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人

2010. 4. 16. 23:37職業

[탁현민의 스타일 라이프] 누가 조원석을 '공인'이라 했나

"공인의 신분을 망각하고 이런 실수를 범하게 된 점 사과드립니다."

어느 매체에 보도된 개그맨 조원석의 말이다. 교통사고 후 음주측정을 거부한 그가 진행하던 라디오를 하차하면서 이렇게 말했다는 것인데, 도대체 누가 그를 공인이라고 했는지 모를 일이다.

이미 수차례 언급했거니와 모든 연예인이 공인이 아니다. 누군가 '연예인은 공적 영역에서 일하는 사적 존재'라 했는데 굳이 따지자면 그 정도가 연예인의 위치라 할 수 있다. 공인은 다만 얼굴이 알려져 있다거나, 인기가 있다는 것만으로 인정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공인이란 '공공의 영역에서 권한과 책무를 가지고 일하는 사람으로서 그 일과 관련한 사회적, 개인적 책임을 가지고 있는 자'를 일컫는다. 연예인이 비록 공적 영역에서 일하고는 있지만 프로그램의 제작과 그것이 가지는 사회적 책무에 대해서 책임질 필요는 없으며 그러할 만한 위치에 있지도 않다.

아주 특별한 경우, 이를테면 방송 중에 의도적으로 돌발적 행동을 했다거나, 발언을 함으로써 공공의 이익에 반하였다면 모를까. 정해진 콘티와 편집의 과정을 거치는 방송영역에서 활동하는 연예인이 가져야 할 책임은 그리 크지 않다. 게다가 방송 영역에서의 책임이 이 정도인데 사적 활동에 대한 책임은 더욱 클 까닭이 없다. 술을 마셨다거나, 그래서 사고를 냈다거나 하는 등의 일은 그들도 똑같은 법과 규정에 따라 처벌 받으면 그만이다. 개그맨이라는 직업을 가진 조원석이라는 사람이 음주측정을 거부한 사건에 웬 공인을 언급했는지 알 길이 없다.

글쓴이 탁현민은 (주)P당 대표이사이자 캠페인 PR 전문가다. 한양대 문화콘텐츠과 겸임교수(현), 성공회대 외래교수(현) http://news.hankooki.com/lpage/culture/201004/h20100416061828111780.htm 입력시간 : 2010/04/16 06:18:28 수정시간 : 2010/04/16 06:18:28

'職業'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망 직업은?  (0) 2010.07.04
공기업 감사 연봉  (0) 2010.05.09
명문대 출신은 사절합니다  (0) 2010.04.06
스펙(SPEC)  (0) 2010.04.02
한국거래소(KRX)… '大王神의 직장'  (0) 2010.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