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과 주택을 건축하는 과정에서
2022. 1. 7. 10:28ㆍ受持
주택을 건축하는 과정에서 사형(최○홍)에 관한 일은 그냥 가슴에 묻어두고 남에게 거론하지 않고 혼자만 그르려니 하고 넘어가려고 했지만, 이것으로 말미암아 3년이 지난, 아니 지금까지 형제간의 의리가 많이 훼손되어 이미 지나간 이야기지만 오해를 풀기 위하여 밝혀두고자 한다.
한때 처남과는 참 잘 지냈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냉랭해져서 그 이유를 몰랐는데, 나중에 뜬금없이 처남댁이 시누이 되는 내자에게 “이제 오빠는 옛날 오빠가 아니니 그렇게 알라.”는 말을 한다. 듣고 곰곰이 생각하니 그제야 이유를 알겠다. 말이란 안방에서 듣는 말과 부엌에서 듣는 말이 다르다고 했는데, 처남이 손위로서 사형의 한쪽 말을 들었으면, 양쪽 말을 다 들어 보고 판단해야 순리 아닌가? 처가 형제만 형제고, 친형제는 형제가 아닌 것이 아니지 않은가? 처가 형제말만 듣고 친형제에 대한 태도를 바꾼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본다.
처남댁은 평소 자신의 막내 동생인 사형에 대하여 그 사람됨과 다방면의 능력을 말하면서, 가문의 자랑이며 특히 건축현장에서 양심적이면서 잔뼈가 굵어 업계에서 뛰어난 능력과 경험을 겸비하고 있다고 칭찬 하면서, 집 짓는데도 공정도 잘 알고 있고, 건축인부들도 많이 알고 있고, 거래처도 많이 알아서 건축 재료도 다양하고 시세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고 했다. 만약에 내가 집을 짓는다면, 자기가 동생에게 부탁하여 전폭적으로 도와줄 수도 있다고도 하였다. 그래서 나도 다음에 잘 부탁한다면서 처남댁에게 말하였다.
몇 년 후 내가 건축을 하게 되었다, 나도 편하게 건축업자에게 도급을 줄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면 건축비만 많이 들고, 집도 내가 원하는 만큼 되지 않겠다는 생각이 있었고, 또 퇴직 후에 시간적으로도 자유로웠고, 예전에 건축을 몇 번 해본 경험도 있어서 조합이 맞겠다 싶어서 사형이 요즈음 별 특별한 일이 없으면 도와달라고 처남댁에게 부탁을 하였다.
그러나 사형이 특별한 일은 없지만 혹시도 모를 일이 발생하여 의리가 상할까 싶기도 하지만, 사형이 감정평가로 인한 일로 법원에 갈 일이 있기 때문에 곤란하다고 말하였다. 몇 번이나 부탁 끝에 함께 건재상에 가서 재료를 선정하면 내가 바로 재료비를 지급하고, 인부는 낱일(일당제)로 데려다 쓰기로 하고 그야말로 삼고초려 끝에 도와주겠다는 승낙을 받았다. 그래서 하도 고마워서 감독비는 아니지만 공사기간 동안 점심과 연료비를 달마다 제공하였다.
그런데 추석 지나면 바로 착공한다는 계획부터 틀어지기 시작하였다. 10월에 착공하여 공사기간을 3개월 정도 잡으면 혹한기는 피하겠다 싶었는데, 착공식을 하고 황금 같은 시기를 일주일이나 넘겼다. 나는 애가 타기 시작했다. 읍내에 원룸을 얻어서 숙식을 하고 짐을 보관하고 있었고, 점차 날이 추워지면서 일조시간이 줄면 그만큼 작업시간도 줄어드니 인부들 노임만 늘어난다. 후에 생각해보니 사형이 인력시장에서 인부를 구한다고 착공이 지체되었는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보니 건축인부들을 많이 알고 있는 것도 과장이었다.
기초자리 만들고 사형이 패널 본체 견적을 받아 왔는데 조금 높다 싶었지만 그대로 하기로 하였는데, 굴착기 기사가 일마치고 가면서 패널 업자를 소개시켜 주어서 견적을 받아보니 조건이 더 좋았다. 논의 끝에 업자를 바꾸기로 하였다.
기초공사를 하면서 사형의 요청에 의해 토요일은 쉬고, 그다음 날에는 또 비가 오고 하니, 일은 자꾸 늦어지고 애는 타들어 간다. 천신만고 끝에 기초가 완성될 즈음 내가 사형보고 이제는 미리 창호를 준비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하니 아직 멀었으니까 나중에 주문해도 된다고 말하였다. 그런데 내 경험상 기초하고 벽체 올리고 나면 바로 문틀 제작에 들어가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말했지만 아니라고 한다. 그래서 공법이 바뀌었나 하고 넘어갔다. 그런데 패널 골조를 세우고 패널 업자가 내일 창호를 붙여야한다고 말하였다. 그제야 부랴부랴 공사는 중단하고 사형과 함께 며칠간 창호점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밀양에 몇 군데 가보았지만 제품도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가격도 터무니없이 높았다. 심지어 김해까지 가서야 견본을 보고 계약하였다. 김해 창호업자가 와서 보고 자신들의 공법으로는 여기에 적용할 수 없다고 하면서 철수해버린다. 패널 업자의 소개로 겨우 창호점을 선정하고 계약하였다. 여기서 문틀이 도착할 때까지 물색기간과 제작기간을 합해서 열흘정도 허비하였다. 그동안 공정이 중단되면서 모든 일손을 놓고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그러고 나서도 문틀이 올 때까지 하릴없이 그냥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또한 땅을 돋우는데 또 문제가 생겼다. 나는 조금이라도 높여서 혹시도 모를 일에 대비하자고 했으나, 사형은 듣지 않고 자기 고집만 세운다. 그래서 나는 속으로 내 집을 짓는데 왜 사형이 자기 집을 짓는 것처럼, 자기 돈을 들이는 것처럼 저렇게 고집을 세울까 의아했다. 급기야 자기 매형이면서 내 처남까지 공사장으로 불러서 간섭하게 한다. 처남은 와서 내말은 듣지도 않고 자기 처남 말만 듣고서 땅을 높일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또 앞에는 밖을 향해 자연석을 가져와서 조경을 하라고 한다. 내가 그 귀한 자연석이 어디 있으며, 설사 있다고 한들 자연석 돌 값이 비싸기도 하지만 안에서 보지도 못하고 밖에서만 보는 그런 쓸데없는 조경을 왜 하느냐고 말하고, 거기는 길이기 때문에 축대를 싸야한다고 말하니 화난 얼굴로 픽 가버린다. 그 이후로는 한 번도 오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도 그 말 듣지 않기를 잘 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 처남이 격려차 방문한 줄로만 알았는데 사형이 내 처남을 불렀다고 한다.
이후에 주차장 조경을 위해 자연석이 있는가 싶어 온 밀양 구석구석은 말할 것도 없고, 밀양댐 정비사업장까지 갔지만 좋은 돌을 보고도 반출불가 때문에 돌아섰고, 할 수 없어 발파석이라도 구할까 싶어 김해 한림정, 율하지구, 김해 홈플러스 건축현장 등 채석장이라는 채석장은 사형과 함께 다 가보았지만 발파석도 구할 수 없었다. 한번은 사형과 함께 수산 지나서 대곡리 못간 곳의 한 식당에 갔더니 거기에 보기 좋은 자연석이 있어서 물어보았더니 2014년 당시에 15톤 한 차에 500만원씩 달라고 했다. 이런 돌을 가지고 바깥을 향해 조경을 하자니 어이가 없었다. 이런 사정을 들은 굴착기 기사가 소개해준 업자에게 25.5톤 한 차에 30만원씩 주고 석재를 반입하였다. 이제 자연석을 구해서 조경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애초 자연석으로 조경하자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말해주었으나 끝내 수긍하지 않는다.
배수구를 만들기 위해 그 흔한 플륨관(콘크리트 배수로) 하나 사는데도 온 밀양을 구석구석 다니면서 겨우 찾아서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건축재료 구입에도 경험이 많이 없었는 것 같다. 아마도 내가 밀양지리를 좀 익히게 된 것도 이런 경험에서 온 것이라 믿는다. 벽돌을 구입하기 위해 김해를 서너 번은 다녀왔으나 끝내 구하지 못하고, 급기야 조적공이 와서야 겨우 내가 벽돌을 구입하여 가져왔고, 시멘트와 모래도 굴착기 기사의 도움으로 거래처를 정할 수 있었다. 타일도 내가 구입해 왔다.
지하수 굴착하고 굴착업자가 수도 인출파이프를 25mm짜리를 준비하라고 나에게 도면까지 주면서 설비업자에게 말하라고 해서 말했더니, 그 설비업자가 그 규격을 준비 못했는지 15mm짜리면 된다고 말하기에 지하수업자 말대로 해달라고 하니 옆에 있던 사형이 설비업자 말대로 15mm짜리면 된다고 거든다. 내가 도면까지 보이면서 말했지만 사형은 내말을 믿지 못하고 직접 지하수업자에게 전화까지 해서 확인하고서야 25mm짜리를 준비했다. 아예 내말은 듣지 않고 완전히 업자 편에 선다. 이러고서 입만 열면 “내가 노가다 경력이 20년인가 30년이 넘었다,”, “변호사가 자기를 선정해서 법원에 감정평가 출장가면 회당 500만원씩 받는다.”고 뻐겨댄다. 또한 태양광, 지열난방 업자를 데려와서 사형의 체면을 생각해서 계약을 체결했고, 집안조카의 소개라면서 전화, 인터넷, IPTV 3대, KT텔레캅 업자를 데려와서 사형의 체면을 생각해서 그대로 계약을 체결하였다. 나중에 소개비를 못 받았는지 1년을 훨씬 넘어서 집안조카가 나에게 확인까지 하였다. 연락이 안됐는지 소개비 입금하라는 문자가 나에게 잘못 전달되는 일도 있었다.
엄동설한의 혹한에 작업시간은 줄어들고, 작업능률은 오르지 않자 나는 궁여지책으로 작업일정표를 짜고 공정점검표를 만들어 게시하면서 인부들 작업을 독려하였다. 그렇게 해도 시간만 가고, 공정이 잘 진척되지 않고 지지부진해진다. 그런 와중에 아직 준공이 한참 남았는데도 어쩐 일인지 이유도 말하지 않고 이제부터 오지 않겠다고 하면서 가버렸다. 유종의 미를 거두고 끝까지 함께 하자고 했지만 결별하였다. 일부 공정이 진행된 것도 있었지만 내부 인테리어 작업을 하는 목수도, 타일공도, 벽돌 쌓는 조적공도, 미장공도, 줄눈 넣는 줄눈공도, 조경업자도 모두 내가 구했다. 겨우 주택공정을 완공하기는 하였으나 입주 후 몇 달이 지나고 나서야 모든 공정을 완성하였다.
착공에서 완공까지 전 기간을 함께한 설비업자가 밀양읍내에 있는데, 자기가 몇 십 년 설비업에 종사하면서 이렇게 건축공정이 뒤죽박죽이 되어 예측이 불가한 곳은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다고 했다. 약속한 날에 기성금을 잘 지켜주기에 고마웠고, 또한 걱정이 되어 일하는 날은 물론 쉬는 날에도 새벽이나 밤에 거의 매일 와서 공정을 보고 갔다고 하였다.
그런데도 나이 어린 손위 처남이 나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참, 슬픈 일이다. 사형은 한 다리 건너서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나이 어린 손위 처남이 자기 마누라나 자기 처남 말만 듣고, 정작 일이 어떻게 되었는지 나에게는 물어보지도 않고, 친동기 대하는 것을 꺼리면서, 남보다 더 냉랭하게 대하니 이런 얼빠진 작자가 또 있겠는가 싶다. 손위면 손위답게 양쪽 말을 다 들어보고, 자신이 냉철하게 판단하고 오해라면 서로 풀어주고 다독여주어야 손위로서 올바른 처신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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