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서 미끄러져 다치면 주인이 배상해야

[사람과 이야기] "목욕탕서 미끄러져 다치면 주인이 배상해야"

대중목욕탕에서 미끄러져 넘어져 다쳤을 경우 주인에게 배상을 요구할 수 있을까.

법원은 목욕탕 시설이나 바닥 재질에 특별한 하자가 없었더라도 주인이 충분히 안전장치를 해놓지 않았다면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신모(50)씨는 지난해 8월 서울 서초구의 한 목욕탕에서 온탕(溫湯)에 발을 담그다 탕 바닥에 발이 미끄러지면서 탕 안쪽 난간에 옆구리를 세게 부딪쳤다. 병원으로 옮겨진 신씨는 왼쪽 늑골이 골절됐다는 진단을 받았고, 목욕탕 주인과 목욕탕측 보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목욕탕 시설에 하자가 있다는 것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목욕탕은 항상 물에 젖어 있어서 물기를 제거할 방법이 없다"며 목욕탕 주인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민사3부(재판장 윤성원)는 1심 판결을 뒤집고 "목욕탕 주인과 보험사가 신씨에게 28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목욕탕 온탕 내부에 있는 스테인리스 재질의 바닥이 관련법의 시설기준에 위배되지 않고, 다른 목욕탕에서 사용하는 일반적인 것이었더라도 바닥에 충분한 미끄럼 방지 시설을 하지 않아 사고가 났으므로 주인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11/29/2009112900837.html?Dep0=chosunmain&Dep1=news&Dep2=headline4&Dep3=h4_04 정한국 기자 korejung@chosun.com 입력 : 2009.11.29 23:21