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11. 18:40ㆍLEISURE
'수중(水中)무적' 펠프스,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유년시절 '정서장애' 겪어… 11세부터 '천재'로 통해, 키 1m93, 짧은 다리의 돌고래 체형… '펠피시' 별명, 지독한 훈련·'컴퓨터 기억력'에 투철한 승부욕까지
이번 올림픽에서 지금까지 총 5개의 금메달을 딴 펠프스는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따낸 금메달 6개를 포함해 총 / CP1 of 1'(http://spn.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8/13/2008081300867.html)
천재', '괴물', '황제'. 그 어떤 단어도 미국의 수영 스타 마이클 펠프스(Phelps·23)를 완벽하게 표현해 주지 않는다. 인간의 범주를 뛰어넘었다고 할 수밖에. 5번의 결선, 5개의 금메달, 5개의 세계신기록. 13일 현재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그가 달성하고 있는 기록이다. 그야말로 '퍼펙트 골드'다. 이로써 그는 2004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 6개를 포함해 올림픽 통산 최다 금메달(11개) 기록을 세웠다. 남은 세 종목도 우승한다면 마크 스피츠(미국)의 단일 올림픽 최다관왕(7관왕·1972뮌헨 올림픽) 기록도 바꾼다. 사람이라기보다는 대어(大魚) 같은 모습에 국내 팬들은 아예 그의 이름에 물고기(fish)를 붙여 '펠피시(Phelfish)'라고 부른다.
◆ 기적의 신체
완벽한 '돌고래' 체형이다. 키(1m93)에 비해 다리(가랑이에서부터 81㎝)가 짧다. 하체는 보통 물에 가라앉기 마련이라, 펠프스처럼 다리가 짧으면 물에 잘 뜬다. 팔꿈치와 무릎 관절, 발목이 특이할 정도로 유연해 전후좌우로 자유롭게 움직인다. 일반인보다 발목이 10도에서 15도 정도 더 굽혀져, 발과 다리가 거의 일자를 이룬다. 305㎜의 발은 '오리발' 역할을 한다. 펠프스와 11세 때부터 호흡을 맞춰오고 있는 밥 보먼(Bowman) 코치는 "그의 몸엔 생체 시계가 부착돼 있는 것 같다"며 "50m를 26초에 끊겠다고 말한 뒤 수영을 하면 거기에 맞춘다."고 말한다. 신진대사 능력은 믿기 힘들 정도. 강한 훈련 뒤 체내에 쌓이는 젖산을 몇 분 만에 분해한다.
▲ 황제의 몸짓 하나에 역사가 바뀐다. 마이클 펠프스가 13일 베이징 국가 수영센터에서 열린 200m 접영 경기에서 힘차게 물살을 가르고 있다. 2m3이나 되는 양 팔이 시원스레 쫙 펼쳐져 있다. 고글에 물이 차서 시야가 흐려진 가운데도 역영, 1분52초03의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추가했다. AP 연합뉴스
일반 선수는 보통 1~2시간이 걸린다. 펠프스는 2000시드니 올림픽 때 미국 대표팀 최연소 선수로 뽑혔고, 다음해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 접영 200m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이후 2003년 바르셀로나 세계선수권 4관왕, 아테네 올림픽 6관왕에 이어 지난해 멜버른 세계선수권에서도 7관왕에 오르며 수영 황제 자리를 지켰다.
◆ 노력하는 천재
지독한 훈련이 펠프스를 진정한 강자로 만들었다. 트레이드마크인 돌핀 킥(dolphin kick)도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니다. 허리에 8㎏짜리 납벨트를 차고 물속에서 꼿꼿이 몸을 세운 뒤 40초씩 10번을 반복해 마치 돌고래가 전진하듯 발을 앞뒤로 찬다. 훈련 뒤엔 얼음이 가득 담긴 욕조에 몸을 담그며 근육을 푼다. 자신의 동작이 담긴 비디오테이프를 반복해 보면서 더욱 완벽한 영법을 구사하려고 노력한다. 기억력도 그의 무기다. 그가 다닌 미시간 대학의 존 어반첵 전 코치는 "15세 이후 자신이 출전한 모든 경기의 구간 동작과 손놀림을 기억하고 있다. 슈퍼컴퓨터 수준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펠프스는 "수영엔 모든 숫자가 담겨 있다. 하나를 해결할 때마다 일종의 방정식을 푸는 느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투철한 승부욕이 그를 키웠다. 2004 아테네 올림픽 자유형 200m에서 3위에 그치자 "지는 건 너무 화가 난다"며 자신을 채찍질, 세계기록을 세울 만큼 실력을 키워 결국 베이징 올림픽 챔피언이 됐다.
◆ 왕따에서 신동으로
1985년 6월 30일 펠프스는 미국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에서 태어났다. 몸무게 4.3㎏에 키 59㎝인 초우량아였다. 꼬물거리던 손가락이 무척 길었다. 유년 시절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란 진단을 받았다.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 때문에 궁금한 게 있으면 유난히 말이 많았다. 일곱 살 때 누나 손에 이끌려 찾아간 수영장에서도 집중하지 못하고 딴 데 정신을 팔기 일쑤였다. 무릎까지 오는 긴 팔에, 짧은 다리, 커다란 귀를 가진 모습에 친구들은 '괴물'이라고 놀려댔다. '징그럽다'며 통학 버스를 일주일 동안 못 타게 한 적도 있다.
지진아로 낙인 찍혔던 그가 '천재'로 불리기 시작한 건 11세 때 보먼 코치를 만나면서부터. 아동 심리를 전공했던 보먼은 펠프스의 수영 잠재력을 발견한 뒤 펠프스의 어머니를 찾아가 "10년 뒤에 이 아이가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예언은 현실이 됐다. 펠프스는 평소 "30세까지 선수 생활을 하겠다."고 말해왔다. 현재 23세인 그로선 2012년 런던 올림픽 출전은 기정사실. 만약 31세가 되는 2016년 올림픽까지 나간다면 통산 20개의 금메달도 꿈이 아니다. http://spn.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8/14/2008081400021.html 최보윤 기자 spica@chosun.com 입력 : 2008.08.14 00:11 / 수정 : 2008.08.14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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