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4. 3. 17:35ㆍ經濟
두 명이 버니까 재산이 두 배?,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 얘기!
“남들보다 두 배로 버니까 재산도 훨씬 많이 모았겠네요?”
맞벌이 부부들이 주변에서 흔히 듣는 시샘 어린 질문이다. 그러나 맞벌이 가정 열 가운데 여덟아홉은 “돈이 어디로 새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심지어 어떤 경우는 “부인이 가정에서 아이 잘 키우고 재테크 잘하는 외벌이 가정보다 살림살이가 결코 낫지 않다”고 하소연하기도 한다.
어떤 말이 맞는 것일까. 일단 부부가 함께 직장생활을 하는 만큼 여느 외벌이 가정에 비해 근로소득이 높은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소득이 높다고 해서 ‘쏠쏠한 재테크’를 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씀씀이가 크고 정보력이 떨어져 재테크에서는 자칫 ‘낙제생’이 될 수 있다.
이코노미스트가 이번 주 맞벌이 부부들이 일한 만큼 실속 있게 돈 버는 방법을 코치한다. 신혼부부에게 최대 화두라 할 수 있는 내 집 마련부터 지출을 관리하는 요령, 돈 되는 금융 상품을 가려 가입하는 노하우 등 주요 테마를 나눠 알아봤다.
전문가들은 돈을 버는 것보다 조용히 새나가는 것을 먼저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내 집 마련
‘생애 최초 보금자리 저축’에 주목, 3억 원 이하 역세권 아파트 노리라
얼어붙은 부동산 경기는 언제쯤 살아날까? 경기회복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가격 하락 논란까지 나오면서 내 집 마련을 미루는 사람이 많다. 자금력이 부족한 젊은 세대는 더욱 그렇다.
맞벌이 부부도 예외는 아니다. 상대적으로 현금 흐름이 좋지만 무리하게 집 장만을 하기보다 전세로 머물면서 시장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심산이다. 하지만 최근 중소형 주택의 전세 값도 급등하면서 무작정 내 집 마련을 미루는 것도 능사는 아니다.
마음에 드는 전셋집을 구하기도 쉽지 않고 전세금을 올려 달라는 집주인의 주문도 맞춰주기가 어렵다. 과도한 대출을 발생시키지 않는 선에서 내 집 마련을 궁리해 보자. 최근 매수 시장이 위축돼 오히려 매물을 둘러보고 가격 협상을 하기는 유리할 수도 있다.
일단 아파트를 구할 것이라면 3억 원 이하 소형으로 역세권 근처에서 찾는 게 좋다. 서울 강남권은 아파트값이 3.3㎡당 3400만 원 선에 이른다. 하지만 서울 외곽이나 수도권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파트가 아직 많다. 입지 여건은 다소 떨어지지만 교통 환경이 개선되는 곳이나 서울 접근성이 양호한 역세권 아파트라면 내 집 마련용으로 살펴볼 만하다.
1기 신도시 아파트 시세는 평균 1393만 원 선이고 수도권은 880만 원 선으로 100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특히 입주 물량이 몰리는 곳이라면 저렴한 급매물을 찾을 수도 있다. 새로 지은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수요도 있어 기존 아파트 매물도 싸게 출시되는 경우가 많다. 올해 서울에선 은평, 성북, 강북 등 한강 이북 지역에 입주 물량이 많다.
경기도에서는 용인, 고양, 파주, 남양주, 김포, 광명 등지에 집들이하는 새 아파트가 몰려 있다. 신혼부부라면 ‘생애 최초 보금자리 저축’의 특별 공급을 이용할 것을 추천한다. 청약저축통장이나 주택청약종합저축통장을 가지고 있는 맞벌이 수요자라면 4월에 사전 예약이 시작되는 2차 보금자리 주택을 주목해야 한다.
강남 내곡, 서초 세곡2 지구 등 서울 2곳과 부천 옥길, 시흥 은계, 구리 갈매, 남양주 진건 등 경기도 4곳에서 총 1만4000여 가구의 보금자리 사전예약 물량이 쏟아진다. 입지가 우수한 강남권을 중심으로 청약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신혼부부, 생애 최초 특별공급을 활용한다면 당첨 가능성이 적지만은 않다.
특히 신혼부부 특별 공급은 임신 중인 경우도 자녀수를 인정해주고 소득 기준도 확대됐다. 생애 최초 특별 공급도 전체의 20%나 되는 데다 2년 이상 1순위 가입자를 대상으로 추첨 형식으로 당첨자를 가리기 때문에 맞벌이 부부가 노려볼 만하다. 그러나 무리한 대출은 금물이다.
그것보다는 경매나 오피스텔을 공략하는 게 낫다. 부동산 경기가 활황세를 보였던 2006년에는 서울 아파트 가격이 연간 30%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처럼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높지 않은 시점에서는 무리한 대출을 받을 경우 이자 부담 증가율이 가격 상승률보다 더 높을 수 있다. 이러면 투자 수익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무리한 대출은 삼가야 한다. 또한 매입 자금 부담이 큰 아파트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대체 상품인 소형 오피스텔이나 연립, 빌라 등도 맞벌이하는 젊은 부부가 살기에는 나쁘지 않다. 아니면 경매 같은 접근 방식을 통해 저렴하게 내 집을 마련하는 방법도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콘텐츠본부장
지출 관리법
아내 월급은 소비, 남편 월급은 저축, 서로 ‘더 잘하는 분야’ 선택해 미래 대비하는 게 바람직
맞벌이 부부 재테크 5대 노하우요즘 맞벌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 가고 있다. 여성의 사회 참여가 늘어나고 교육 및 주택 마련 비용이 늘어나는 데 따른 현상이다. 맞벌이 가정은 외벌이에 비해 수입이 많고, 수입선이 분산돼 있다.
따라서 갑작스러운 퇴직이나 질병·사고 등에 의해 부부 중 한쪽의 수입선이 끊겨도 가계 재정을 유지할 수 있어 좋다. 여성도 자기 능력을 발휘하고 장기적으로 자아실현을 할 수 있어 요즘은 적극적으로 권장된다.
하지만 늘어난 수입에 비해 실속이 없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외벌이에 비해 수입은 1.5~2배 정도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생활수준이 더 낫다거나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대비하기 위한 저축을 더 많이 하지는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먼저 맞벌이에 따라 불가피하게 늘어나는 비용이다.
자녀 양육과 교육비용이 대표적이다. 품위 유지비용이나 경조사비 등도 무시하지 못한다. 늘어난 수입에 안도해 적절한 지출 통제를 하지 못해 낭비되는 요소가 생기는 것도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우선 맞벌이를 하려면 자녀 양육에 대한 비용이 추가로 생긴다. 아직 우리나라는 맞벌이를 위한 탁아시설이 충분하지 않아 양가 부모가 도와주지 않으면 탁아·보육비용이 상당하다.
실제로 자녀가 자립해 생활할 때까지 한 사람 수입의 대부분 혹은 그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또 맞벌이로 인해 자녀와 충분한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것에 대한 보상 내지 자녀 교육 욕심으로 과도한 교육비를 지출하는 경우도 생긴다.
대부분의 맞벌이 사유가 자녀 양육과 좋은 교육을 위해서인데, 진정한 자녀 양육과 교육에 유리한 것이 무엇인지, 그 한도가 얼마인지를 면밀히 따져 방법과 수준을 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사회생활에 따른 품위 유지비용이다. 사회생활을 하려면 직장 내 관계 유지 및 영업상의 이유로 교통비·피복비·외식비·경조사비 등의 품위 유지비가 외벌이 때보다 최소한 두 배 가까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맞벌이를 하는 사유를 생각해 적절한 수준으로 통제하지 못하고, 오히려 과도하게 한다면 감당할 수 없게 된다.
게다가 각자 자기 수입이 있어 별도로 재무 활동을 하다 보면 낭비 요인도 많아진다. 따라서 서로 수입과 지출을 공개해 지출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 이럴 때는 부부가 서로 역할 분담을 해 합리적인 소비 지출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컨대 소비 지출은 부인의 급여로만 충당하고, 남편의 급여는 장래를 위한 저축과 투자를 하는 식으로 서로 더 잘하는 분야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맞벌이는 자녀 교육 문제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언제 외벌이가 될지 모른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한번 늘어난 소비 수준을 줄이는 것은 정말 힘들다. 따라서 이런 가정을 하고 계획적이고 내실 있는 생활을 하지 않으면 맞벌이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게 될 수 있다.
김창수 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골드클럽 PB팀장
투자 상품
용돈 쓰기 전 금융상품 자동이체 먼저, CMA 계좌로 봉급 이체하고 연금보험·어린이보장보험 들자
물류회사에 다니는 남편 김홍기(32·가명)씨는 제지회사에 근무하는 아내 최은영(30·가명)씨와 4년 전 결혼해 맞벌이를 하고 있는 전형적인 도시 직장인 부부다. 이제 두 돌을 넘긴 아이를 하루 종일 놀이방에 맡겨야 하는 안타까움은 있지만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계속 맞벌이를 하고 있다.
부부의 수입은 지난해 기준으로 세전 8000만원이 넘지만 아직까지는 여유 있게 생활해 보지 못했다. 거의 양가의 도움 없이 시작한 결혼 생활이 워낙 팍팍했기 때문에 지금의 전셋집을 마련하는 데도 큰 노력이 필요했던 것이 사실이다. 경기도 죽전에 전세로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 전세 값은 1억5000만원.
이제 겨우 대출을 갚았을 뿐이며 저축해 놓은 돈은 거의 없다. 지금까지는 전세 얻을 때 대출 상환이라는 지상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다시피 했다. 남들이 중국펀드로 엄청난 수익을 거두는 모습도 그냥 지켜봐야만 했다.
올해 들어 한 달에 세후 약 500만원의 수입이 발생하지만 기본적인 생활비 150만원, 아이 양육비 등에 80만원, 부모님께 보내드리는 용돈 30만원, 부부 용돈으로 60만 원 정도 쓰고 나면 겨우 200만 원가량 남는다. 지금까지는 이 돈을 대출금 상환에 모두 쏟아 부었다.
“4년여 만에 대출금 상환이 완전히 끝났다. 이제 내 집 마련이라는 목표가 생겼다. 그런데 또 대출을 받아서 생활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최근 아파트 가격의 정체를 보면 금융상품에 투자해 목돈을 만드는 것이 훨씬 나을 것 같기도 하고…. 늘 혼란스러울 뿐이다.”
김씨 부부가 공통으로 하는 말이다. 그러나 두 사람은 아직까지 변변한 펀드 하나, 보험 하나 들어본 적이 없다. 괜히 투자했다가 원금이라도 까먹을까 봐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이제 소득이 조금 늘다 보니 지난 연말에 남들이 소득공제를 받는 것이 부러웠다. 이제 김씨 부부의 투자 상품을 재조정해 보자.
먼저 시중은행의 보통예금 통장을 급여통장으로 쓰고 있는 김씨 부부에게는 증권사의 CMA 통장을 주거래 통장으로 교체하기를 추천한다. 수시 입출금 방식이면서도 대부분의 경우 연 3.0% 이상의 이율을 적용받을 수 있는 CMA 통장은 신용카드 결제, 자동이체, 체크카드 결제 등 주거래 통장으로서 거의 모든 기능을 할 수 있어 그 효과를 십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불가능한 것이 조금은 아쉬울 수 있다. 무엇보다 맞벌이 부부는 지출 관리가 가장 큰 관건이 되므로 CMA 통장과 연계된 체크카드를 사용하기를 권하고 싶다. 또 올해부터는 신용카드의 경우 연간 총급여의 25%를 초과하는 사용액 중 20%밖에 공제되지 않지만 체크카드는 25% 초과금액에 대해 25% 공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펀드 투자도 해볼 만하다. 특히 적립식 투자 방식은 맞벌이 부부에게 더 잘 어울리는 투자 방식이다. 최근에는 적립식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레버리지 펀드가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다. 레버리지 펀드는 추적 지수의 당일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과 차입을 활용한 펀드다.
국내시장에는 추적 지수의 1.5배, 1.6배를 목표로 하는 인덱스 펀드가 나왔고 최근 2.0배를 추구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됐다. 2배 레버리지 펀드의 경우 당일 주가지수가 1% 상승했다면 레버리지 펀드의 상승폭은 2%가 된다. 반대로 지수가 2% 하락한 날에도 레버리지 펀드는 4% 하락하는 구조다.
충분히 기간이 분산될 수 있다면 적용해 볼 수 있는 투자 기법이다. 또 통장 자동이체를 해두는 게 좋다. 먼저 투자하고 그 나머지 금액으로 생활하겠다는 자린고비 정신이 반드시 필요하다. 보험 상품 중에는 보장성 정기 보험을 추천한다. 보장성 보험의 경우 납입 보험료에 대한 반환은 없지만 적은 보험료로 큰 보장을 받을 수 있어서다.
이때 계약자와 피보험자를 각각 다르게 설정하면 보험금에 대해서도 비과세 받을 수 있어 더 유리할 수 있다. 다만 보장성 보험료 소득공제가 불가능하므로 유의해야 한다. 연말에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연금보험에도 가입하면 좋다. 매월 25만원씩 가입하면 부부 각각 300만원씩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연말 보너스를 챙길 수 있는 방법이 된다.
특히 증시 활황기에는 연금 펀드로 전환할 수도 있기 때문에 국민연금과 더불어 든든한 노후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어린이 보장보험도 필요할 것으로 본다. 영유아기에 발생하기 쉬운 질병과 사고에 대비해 종합적인 보장을 받을 수 있는 보험인데, 보험료가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은 정도에서 가입할 수 있다. [조인스] 기사 http://news.joins.com/article/460/4093460.html?ctg=1200 조재영 우리투자증권 PB전략센터 부장 2010.04.03 13:27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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