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투자보고서

2010. 9. 29. 10:09經濟

[심층분석] "노무라증권이 팔라고 하면 팔라."

'증권사 매도·매수 의견 보고서' 3392건 분석해보니…

매도 의견 적중률 83%… 매도·매수 예측 종합 1위는 국내 '大信', 외국계 'UBS'… "외국계가 소신 있게 쓴다."

지난 8일 IT 대표주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2.16%, 3.49% 급락했다. 이날 증시가 약보합을 보였는데도 두 종목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이유는 외국계 증권사의 보고서 때문이었다. 이날 UBS증권은 "전 세계 반도체시장의 전망이 밝지 않다"며 하이닉스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삼성전자에 대한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각각 하향조정했다. 그러자 IT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며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에 나선 것이다.

외국계를 포함해 60여 개에 달하는 증권사들은 매일 수백 건의 종목 분석 보고서를 쏟아낸다. 투자자들은 이런 증권사 보고서를 중요한 참고자료 삼아 주식 거래를 한다. 하지만 어떤 보고서는 당일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가 하면 어떤 보고서는 큰 주목을 못 받고 묻혀버리고 만다.

과연 어느 증권사의 보고서가 주식시장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칠까? 본지는 기업 분석 사이트 '네비스탁'과 함께 최근 3개월간 발간된 증권사 보고서와 주가의 연관성을 분석해 증권사별 증시 영향력을 최초로 점검해봤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국내외 증권사를 모두 합쳐서 매수 보고서는 동양종금증권, 매도 보고서는 노무라증권을 눈여겨보면 그날 주가의 움직임을 가장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국내 증권사 영향력, 대신·동양·SK 순

국내 증권사 가운데 보고서의 영향력이 가장 높은 곳은 대신증권이었다. 조사 기간 중 대신증권은 긍정 129건, 부정 6건 등 총 135건의 보고서를 냈는데, 그날 주가의 방향과 일치한 확률이 63%에 달했다. 긍정적 의견을 낸 129개 종목 중 81개 종목의 주가가 당일 평균 2.81% 올랐고, 부정적 의견을 낸 6개 종목 중 4개가 평균 3.56% 하락했다. 이어 동양종금증권과 SK증권이 62%대의 적중률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동양종금증권이 긍정적 보고서를 내면 세 종목 중 두 종목 꼴로 그날 주가가 올랐다.

 

반면 흥국증권·삼성증권·HMC증권은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국증권은 이 기간 중 21개 종목에 대해 긍정적인 보고서를 냈는데 실제로 주가가 오른 경우는 9건뿐이었다. 대형 증권사인 삼성증권의 성적도 썩 좋질 못했다. 삼성증권은 111개 종목에 대해 '매수'를 추천했지만 보고서를 낸 당일에 주가가 오른 경우는 46%에 그쳤다. 삼성증권은 국내 증권사로는 드물게 '매도' 의견도 9건이나 냈지만 실제 주가가 떨어진 종목은 3건에 그쳤다. 예를 들어 삼성증권은 8월 6일 현대산업개발에 대해 "부동산시장의 회복 시점이 불투명한 만큼 주가 반등시기도 가늠하기 어렵다"며 목표주가를 3만7000원에서 2만9000원으로 낮췄지만 이날 현대산업개발의 주가는 오히려 1.73% 올랐다.

조사 기간 중 국내 주요 35개 증권사는 총 2817건의 보고서를 냈다. 이 중 당일 주가의 방향과 일치한 확률은 절반이 약간 넘는 50.4%였다. 특히 '부정적 보고서가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더 크다'는 통념과 달리 국내 증권사의 부정적 보고서는 시장에 그다지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은 모두 121건의 부정적 보고서를 냈는데, 실제로 주가가 떨어진 경우는 43.2%에 그쳤다.

◆ 외국계 증권사 영향력, UBS·다이와·맥쿼리 순

같은 기간 14개 외국계 증권사들은 모두 575건의 보고서를 냈다. 이 중 26%가 '매도' 의견이어서 '매도' 의견이 4%에 불과한 국내 증권사와 대조를 이뤘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담당 기업이나 펀드 매니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지만 외국계 증권사들은 이런 것에서 자유로운 편이어서 더 소신 있게 보고서를 쓴다"고 말한다.

보고서의 주요 고객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의 황성택 사장은 "글로벌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외국계 증권사의 보고서를 좀 더 비중 있게 참고하는 편"이라며 "국내 증권사 중에는 베스트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를 눈여겨본다."고 했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 보고서의 영향력도 외국계가 한국계 증권사보다 약간 더 높았고, 증권사 간 영향력 편차도 작은 편이었다. 전체적으로 외국계 증권사의 보고서가 당일 주가의 방향과 일치할 확률은 57.3%였고, 증권사별로는 UBS(59.2%), 다이와(56.7%), 맥쿼리(56.3%)의 적중률이 높았다. 노무라증권은 LG전자·LG디스플레이·우리금융지주·서울반도체·아모레퍼시픽 등에 대해 6건의 부정적 보고서를 냈는데, 한 번을 제외하고는 노무라가 부정적 보고서를 낸 날 모두 주가가 하락했다.

◆ 어떻게 조사했나?

6월 1일~9월 10일 국내외 49개 증권사가 발표한 3392건의 보고서를 대상으로 전날 종가와 당일 종가를 비교했다. 투자 의견을 상향 조정(매도→매수, 중립→매수)하거나 목표주가를 올린 경우에는 '매수'로, 반대의 경우는 '매도'로 간주하고 주가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조사했다. 예를 들어 A증권사가 '매수' 의견을 냈는데 주가가 올랐다면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반대로 주가가 내렸다면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분류했다. A증권사가 10종목에 대해 매수 보고서를 냈는데 그중 3종목의 당일 주가가 올랐다면 적중률은 30%로 계산했다. 조사 대상 기간 73거래일 중 코스피지수가 오른 날은 38일, 내린 날은 35일이었다.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9/28/2010092801882.html?Dep1=news&Dep2=biz&Dep3=biz_news 최규민 기자 qmin@chosun.com 입력 : 2010.09.29 03:08 / 수정 : 2010.09.29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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