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원, 자주 갔던 곳

2009. 12. 13. 14:43旅行

우리나라 최초 민간식물원, 부산에 있다.

등잔 밑이 어두워 훌륭한 식물원 두고도 모르는 금강식물원

 

 ▲ 우리나라 최초 민간식물원, 금강식물원 어른 1,000원. 청소년 600원, 어린이 500원의 저렴한 입장료면 건강에 좋은 피톤치드를 마음껏 마시고 아름다운 꽃을 감상할 수 있다.

부산시 동래구 장전동에 위치한 금강식물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식물원이다.

지난 1969년 성창기업이 부산시민에게 휴식처를 제공하기 위해 조성한 종합 식물원으로 금강공원을 찾는 시민이 많았을 때는 동물원과 함께 이름 날리던 식물원이었다. 그러던 금강식물원이 언제부턴가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워져 이제는 장전동과 온천동 주민들만이 찾아오는 한적하고 외로운 뒷방 늙은이가 돼 버렸다.

그러나 지금도 금강식물원을 들어서면 그 때의 영화를 느낄 수 있다. 입구의 색색깔 제비꽃이 방문객을 반기고 오른 쪽 등나무 그늘은 연보라색 꽃은 활짝 피웠다. 많지 않은 수양벚꽃이 듬직하게 서 있고, 낙우송이 푸른 손을 내밀며 제 키를 자랑한다.

오랜 가뭄으로 식물원 계곡의 물이 말라버렸지만 아치 형태로 만든 다리 위에서 사진을 찍는 가족을 만날 수 있다.

▲ 선풍기나 에어컨 없이도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는 금강식물원 입구의 등나무 그늘.

 

▲ 식물원 맨 위에 위치한 열대식물 온실. 엄청나게 큰 선인장과 진귀한 열대 식물들이 많다.

 

식물원 중간 지점엔 빨갛고 노란 튤립꽃 동산이 있어 눈을 즐겁게 하고 모란과 영산홍 등 각양각색의 꽃들이 옛 영화를 유지하고 있다.

식물원 오른 편으로 분재원이 있어 꽃나무들의 인공적 아름다움을 함께 만끽하고, 맨 위 온실에는 선인장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열대식물이 한데 모여 있다. 식물원을 찾아 온실까지 올라온 방문객을 위해 빨간 지붕 아래 휴식 공간이 있는데 이곳에 앉아서 시원한 바람도 쐬고 여러 식물이 내뿜는 피톤치드를 마시면 신선이 따로 없다.

온실 앞 작은 분수는 고래가 숨을 쉴 때 물을 뿜어내듯 물이 솟아나고 바위 옆 그늘에 새끼 오리들이 줄지어 헤엄을 치는 모습이 참 여유롭다. 오랜만에 오는 방문객이 반갑기라도 한지 사람이 가까이 가도 도망가질 않는다.

토요일 정오가 넘었는데도 금강식물원에서 만난 시민은 열 손가락을 꼽을 정도다. 그 사람들조차 처음 왔다. 아주 오랜만에 왔다고 말을 한다. 나조차도 30년 만에 처음 찾았으니 그럴 만도 하다 싶고, 그 땐 어렸으니 지금보다 식물원이 더 크고 넓게 느껴졌는지 모르지만 많이 작아진 느낌이다.

관리하는 분에게 항상 이렇게 조용하냐고 묻자 주말 오후엔 좀 낫다고 말한다. 찾는 이가 적으니 수입도 적을 테고, 수입이 적으니 수목도 현상유지만 하지 않나 싶다.

▲ 아치형 다리 주변은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촬영장소다.

 

▲ 튤립 꽃이 한창이던 금강식물원. 계절에 맞춰 아름다운 색의 꽃들이 자태를 뽐낸다.

 

그렇지만 지금 있는 수목만으로도 충분히 식물원 구실을 해 내고 있다. 정성스럽게 가꾼 나무와 정원, 동산, 분재원, 분수대, 온실, 연못 등 갖출 건 다 갖추었다. 아쉬운 게 있다면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찾는 이가 적다는 것인데 내 고장 부산에 있는 식물원을 등잔 밑에만 둬서야 되겠는가?

요즘엔 등잔으로 불 밝히는 세상이 아니니 식물원이나 수목원 찾아서 멀리 갈 것이 아니라 가까운 금강식물원에 있는 식물들부터 배우고 익히고 알아보자.

희귀한 꽃나무가 없어서 멀리 간다면 자주 보고 흔한 나무라도 제대로 배우고 난 다음에 멀리 있는 희귀종을 찾아가거나 특수 지역의 식물들을 알아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한국 최초의 식물원을 내 지역에 두고 다른 지방 수목원을 찾기 보다는 피톤치드가 내뿜어져 나오는 금강식물원에 아이들 손잡고 식물 공부 한번 나서 보자.

▲ 빨간 지붕의 휴게소 앞 연못엔 오리들이 한가로이 떠다니고, 연못 가운데에서 작은 분수가 물을 뿜어내 한여름을 시원하게 해준다.

▲ 각양각색의 나무들이 제각기 다른 색의 꽃을 피우는 금강 식물원. 보기만 해도 마음이 풍성해진다.

http://www.kookje.co.kr/news2006/asp/center.asp?gbn=v&code=8800&key=20090625.88001174455 장해봉 시민기자 chbong7@yahoo.co.kr 시민기자 프로필 2005년 제 10회 환경부 장관상 수상. 입력: 2009.06.25 17:44 / 수정: 2009.06.26 14:55

○○○ : 그옛날 메추리알 삶아서 함께 놀러가던 곳 (2009.06.30 18:11)

○○○ : 메추리알은 누구랑 먹었어요? (2009.07.01 11:20)

○○○ : 그때 꼭 30년 전 6월 6일 당신을 처음 만났었고, 그해 10월 20일 우리 결혼할 때까지 만나면 거기 식물원 가서 당신이 삶아온 메추리알을 무척이나 많이 먹었었지요…. (2009.07.0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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