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전국 일주

2012. 7. 30. 11:36LEISURE

[자전거 전국 일주 시대] 구불구불 오르막, 짧고 굵은 '마니아 코스'

남한강-낙동강 잇는 새재 자전거길

남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새재 자전거길은 총 100㎞ 구간으로 국토 종주 자전거길 중 가장 짧지만 유일하게 높은 고개를 넘어야 하는, '짧지만 굵은 코스'다. 비단길과도 같은 한강 자전거길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때쯤, 충주 탄금대를 기점으로 남한강 자전거길은 새재 자전거길로 바뀐다. 새재 자전거길은 남한강 자전거길과는 달리 대부분 국도와 지방도에 만들어져, 논밭과 마을길을 달리는 구간이 비교적 많아서 더욱 현실적이고 정감이 가는 코스이기도 하다.

 

해발 548m 이화령 정상에서 본 모습. 내리막이 더 위험하다. / 행정안전부 제공

남한강의 지류인 달천을 따라 1시간 정도 내달리면, 여덟 개의 기암괴석 봉우리와 그 사이로 흐르는 폭포가 인상적인 수주팔봉(水周八峰)을 지나고 바로 수안보온천에 도달한다. 수안보온천의 물탕공원에서 족욕을 하며 지친 몸을 달래면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된다. 수안보와 괴산을 잇는 소조령에서부터 시작되는 이 오르막은 새재 자전거길의 하이라이트인 이화령을 넘기 위한 전초전에 불과하다. 해발 548m의 이화령을 넘기 위해서는 5㎞에 달하는 구불구불 오르막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국토종주 자전거길 중 가장 힘든 코스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이화령은, 바로 그 이유로 자전거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좋은 코스이며 일반인들에겐 강한 인내가 필요한 코스이기도 하다. 1㎞마다 설치된 쉼터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세상이 조금씩 작아지는 것을 보며 스스로 뿌듯하기도 하다.

이화령 정상은 충북 괴산과 경북 문경의 중간 지점. 하지만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올라간 이화령은 6㎞의 험준한 내리막길을 안전하게 달려 내려가야만 끝난다. 급경사와 급커브 때문에 한시도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되는 이화령 내리막길은, 어쩌면 오르막길보다 더 힘든 구간이다.

이화령을 내려오자마자 바로 문경새재 도립공원 입구에 도달한다. 평탄하고 한가로운 과수원길을 따라 도립공원을 지나고, 문경온천에서 조령천을 따라 달리면 만나게 되는 고모산성과 그 아래 진남교반의 풍경은 경북팔경 중에서도 최고로 친다.

진남역에서부터 불정역까지는 한때 석탄을 운반하던 가은선(加恩線) 폐선을 이용한 철로자전거와 함께 달린다. 영강(潁江)변 소야마을에 있는 소야솔밭은 구간 길이는 짧지만 강변길과 어울려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낭만적이다. 점촌 읍내의 무인역인 주평역을 지나 경북선 영강철교를 통과하면 영강은 비로소 낙동강과 합류하며 상주로 진입하게 된다. 새재 자전거길은 오직 자전거로만 볼 수 있는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은 습지를 따라 상주 상풍교에서 끝난다. 오수환·자전거매거진 '바퀴' 편집장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7/26/2012072601698.html 입력 : 2012.07.26 19:52

[자전거 전국 일주 시대] 98개 나들목 통하면 어디든 간다… 세계 제일의 '자전거 천국'

전국 일주의 시작, 한강

한강 자전거길은 신행주대교 서쪽부터 팔당대교까지 56㎞ 구간을 일컫지만, 국토 종주 개념으로는 아라뱃길 21㎞와 남한강 자전거길 132㎞까지 포함하는 총 209㎞ 구간을 말하기도 한다. 서울과 수도권의 라이더들은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나와 손쉽게 이 자전거길로 진입, 원하는 만큼 달릴 수 있다. 요즘은 서울에서 양평이나 용문까지 전철을 타고 간 뒤, 그곳에서 남한강이나 북한강 자전거길, 또는 색다른 코스를 달리는 라이더가 많다.

 

 

한강은 세계 어디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자전거 천국이다. 강의 남단과 북단에 잘 정비된 자전거 전용도로가 나란히 이어져 있으며 중랑천과 청계천, 양재천, 탄천, 안양천으로 연결되므로 서울시내 어디서든 어렵지 않게 진입할 수 있다. 정확히 한강 구간에만 98개 자전거 나들목이 있고 12개 한강시민공원이 있으며, 그만큼 많은 자전거 대여소와 편의점, 쉼터, 화장실, 급수대가 있다. 한강에서만 자전거를 탄다면, 편한 옷차림에 지갑만 넣고 나와도 거의 아무런 불편이 없다. 자전거 전국일주를 하기 위한 훈련 장소로 더 이상 좋은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그렇기에 한강은 어디서 출발하더라도 똑바로 갔다가 되돌아오거나, 다리를 건너 반대편 자전거 도로로 돌아오는 식으로 라이딩을 할 수 있다. 한강의 대부분 다리를 자전거로 건널 수 있지만, 잠수교와 잠실철교에 전용도로가 있어 가장 손쉽게 건넌다. 자동차 전용도로인 청담대교는 자전거가 출입할 수 없다.

한편 자전거 인구가 늘면서 한강은 점점 '자전거 타기 위험한 곳'으로 변하고 있기도 하다. 초보자와 프로급 라이더, 그리고 나들이객들이 자전거길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평지에서 시속 40㎞가량으로 달릴 수 있는 라이더와 우측통행 원칙조차 모르는 초보자가 갑자기 만나면 위험천만이다. 자전거 전용도로로 불쑥 튀어나오는 아이, 공을 따라 달려가는 강아지, 갑자기 자전거를 유턴하는 어린이들은 모두 자전거 라이더가 조심해야 할 대상이다. 그렇기에 산책하는 사람이 적은 새벽과 밤 시간대에 자전거를 타는 라이더도 늘고 있다.

그러나 한강에서는 자전거 라이더의 양보가 반드시 필요하다. 자전거의 스피드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 또한 라이딩 경력에 상관없이 헬멧을 착용하고 휴대전화나 DMB 시청을 삼가야 한다. 라이더 중에는 스피커로 크게 음악을 틀며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탓하는 사람도 있지만, 안전을 따진다면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것이 훨씬 더 위험하다.

정동진에 대칭되는 관광지로 작년 개발된 인천 서구 오류동 정서진(正西津)에서 출발하는 한강 자전거길은 커브나 언덕이 거의 없고 풍경이 단조로운 아라뱃길을 통과한 뒤 서울로 진입한다. 서울 구간 역시 거의 언덕이 없으나 통상 '암사 업힐'이라고 하는 서울~하남 경계의 언덕이 초보자에게는 버거울 수 있다. 남한강과 북한강 자전거길은 모든 라이더에게 찬사를 받는 아름다운 자전거길로, 폐철로를 자전거 도로로 만들어 강물 위를 달리고 터널 속을 달리는 재미가 짜릿하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7/26/2012072601669.html 한현우 기자 hwhan@chosun.com 입력 : 2012.07.26 19:55

[자전거 전국 일주 시대] 물길 따라 갈대밭 지나 389㎞… 국토 종주의 종점

낙동강 자전거길

안동댐에서 시작하는 낙동강 자전거길은 총 연장 389㎞로 4대강 자전거길 중 가장 긴 코스다. 새재 자전거길이 끝나는 상주 상풍교를 기점으로 낙동강 자전거길은 국토종주 자전거길에 합류된다. 예나 지금이나 '자전거 도시'라 불리는 상주는 시내 전역이 경사도 5% 미만의 비교적 평탄한 길로 이루어져, 낙동강길은 물론이고 자전거 타기 좋은 아름다운 길들이 즐비하게 연결되어 있다.

낙동강 물길 중 그 풍경이 으뜸으로 꼽히는 경천대에 오르면 낙동강 모래가 쌓여 조성된 경천섬이 한눈에 들어온다. 자전거박물관과 도남서원을 지나면 낙동강의 첫 번째 보인 상주보를 만나고, 낙동강의 두 번째 보인 낙당보가 있는 상주 낙동면 낙동리는 조선시대 4대 수산물 집결지인 낙동나루터였지만, 지금은 그 흔적이 사라지고 낙동강 한우촌으로 변했다. 낙단보 부근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둑길을 따라 달리면, 금세 구미보가 있는 구미 해평면의 넓은 습지에 도달하게 된다.

▲ 양산~을숙도 간 낙동강 자전거길. 강변에 데크를 설치해 만들었다. / 행정안전부 제공

구미시를 지난 낙동강 자전거길은 칠곡군 왜관읍에서 한국전쟁 때 폭파된 왜관철교를 지나 칠곡보에 도달한다. 서대구의 외곽을 스치듯 지나가면, 금호강과 낙동강이 합류하는 달성습지를 만난다. 달성습지 끝에 위치한 강정고령보는 전국 16개 보 중 가장 크다. 강정고령보와 달성보를 건너고 박석진교를 지나 강바람을 맞으며 한참을 달리면 고령의 개경포를 만난다. 경남 창녕에 진입하자마자 3.4㎞의 가파른 무심사 언덕을 넘으면 따오기 형상의 합천창녕보를 만난다. 24번 국도를 약 3㎞ 달리고 만나게 되는 제방길 끝에는 경사 13%의 박진고개가 떡 하니 버티고 있다. 약 2㎞의 고된 사투 끝에 정상에 오르면, 낙동강의 절경이 라이더를 반긴다.

박진고개를 내려오면 개리비길을 달리게 되는데, 임도로 바뀐 자전거길을 조심스럽게 지나가다 보면 물결 모양의 남지철교를 만난다. 하류로 갈수록 점차 넓어지는 낙동강의 줄기는 낙동강의 마지막 보인 창녕함안보 부근에서 비로소 그 폭이 절정을 이룬다. 임해진을 지나 옛 뱃길 따라 펼쳐진 자전거길을 달리다 보면 수산대교를 건너 밀양에 다다르게 된다.

경부선 철도와 나란히 달리는 자전거길이 인상적인 양산에는 맛집이 많기로 유명하다. 화명역과 구포역을 거쳐 낙동강 하굿둑이 있는 부산 을숙도에 도달하면 총 연장 633㎞의 국토종주가 마무리된다. 이홍건·자전거매거진 '바퀴' 기자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7/26/2012072601676.html 입력 : 2012.07.26 19:55

[자전거 전국 일주 시대] 펑크 대비해 펌프 장착… 배낭 대신할 '패니어' 준비

자전거 여행 기본 장비

자전거 여행은 주행 거리와 환경, 숙식 방법 등에 따라 그 종류도 여러 가지다. 4대강 자전거길 완공으로 자전거 여행자가 급격하게 늘어났고 자전거와 아웃도어 캠핑을 동시에 즐기는 자전거 캠핑족 역시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자전거 여행을 위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장비는 어떤 것이 있을까?

 

사진=채승우 기자 그래픽=오어진 기자

1. 드롭바·멀티핸들바

장시간 자전거 여행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라이더의 자세다. 무리한 페달링을 하지 않더라도 오랫동안 주행하다 보면, 목과 허리, 어깨, 팔 등 상체 대부분에서 심한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이런 현상은 MTB나 하이브리드처럼 수평 핸들을 이용하는 여행자들에게서 더욱 두드러진다. 수평 핸들은 라이더가 잡을 수 있는 자세가 다양하지 않아 사실상 장시간 부동 자세를 유지해야 되기 때문이다. 반면 로드사이클에 쓰이는 '드롭 핸들바'나 투어링용 '멀티핸들바'는 직선과 곡선이 적절하게 조합되어 다양한 핸들 포지션을 가능하게 한다. 이런 핸들바는 라이더가 팔 위치를 수시로 바꿔가며 상체의 피로감을 최대한 분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 휴대용 공구

자전거 여행에 언제나 평탄한 길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자전거는 미세한 유리 조각이나 아스팔트 잔재 같은 노면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자전거 여행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고장은 역시 펑크다. 그러므로 여행 전 자전거 펑크 수리 방법을 숙지해야 한다. 펑크는 타이어가 아닌 타이어 내부의 튜브가 손상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를 수리하려면 바퀴와 타이어를 분리하기 위한 타이어 레버, 튜브의 찢어진 부분을 메우는 펑크 패치 또는 여분의 튜브, 휴대용 펌프, 그리고 각종 장비 탈착과 안장 및 핸들 등의 위치 조절에 쓰는 육각 렌치 세트는 꼭 챙겨야 한다.

3. 랙(rack)과 패니어(pannier)

자전거 여행은 모든 소지품을 라이더 자신이 운반해야 하는 여행 특성상 짐양을 최소화·경량화해야 한다. 특히 장거리 여행을 할 때는 배낭을 메지 않는 게 좋다. 아무리 가벼운 배낭도 장시간 메고 달리면 라이더의 어깨에 누적되는 피로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자전거 전용 가방인 패니어를 장착하려면 자전거 전용 짐받이인 랙을 장착하는 것이 먼저다. 흔히 '자전거 뒷자리'라고 부르는 곳 역시 좌석이라기보다 짐받이 개념이다. 뒤 짐받이에 짐을 위로 쌓아올리기보다 자전거의 상하 좌우에 고르게 분배하는 것이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인 방법이다. 랙을 선택할 때는 최대 적재량과 자기 자전거 설치 가능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고, 패니어 역시 여행 목적과 기능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4. 전조등과 후미등

전조등과 후미등은 가벼운 도심 라이딩에서도 헬멧처럼 라이더의 안전과 직결되는 부분이다. 야간 주행 시 시야를 확보하는 역할도 있지만, 자기 존재를 알리는 데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장거리 여행을 하다가 적합한 숙소나 캠핑 장소를 찾지 못할 경우 야간 주행이 불가피할 수도 있으므로 필수적으로 챙겨야 한다. 전조등과 후미등은 빛의 밝기와 각도, 지속 시간 등을 확인해야 하고, 비상용 배터리도 반드시 챙겨야 한다. 오수환 · 자전거 매거진 ‘바퀴’ 편집장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7/26/2012072601661.html 입력 : 2012.07.26 19:56

 

자전거 수신호는 안전장비 못잖게 중요한 안전장치다. 그래픽=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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