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야구 쿠바戰

2009. 12. 13. 13:23LEISURE

쿠바전 '최후의 3분' 긴박했던 순간

마지막 순간, 금빛 더블플레이를 성공시킨 유격수 박진만의 심정은 어땠을까.

25일 귀국한 박진만(삼성)은 스포츠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 "아직도 그때만 생각하면 두근거린다."며 쿠바와의 올림픽 야구 결승전 9회 긴박했던 분위기와 마지막 4초의 상황을 상세하게 묘사했다.

▶ 1사 만루, 강민호 퇴장

"구심이 자꾸 볼을 선언했다. 2003년 삿포로 생각이 났다. 볼넷 두개로 만루가 됐다. 쿠바에서 가장 잘 친다는 타자(구리엘)가 나오는 게 보였다. 느낌이 안 좋았다. 분위기는 이미 착 가라앉아 있었다. 민호까지 퇴장 당했다. 이전까지 몸이 뜨거웠는데 민호 퇴장으로 몸이 싸늘하게 식는 느낌이었다. 찬물 끼얹어진다는 게 딱 맞다. 그 순간, 다른 내야수들의 표정도 봤다. 동주 형이나 승엽이는 큰 게임을 많이 해봐서인지 표정 변화가 없었다. 그런데 2루수 (고)영민이는 얼굴이 완전히 붕 떠있었다."

▶ 대현아, 힘내자

"투수가 (정)대현이로 교체될 때 감독님이 야수들을 마운드에 불러 모으려 했다. 그런데 2루심이 못 모이게 제지했다. 나는 에라 모르겠다, 못 본 척 하고 대현이한테 갔다. 대현이에게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잘한 거다. 져도 괜찮으니 마음 편하게 던져' 하고 말해줬다."

▶ 가슴이 철렁!

"대현이의 초구가 스트라이크인데 방망이가 안 나오더라. 2구째 들어갈 때 가슴이 철렁했다. 실투였다. 포수 (진)갑용이 형이 완전히 빠져 앉았는데 공은 한가운데로 들어갔다. 그것도 안치는 걸 보고 잘하면 잡을 수도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3구째도 더 빠지게 던지려 한 것 같은데 약간 몰렸다. 그리고 드디어, 구리엘이 쳤다."

▶ 최후의 4초, 지옥 문 앞까지 가다

더블플레이는 대략 4초 남짓한 짧은 순간이었다. 하지만 박진만은 이 순간, 온 세상의 짐을 혼자 떠안은 심정이었다고 했다.

"타구가 나에게 다가왔다. 그냥 뇌가 하얗게 되는 느낌이었다. 잡아야 한다, 놓치면 어떡하나, 그 생각뿐이다. 잡아서 2루로 달려오던 영민이에게 토스했다. 영민이가 편안하게 스텝을 밟고 천천히 1루로 던져도 되는데 러닝스로 상태에서 몸을 꺾어 던지는 게 눈에 보여 순간 또 철렁했다. 2루에 서서 공이 1루로 날아가는 걸 보는데, 꼭 빠질 것 같았다. 승엽이가 잡는 순간, 저절로 목에서 괴성이 터졌다. 목이 다 쉬었다."

▶허구연 위원님! 흑흑흑

박진만은 에피소드 한 가지를 밝혔다. "결승전 끝나고 한국에 있는 아내가 전화를 많이 받았다더라. 그런데 축하전화가 아니고, '너희 부부 가정불화 있었냐?'고 묻는 전화였다."

MBC 허구연 해설위원이 우승 결정 직후 "박진만 선수도 참 힘들었어요. 말씀드릴 순 없지만 가정사가 있어요."라는 요지의 발언을 한 것이 발단이었다.

'가정사'란 표현 때문에 가정불화가 있는 것처럼 오해를 산 것이다. 실은 지난해 태어난 아들 지후 군이 몇 달 전 넘어지면서 입 위쪽을 가구 모서리에 부딪혀 심하게 다쳤다. 치료는 잘 됐지만, 커가면서 심각한 추가 조치가 필요할지도 몰라 박진만이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아왔다.

이 얘기를, 감정이 북받친 허위원이 앞뒤 자르고 하는 바람에 궁금증이 커졌다. http://spn.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8/26/2008082600395.html 김남형 기자 입력 : 2008.08.26 09:55

슬럼프 이승엽, 대표팀 막내 김현수에게 조언 구할 정도, 얼마나 답답했으면 새까만 후배에게 조언을 구했을까?

이승엽은 베이징올림픽에서 홈런 두 방으로 최고의 스타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하지만 그전까지 타격 부진으로 내내 마음고생이 심했다.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지만 이승엽의 마음속에 여전히 불안감이 남아 있다. 무너진 타격 밸런스를 사실 아직도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오죽 답답했으면 후배 김현수를 찾아가 '어떻게 하면 그렇게 잘 칠 수 있느냐'라고 물어봤을 정도였다"고 밝혔다. 천하의 이승엽이 자존심을 굽히고 대표팀 야수 막내인 김현수에게 타격 기술을 물어볼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

이승엽은 풀리그 예선 내내 심각한 타격 슬럼프에 시달렸다. 올림픽 전체 타율이 1할6푼7리(30타수 5안타)에 그쳤다. 그나마 준결승전과 결승전에서 결정적인 홈런 두 방으로 6타점을 올렸다. 꾸준함이 생명인 페넌트레이스였다면 2군행이 당연한 성적이다.

슬럼프에 대해 이승엽은 "일본에서 타격감을 많이 끌어올렸다. 그런데 이상하게 베이징에 와서 밸런스를 잃어버렸다"며 "정확한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경기 전 짧은 준비 시간이 원인이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여유 있게 베팅 볼을 치며 타격 준비를 할 수 있는 프로와 달리 올림픽은 경기 전 1시간30분간 모든 훈련을 끝내야 한다. 타격은 물론 수비 훈련까지 소화하기엔 다소 부족한 시간이다.

이어 이승엽은 "일본으로 돌아가면 2군에서 시작한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훈련하면 다시 좋은 감각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1군에서 불러줄 때까지 묵묵히 기다리며 열심히 땀 흘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승엽은 26일 청와대 환영 행사에 참석한 뒤 27일 오전 일찍 일본으로 건너간다. http://spn.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8/26/2008082600394.html 신창범 기자 입력 : 2008.08.2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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