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1. 24. 22:33ㆍ受持
불경기 현명한 부모 되기… 이제는 아이 용돈도 아껴야 산다.
가정 재무 상태 자녀에 알리고 지출내역 보면서 함께 토론을, 용돈을 줄 때마다 조건 걸라.
올해 대기업 임원으로 승진한 A씨는 최근 중학생 아들로부터 "아빠가 임원이 됐으니 내 용돈을 올려 달라"는 요구를 들었다. A씨는 "임원으로 승진했지만, 월급은 늘어난 게 아니다"라며 "올해 용돈은 동결해야겠다."고 했다고 한다. 그러자 아들이 "그건 아빠 사정이고 용돈 인상은 별개 문제"라고 맞섰다. A씨는 "태어날 때부터 나한테 돈을 맡겨놨던 것처럼 미안해하거나 고마워하는 기색 하나 없이 당당히 용돈 인상을 요구해 당황했다"고 털어놨다.
요즘 A씨처럼 자녀 용돈을 둘러싸고 난감해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경기 불황 여파로 집안 형편은 어려워졌는데, 아이들은 부모 사정엔 아랑곳하지 않고 예전과 똑같은 소비 행태를 지속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신학기가 다가오면서, 아이들이 많이 찾는 인터넷 게시판에는 '용돈 인상에 성공하려면' 같은 내용의 게시물들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경제난 속의 '아빠 은행'은 과연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현명한 걸까? 박철 국민은행연구소 연구원과 황지영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연구원의 조언을 토대로, 부모들이 알아두면 도움이 될 자녀 용돈 관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 집안 형편을 솔직히 털어놓으라
우리나라 부모들은 아이에게 집안 형편을 말해주는 데에 무척 인색하다. 자녀에게는 '돈 문제는 어른들이 알아서 하는 문제니까 넌 몰라도 된다.'고 말한다. 상당수 부부는 돈 문제를 갖고 다툴 땐 안방 문을 걸어 잠그고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평소 가정경제상황에 대해 아이들과 공유하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박철 연구원은 "우리에겐 많이 낯설지만, 선진국에선 가족 간 재무 회의가 보편적이다"라고 소개했다. 예컨대 새해가 되면 가족이 모여서 특정 재무 목표를 세우고 나서,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다는 것이다. 부모와 아이들이 가족회의를 열고 올해 목표를 '절약하기'로 잡았다면, 가족 구성원들은 외식 횟수를 절반 이상 줄이는 대신, 그 돈을 가족 공용 통장이나 돼지저금통 등에 모을 수 있다.
박 연구원은 "아이들도 어느 정도 집안 형편을 알아야 가족의 일원으로서 책임감을 공유할 수 있다"며 "요즘 같은 경제난에 자녀에게 가정 재무 상태를 알려주는 것이야말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금융 교육"이라고 했다.
◆ SOS에 입각한 소비를 가르치라
아이들이 작성하는 용돈기입장을 함께 살펴보면서 어느 부분에서 소비 다이어트를 해야 할지 함께 따져보는 것도 방법이다. 이때 유용한 방법이 이른바 'SOS 시스템'이다. 용돈기입장에서 아이들의 지출 내용을 S(Saving·저축)·O(Offering·나눔)·S(Spending· 소비) 등 3가지로 구분하는 것이다. 돈을 쓰는 올바른 순서는 저축과 나눔을 먼저 하는 것이다. 소비 항목은 생산적인 소비와 소모적인 소비로 나눠 아이들과 토론을 해 보는 것이 좋다. 가령 책값은 아이들에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는 생산적인 소비이지만, 군것질이나 게임기 등은 소모적인 소비가 될 수 있다.
자녀 용돈 구조조정에 나선다면, 아이들이 쓴 용돈기입장 항목들을 세분화해서 살펴보고 어떤 것이 바람직한 지출이었는지 토론을 먼저 하는 게 좋다. 이 과정 속에서 아이들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지출 구조조정 필요성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 아이들이 시행착오를 스스로 겪어보게 하는 시도도 필요하다. 황지영 연구원은 "자녀가 잘못된 소비를 했다고 해서 무턱대고 혼낼 게 아니라, 아이가 이런 소비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도록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며 "아이가 돈을 쓸 때의 느낌이나 지출을 결정한 것에 문제가 없었는지 아이 스스로 평가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 계약의 중요성을 일깨우라
은행이나 증권사의 VIP센터를 거래하는 큰손 고객들은 옆에서 지켜보면 '섬뜩'할 정도로 자녀에게 호된 금융 교육을 한다. 한 시중은행 PB는 "거액 자산가 중엔 자녀에게 돈을 빌려주면서 차용증을 쓰게 하고 심지어 이자까지 꼬박꼬박 챙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은행에서 융자를 받으면 대출 이자가 지금 얼마 정도인데, 부모 자식 사이니까 약간 싼 이자로 빌려준다며 아주 '냉정한' 거래를 한다는 것이다.
황지영 연구원은 "처음 자녀에게 용돈을 줄 땐 게임이나 인터넷을 많이 하면 용돈을 얼마씩 깎는다든지, 혹은 학년이 올라가면 용돈을 올려준다든지 하는 식으로 조건을 걸어두는 게 좋다"며 "용돈을 주면 그만이라고 생각해선 곤란하고 아이가 옆에서 용돈 관리를 잘할 수 있도록 부모가 세밀하게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2/18/2009021801860.html?Dep0=chosunmain&Dep1=news&Dep2=headline7&Dep3=h3_08 이경은 기자 diva@chosun.com 입력 : 2009.02.19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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