언양임시시외버스터미널로 운행하는 직행버스 시간은 오전 6시20분 6시50분 7시10분 7시40분 8시20분 9시 등이다. 옛날 언양터미널 앞 시내버스정류장에서 석남사로 이동한다. 석남사에서 밀양행 직행버스는 오전 8시30분 9시40분 등에 출발하며 얼음골정류장에서 내린다. 얼음골정류장에서 얼음골케이블카 하부승강장은 호박소 방향으로 약 400m 떨어졌다. 얼음골에서 밀양으로 나가는 직행버스는 오후 2시50분 4시30분 6시30분이며, 시내버스는 오후 5시 출발한다. 밀양에서 부산행은 오후 3시 5시10분 7시에 있다. 얼음골에서 석남사행 직행버스는 오후 3시25분 5시20분 6시50분에 있다. 석남사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언양으로 나간다. 언양터미널에서 부산행 버스는 오후 5시5분 5시45분 6시20분 6시55분 7시45분 8시40분이며 막차는 밤 9시30분에 떠난다.

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055­359­3000)에서는 10월, 11월 평일은 오전 8시30분부터, 주말·공휴일은 오전 7시30분부터 케이블카가 상부승강장으로 운행한다. 배차는 10~30분 간격이다. 상부승강장에서 하부승강장으로 내려가는 마지막 케이블카는 10월, 11월은 평일에 오후 5시50분, 주말·공휴일은 오후 7시30분에 있다. 예약은 안 받는다. 승차권은 하부승강장 매표소에서만, 왕복 승차권만 판매하며 선착순 탑승한다. 요금은 대인 1만7000원, 청소년 1만5000원, 소인 1만4000원.

출처: 국제신보 12https://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2200&key=20241024.22012006348 ·사진=이창우 산행대장 lcw1124@kookje.co.kr | 입력: 2024-10-23 18:09:17

문의=문화라이프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표충사에서 출발하는 원점회귀 경로(간략)

표충사~옥류동~임도(표충사·진불암) 갈림길~진불암 임도~사자평고산습지·고사리분교터 갈림길~송신탑 지나 갈림길~재약산 사자평 억새길~옛 작전도로~잇따른 나무다리~간이매점(재약산·천황재·주암마을 갈림길)~천황재·재약산 갈림길~샘물상회(등산안내도와 이정표에 표시돼 있으나 실제로는 철거되고 없음)·천황재 갈림길~샘물상회·천황산 갈림길~케이블카·능동산 갈림길~케이블카·천황산 갈림길~얼음골케이블카 상부승강장~하늘정원~천황산·천황재 갈림길~전망대~천황산·필봉 갈림길~천황산 정상~천황재~주암계곡·옛 고사리분교 갈림길~재약산 정상~덱 전망대~임도(표충사·진불암) 갈림길

산행거리는 약 20㎞이며 8시간 안팎 걸린다.

■ 표충사에서 출발하는 원점회귀 경로(상세)

표충사에서 출발하여 옥류동천을 거쳐 긴 덱 계단을 올라가면 흑룡푝포, 구룡폭포, 층층폭포를 지나 층층폭포 상단에서 임도(작전도로)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서 진출하여 진행하면 왼쪽으로 진불암으로 가는 임도와 만난다. 계속 진행하여 70m 가면 다시 이정표 갈림길이다. 사자평 고산습지(0.6㎞)로 임도를 직진한다. 왼쪽은 고사리분교 터에서 올라오는 길이다.

이제부터 재약산 사자평 억새길을 걷는다. 개울의 나무다리를 건너면 재약산 사자평 억새길 안내도가 서 있는 갈림길에 닿는다. 두 길은 억새 군락 중간에서 다시 만난다.

죽전삼거리를 지나 억새밭을 가로질러 걷는다. 흐드러지게 핀 억새가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일렁이는 파도 같았다. 나무다리를 연이어 네 번 건너 울산과 경남 경계를 넘으면 주암삼거리에 간이매점이 있다. 왼쪽 재약산(1.4㎞)·천황재(2.2㎞)로 꺾는다. 오른쪽은 주암마을에서 올라오는 길이다.

천황재에서 살짝 가파르게 침목 계단을 올라가면 산길은 정상까지 완만해진다. 주암계곡 갈림길을 지나 약 30분이면 촛대같이 뾰쪽한 재약산 정수리에 선다. 정상 바로 아래에서 정상으로 향하는 길도, 정상석으로 올라가는 것도, 정상에서 하산하여 계단으로 가기 직전의 바위길이 매우 위험하게 보였다. 정상 아래 덱 전망대에서 숨을 돌리며 동쪽 영축산 신불산 간월산 조망을 즐긴다. 발아래는 가야 할 사자평 억새밭이 남북으로 길게 비행장 활주로를 연상시킨다.

이어 덱 전망대를 거쳐 임도(표충사·진불암) 갈림길에서 옥류동천으로 하산하였는데 오른쪽 옥류동천으로 가지 않고 임도(작전도로)를 거쳐 표충사로 하산하는 방법도 있다.

표충사에서 출발하는 원점회귀 경로.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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