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23. 23:08ㆍLEISURE
2024년 11월 23일 토요일 맑음, 아침에는 매우 추웠으나, 낮부터는 포근했고, 해가 지면서 다시 기온이 하강하였다.
11월 모교 총동창회 산악회 정기산행은 금정산성 남문이다.
총동창회 산악회에 처음 참가했던 것이 10여 년 전인데, 그 이후 구성원이 많이 바뀌었으나 지난달 노고단 참가 이후 두 번째라 이제는 회원들의 낯섦이 훨씬 덜하다. 다 같이 늙어가면서 ‘선배님, 선배님’ 불러주는 것도 싫지 않다.
경로는 밀양에서 기차를 타고, 구포역에서 구포시장 정류장으로 가서 금정구1번 마을버스에 승차하여, 203번 시내버스 종점인 죽전마을회관 정류장에서 203번 버스로 환승하여, 4~5분 정도 4개 정류장을 이동하여 남문 정류장에 하차하였다. 바로 집결지인 금정산성 남문 관리초소입구이다.
동래 방면에서는 도시철도 1호선 온천장역에서 하차하여, 육교 건너 SK 스카이뷰 아파트 맞은편 버스정류장(온천장역)에서 203번 시내버스에 승차하여, 금정산성 동문 다음 정류소인 남문에서 하차하여 집결지인 남문 관리초소 입구에 도달하는 방법도 있다.
산행경로는 집결지를 출발하여 남문마을 케이블카 갈림길에서 남문마을 쪽으로 향해서 간다. 남문마을에서 오른쪽임도로 석불사로 가서 거기서 시간을 조금 지체하였다. 석불사를 나와 길을 따라 하산하였다. 산행은 6km정도이지만 2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석불사. 70년대에는 병풍암屛風庵이라고 더 많이 불렀다. 당시에는 중고생들의 소풍지로 각광받았다. 내가 1978년도 초임교사일 때 당시 고교 1학년들을 지도하여 병풍암으로 소풍을 갔다. 동래에서 버스에서 내려 걸어서 미남을 거쳐 만덕고개로 산을 타서 병풍암으로 가고, 거기서 관람하고 다시 만덕고개를 통해서 내려오는 강행군이었다. 지금 관점으로 볼 때는 소풍이라기보다는 아예 등산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당시 학생들로서는 체력적으로 충분히 감내할 수 있었던 모양이다. 우리도 학창시절을 그렇게 보냈다.
1978년 봄소풍 때였다. 나도 교사로서 소풍이 처음이었지만 학생들도 고등학생으로서 소풍은 처음이었다. 소지품 검사를 한다고는 했는데, 내려오는 도중에 김치국이란 녀석이 숨겨온 도깨비국물을 홀짝홀짝 마셨는 모양이다. 결국 이 녀석은 인사불성, 고주망태가 되어버렸다, 당시에 미남로터리는 처음 조성이 되었던 때라 도로는 포장된 곳 보다 포장 안 된 곳이 더 많았었고, 주위의 정비되지 않은 곳에는 벌건 황토 둔덕이 곳곳에 널브러져 있었다. 그런데 이 녀석이 도깨비국물 힘을 빌렸는지 그 미남로터리 한가운데로 들락거리면서 주정을 부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시비를 걸고, 온갖 추태와 행패를 다 부린다. 낮술에 취하면 조상도 몰라본다고 했는데, 초임교사인 나로서는 1962년생인 녀석이 키도 크고, 덩치가 커서 호락호락하게 잘 다루어지지 않았다. 겨우 진정시켜 녀석의 친구들과 함께 택시를 태워 귀가 시킨 기억까지 소환된다. 녀석은 결국 유신시대의 엄격한 교칙에 의해 상벌위원회에서 제적처리 되고 말았다. 술이 주범이었다. 자고이래로 이 술로 인해 돈과 명예와 건강을 날린 사람이 그 얼마이던가?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녀석의 집이 당시 부산 대연동 수산대학(부경대학) 정문 근처이었고, 나도 그 근처에 집이 있었는지라 며칠 후에 어떻게 지내는지 알아보기 위해 생활기록부 보조부에 적힌 약도와 주소를 참고해서 집을 물어 물어서 찾았지만 녀석은 볼 수가 없었다.
참, 오래된 이야기다.
메아리산장에서 동창들과 점심을 하고 구포 쪽으로 하산하였다.
'LEISURE' 카테고리의 다른 글
회동수원지 둘레길 트레킹 (6) | 2024.11.18 |
---|---|
합천 가야산 (0) | 2024.11.18 |
재약산 사자평 (2) | 2024.11.04 |
지리산 노고단 (2) | 2024.10.28 |
[근교산&그너머] <1399> 밀양 천황산~재약산 억새 산행 (2) | 2024.10.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