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사전투표를 마치고, 100km 걷기대회 단장천 구간을 쏟아지는 강렬한 햇빛을 헤치고 걸었다. 배터리를 적게 먹고, mobile data나 WIFI 없이도 기록이 가능한 램브러를 또 써보았다.

종의 다양성을 거부하는 생태계 교란종인 금계국이 작년보다 일찍 개화하여 초원을 거의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개망초가 빈틈을 비집고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려 애를 쓰고 있는 모습이 측은하게 보일 정도이다.

한적한 여기가 100km 걷기대회의 옛 영화를 누렸던 곳임을 낡은 리본이 온몸으로 애써 증명하듯 바람에 나부낀다. 기다려라. 명년 봄이 되면 또 전국의 건각들이 모여 들리라.

다원회전교차로 인도는 어느듯 공사를 마치고 100km 걷기대회 구간의 위상에 걸맞게 잘 정비되어 있었고, 버려진 선인장은 끈질긴 생명력으로 보기 드물게 노란 꽃을 피우고, 금곡보의 바위 위에는 검정 물새가 부부싸움을 하였는지 서로 딴 곳을 보다 이내 화해하고 부리를 서로 맞대어 부비고 있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 하였던가? 인간사회 뿐만 아니라 만물에 통하는 만고불변의 법칙인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