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1. 19. 10:01ㆍ常識
개에 물려, 대형사고 잇따라… 도사견·핏불테리어 등 투견종 위험
요즈음 맹견 사고가 속출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애견 전문가들은 “개고기 판매용 집단사육, 투견을 위한 비정상적 잡종교배, 길거리에 방치된 수많은 유기견, 이 세 가지가 맹견 사고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증가하는 애견 인구에 비해 개라는 애완동물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인식과 관리체제는 여전히 후진국 수준”이라고 자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맹견 사고의 주범이랄 수 있는 도사견의 경우 대부분 ‘식용’으로 사육되고 있다. 개 사육자에 따르면 “도사견은 생후 10개월 안에 40㎏에 이를 만큼 성장속도가 빠르고 육질이 쫄깃해서 개고기 식당에서 토종견 다음으로 잘 팔리기 때문”이란다. 도사견뿐 아니라 식용견은 대부분 ‘근수가 많이 나가는’ 대형견이다. 도살할 목적으로 좁은 우리에서 사육되는 대형견은 심한 공포와 스트레스에 시달려 탈출할 경우 살인흉기로 돌변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근 중국산 개고기가 수입되면서 개 값이 떨어지자 사육자들이 먹이의 양을 줄이는 통에 사육견의 스트레스가 심해지고 있다.
또한 불법 투견도박꾼들이 잔인하고 투지가 강한 싸움개를 만들어내기 위해 여러 종의 대형견을 교잡하면서 유전적으로 사나운 개들이 양산되고 있다고 한다. 한때 투견도박에 빠졌던 마산의 김모(45)씨는 “싸움개는 순종보다 잡종이 강하다. 죽을 때까지 물러서지 않는 성품은 여러 견종을 믹스해야 나타나기 때문에 도박사들은 사나운 개끼리 계속 교배를 시킨다.”고 했다. 순종에게선 찾아보기 힘든 잔인한 잡종 투견을 애견인들은 ‘재앙’이라 부른다. 최근 흑산면 대둔도에서 어린이를 물어 죽인 시베리안 허스키가 대표적 사례. 허스키는 ‘너무 온순해 집도 제대로 못 지키는 견종’으로 알려져 있어 애견인들은 “투견과 교배시킨 잡종견의 핏줄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그런 교잡에 쓰이는 견종은 도사견, 핏불테리어, 롯드바일러, 도그 아르헨티누, 말리노이즈 등 덩치가 25~30㎏ 이상으로 큰 견종이다. 실제 사람을 공격해 치명상을 입히는 개의 종류와 거의 일치한다. 그러다보니 “투견으로 쓰이는 견종은 아예 없애버리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호주에서는 핏불테리어, 도사견, 도그 아르헨티누 등이 사육에 엄격한 통제를 받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선 사육이 금지되기도 한다. 한국애견연맹의 유대성 상무이사는 “핏불이나 도사견도 순종은 사람에 대한 공격성이 희박하다”면서 “다만 싸움개를 목적으로 만든 교잡종은 대단히 사나워 대형견을 구입할 경우 혈통을 확인하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개를 능력 이상으로 많이 기르는 것도 개를 사납게 하는 요소라고 한다. 아시아애견연맹의 윤희본 심사위원은 “개는 사회적 동물이라 주인의 스킨십과 관심을 독차지하지 못하면 공격적이 된다.”면서 “따라서 한 사람이 너무 많은 개를 기르면 개들이 경쟁심을 일으켜 사나워진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개가 애정결핍 상태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집안의 막내라는 서열교육이 필요한데 이런 사례들은 ‘사랑으로 기르던 주인까지 물어 죽이는 개가 애완동물로 과연 적합한가?’하는 의구심마저 낳는다. 그러나 애견인들은 “비극적인 사건은 개보다 주인의 잘못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며 “개라는 동물의 습성에 대해 사람이 좀더 정확히 알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한때 성행한 투견대회는 지금은 법으로 금지됐다. 한국애견연맹의 오승원씨는 “개의 공격성은 대부분 애정결핍에서 비롯되지만 어릴 때부터 충분한 서열교육을 시키지 않은 탓도 있다”고 말했다. 서열교육이라니? “개는 조상인 늑대 시절부터 무리지어 사회생활을 해온 본능이 내재돼 서열의식이 엄격합니다. 개는 아빠 엄마 아이로 구성된 가정에서 자신이 막내라고 생각하지 않고 아빠, 즉 우두머리 다음의 2인자로 생각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명령은 잘 듣지 않고 만약 아이들이 자신의 서열을 넘보는 행위, 예컨대 자신의 먹이를 뺏거나 장난감을 가로채면 으르렁거리는 행동을 보입니다. 그때 단호하게 제지하지 않으면 나중에 아이들을 물 수도 있습니다.”
무절제한 개 사랑이 나중에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개는 강아지 때부터 집안의 막내 서열임을 각인시켜야 한다. 아이들을 누르고 올라타서 교미 흉내를 내거나 사람의 어깨에 앞발을 얹거나 주인의 의자에 올라앉는 등의 행동을 할 때는 즉각 제지시켜야 하는데 주의할 점은 때려선 안 되며 단호한 어조로 “안 돼”하고 제지해야 한다. 특히 여성이 대형견을 기를 때는 더욱 중요하다. 강아지는 생후 3주~6개월에 성격이 형성되므로 그 기간에는 더 따뜻한 관심과 절도 있는 훈육이 필요하다.
또한 아이들에게도 개가 사나운 고양잇과 맹수도 물리칠 수 있는 강한 동물임을 일깨워줄 필요가 있다. 애견인 김유미(38)씨는 초등학생 딸에게 가끔 이렇게 가르친다. “요 깜찍한 슈나우저도 원래는 굴속의 오소리를 물어죽이던 사냥개였단다.”
잠깐! 이런 행동 삼가세요. 물렸을 때 소리 지르면 공격본능 더 부추겨
● 개 앞에 떨어진 먹이를 줍지 않는다.
개는 자신의 먹이에 손을 대는 걸 싫어한다. 또 먹이를 주우려고 머리를 숙일 때 드러나는 당신의 목덜미는 개에게 사냥감의 목덜미로 보일 수 있다.
● 낯선 개는 손대지 말라.
낯선 개와 친해지려 드는 것은 위험. 개는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으면 제압당한다고 느끼며 머리를 두드리면 공포감을 느낀다. 특히 꼬리는 잡아선 안 된다.
● 개가 물어도 비명을 지르지 말라.
맹견사고 희생자 중 어린이, 여성, 노약자가 많은 이유는 놀라거나 비명을 지르기 때문이다. 개는 장난삼아 사람의 손을 살짝 물기도 하는데 그때 놀라거나 비명을 지르면 개의 공격본능을 촉발시킨다.
● 자신의 개가 이웃을 보고 으르렁거릴 때 다독이거나 달래지 말라.
개가 칭찬으로 알고 더 흥분한다.
● 짖지 않고 노려보는 개를 조심하라.
짖는 개는 당신을 두려워한다는 뜻이다. 가까이 가지만 않으면 된다. 그러나 꼬리를 흔들지 않고 짖지도 않는 개는 접근할 경우 공격할 확률이 높다. 이빨을 드러내지 않고 ‘크르릉’ 소리를 내는 건 공격신호다. 절대 뛰지 말고 천천히 걸어서 벗어나야 한다. 허만갑 주간조선 기자 mghuh@chosun.com 입력 : 2005.12.18 11:16 58' / 수정 : 2005.12.18 11:20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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