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0. 19. 09:37ㆍ經濟
[박용선의 투자터치] 10개 이내 종목 정해 ‘열공’하면 투자법 보인다
이번 주 격언- 관심 종목 수는 적을수록 좋다
한 아주머니가 명절에 입을 옷을 만들려고 모처럼 포목점에 들렀다. 포목점에는 수백 가지의 옷감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비단 옷감의 종류만 해도 셀 수 없을 정도이고 색깔도 가지각색이다. 보드라운 명주 옷감도 휘황찬란하게 번득이며 눈을 유혹한다. 이 옷감 저 옷감 몇 시간 동안 망설이며 골라 보았지만 마음을 정할 수가 없다. 결국 그 아주머니가 고르고 골라 포목점에서 나올 때 손에 든 것은 삼베 옷감이었다.
결혼 적령기의 처녀 총각들은 이상적인 배우자를 구하려고 많은 시간을 들이면서 노력을 한다. 친구나 친척들이 괜찮은 사람들을 소개해 주지만 눈에 차지 않는다. 외모가 어떻다느니, 집안이 어떻다느니 하면서 백마 탄 기사나 하늘의 선녀가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결혼정보회사를 통해서도 많은 배우자감을 만나보지만 결과는 시원치 않고, 나이는 점점 들어가며 어느덧 노처녀 노총각 소리를 듣기 시작한다. 옛날에 만났던 상대방이 아쉽게 느껴지고 초조한 마음에 그저‘적당한’배우자를 만나 결혼하게 된다.
우리 속담에 ‘고르고 고르다 비단 공단 다 놓치고 삼베를 고른다.’는 말이 있다. 오랫동안 고르다 보면 오히려 좋지 못한 것을 고르게 된다는 말이다. 선택 대상이 많으면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좋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외출하려고 옷을 고를 때 옷장에 옷은 가득 차 있지만 입을 만한 옷은 없다고 생각될 때가 많다. 이 옷 저 옷 입어보지만 마땅하지 않은 것 같고 결국 약속시간에 쫓겨 그냥 ‘적당한’ 옷을 입고 외출하게 된다. 만약 옷이 두세 벌밖에 없다면 크게 고민하지 않고 그중에서 골라 입게 될 것이다.
주식 투자자들의 고민은 그 많은 종목 중에서 어떤 종목을 골라 투자하느냐다. 상장된 1700여 종목이 모두 선택의 대상인 셈인데 각기 다른 특성을 지니고 매일 다른 모습의 주가 변화를 보이고 있어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각 증권사의 투자 추천 종목만 합해도 수십 종목이고, 인터넷 주식카페나 주변 지인들의 추천 종목만 해도 또 수십 종목이다. 이렇게 많은 종목 중에서 한두 종목을 골라 투자하려니 이것 따지고 저것 따지다 결국 주도주가 아닌 ‘적당한’ 종목을 골라 투자하게 되고 결과는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일반 투자자들의 경우 관심 종목 수를 가급적 적게 가져가는 것이 좋다. 자신이 몸담고 있거나 잘 아는 산업에 속한 종목을 두세 개 고른다. 제약회사에 근무한다면 제약(製藥) 산업 흐름을 잘 파악할 수 있을 것이고, 그중에서 어떤 회사가 좋아지거나 나빠지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도 빨리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투자자라면 제약주나 바이오 관련주를 관심 종목에 몇 개 편입하는 것이다. 또한 주변 지인을 통해서 정보를 얻을 수 있거나 평소에 관심을 갖고 있는 업종 중에서 두세 개를 고른다. 마지막으로 현재 주식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종목 중에서 두세 종목을 고르는 것이다.
이렇게 관심 종목 수를 열 종목 이내로 압축하고 이 종목들을 꾸준히 살펴보아야 한다. 선택한 종목들의 주가 등락과 거래량 변화 등을 주시해 보고, 해당 종목들의 공시사항이나 신문 보도 등도 관심을 갖고 추적해 본다. 계속 반복하다 보면 그 종목들의 주가 움직임이 눈에 익숙해지고 특징적인 점들도 알 수 있게 된다.
평소 눈에 익지 않은 종목을 남의 말만 듣고 매입하면 주가가 조금만 떨어져도 공포심으로 매도해 버리게 된다. 또 주가가 올라가는 경우에도 큰 수익을 얻지 못하고 작은 이익에 급급하며 팔아버리는 일이 발생한다. 늘 관심을 갖고 관찰하여 눈에 익숙한 종목이 적절한 매매 시점에 접근했다고 판단될 때 매매하면 큰 실수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매매시점을 놓쳤을 때도 꾸준히 참고 기다릴지, 아니면 손절매를 해야 할지를 빨리 판단할 수 있게 된다.
일정 기간이 흐른 뒤에는 관심권에서 벗어나는 종목을 두세 개 빼버리고 새로 관심권에 들어오는 종목을 두세 개 편입하는 방법으로 교체를 하면 시장의 큰 흐름을 놓치지 않으면서 자신감을 갖고 매매할 수 있는 관심종목을 늘 보유할 수 있을 것이다.
월가에서 증권왕으로 불리던 제럴드 로브는 1929년 미국 증시 대폭락을 예상해 미리 주식을 다 팔고 유럽 여행을 떠나기도 했는데, 그는 ‘잘 아는 일부 종목만으로 평생 동안 매매를 하라’고 충고하고 있다. 박용선 SK증권 리서치센터 전문위원 http://economy.donga.com/3/all/20101018/31930717/3 기사입력 2010-10-18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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