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11. 14:33ㆍLEISURE
우연일까 필연일까… 한국 평가전-본선 전적 2002년과 일치
스위스 전 승리는 4년 전부터 예견된 일?
한국의 닮은 꼴 전적 (2002 vs 2006) | ||||||
|
2002년(한일 월드컵) |
2006년(독일 월드컵) | ||||
평가전 |
상대국 |
날짜 |
결과 |
상대국 |
날짜 |
결과 |
코스타리카 |
4.20 |
승(2-0) |
앙골라 |
3.01 |
승(1-0) | |
중국 |
4.27 |
무(0-0) |
세네갈 |
5.23 |
무(1-1) | |
스코틀랜드 |
5.16 |
승(4-1) |
보스니아 |
5.26 |
승(2-0) | |
잉글랜드 |
5.21 |
무(1-1) |
노르웨이 |
6.02 |
무(0-0) | |
프랑스 |
5.26 |
패(2-3) |
가나 |
6.04 |
패(1-3) | |
본선 |
폴란드 |
6.04 |
승(2-0) |
토고 |
6.13 |
승(2-1) |
미국 |
6.10 |
무(1-1) |
프랑스 |
6.19 |
무(1-1) | |
포르투갈 |
6.14 |
승(1-0) |
스위스 |
6.24 |
승?(^^) |
인터넷에 떠도는 표 하나가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다. 2002 한일 월드컵과 2006 독일 월드컵에서 한국의 성적을 비교해 놓은 것. 월드컵 개막 직전에 열렸던 5차례의 평가전 결과도 함께 비교하고 있다. 이 표에는 날짜와 스코어가 없다. 지난 경기기록을 뒤져 보니 맞아떨어진다.
토고를 꺾고 프랑스와 비겨 1승 1무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은 4년 전 2002 한일 월드컵에서도 첫 상대 폴란드를 이겼고 2차전에서 만난 미국과는 비겼다. 여기까지는 별것 아닌 우연처럼 보인다. 그러나 월드컵 개막 직전 열린 5차례의 평가전 결과도 신기할 정도로 똑같다.
2002년 4, 5월에 걸쳐 열린 5차례의 평가전에서 한국은 2승 2무 1패를 기록했다. 코스타리카 중국 스코틀랜드 잉글랜드 프랑스를 차례로 맞아 ‘승-무-승-무-패’의 결과를 얻었다. 2006 독일 월드컵이 열리기 전 한국은 앙골라 세네갈 보스니아 노르웨이 가나와 평가전을 치렀다. 결과는 역시 ‘승-무-승-무-패’. 우연의 일치겠지만 표대로라면 한국은 스위스를 이긴다.
○ 2006 G조 대진표
일시 |
대진 |
경기장 |
결 과 |
6월13일(22:00) |
대한민국-TOGO |
Frankfurt |
2 : 1 |
6월14일(01:00) |
FRANCE-SWITZERLAND |
Stuttgart |
0 : 0 |
6월19일(04:00) |
FRANCE-대한민국 |
Leipzig |
1 : 1 |
6월19일(22:00) |
SWITZERLAND-TOGO |
Dortmund |
2 : 0 |
6월24일(04:00) |
FRANCE-TOGO |
Köln |
2 : 0 |
6월24일(04:00) |
SWITZERLAND-대한민국 |
Hannover |
2 : 0 |
○ 2006 G조 경기결과
국가 |
대한민국 |
FRANCE |
SWITZERLAND |
TOGO |
승점 |
승 |
무 |
패 |
득점 |
실점 |
대한민국 |
|
1 : 1 |
0 : 2 |
2 : 1 |
4 |
1 |
1 |
1 |
3 |
4 |
FRANCE |
1 : 1 |
|
0 : 0 |
2 : 0 |
5 |
1 |
2 |
0 |
3 |
1 |
SWITZERLAND |
2 : 0 |
0 : 0 |
|
2 : 0 |
7 |
2 |
1 |
0 |
4 |
0 |
TOGO |
1 : 2 |
0 : 2 |
0 : 2 |
|
0 |
0 |
0 |
3 |
1 |
6 |
○ 2006 WORLD CUP 조별 예선 최대 빅 카드 5
▶ F조 호주 [0:2(브라질), 2:2(크로아티아)] - 일본 [0:0(크로아티아), 1:4(브라질)] 12일(월) 오후 10시 카이저슬라우테른(3:1) ⇒ 브라질(9점), 호주(4점)
▶ A조 독일 [4:2(코스타리카), 에콰도르(3:0)] - 폴란드 [0:2(에콰도르), 2:1(코스타리카)] 15일(목) 오전 4시 도르트문트(1:0) ⇒ 독일(9점), 에콰도르(6점)
역사가 만들어낸 빅 매치. 2차 세계대전 때 침략을 당했던 폴란드가 독일을 꺾을 기회를 잡았다. 역대전적에서는 독일이 2승1무로 앞서 있다. 폴란드 출신의 독일 대표 미로슬라프 클로제(28)와 루카스 포돌스키(21)의 활약여부가 관심
▶ B조 스웨덴 [0:0(트리니다드토바고), 1:0(파라과이)] - 잉글랜드 [1:0(파라과이), 2:0(트리니다드토바고)] 21일(수) 오전 4시 쾰른(2:2) ⇒ 잉글랜드(7점), 스웨덴(5점)
1968년 이후 무려 38년 동안 스웨덴을 이기지 못한 잉글랜드가 이번에 그 악연을 끊을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잉글랜드 에릭손(56) 감독은 2002년에 이어 또 한번 모국을 상대하게 됐다.
▶ C조 네덜란드 [1:0(세르비아몬테네그로), 2:1(코트디부아르)] - 아르헨티나 [2:1(코트디부아르), 6:0(세르비아몬테네그로)] 22일(목) 오전 4시 프랑크푸르트(0:0) ⇒ 아르헨티나(7점, +7) 네델란드(7점, +2)
‘죽음의 조’에서 펼쳐질 이번 대회 예선 최고의 빅 카드. 세계 축구를 주름잡는 두 나라의 스타들이 총출동한다. 뤼트 판 니스텔로이(30)와 에르난 크레스포(31)가 최고 골잡이의 자존심을 놓고 격돌한다.
▶ E조 체코 [3:0(미국), 0:2(가나)] - 이탈리아 [2:0(가나), 1:1(미국)] 22일(목) 오후 11시 함부르크(0:2) ⇒ 이탈리아(7점), 가나(6점)
유럽 예선에서 무려 37골이나 터뜨린 체코와 ‘빗장수비’로 유명한 이탈리아가 만났다. 체코로서는 월드컵에서 두 번이나 패배를 안긴 이탈리아에 설욕할 수 있는 기회
○ 2006 WORLD CUP 조별 리그 및 본선 토너먼트 결과
조 |
국가 |
국기 |
승점 |
승 |
무 |
패 |
득점 |
실점 |
8강 진출국 |
4강 진출국 |
준결승전 |
결승전 |
A |
독일 |
|
9 |
3 |
0 |
0 |
8 |
2 |
2:0(스웨덴) |
1:1(4:2, 알젠틴) |
0:2(이태리) |
3:1(포르투갈) |
A |
코스타리카 |
|
0 |
0 |
0 |
3 |
3 |
9 |
|
|
|
|
A |
폴란드 |
|
3 |
1 |
0 |
2 |
2 |
4 |
|
|
|
|
A |
에콰도르 |
|
6 |
2 |
0 |
1 |
5 |
3 |
0:1(잉글랜드) |
|
|
|
B |
잉글랜드 |
|
7 |
2 |
1 |
0 |
5 |
2 |
에콰도르(1:0) |
0:0(1:3, 포르투갈) |
|
|
B |
파라과이 |
|
3 |
1 |
0 |
2 |
2 |
2 |
|
|
|
|
B |
토바고 |
|
1 |
0 |
1 |
2 |
0 |
4 |
|
|
|
|
B |
스웨덴 |
|
5 |
1 |
2 |
0 |
3 |
2 |
0:2(독일) |
|
|
|
C |
알젠틴 |
|
7 |
2 |
1 |
0 |
8 |
1 |
2:1(멕시코) |
1:1(2:4, 독일) |
|
|
C |
코트니부아르 |
|
3 |
1 |
0 |
2 |
5 |
6 |
|
|
|
|
C |
세르비아 |
|
0 |
0 |
0 |
3 |
2 |
10 |
|
|
|
|
C |
네덜란드 |
|
7 |
2 |
1 |
0 |
3 |
1 |
0:1(포르투갈) |
|
|
|
D |
멕시코 |
|
4 |
1 |
1 |
1 |
4 |
3 |
1:2(알젠틴) |
|
|
|
D |
이란 |
|
1 |
0 |
1 |
2 |
2 |
6 |
|
|
|
|
D |
앙골라 |
|
1 |
0 |
2 |
1 |
1 |
2 |
|
|
|
|
D |
포르투갈 |
|
9 |
3 |
0 |
0 |
5 |
1 |
1:0(네덜란드) |
0:0(3:1, 잉그랜드) |
0:1(프랑스) |
1:3(독일) |
E |
이태리 |
|
7 |
2 |
1 |
0 |
5 |
1 |
1:0(호주) |
3:0(우크라) |
2:0(독일) |
1:1(5:3, 프랑스) |
E |
가나 |
|
6 |
2 |
0 |
1 |
4 |
3 |
0:3(브라질) |
|
|
|
E |
미국 |
|
1 |
0 |
1 |
2 |
2 |
6 |
|
|
|
|
E |
체코 |
|
3 |
1 |
0 |
2 |
3 |
4 |
|
|
|
|
F |
브라질 |
|
9 |
3 |
0 |
0 |
7 |
1 |
3:0(가나) |
0:1(프랑스) |
|
|
F |
크로아티아 |
|
2 |
0 |
2 |
1 |
2 |
3 |
|
|
|
|
F |
호주 |
|
4 |
1 |
1 |
1 |
5 |
5 |
0:1(이태리) |
|
|
|
F |
일본 |
|
1 |
0 |
1 |
2 |
2 |
7 |
|
|
|
|
G |
프랑스 |
|
5 |
1 |
2 |
0 |
3 |
1 |
3:1(스페인) |
1:0(브라질) |
1:0(포르투갈) |
1:1(3:5, 이태리) |
G |
스위스 |
|
7 |
2 |
1 |
0 |
4 |
0 |
0:3(TK, 우크) |
|
|
|
G |
대한민국 |
|
4 |
1 |
1 |
1 |
3 |
4 |
|
|
|
|
G |
토고 |
|
0 |
0 |
0 |
3 |
1 |
6 |
|
|
|
|
H |
스페인 |
|
9 |
3 |
0 |
0 |
8 |
1 |
1:3(프랑스) |
|
|
|
H |
우크라이나 |
|
6 |
2 |
0 |
1 |
5 |
4 |
3:0(TK, 스위스) |
0:3(이태리) |
|
|
H |
튀니지 |
|
1 |
0 |
1 |
2 |
3 |
6 |
|
|
|
|
H |
사우디 |
|
1 |
0 |
1 |
2 |
2 |
7 |
|
|
|
|
★ 對 스위스 戰, 심판 탓에 대한 유감
많은 사람들이 스위스 戰에서 스위스가 심판으로부터 특혜 판정을 받아 한국에 승리하였고 한국은 아르헨티나(Argentina) 출신의 엘리손도(Horacio Marcelo Elizondo) 주심의 편파판정으로 승리를 빼앗겼다고 확신하고 있다.
아쉽지만 불평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나?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과의 16강전에서 패한 이탈리아의 국민이 심판의 오심 판정을 부각시키며 한국팀과 주심에 대해 대대적으로 악의적인 시위를 벌이던 모습과 이탈리아 언론들의 논조를 보고 우리는 과연 어떤 생각을 하였던가? 패자의 변명일 뿐이라 생각하지 않았던가? 특히 이탈리아 페루자의 구단주가 이탈리아 戰에서 골든 볼의 주인공인 안정환 선수를 페루자 구단에서 방출하였을 때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하면서 분노했던가?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32분 스위스의 미드필더 사비에 마르제라즈(Xavier Margairaz)가 오른쪽으로 찔러준 볼이 수비하던 이호의 발을 맞고 굴절해 문전으로 파고들던 알렉산더 프라이(Alexander Frei)에게 굴러가 골로 연결됐다. 당시 부심이 오프사이드 깃발을 올렸지만 주심 엘리손도(Horacio Marcelo Elizondo, Argentina)는 이를 무시하고 골로 인정해 ‘오프사이드 논란’이 발생했다. 한국 선수들이 부심의 깃발에 플레이를 멈췄고 골이 인정되자 일제히 주심에게 달려가 항의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스위스 戰에서 주심이 오프사이드를 인정하지 않은 것을 우리나라에서는 오심으로 보는 것이 현재의 월등한 다수의 견해이다. 그러나 이것은 여러 가지 논란이 따르고 있는 사안이다. 한편 부심이 오프사이드기를 들었기 때문에 선수들이 수비를 포기했다 한다. 그러나 최종적인 판정은 주심이 결정한다. 따라서 주심의 경기 중지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선수는 경기를 진행하여야 한다. 부심이 기를 들었다 해서 주심의 판정 없이 수비를 하지 않고 경기를 중지한 것은 선수들의 실수이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아시아축구연맹(AFC)은 2006 독일 월드컵 한국-스위스 戰 때 알렉산더 프라이의 골에 대해 ‘오프사이드가 아니다’란 결론을 내렸다.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도 “처음엔 오프사이드로 판단했으나 조사결과 오프사이드가 아닌 것으로 결론지었다”고 밝혔다. 이 분석에 따르면 후반 32분 스위스의 사비에 마르제라즈가 패스하는 순간 프라이는 온사이드 위치에 있었다. 오프사이드는 볼을 패스하는 순간 공격자의 위치를 파악해 판정을 내리는 데 이 점에서 전혀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와 별도로 이호의 발을 맞고 굴절된 상황에 대해선 아직도 논란이 있다. FIFA는 슛한 볼이 수비수를 맞고 굴절돼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는 공격자에게 연결될 경우엔 오프사이드로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슛이 아닌 패스의 경우엔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다.
그러나 본인이 생각하는 한국이 스위스에게 패한 진정한 이유는 결코 오심 때문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국 선수들의 투지와 용감무쌍함, 그리고 강한 체력에도 불구하고 공을 골대 안에 넣지 못하고 점수로 뒤진 것이 패배의 진짜 이유다. 2002년에 이탈리아도 분명히 그 때 골을 넣지 못해 패한 것이고 한국은 그 때 분명히 골을 성공시켰기 때문에 승리하였다. 그만큼 우리가 스위스를 압도할만한 능력과 실력이 부족한 것이 패인의 주요 원인인 것이다. 만약에 그 판정이 비록 오심이라 하더라도 그것도 단지 경기의 일부인 것이다.
스위스 戰에서 한국은 후반에 분명히 경기를 지배한 것은 사실이다. 한국은 강한 체력과 스피드로 상대 팀 선수들을 탈진 상태로도 몰아갈 수 있는 팀이다. 그러나 우리는 득점에서 패배한 것이다. 스위스와의 경기가 끝나고 이천수가 했던 말은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정말 열심히 했다. 하지만 배울 것이 아직 너무 많다.”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는 말이다.
현실은 냉엄한 것이고 인간이 하는 일에는 불완전이 따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만 탓하고 앉아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그것도 현실의 일부일 뿐이고 그것을 넘어설 수 있는 실력양성만이 우리의 살 길이다. 이것은 스포츠뿐만 아니라 땅위에 발붙이고 사는 모든 인간의 생활을 지배하고 있는 현실인 것이다.
나는 축구의 전문적 식견에서는 문외한이다. 그래서 전법이나 전술적인 면, 공·수 포메이션에 대한 프로페셔널한 거시적 전략에서는 무지하다고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내가 평소에 우리 축구에서 항상 부족하다고 느끼는, 꼭 해결해야할 필수적으로 해결해야 할 몇 가지 사항에 대하여 언급하고자 한다.
“김동진·이호 스위스전 선발은 예상 밖” 전문가들 한목소리… 포메이션 변경도 혼란 불러
‘외화내빈’. 2002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창출했던 한국 축구가 2006 독일월드컵에선 1승1무1패로 아쉽게 16강 문턱에서 탈락했다. 토고를 상대로 해외 원정 사상 첫 승을 거두고 세계 최강 프랑스와 비기는 등 표면상 드러난 성적에 대해 팬들은 “이 정도면 잘했다”는 평가다. 대표팀이 귀국하는 날 수많은 환영 인파가 인천공항을 찾은 것만 봐도 이 같은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속은 텅 비어 있었다. 한국 축구가 유럽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었으며, 그 벽을 넘기 위해 영입한 딕 아드보카트(Dick Advocaat) 감독은 목표도 달성하지 못했고 사적인 욕심만 채웠다. 이번 월드컵은 한국 축구의 후진성이 그대로 드러난 대회였다.
패스를 받아 두 번 정도는 컨트롤(control)해야 안정되는 볼 트래핑(trapping), 수시로 엇나가는 패스(pass), 수십 번 슈팅(shooting)하고도 골을 못 넣는 골 결정력. 한국은 유럽이나 남미 축구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후진적 축구를 하고 있다. 팬들은 토고, 프랑스, 스위스와의 G조 예선에서 ‘한국이 압도했다’고 생각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전혀 다르다. 대한축구협회 일부 기술위원을 포함한 대부분의 축구전문가들은 “몰려다니며 열심히 뛰긴 했지만 전혀 효율적이지 못한 우왕좌왕 축구의 전형이었다.”고 평가했다. 확실히 압도했다면 3승을 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왕좌왕 열심히… 헛심 쓰는 한국 축구
딕 아드보카트(Dick Advocaat) 감독도 16강 진출에 실패한 뒤 “세계의 벽은 높았다. 한국 축구가 발전하기 위해선 K리그를 개선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K리그 선수들 때문에 졌다는 얘기도 된다. 딕 아드보카트(Dick Advocaat) 감독은 “대표팀 가운데 22명이 유럽에서 뛰는 스위스와 단 5명만 유럽에서 뛰는 한국은 수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한 축구인은 “딕 아드보카트(Dick Advocaat) 감독이 그런 얘기를 했다면 말도 안 된다. 그럼 우리가 왜 비싼 돈 주고 외국인 감독을 영입했겠느냐. 그런 벽을 넘기 위해서가 아닌가?”라고 비난했다.
6월24일 열린 G조 마지막 경기에서 스위스에 0대 2로 완패한 뒤의 독일 하노버(Hannover) 월드컵경기장 믹스트 존(mixed zone : 공동취재구역). 수비형 미드필더(midfielder) 이을용(Trabzonspor)과 공격수 설기현(Wolverhampton)은 “왜 선발로 뛰지 않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도 모르겠다.’는 표정만 짓고 자리를 떠나버렸다. 팀이 져 실망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며칠 뒤 그 진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딕 아드보카트(Dick Advocaat) 감독이 6월27일 고별 기자회견에서 수비수 김동진(FC 서울)과 수비형 미드필더(midfielder) 이호(울산 현대)를 자신이 사령탑으로 가는 러시아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FC Zenit)로 데려간다고 발표한 것이다.
딕 아드보카트(Dick Advocaat) 감독은 스위스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midfielder)에 이호를 투입했고, 공격수엔 그동안 한 번도 경기를 뛰지 않은 박주영(FC 서울)을 선발로 내세웠다. 깜짝 선발 라인업(line-up)으로 볼 수도 있었지만 당시 현장의 취재기자들은 “스위스에 져주려고 작정을 했나?”라고 웅성거리기까지 했다. 최상의 멤버를 투입한다면 수비형 미드필더(midfielder)엔 이을용을, 공격수엔 박주영보다는 설기현을 내세웠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딕 아드보카트(Dick Advocaat) 감독은 지역예선에서의 경고 누적으로 토고전을 뛰지 못하는 데다 수비력까지 떨어지는 김동진을 최종 엔트리(entry)에 포함시킨 뒤 송종국(수원 삼성)을 대신해 프랑스 및 스위스 경기에 선발로 출전시켰다.
딕 아드보카트(Dick Advocaat) 감독은 지난해 9월 한국 축구대표팀을 맡은 뒤 각국 국가대표팀과 A매치(A match, 국가대표 간 경기)를 치르는, 이른바 경기 위주의 훈련(game base training)으로 선수들의 경험을 쌓는 데 주력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10월12일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6개의 ‘족집게 전술’을 내세워 2대 0 승리를 따내는 등 최고의 전략가라는 평가를 얻었다. 또 과감히 포백(4back)수비 라인을 가동해 공격적인 축구를 시도했다.
하지만 6월4일 스코틀랜드(Scotland) 에든버러(Edinburgh)에서 열린 아프리카의 복병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1대 3으로 대패한 뒤 갑자기 노선이 바뀌었다. 독일 훈련캠프인 쾰른(Köln)으로 넘어와 8일 열린 비공개 훈련에서 스리백(3back)을 다시 시도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국가대표 출신 한 축구인은 딕 아드보카트(Dick Advocaat) 감독을 비난하며 “한국 선수들은 새로운 포메이션(formation)에 적응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데 갑자기 포백에서 스리백(3back)으로 바꾼 것은 월드컵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는 행태”라고 분개했다. 대한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는 “딕 아드보카트(Dick Advocaat) 감독이 가나전을 마치고 자신감을 많이 잃었다. 갑자기 포백(4back)에서 스리백(3back)으로 바꾼 것은 일단 지지 않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선진국형 훈련 시스템 정착은 성과
딕 아드보카트(Dick Advocaat) 감독은 토고전에서 스리백(3back) 수비에 좌우 미드필더(midfielder)로 수비수 이영표와 송종국을 투입하고도 수비형 미드필더(midfielder)인 이을용과 이호를 또 투입, 11명의 스타팅 라인업(starting line up) 중 7명을 수비에 치중했다. 프랑스전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 스위스전에는 박지성(Manchester United)-조재진(S-Pulse)-박주영 스리톱(3top)에 이천수(울산)를 처진 스트라이커(striker)로 투입해 4명의 공격수를 두긴 했지만 역시 공격 지향적인 전술이 나오지는 않았다. 이기려는 의지가 거의 없었다는 얘기다.
선진국형 축구대표팀 훈련 시스템이 자리 잡았다는 것은 이번 월드컵의 성과다. 딕 아드보카트(Dick Advocaat) 감독은 2002 한일월드컵 때 1년 6개월이란 장기간 동안 선수를 조련한 거스 히딩크(Guus Hiddink) 감독과는 전혀 다른 상황에서 태극전사들을 이끌었다. 그는 프로와 대표팀이 공생해야 한다는 명제 아래 선진국형 시스템으로 바뀐 첫 월드컵에서 40여 일간의 해외전지 훈련과 월드컵 직전 한 달간의 훈련만으로 본선에 올라 역대 해외 최고 성적을 거뒀다. 비록 운이 많이 작용했다고는 하지만 이제 어느 감독도 “훈련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할 수는 없게 됐다.
한국 축구가 유럽과 남미의 벽을 넘기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체득한 점도 이번 월드컵의 성과다. 주장 이운재(수원 삼성)는 “열심히 싸웠지만 뭔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K리그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영표와 박지성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기자들에게 ‘현재 실력으론 유럽을 상대하기 버겁다.’는 뉘앙스(nuance)의 발언을 했다. (끝) 양종구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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