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 20. 10:26ㆍ名句
여몽정(呂蒙正)의 파요부(破窯賦)
천유불측풍운 天有不測風雲
하늘에는 예측할 수 없는 바람과 구름이 일어나고,
인유단석화복 人有旦夕禍福
사람에게는 아침저녁으로 화와 복이 번갈아 일어난다.
오공백족행불급사 蜈蚣百足行不及蛇
지네는 발이 많으나 달리는 것은 뱀에 미치지 못하고,
가계익대비불급조 家鷄翼大飛不及鳥
닭은 날개는 크나 나는 것은 새에 미치지 못한다.
마유천리지정 馬有千里之程
말은 하루에 천리를 달릴 수 있으나,
비인불능자왕 非人不能自往
사람이 아니면 스스로 가지 못하며,
인유릉운지지 人有凌雲之志
사람은 비록 구름을 넘나드는 뜻이 있다고 하여도,
비운불능등달 非運不能騰達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그 뜻을 펼칠 수 없다.
문장개세공자상곤어동방 文章蓋世孔子尙困於東邦
학문이 세상을 뒤 덮은 공자도 일찍이 동방에서 곤욕을 당하였고,
무략초군태공수조어위수 武略超群太公垂釣於渭水
무략이 출중한 강태공도 위수 강가에서 낚시를 드리우며 때를 기다렸다.
도척년장불시선량지배 盜跖年長不是善良之輩
도척은 장수하였으나 선량한 사람이 아니었고,
안회명단비흉악지도 顔回命短非凶惡之徒
안회는 단명하였지만 흉악한 사람은 아니었다.
요순지성각생불초지자 堯舜至聖却生不肖之子
요순은 비록 성인이었으나 불초한 자식을 낳았고,
고수완태반생대성지아 瞽叟頑呆反生大聖之兒
고수는 완고하고 미련하였지만 도리어 대성인이 될 자식을 낳았다.
장량원시포의 소하칭위현리 張良原是布衣 蕭何稱謂縣吏
장량은 원래 한미한 선비였고, 소하는 작은 현의 말단 관리에 불과하였다.
안자신무오척·봉위제국수상 晏子身無五尺封爲齊國首相
안자는 오척이 안 되는 단신이었으나 제나라의 수상으로 봉하여졌으며,
공명거와초려 능작촉한군사 孔明居臥草廬能作蜀漢軍師
공명은 초려에 은거하였지만 촉한의 유능한 군사가 되었다.
한신무박계지력 봉위한조대장 韓信無縛鷄之力 封爲漢朝大將
한신은 스스로 닭을 잡을 힘도 없었으나, 한조의 대장군이 되었고,
풍당유안방지지 도로반관무봉 馮唐有安邦之志 到老半官無封
풍당은 나라를 평안하게 할 뜻이 있었으나, 늙도록 미관말직도 얻지를 못하였다.
이광유사호지위 종신불제 李廣有射虎之威 終身不第
이광 또한 활로 호랑이를 쏠 수 있는 위력이 있었으나, 종신토록 급제를 하지 못하였고,
초왕수웅 난면오강자문 楚王雖雄難免烏江自刎
초왕은 비록 영웅이나 오강에서 자결함을 면치 못하였으나,
한왕수약 각유하산만리 漢王雖弱却有河山萬里
한왕은 비록 약하였지만 산하만리의 나라를 세웠다.
만복경륜 백발불제 재소학천 소년등과 滿腹經綸白髮不第 才疏學淺少年登科
경륜이 가득해도 백발이 되도록 급제를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재능이 없고 학문이 깊지 못해도 소년에 등과를 하는 사람도 있다.
유선부이후빈 유선빈이후부 有先富而後貧 有先貧而後富
처음에는 부유하다 나중에 가난해지기도 하고, 처음에는 가난하다가 나중에 부하게 되기도 한다.
교룡미우 잠신어어하지간 蛟龍未遇潛身於魚蝦之間
교룡이 때를 얻지 못하면 물고기나 새우들이 노는 물속에 몸을 잠기기도 하며,
군자실시공수어소인지하 君子失時拱手於小人之下
군자도 시운을 얻지 못하면 소인의 아래에서 몸을 굽히기도 한다.
천불득시일월무광 지불득시초목불장 天不得時日月無光 地不得時草木不長
하늘도 때가 되지 않으면 해와 달의 광채가 없고, 땅도 때가 되지 않으면 초목이 자라지 않는다.
수불득시풍랑불평 인부득시리운불통 水不得時風浪不平 人不得時利運不通
물도 때가 되지 않으면 풍랑이 일어 잔잔할 수 없고, 사람도 때를 얻지 못하면 이로운 운이라도 뜻이 통하지 않게 된다.
석시야여재락양 일투승원야숙한요 昔時也余在洛陽 日投僧院夜宿寒窯
내가 어릴 시절 낙양에 머무를 때에, 낮에는 절에 가서 밥을 얻어먹고 밤에는 차가운 도자기 가마에서 잠을 잤다.
포의불능차기체 담죽불능충기기 布衣不能遮其體 淡粥不能充其飢
입는 옷은 몸을 다 가릴 수가 없었고, 멀건 죽만으로는 배고픔을 면할 수가 없었다.
상인증하인압 개언여지천야 上人憎下人壓 皆言余之賤也
그 때 윗사람들은 나를 미워하였고 아래 사람들 역시 나를 억누르려 하며, 모두가 나에 대하여 말하기를 천하다고 하였다.
여왈 비천야 내시야운야명야 余曰 非賤也 乃時也 運也命也
내가 말하기를 이것은 내가 천한 것이 아니고, 나에게 현재 주어진 時와 運과 命이 그러한 것일 뿐이다.
여급제등과관지극품 위렬삼공 余及第登科官至極品 位列三公
내가 그 후에 과거에 등과를 하고 벼슬이 높아져, 지위가 삼공의 반열에 이르니,
유달백료지장 유참색린지검 有撻百僚之杖 有斬嗇吝之劍
만조백관을 통솔할 수 있었고, 생사여탈의 징벌 권한도 가지게 되었다.
출칙장사집편 입칙가인봉앙 出則壯士執鞭 入則佳人捧秧
밖으로 나갈 때는 채찍 든 군사들이 호위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미인이 시중을 들며,
사의칙유릉라금단 사식칙유산진해미 思衣則有綾羅錦緞 思食則有山珍海味
옷 입을 생각만 하면 능라금단이 있었고, 음식 먹을 생각만 해도 산해진미가 있었다.
상인총하인옹 인개앙모언여지귀야 上人寵下人擁 人皆仰慕言余之貴也
윗사람은 나를 총애하고 신분이 낮은 이들은 나를 받들면서, 모든 사람들이 우러러 흠모하고 말하기를 내가 귀하다고 하였으나,
여왈, 비귀야 내시야운야명야 余曰, 非貴也 乃時也運也命也
그 때에 내가 말하기를 내가 귀한 것이 아니고, 단지 나에게 주어진 時와 運과 命일 뿐이라 하였다.
개인생재세 蓋人生在世
대저 사람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에,
부귀불가봉 빈천불가기 富貴不可捧 貧賤不可欺
부귀만을 받드는 것은 옳지 못하고, 빈천함을 업신여기는 것 또한 옳지 않은 것은,
차내천지순환 종이부시자야 此乃天地循環 終而復始者也
이는 천지가 순환하다가 마치면, 다시 시작하는 이치와 같은 것이다.
여몽정(呂蒙正): 북송(北宋)944~1011
하남(河南) 낙양(洛陽) 사람으로 자는 성공(聖功)이다.
宋나라 初期의 學者이며 名臣이다. 宋 太宗때 두 번 丞相에 오른 立志傳的 人物이며, 破窯賦(파요부)는 그의 立身過程을 敍述한 自傳的인 글이다.
북송(北宋)의 대신(大臣)으로 태평흥국(太平興國) 2년(977)에 장원급제했다.
벼슬은 장작감승(將作監丞), 승주통판(升州通判), 좌보궐(左補闕), 지제고(知制誥), 좌간의대부(左諫議大夫), 참지정사(參知政事), 중서시랑(中書侍郎), 호부상서(戶部尚書), 동평장사(同平章事), 감수국사(監修國史), 태자태사(太子太師) 등을 역임하고 허국공(許國公)으로 봉해졌다.
시호는 문목(文穆)이고, 중서령(中書令)으로 추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