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1. 24. 17:50ㆍ常識
지난 4월 주가가 1500을 넘어서며 수조 원 규모 대량 환매가 몰렸을 때도 버텨냈던 펀드투자자들이 요즘 고민에 빠졌다. 신문사로 전화를 걸어온 한 투자자는 "환매하고 싶어 몸이 근질거려 미치겠다."고 토로할 정도다. 누가 봐도 급하게 오른 코스피지수. 모두 "다가올 조정을 준비하라"는 조언을 한다. 그러고 보니 내 펀드수익률도 어느덧 40%가 훌쩍 넘어버렸다. 정말 환매를 통해 수익을 실현하고 기다릴 타이밍인 것 같기도 하다.
`장기 투자가 최고`라는 것을 알지만 강력한 환매 욕구를 거부할 수 없는 펀드투자자들을 위해 5가지 체크포인트를 제시한다. 일종의 환매 자가진단법이다. 혹시 "향후 어떤 급등장이 와도 연 30% 수익률이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는 투자자라면 일단 환매하고 내년 이맘때까지 편한 맘으로 살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5가지 체크포인트
1. 시황전망 때문이라면 일단 환매 보류하자
김선열 삼성증권 FN아너스 분당지점장은 "펀드 투자자가 시황 전망을 하기 시작하면 불행은 시작된다."고 말한다. 당장 급하게 돈 쓸 데도 없는 고객들이 증시가 하락할 것 같아 환매하겠다고 상담을 받을라치면 그는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한다. "고객님, 신의 영역에 도전하지 마세요."라고. 그만큼 시황 투자가 힘들다는 이야기다.
이원기 KB자산운용 사장은 "조정을 예상하고 환매한 투자자는 정말 주가가 빠져도 더 많은 하락을 예상하고 기다리게 된다."면서 "결국 환매 시점보다 더 높은 주가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혹시 환매 이유가 시황 전망 때문인가. 그렇다면 느긋하게 마음을 먹고 환매를 보류하라. 환매 기준은 내 자신의 상황이 되어야 한다. 결코 시장 상황이 되어서는 안 된다.
2. 조금씩 나눠 찾는 분할 환매도 고려
그래도 정녕 환매의 유혹을 거부할 수 없다면 조금씩 나눠 환매하는 분할환매를 고려해 볼 만하다. 펀드는 은행 예금상품과 달리 일부 자금만 찾아서 쓸 수 있다. 적립식 투자처럼 환매에도 적립식 환매가 있다.
하지만 분할환매를 할 때도 나름의 기준은 반드시 필요하다. 민주영 미래에셋투자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적립식 펀드 투자에도 정기적립과 자유적립이 있듯이 분할환매에도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크게 두 가지 분할환매 기준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정기 분할환매 방법으로 매월 일정 금액을 환매하는 형태다. 비정기 분할환매는 수익률이 자신이 정한 목표 수준을 넘어설 때마다 일부 환매하는 방법이다. 물론 환매 자금의 투자처를 다시 찾아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하지만 참을 수 없는 차익실현 욕구를 충족시키는 효과가 있다.
3. 내 펀드만 수익률 나쁘면 이유부터 따져봐야
이상하리만치 내가 가입한 펀드 수익률만 저조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럴 때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수익률이 나쁘니까 무조건 환매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펀드 자체에 문제가 발생했다면 분명 환매가 필요한 시점이다.
먼저 내 펀드 수익률이 1년 이상 벤치마크를 꾸준히 밑돌고 있는 경우다. 또 비슷한 유형의 펀드와 비교해 봤을 때 내 펀드만 성과가 유독 저조하다면 분명 운용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다. 이럴 때는 환매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가입한 펀드의 투자전략이 바뀌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가령 성장주 위주로 투자하는 펀드가 어느 순간 가치주 펀드로 바뀌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되면 본인의 펀드 포트폴리오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운용에도 분명 문제가 발생했다는 방증이다.
4. 비슷한 펀드만 가입했다면 다른 펀드로
판매 창구에선 심심찮게 중국 펀드를 환매해 인도 펀드에 가입하는 투자자를 찾아볼 수 있다. 또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며 `미래에셋인디펜던스 주식형 펀드`를 환매한 후 다시 운용 스타일과 투자 대상이 거의 흡사한 `미래에셋디스커버리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는 사례도 있다.
만약 중국 펀드만 2~3개 정도 갖고 있다든지, 국내 중소형주 펀드만 3개 보유하고 있다면 이 중 몇 개는 환매를 통해 차익실현을 고려해야 한다. 또 투자 자산이 주식형 펀드, 채권형 펀드, 머니마켓펀드(MMF) 등 다양하다면 `포뮬러 플랜`을 고려해 볼 만하다. 이는 자산 포트폴리오 비중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방법이다. 가령 주식형에서 수익이 발생해 전체 비중이 늘었다면 이를 환매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줄어든 채권 펀드나 MMF로 옮겨 놓는다. 반대로 주가 하락으로 주식형 비중이 줄었다면 비중이 늘어난 채권 펀드나 MMF에서 늘어난 부분만큼 환매해 주식형 펀드에 추가 투자하는 방식이다.
5. 주가 뛴 날은 오후 3시전 신청해야
환매를 신청하면 펀드에 들어 있는 주식이나 채권을 팔아 현금으로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린다. 해외펀드는 9일 정도 걸릴 수 있고 국내 주식형 펀드도 4~5일 정도 지나야 현금을 손에 쥐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오후 3시`. 만약 투자자가 오후 3시 이전에 환매를 신청하면 당일 종가(익일 기준가) 기준으로 수익률이 계산되고 3시 이후에 환매를 신청하면 익일 종가(이틀 후 기준가)로 수익이 결정된다.
환매 수수료도 고려하자. 주식형 펀드의 경우 3개월 이내에 환매하면 수익의 70%를 수수료로 떼여야 한다. 또 비슷한 유형의 선취수수료 펀드와 후취형(보수형) 펀드가 있다면 보수형 펀드를 먼저 환매해야 한다. 선취형은 이미 가입할 때 수수료를 지불했기 때문에 장기로 갈수록 유리하다. 매일경제 & mk.co.kr, 정철진 기자 2007.07.19 11:21:28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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