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8. 9. 12:02ㆍ言語
자음군 받침의 발음 방법
우리말은 표면 음성에서 음절의 종성에 자음군을 허락하지 않는다. 따라서 두 자음 중 하나는 반드시 탈락해야 하는데, 이때 탈락하는 자음은 조음 위치로는 치경음이고 조음 방법으로는 장애음이다. 다시 말해 우리말의 자음 중 조음 위치상으로는 치경음이, 조음 방법상으로는 장애음이 약한 자음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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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경음(齒莖音, alveolar consonant) : 설단(舌端, 혀끝)과 치경(齒莖, 잇몸)으로 그 사이에서 조음하는 닿소리로 ‘ㄷ’, ‘ㅌ’, ‘ㄸ’, ‘ㄴ’, ‘ㄹ’ 따위가 있다. 잇몸소리, 치은음(齒齦音), 치조음(齒槽音)이라고도 한다.(http://enc.daum.net/dic100/contents.do?query1=10XXX22639)※ 장애음 : 발음 기관의 장애를 받으면서 나는 소리인 파열음과 마찰음을 통틀어 이르는 말
한편, 자음군으로 ‘ㄺ’이나 ‘ㄼ’의 연쇄가 나타날 경우는 매우 흥미로운 변화가 나타난다. 이 연쇄는 조음 위치로 보면 ‘ㄺ’→‘ㄱ’, ‘ㄼ’→‘ㅂ’이, 조음 방법으로 보면 ‘ㄺ’→‘ㄹ’, ‘ㄼ’→‘ㄹ’이 남을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의자 뺏기 놀이를 예로 들면, 의자 하나에 사람은 둘이 있는데, 그중 한 사람은 힘이 세고 다른 한 사람은 동작이 빠른 경우라 할 것이다. 이 경우는 둘 중 누가 의자에 앉게 될지 예측하기 힘들다.
따라서 ‘ㄺ’이나 ‘ㄼ’의 연쇄에서는 비치경음인 ‘ㄱ, ㅂ’이 남을지, 아니면 공명 자음인 ‘ㄹ’이 남을지 예측할 수 없다. 그 결과 1과 같이 어간에 따라 다른 자음이 남게 된다. 즉, 어간 ‘밟다[밥따]’는 ‘ㅂ’이 남고, 어간 ‘넓다[널따]’는 ‘ㄹ’이 남게 되며 같은 어간이라도 어떤 활용 어미와 결합하느냐에 따라 2와 같이 다양한 표면형으로 실현되기도 한다.
1. 밟다[밥따] 밟네[밤네] 넓다[널따] 넓네[널레]
2. 맑다[막따] 맑네[망네] 맑게[말께] 맑고[말꼬]
예를 들어 어간 ‘맑-’의 경우 어미 ‘-네’가 붙으면 ‘ㄱ’이 남고 어미 ‘-고’가 붙으면 ‘ㄹ’이 남는다. ‘ㄺ’이나 ‘ㄼ’의 연쇄에서 자음군 중 무엇이 남는가 하는 것은 어간에 따라 다르므로 어느 정도 우연적 사실에 속한다. 비유하자면, 실력이 비슷한 두 사람 중 운이 좋은 사람이 시험에 붙는 경우라 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어떤 경향성을 발견할 수 있다. 1과 2의 활용에서 ‘표면에 나타나는 어간 자음의 조음 위치는 어미의 조음 위치와 다르다’라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맑-’ +‘-다’, ‘맑-’ +‘-고’는 두 개의 치경음이나 두 개의 연구개음이 연쇄된 [말따], [막꼬]가 아니라 치경음과 비치경음이 연쇄된 [막따], [말꼬]로 실현된다.
음절의 끝소리 규칙과 겹받침의 발음
1. 음절의 끝소리 규칙
국어에서 음절의 끝소리로 발음될 수 있는 자음은 ‘ㄱ, ㄴ, ㄷ, ㄹ, ㅁ, ㅂ, ㅇ’의 일곱 소리뿐이다. 이 외의 자음이 음절 끝에 오면 일곱 자음 중의 하나로 바뀌게 된다.
2. 겹받침의 발음
겹받침의 발음은 하나만 발음되는데, 규칙은 다음과 같다.
① ‘ㅄ, ㄳ, ㄽ, ㄾ, ㄵ’은 첫째 자음으로 발음한다.
? 값[갑], 몫[목], 외곬[외골], 핥고[할꼬], 앉고[안꼬]
② ‘ㄻ, ㄿ’은 둘째 자음으로 발음한다.
? 젊다[점따], 읊지[읍찌]
③ ‘ㄺ, ㄼ’은 불규칙적이다.
? 읽고[일꼬], 읽지[익찌], 넓다[널따], 밟다[밥따]
※ ‘ㄺ’은 ‘ㄱ’으로 발음되며, 다만 용언의 어간 끝소리 ‘ㄺ’은 ‘ㄱ’ 앞에서 ‘ㄹ'로 발음한다.
? 맑게[말께], 묽고[물꼬], 얽거나[얼꺼나], 늙고[늘꼬]
※ ‘ㄼ’은 ‘ㄹ’로 발음하며, 다만 ‘밟-’은 자음 앞에서 [밥]으로, ‘넓’은 다음의 두 경우에만 [넙]으로 발음한다.
? 여덟[여덜], 얇다[얄따], 넓다[널따], 밟다[밥따], 밟지[밥찌] 밟고[밥꼬], / 넓죽하다[너쭈카다], 넓둥글다[넙뚱글다]
출처 : 언어알약(지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