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3. 24. 09:57ㆍ交通
사고 줄인다던 회전교차로
국내에 ‘회전교차로(Roundabout)’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건 2010년부터입니다. 이전부터 회전교차로를 운영 중인 곳이 일부 있긴 했지만, 당시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가 회전교차로 설계지침을 마련하면서 국도와 지방도 등에 회전교차로를 만들기 시작한 게 계기였다고 하는데요.
2010년에 전국적으로 108개였던 회전교차로 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2525개로 늘었습니다. 무려 23배가 넘는 수치인데요. 회전교차로는 1920년대 영국에서 그 개념이 생겼고, 이후 60~70년대 본격 도입됐다는 게 정설입니다. 현재 회전교차로는 유럽은 물론 미국, 일본, 호주 등 많은 나라에서 활용되고 있는데요.
미국에서 개발된 기존의 로터리(Rotary)가 교차로 진입차량에 통행우선권을 주는 반면 회전교차로는 회전 중인 차량에 우선권이 있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회전교차로는 신호등이 없어 전기요금 등 유지비가 적게 드는 데다 불필요한 신호대기가 없기 때문에 차량 흐름이 원활하다는 게 장점으로 꼽힙니다.
또 무신호 상태에서 회전을 해야 해 상대적으로 속도를 줄이고, 다른 차량을 더 신경 쓰면서 운전하기 때문에 다른 교차로보다 사고가 적은 효과도 거론되는데요. 실제로 국토부와 경찰청 등에 따르면 회전교차로 설치 뒤 교차로 내 사망사고가 70% 넘게 줄었고, 통행시간은 18%가량 단축됐다고 합니다. 이렇게만 보면 회전교차로를 계속 더 늘려나가는 게 여러모로 교통 소통과 안전 측면에서 좋아 보이기도 하는데요.
그러나 회전교차로를 바라보는 정부 입장에선 고민거리도 있습니다. 바로 회전교차로 내 교통사고가 매년 1000여건씩 발생하고 있다는 건데요. 2022년만 해도 크고 작은 충돌사고가 1402건이나 됐습니다. 그렇다면 왜 사고감소 효과가 크다는 회전교차로 내에서 사고가 끊이지 않는 걸까요.
바로 운전자들이 회전교차로 통행방법을 정확히 모르거나 지키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입니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지난해 6월 서울과 대구, 세종, 횡성(강원도), 제주의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운전자 1500명을 대상으로 개별면접조사와 온라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보면 이러한 분석에 수긍이 가는데요.
회전교차로 통행방법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물었더니 "매우 잘 알고 있다."는 답변은 35.6%에 불과했습니다. "대략 알고 있다."가 62.4%로 가장 많았고, "거의 모른다."는 2.0%였습니다. 그러니까 사실상 정확히 모른다는 답변이 64.4%나 된 셈인데요. 운전자 10명 중 6명 이상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회전교차로가 본격 도입된 지 14년이나 된 상황에선 문제가 아닐 수 없는데요. 그만큼 통행방법에 대한 교육과 홍보가 부족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지난 2021년 말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회전교차로 통행방법을 새로 명확히 넣은 것도 같은 맥락이란 해석입니다.
새로 들어간 조항의 주요 내용은 첫째 '모든 차의 운전자는 회전교차로에서 반시계방향으로 통행해야 한다.' 입니다. 둘째는 '모든 차의 운전자는 회전교차로에 진입하려 할 때 서행 또는 정지해야 하며, 이미 회전 중인 차가 있으면 그 차에 양보해야 한다.'입니다. 사실 이 두 가지만 확실히 기억해도 사고를 줄이고, 회전교차로의 장점을 더 높일 수 있을 텐데요.
국토부·행정안전부·경찰청·한국교통안전공단·도로교통공단·한국교통연구원·손해보험협회가 합동으로 다음 달 말까지 '회전교차로의 올바른 통행방법 캠페인'을 벌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회전교차로의 통행방법을 정리하자면 크게 네 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요. 우선 회전교차로에 접근하는 단계에서는 반드시 서행합니다. 그리고 좌회전하려는 차량은 안쪽 차로를, 우회전할 차량은 바깥쪽 차로를 선택합니다.
진입단계에서는 먼저 회전 중인 차량에 우선권이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진입 전에 서행하거나 정지해서 회전 중인 차량이 있는지 살피고, 해당 차량이 있다면 먼저 지나갈 때까지 기다린 뒤 들어갑니다. 이를 어기고 무리하게 진입하다가 회전 중인 차량과 충돌사고를 낼 경우 과실 비율이 최대 80%에 달할 수도 있다고 하네요.
그리고 일단 회전교차로에 진입하면 멈추지 말고 서행하면서 목적한 방향대로 빠져나가면 됩니다. 이때 버스와 화물차 같은 대형차량은 회전교차로 내 화물차 턱 구간을 이용해서 인근 차선을 침범하지 않도록 하는 게 필요합니다. 또 진입할 때는 좌측 깜빡이를, 나올 때는 우측 깜빡이를 켜야 합니다.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홍보와 캠페인도 중요하지만 운전자 스스로 관심을 갖고 통과방법을 확인하고, 숙지하고, 준수하는 게 회전교차로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교통안전을 지키는 최선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7362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입력 2024. 3. 24. 08:00 수정 2024. 3. 24. 08:54
기사 잘 보았습니다.
1. 신호등이 없어서 교통 흐름은 원활한데
2. 무슨 이유가 있는지 몰라도 거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회전교차로의 반경을 필요 이상으로 크게 잡아 차 한 대가 겨우 통행할 수 있게 지나치게 차로를 축소하여 회전축면의 울퉁불퉁한 돌을 밟고 지나가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불쾌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하면 공사비도 더 들 텐데 말입니다.
3. 어떤 곳은 그 좁은 길에 볼라드(보호기둥)까지 설치하여 오히려 통행을 방해하는 곳도 있습니다.(예: 밀양 에스파크골프장 진입부분인 상상교 입구)
4. 전체적으로는 회전교차로에 공감하고 있으나 실행적인 면에서는 회전교차로의 반경을 상황에 맞게 조성(절)하였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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