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 28. 20:29ㆍ敎育
어르신 문해교육 강사가 갖추어야할 기본적인 역량
우리가 비문해자들에게 문해교육을 한다는 것은 단지 강사가 한글을 알고 있다고 해서 가르치는 것은 절대로 아니라고 봅니다. 만약에 그렇다면 초등학생이 한글을 가르치는 것과 진배없다고 봅니다.
구미어와 달리 한글의 특성상 한글에 대한 제자원리라든가, ‘凡字必合而成音(범자필합이성음)’의 원리라든가, ‘초․중성해(初․中聲解)’, ‘합자해(合字解)’, ‘부서법칙(附書法則’, ‘자․모음체계(子․母音體系)’ 등의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어야 할 것이며, 아직도 /ㄱ/의 음가가 [기역]이나 [그]라고 알고 있거나, 문법의 기초적인 지식 등에 대한 이해가 없이 단지 한글을 읽고 쓸 줄 안다는 자신감(?)만 가지고는 연로한 학습자들에게 제대로 된 문해교육은 할 수 없다고 봅니다.
유아나 아동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것과 성인들, 그것도 기억력이 희미한 어르신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방법은 분명히 달라야 합니다. 아동들에게는 언어교육의 특성상 주입식이나 암기적인 방식이 통합니다. 언어학적인 관점에서 한글교육을 하는 것이 오히려 진도가 더 늦을 수도 있습니다. 낱글자, 낱말 위주로 학습하게 하는 것이 아이들 수준에는 훨씬 쉽고도 재미가 있습니다. 나중에 문자를 터득하고 나면 저절로 문리가 터지게 됩니다. 그러나 아동들에게도 전자의 방식으로 교육한다면 언어학적 소양이 풍부한 학습자로 성장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그러나 어르신들에게 낱자나 단어 위주 교육의 방법을 사용하면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다음날 가면 또 새로운 글자 배우고, 그리고 또 잊어버리고를 반복하면 학습에 대한 흥미를 잃고, 한두 번 빠지면 그다음에는 쭉 빠지고 결국 해당 문해교실은 와해되어 버립니다. 결국 학습자가 문제가 아니고, 강사가 문제인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런 경우 학습자의 내부적 요인이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자발적 학습의지를 가진 어르신 문해교육의 경우는 그들의 지적인 호기심을 만족시켜주지 못하는 강사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강사는 음절의 생성원리라든가 언어에 대한 기초적인 소양이나 교육적 전략이 없이 단지 가르치면 된다는 신념(?)과 열의만 가지고 문해교육의 장(場)에 나서고, 학습자는 한글교실에만 가면 무조건 문자를 터득한다는 이상만 가지고 이루어지는 교육은 현실과는 매우 큰 괴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쨌든 문해교육의 목표는 여가활용의 재량활동이 아니고, 문자해득이 목표라는 대전제를 분명하게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가르친다는 것은 배우기 쉬운 것을 어렵게 가르치는 것이 잘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들이 배우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을 배우기 쉽게 가르치는 것이 잘 가르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남을 가르친다는 것은 막중한 책임과 소명의식을 가지고 가르쳐야 한다고 봅니다.
아동들이나 청․장년들과 달리 어르신 문해교육은 오히려 언어적관점에서 강사가 기본적인 언어학적 소양을 가지고, 이를 육화(肉化), 응용(應用)하여 흥미롭게 가르쳐야 합니다. 다른 재량활동에 치중하여 문해교육 본질을 일탈하는 교육을 하면 학습자들에게 잠깐의 만족이나 흥미를 줄지 몰라도 어르신들의 문자생활에는 별로 도움을 주지 못하고, 결국은 학습자들이 그들의 학습목표를 성취할 수 없다는 좌절감에서 학습의 흥미를 잃게 될 것입니다.
문해교육 목표를 이해하고 문해교육의 본질을 견지하며 한글을 익히게 하는 것이 문해교육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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