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중 다음날
2018. 8. 27. 07:27ㆍ生活
어제 밀양에는 새벽부터 낮까지 비가 무척 많이 왔습니다.
오전에 온 비가 200㎜ 정도 왔다고 합니다.
어제 온몸으로 비를 맞으면서 비단속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많은 비를 직접 경험한 것은 학창시절인 부산에서 맞이한 1972년 9.14 폭우 이후 처음인 것 같습니다. 그때 참 대단한 폭우였습니다.
밤에는 거실에서 아쉽게도 석패한 아시안 게임의 야구를 보고 있는데, 거실 창문 밖으로 커다란 7월 백중(中元) 다음날 달이 크고 둥글고 훤하게 구름 사이에서 보현보살의 화신인 백련처럼 훤히 떠 있는 걸 보니 문득 아래 송강(松江) 정철(鄭澈)의 관동별곡 말미의 구절이 생각났습니다.
져근덧 밤이 드러 풍낭이 뎡하거날, 부상 지쳑의 명월을 기다리니,
셔광 쳔댱이 뵈난 닷 숨난고야. 쥬렴을 고텨 것고, 옥계랄 다시 쓸며,
계명셩 돗도록 곳초 안자 바라보니, 백년화 한 가지랄 뉘라셔 보내신고.
일이 됴흔 세계 남대되 다 뵈고져.
뉴하쥬 가득 부어 달다려 무론 말이, 영웅은 어대 가며, 사션은 긔 뉘러니,
아매나 맛나 보아 녯 긔별 뭇쟈 하니, 션산 동해예 갈 길히 머도 멀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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