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 24. 20:07ㆍ風水
[Why] [김두규 교수의 國運風水(국운풍수)] 대통령 氣 북돋우려면…
청와대서 내려와 경복궁으로 이사를… 청와대 터는 '신의 거처'
교회·성당 들어서면 좋아… 관악산 낀 과천청사도 대통령 집무실로 훌륭
풍수학계 선배이자 필자의 의형(義兄)인 최창조 전 서울대 교수는 "청와대 터의 풍수적 상징성은 그곳이 살아 있는 사람들의 삶터가 아니라 죽은 영혼들의 영주처이거나 신의 거처"라고 요약했다.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들뿐만 아니라 해방 이후 역대 대통령들이 신적인 권위를 지니고 살다가 뒤끝이 안 좋았다는 것이다. 조선조에 이곳은 과거(科擧)를 치르던 장소, 무예 훈련장, 임금이 농사체험을 하거나 제사를 지내는 곳 등으로 활용되었다. 사람이 살지 않았던 곳이다. 왜 이곳을 신들의 거주지라고 하였을까? 경복궁(청와대)의 주산인 북악산을 보자. 봉우리 하나가 단정하게 솟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사천왕의 부릅뜬 눈과 같은 험한 바위들이 곳곳에 보인다. 또한 적지 않은 골짜기들이 패여 있다. 풍수 고전 '감룡경'은 이와 같은 터를 신단(神壇)으로 적당하다고 적고 있다. 큰 교회나 대성당이 들어서면 좋다는 이야기이다. 사람마다 재능과 적성이 같지 않아 그 쓰임이 다르듯, 땅도 저마다 성격이 달라 그 쓰임이 같지 않다는 것을 전제한다. 땅의 성격을 파악하는 것만이 풍수의 전부가 아니다. 일정한 공간을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권력과 자본의 흐름이 달라진다는 것이 풍수이론이다.
지난번 글에서 청와대가 용도를 다했다고 한 것은 대통령만 남고 대부분의 행정부처가 세종시로 이전하기에 사람도 흩어지고 그에 따라 지기도 흩어지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중들은 떠나고 주지 스님 홀로 남는 꼴이다. 게다가 청와대 터는 경복궁 후원이었다. 홀로 남은 주지 스님이 산문을 폐쇄한 꼴이다. 권력을 움직이는 주요 건물의 공간배치가 엉망이 되고 말았다. 우리나라는 의회민주주의 국가인 만큼 국회가 중요하다. 국회 저 혼자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국무총리와 장관들이 국회에 빈번하게 참석해야 한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야 한다. 홀로 오는 것이 아니라 보좌진과 실무진이 함께 움직인다. 이럴 바에는 국회를 세종시로 옮기는 것이 더 효과적인 공간배치가 될 것이다. 이미 그곳에는 최적의 인프라가 갖추어졌다. 다른 한편으로 세계화가 추세인 지금의 서울은 이미 '세계도시(global city)'가 되었다. 국내외 주요 행사들이 주로 서울에서 개최된다. 이를 위해 정부부처 책임자들은 청와대와 조율을 하면서 행사를 준비해야 한다. 세종시 말고 서울에 제2의 집무공간이 필요하다. 두 집 살림하는 꼴이다. 이렇게 흩어지는 기운을 어떻게 추슬러야 할까?
풍수적 관점에서 두 가지를 이야기할 수 있다. 하나는 경복궁을 대통령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내려오는 것이다. 또한 군자대로행(君子大路行)이라 하였다. 광화문을 통해 당당하게 대통령과 관리들이 대통령궁으로 들어가고,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의 대통령과 사절들도 여기서 맞게 한다. 품격 있는 공간이 확보되면 그에 걸맞게 사람들이 채워진다. 청와대에만 들어가면 세상과 격리되어 소통이 되지 않는 것은 기가 막혔기 때문이다. 원래 이곳 지명이 '숨은골(대은암동·大隱岩洞)'이었다는 것도 이 땅의 성격을 말해주는 단서가 될 것이다. 경복궁 앞문(광화문)과 뒷문(신무문)을 모두 열어 새 세상과 세계화에 부응하는 공간배치를 하는 것이다. 두 번째 안은 세종시로 이전하게 되면서 텅텅 비게 되는 과천정부청사를 대통령궁과 국회의사당으로 활용하는 안이다. 웅장한 관악산을 주산으로 하여 그 아래에 대통령궁과 국회의사당이 들어선다면 경제 대국에 걸맞은 공간배치가 될 것이다. 특히 과천정부청사 옆의 '중앙공무원교육원'은 별다른 보수 공사 없이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로 활용할 수 있다. 수도를 옮기지 않고 대통령의 기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다. 김두규 우석대 교양학부 교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3/23/2012032301412.html?news_Head3 입력 : 2012.03.24 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