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1. 19. 14:26ㆍ一般
인생에서 3가지 피해야 되는 것이 있다고 한다. 소년등과(少年登科), 장년상처(壯年喪妻), 말년궁핍(末年窮乏)이다. 10대의 소년시절에 과거에 합격하여 각광을 받는 것이 소년등과이다. 남자 나이 장년기에 들어와 부인이 갑자기 죽으면 인생이 비참해진다. 장년에 중요한 것은 따뜻한 밥 한 그릇이 문제인데, 상처(喪妻)를 하면 따뜻한 밥 한 그릇을 어디에 가서 얻어먹을 수 있단 말인가! 말년궁핍은 노년기에 돈 없으면 인생 비참해진다는 이야기이다.
소년등과는 축하할 일이지, 왜 문제란 말인가? 인생의 초장에 너무 잘나가면 후반전은 대부분 못나가게 되어 있다. 어떻게 한평생 계속 잘나간단 말인가! 그래서 '소년등과 부득호사(少年登科 不得好死)'라는 말도 생겼다. 소년시절에 과거 급제하면 좋은 죽음을 얻지 못한다고 여겼다.
현대에 들어와 소년등과에 해당하는 길은 무엇인가? 내가 보기에 그것은 연예인이 되는 길이다. 20~30대에 돈과 대중의 인기를 파격적으로 얻을 수 있는 직업은 연예인이다. 설령 젊은 나이에 돈은 벌 수 있지만, 대중의 갈채까지 같이 얻기는 어려운 법이다. 오직 연예인만은 이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인기 연예인이 되면 가는 곳마다 선남선녀들이 몰려와 '사인 부탁해요!' '같이 살자!' '사업 같이 하자!'는 공세에 시달린다. CF 찍어서 돈을 벌고, 영화, 드라마 출연해서 출연료 받고, 시도 때도 없이 인터넷을 통해 대중들에게 자기 얼굴이 노출된다. 보통 사람은 60~70년이 걸려도 획득하지 못할 돈과 박수를 짧은 시간에 몰아서 획득하고 누리는 것이 인기 연예인이다. 일반인이 한평생을 걸려서 겪게 되는 희로애락을 단기간에 압축시켜 경험한다고나 할까.
문제는 뒷감당이다. 재물과 인기만큼 중독성이 강하면서 동시에 인간을 흥분시키는 요소도 없다. 이 2가지가 많아지면 기복이 심한 '널뛰기 팔자'가 된다. 평상심(平常心) 유지가 불가능하다. 적어도 산전, 수전, 공중전을 겪어본 50대는 되어야만 이 두 마귀(魔鬼)를 감당할 수 있는 내공이 생긴다. 내공이 없으면 의지할 수 있는 멘토(mentor)라도 있어야 한다. 이도 저도 아니면 마귀에 휘둘린다. 잇따른 연예인 자살을 보고 '소년등과'를 생각하였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10/05/2008100500620.html 조용헌 goat1356@hanmail.net 입력 : 2008.10.05 22:36 / 수정 : 2008.10.05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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