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소녀… 이신영 대리

2009. 12. 9. 13:06職業

25살 국민은행의 '천재소녀`, 파생상품사업본부 이신영 대리

파생상품 딜러라고 하면 대개 남자를 떠올린다.

시시각각 바뀌는 금융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냉정한 판단이 필수적이고, 딜러는 금융 전사(戰士)에 비유되곤 한다. 그래서일까 보수적인 한국의 금융회사에서 여성 딜러를 찾기란 몹시 어렵다. 그런데 앳된 모습의 이 여자, 이신영 국민은행 파생상품사업본부 대리(25·사진). 여유가 넘친다.

"증권사에 가면 큰 그림을 보기가 어려울 거 같았어요. 그래서 은행을 선택했죠."

그녀는 자타가 공인하는 천재다. 천재들만 다닌다는 경기과학고를 1년 조기 졸업했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공학과와 테크노경영대학원 석사과정을 각각 6개월 조기 졸업한 재원이다. 이런 배경 때문에 언젠가부터 `천재소녀`로 불린다.

2005년 졸업과 동시에 기업은행에 입사, 남들은 어렵다고 하는 파생상품 딜러로 2년 넘게 일했다. 국민은행엔 지난 해 8월 옮겨와 새 둥지를 틀었다.

"금융공학이요? 대학원 다닐 때 금융공학이 인기가 있었어요. 인기를 타고 저도 시작했죠. 수학도 쓰면서 해답도 보이고 가지고 놀 거리가 많아요."

그녀가 하는 일은 주가연동예금(ELD), 주가연동증권(ELS) 등의 시장리스크를 막는 헤징북(hedging book) 관리와 주식 파생상품 운용. 관리하는 돈만 1조원에 달한다.

"기업은행에 있을 때부터 혼자 했어요. 팀장님이 저를 믿고서 북(book) 운영을 맡겼죠. 기업은행에선 정규직이었는데, 정규직이라는 보호막을 벗어나서 좀 더 배워보고 싶었어요. 국민은행은 리테일이 강하고 규모가 있으니까 새로운 상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어요."

1982년생이라는 나이 덕분에 어딜 가나 귀여움을 받는 그녀지만, 딜러로서의 어려움은 피해갈수 없는 모양이다.

"물론 돈이 안 벌리면 짜증이 나죠. 그리고 은행이 보수적이잖아요. 다른 부서랑 부딪칠 때랑 생각의 속도보다 시스템이나 인력이 따라오지 못할 때가 그래요. 프론트에서는 신상품 개발이 끝났는데, 미들이나 후선 부서에서 지원이 안 될 때도 있어요. 그래도 전적으로 믿고 맡겨 주니 특별히 어려운 건 없어요."

요즘엔 새로운 상품 개발에 한창이다. 조만간 손실 위험을 제한하는 디지털 옵션(digital option)을 가미한 투스탁(Two Stock)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작년에는 금리, 환율, 투스탁(Two Stock) 상품이 모두 위험에 노출되면서 안정적이면서도 투자 메리트가 있는 상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새로운 상품이 없어서 고민이에요. 하이브리드(hybrid) 상품으로 가야 할 거 같아요."

장래 포부를 묻는 질문에 그녀는 "너무 배울 게 많고요, 돈보다는 한번 시작했으니까 전문가로 성공했으면 좋겠어요. 능력을 키워 KB의 이름에 걸맞은 좋은 상품을 만들고 국민은행이 글로벌 IB로 커나가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나이에 비해 너무 어른스럽게 말한다는 기자의 질문엔 "집에선 속 썩이는 딸"이라며 "개인적으론 좋은 남자 친구를 만났으면 좋겠다"며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저작권자ⓒ이데일리 - 1등 경제정보 멀티미디어 http://www.edaily.co.kr>입력 : 2008.01.16. 06:16 / 수정 : 2008.01.16.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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