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수사권 조정’과 ‘검수완박’

2024. 3. 10. 11:17法律

현직 판사 “‘검수완박’이 사기 범죄 날개 달아줬다”

모성준 고법판사 작심비판

현직 판사가 ‘검·경 수사권 조정’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의 완전한 박탈) 등 정치권이 추진했던 국가 수사 시스템의 변경을 정면 비판하는 책을 출간했다. 그는 “현재 국내에는 조직적 사기 범죄가 역병처럼 창궐하고 있는데 국회가 수사와 재판을 어렵게 만들어 사기 범죄의 천국이 도래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대전고등법원 모성준(48·사법연수원 32기) 판사는 최근 출간한 저서 ‘빨대사회’에서 “국회가 국가의 전체 수사 권한을 토막 내면서 국제적 사기 범죄 조직에 날개를 달아줬다”고 밝혔다. “국내 (사기) 범죄 조직들도 국제적으로 악명을 떨친 범죄 조직들과 견줄 수 있는 규모에 이르게 됐다.”고도 했다.

그래픽=박상훈

모 판사의 주장처럼, 지난 2022년 국내에서 발생한 전체 범죄(149만2433건) 가운데 가장 많았던 유형이 사기(32만5848건)였다. 그해 사기 피해 총액은 29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멕시코 마약 조직 ‘시날로아 카르텔’의 두목 엘 차포가 30여 년간 거둔 범죄 수익(16조4000억원)의 두 배에 가깝다. 모 판사는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모바일 메신저, 인터넷, 암호 화폐 등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을 꼽았다. 그것이 보이스피싱, 주식 리딩방, 온라인 다단계 등 범죄와 접목됐다는 것이다.

모 판사는 “조직적 사기 범죄를 막아야 할 국회는 오히려 퇴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회는 검찰 수사권을 박탈하며 국가의 전체 수사 권한을 토막 내고, 수사 기관과 법원의 인력과 예산을 삭감해 제대로 된 수사·재판을 할 수 없도록 했다.”며 “형사법을 파편화해 법원이 개별 사건에 합당한 결론을 내릴 수 없도록 했다.”고 밝혔다.

모 판사는 “국회가 앞에서는 형사정의를 부르짖으면서도 뒤로는 사기 범죄 조직에 대한 수사와 처벌을 어렵게 하는 법률을 지속적으로 통과시켰다.”라면서 “검찰청법 등을 개정해 경찰과 검찰 사이의 수사 흐름을 끊어 버렸다.”고 했다. 그는 또 “수사 흐름에 따른 오너십(수사 주체)의 승계 구조를 해체함으로써 수사 기관의 수사 역량을 대폭 축소시키고 효율적 수사를 할 수 있는 여지를 차단했다.”고 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밀어붙인 ‘검·경 수사권 조정’의 폐해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그 이후 검찰의 수사 개시 권한이 일부 범죄로 제한되면서 수사를 적극적으로 개시하기 어려워졌다. 또 검찰은 사기 범죄 가운데 피해액 5억 원 이상만 직접 수사할 수 있게 됐다.

모 판사는 “(수사를 한 뒤에 알 수 있는) 공소 사실과 적용 법조를 (사전에) 제대로 알지 못하면 수사에 착수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검찰 수사 권한의 경계에서 활동하는 범죄자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해졌다.”고 했다. 검찰이 경찰 수사를 지휘할 수 없게 된 것에 대해서는 “영화감독이 소품 감독이 책임지는 소품이나 의상 디자인, 작가가 책임지는 대사나 지문에 대해 직접 관여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모 판사는 2020년에 있었던 형사소송법 312조 1항 개정도 비판했다. 피고인이 동의할 때만 검찰 신문 조서의 증거 능력이 인정되도록 한 내용이었다. 모 판사는 “사기 범죄 조직 수괴(우두머리)에게 수사 기관의 모든 노력을 무력화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를 내준 것”이라고 했다. 법정에서 우두머리가 앞장서 혐의를 부인하고 이에 따라 부하들이 진술을 거부하면 검찰 수사 결과가 휴지 조각이 돼 버리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모 판사는 “이제 수사 기관과 법원은 도저히 사기 범죄 조직에 맞설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면서 “검사, 판사, 수사관은 결국 국제적 범죄 조직과의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절대 승리할 수 없음을 깨닫고 쓸쓸히 퇴장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모 판사는 책의 마지막에 국회를 ‘소문난 맛집 오마카세를 김밥 가격에 먹을 수 있게 해주겠다고 하는 허황된 여행 가이드’에 비유하면서 “어리석은 가이드를 따라다니는 대신 어떻게든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광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2006년 광주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2022년 대검찰청이 개최한 검수완박 법안 공청회에 토론자로 참석해 “조직 범죄의 수괴가 가장 바랄 법한 시스템이라 생각해도 전혀 무리가 없다.”며 반대 의견을 내기도 했다. 조선일보 A12https://v.daum.net/v/20240307032724187 유종헌 기자 입력 2024.03.06. 03:00 업데이트 2024.03.06. 10:05

[사설] “수사권 조정과 검수완박 결과가 사기 천국”이란 판사의 개탄

현직 판사가 문재인 정권이 밀어붙인 검·경 수사권 조정과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로 국가 수사 역량이 약화돼 “사기 범죄 천국이 도래했다.”고 말했다. 대전고등법원 모성준 판사가 최근 펴낸 책에서 밝힌 내용이다. 그는 “국회가 앞에선 정의를 부르짖으면서도 뒤로는 사기 범죄 조직에 대한 수사와 처벌을 어렵게 하는 법률을 지속적으로 통과시켜 수사 역량을 대폭 약화시켰다”고 했다. 그로 인해 2018년 27만건이던 국내사기 범죄 건수가 · 수사권 조정 이후 1년이 지난 2022년에 32만건으로 늘었다는 것이다. 사기 피해액도 29조원에 달했다. 제도의 실패로 국민 피해만 커졌다는 것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이 수사 종결권을 갖게 됐고 검찰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됐다. 검수완박 입법으로 검찰의 직접 수사 대상 범위도 제한됐다. 모 판사 주장의 핵심은 이렇게 수사가 따로 진행되고 절차가 복잡해지면서 범죄 수사가 제대로 안 된다는 것이다. 실제 과거엔 경찰이 수사한 사건을 다 검찰로 넘기면 검찰이 보완 수사를 지시하거나 자체적으로 추가 수사해 기소 여부를 판단했다. 하지만 지금은 경찰이 사건을 검찰에 넘기지 않기로 하면 보통은 당사자 이의 신청이 있어야 검찰이 보완 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그래도 경찰이 뭉개는 경우가 많아 사건 처리가 지연된다는 비판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경찰에도 과부하가 걸려 고소장을 내도 몇 달이 지나서야 고소인 조사를 하는 경우가 숱하다고 한다. 경찰의 사건당 평균 처리 기간도 2018년 48일에서 2022년 67일로 늘었다. 개선이 아니라 개악이다.

모 판사는 문 정권 때 피고인이 법정에서 동의할 때만 검찰 신문 조서의 증거 능력을 인정하도록 형사소송법이 개정된 것도 비판했다. 범죄 조직의 우두머리가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하고 이를 지켜본 부하들이 검찰에서 범죄를 인정했던 진술을 뒤집으면 검찰 수사 결과가 휴지 조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수사기관의 노력을 무력화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를 내준 것”이라고 했다. 실제 그런 일들이 법정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문 정권이 검수완박 입법 등을 강행한 것은 정권에 대한 수사를 막기 위한 방탄용이었다. 국민 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형사 사법 체계의 골간을 제대로 된 토론과 숙의도 없이 송두리째 뒤집었다. 그 결과가 지금의 수사 역량 약화와 수사 지연으로 나타나고 있다. 조선일보 A35https://www.chosun.com/opinion/editorial/2024/03/07/CSC2S253ARBLZDDENKXQ2PCGAU 입력 2024.03.07. 03:26

'法律'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건강보험료  (2) 2025.02.27
근친혼(近親婚) 등의 금지  (0) 2024.03.10
종중(宗中) 소유였던 토지의 거래  (0) 2024.02.24
세금은 사람을 움직이게 한다.  (1) 2024.02.16
2024년 공무원 보수  (0) 2024.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